Share

제1454화

Author: 이한나
비록 걱정되긴 했지만 아줌마가 있으니 그래도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지금 두 사람은 신경전을 펼치며 줄다리기를 하고 있었고 소원이 원하는 건 양육권이었기에 절대 약점을 보여서는 안 된다.

이제 한주라는 시간이 흐르면 육경한도 통지를 받을 거라고 생가했는데 소원이 연락했던 변호사가 갑자기 선임 비용을 돌려주며 사건을 수임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서울에서 양육권 다툼에는 제일 좋은 변호사라 선임료가 비쌌지만 소원은 변호사의 능력을 믿고 있었는데 이렇게 유명한 변호사가 선임했던 사건을 못 하겠다고 다시 내려놓을 줄은 몰랐다.

소원이 변호사를 찾아갔지만 변호사는 만나주지 않았다. 너무 억울했지만 변호사가 협박당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다른 로펌을 찾아가도 사전에 누가 언질이라도 한 것처럼 사건을 수임하는 사람이 없었고 상대가 육경한이라는 말만 들으면 모두 절레절레 고개만 저을 뿐이었다.

별다른 방법이 없었던 소원은 윤혜인을 불러냈다. 카페에서 윤혜인이 소원의 손을 덥석 잡더니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소원아, 너 말랐어.”

소원이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그래도 예전보다 찐 거야.”

서현재와 같이 있으면서 쪘던 살이 아이를 만날 수 없게 되면서 생긴 골치 아픈 일로 다 빠지고 말았다.

윤혜인이 고개를 저었다.

“나도 다 보여. 그러니까 무슨 일 있으면 얼마든지 얘기해.”

육경한이 아이를 뺏어갔다는 사실을 듣고 윤혜인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짐승만도 못한 사람이네. 지금까지 한 게 뭐가 있다고 이렇게 아이를 뺏어가서는 만나지도 못하게 하는 거야. 무슨 자격으로.”

소원도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육경한의 손에는 유전자 감식 결과가 있는 데다 소원의 병원 이력, 소원의 아버지가 연루된 금융 문제, 그리고 소원이 누명을 쓰고 감옥에 들어갔던 자료가 있었다. 여기서 하나만 공개되어도 생모인 소원은 양육권을 가질 수 없게 된다. 유일한 희망이라면 바로 육경한의 정신질환이었다. 육경한을 법정에 세울 수만 있다면 법원은 정신질환이 있는 육경환이 아
Locked Chapter
Continue Reading on GoodNovel
Scan code to download App

Related chapters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455화

    소원이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고마워. 혜인아.”윤혜인이 소원의 손등을 다독이며 위로했다.“걱정하지 마. 나도 육경한이 어떤 사람인지 알잖아. 유진이가 그런 사람 밑에서 자라는 걸 두고 볼 수는 없지.”얼마 지나지 않아 윤혜인이 찾은 변호사가 소원과 연락했다.“소원 씨, 안녕하세요. 저는 주석훈 변호사입니다. 편한 대로 부르시면 됩니다.”주석훈은 먼저 소원에게 사건에 대한 분석을 들려줬다. 쓸데없는 말만 늘어놓는 다른 변호사와는 다르게 주석훈은 전문가 다웠고 핵심을 잘 짚었다.“소원 씨, 어떤 사건인지 잘 알겠습니다. 유일한 희망이 생부에게 정신질환이 있다는 거네요. 이 부분을 빼면 이 소송에서 이길 방법이 거의 없다고 보셔야 합니다.”소원도 잘 알고 있는 부분이었다. 다른 방법이 있었다면 진작 아이를 데려오고도 남았을 것이다.“소원 씨, 최근 1년간 육경한 씨가 계속 이 약을 복용했다는 걸 확신할 수 있나요?”주석훈이 물었다.“확신합니다.”소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전에 육경한 옆에 있으면서 약으로 조증을 억제하고 있는 걸 봤고 이 병을 가진 지도 꽤 오래됐다는 걸 알고 있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로 그 병이 더 심각해졌을 뿐이다.“그래요. 육경한 씨가 정신질환이 있다는 걸 입증할 수만 있다면 이 소송에 이길 수 있게 제가 도와드릴게요.”주석훈의 자신감은 근거가 있었다. 이선 그룹에 있을 때부터 크고 작은 사건을 맡으면서 불패의 기록을 세워왔으니 그럴 만도 했다. 애초에 퇴사하고 외국에 나간 것도 업무에 변화를 주고 더욱 많은 성장을 이룩해 모국에 기여하기 위해서였다.이 말을 들은 소원은 청심환이라도 먹은 것처럼 자신감이 생겼다. 법원 수속은 그렇게 빠르지 않았다. 모든 절차를 끝내고 나니 이미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나 있었다.소원은 이따금 서현재는 잘 치료받고 있는지 궁금했다. 그날 주석훈과 식사를 마치고 나와 혼자 길가에서 차를 기다리고 있는데 익숙한 그림자가 시야에 들어왔다. 육연주였다.소원이 못 본 척 고개를 돌렸는데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456화

    소원의 얼굴이 순간 굳어버렸다.육연주는 소원의 매혹적이고 예쁘장한 얼굴만 보면 자꾸 괴롭히고 싶었다.“따라다닐 때는 잘만 따라다니더니 쪽팔리긴 한가 보죠? 삼촌 애인으로 있으면서 몸 팔아서 소씨 가문에 조금이라도 보태겠다고 아등바등 버틴 거잖아요. 그러면 뭐해요. 소씨 가문이 약해 빠져서 아무리 노력해도 기어오르지 못하는걸.”소원은 이 말에 가슴이 찢어질 것만 같았다. 사건의 내막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절대 이런 멍청한 말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소씨 가문이 누구 때문에 망했는데.’애초에 육경한이 핍박하지만 않았어도 소씨 가문이 그렇게 될 일은 없었다.육연주는 소원의 얼굴이 점점 어두워지자 자기가 한 말에 소원이 너무 부끄러워 얼굴을 들지 못하는 줄 알고 내심 통쾌해 앞으로 팔짱을 끼고는 차갑게 쏘아붙였다.“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말 알아요? 부모님이 그 모양이니까 딸도 다른 사람 가정이나 파괴하는 그런 짓을 하는 거예요...”육연주는 아무 말이나 내뱉으며 소원을 모욕하고 있었다. 참다못한 소원이 육연주의 귀싸대기를 날리려 했지만 손이 육연주의 얼굴에 닿기도 전에 차가운 손 하나가 소원의 팔을 으스러지게 잡았다. 힘이 어찌나 센지 소원은 팔목이 부러질 것 같아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다가온 사람을 보고 육연주는 해바라기처럼 활짝 웃더니 얼른 그쪽으로 달려갔다.“오빠, 와줘서 고마워. 이 미친 여자가 나 때리려고 해서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육연주가 표독스럽던 아까와는 달리 애교를 부리자 소원은 온몸에 닭살이 돋았다.“저기요, 왜 내 여자 친구에게 손을 댄 거죠?”목소리가 살짝 차가웠지만 이상하리만치 익숙했다. 고개를 들자 햇빛이 너무 강렬해 소원은 눈을 찡그렸다. 이내 상대의 조각 같은 턱과 점잖지만 잘생긴 얼굴이 보였다. 앞에 서 사람은 다름 아닌 서현재였다.순간 두 눈이 휘둥그레진 소원은 심장이 미칠 듯이 벌렁거렸다.‘돌아왔다고? 언제 돌아온 거지? 왜 아무 소식도 없이...’소원은 요새 소송 준비하느라 바빴다. 육경한과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457화

    육연주가 경멸에 찬 눈빛으로 소원을 바라보며 모욕적인 말을 서슴지 않았다. 전에 육경한을 따라다니며 애매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어이가 없는데 이제 자기 머리 위로 기어올라 남자 친구까지 넘보려 하니 더는 참을 수가 없었다.소원은 얼굴이 얼얼했지만 귀싸대기 덕분에 정신을 차릴 수 있었고 그제야 어딘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 그녀를 전혀 알아보지 못하는 서현재의 모습에 소원은 가슴이 철렁했다. 소원이 음로론을 펼치려는 게 아니라 서현재를 치료해주겠다는 명목으로 서씨 가문에서 서현재의 기억에까지 손댈 줄은 몰랐다.육연주는 소원에게 더 생각할 겨를도 주지 않고 서현재의 팔짱을 끼더니 말했다.“오빠, 가요. 예전에도 남자만 보면 정신을 못 차리고 꼬시려 들더니 이젠 정신이 나갔나 보네.”서현재는 눈시울이 빨개진 소원을 보며 이상하게 마음이 불편했지만 소원에 대한 기억이 아예 없었다.육연주는 서현재의 팔을 잡아당기며 얼른 차에 타라고 재촉했고 서현재도 더는 캐묻지 않고 차로 걸어갔다. 소원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급하게 쫓아가 서현재의 팔을 잡았지만 입을 열기도 전에 눈물이 먼저 흘러나왔다.“현재야, 나 소원이잖아... 나 못 알아보겠어?”소원은 참으로 예쁘게 울었다. 빨간 입술에 까만 머리, 얼굴은 유리구슬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게 가냘프면서도 부드러웠다.서현재는 왠지 모를 익숙한 분위기를 느꼈지만 이내 육연주의 고함에 정신을 차렸다.“미쳤어요?”육연주가 소원을 힘껏 밀쳤고 소원은 그 힘을 이기지 못하고 휘청거리다 바닥에 쓰러졌다. 무릎이 찢어질 듯이 아픈 걸 봐서는 까진 것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피가 카키색 바지를 뚫고 흘러나와 너무 처참해 보였다.육연주는 많이 아파 보이는 소원을 보며 잘못 건드렸다가 정말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화가 한풀 꺾였다. 육경한의 태도를 보면 아직 소원에 대한 흥미가 남은 것 같은데 소원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정말 육경한에게 호되게 혼날 수도 있다. 육연주는 얼른 그 자리에 우뚝 서 있는 서현재를 당기며 말했다.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458화

    행인이 깜짝 놀라 이렇게 물었다.“아가씨, 왜 그래요? 내가... 병원에 데려다줄 수는 있는데 핸드폰으로 녹화하면서 가야 할 것 같아요. 요즘 이런 걸로 사기 치는 사람이 많아서...”그도 그럴 것이 소원이 너무 구슬프게 울고 있었다. 미녀는 울 때도 예쁘다고 소원이 마음 아팠던 행인은 이렇게 두고 가는 게 걱정되어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괜... 괜찮아요.”소원이 찢어질 듯한 가슴을 부여잡으며 고통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행인은 점점 창백해지는 소원의 얼굴을 보며 시름이 놓이지 않아 한마디 더 물었다.“진자 괜찮은 거 맞아요? 아가씨 안색이 너무 안 좋아요.”“네. 정말 괜찮아요... 감사합니다.”소원은 행인의 따듯한 손길에 찬물을 끼얹기 싫어 이렇게 말했다. 곧 소송이 시작될 텐데 문제가 생기는 건 용납할 수 없었다. 서현재 일로 크게 충격받았다 해도 딱히 추궁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건 더 큰 싸움이었다.소원은 두 팔로 바닥을 짚고 겨우 자리에서 일어나 절뚝거리며 옆에 있는 벤치에 앉아 놀란 가슴을 진정하려 했지만 그러기도 전에 철퍼덕하는 소리와 함께 소원이 벤치에서 미끄러지더니 이내 정신을 잃었다.“아가씨. 아가씨. 여기 119 좀 불러주세요...”그렇게 소원은 응급실로 실려 갔다. 의사가 소원에게 수액을 놓아주는데 핸드폰이 울렸다. 소원의 가족을 찾지 못해 골머리를 앓던 행인이 얼른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수화기 너머로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전화가 걸리지 않은 건 아닌지 의심하는 데 강압적이면서도 차가운 목소리가 들렸다.“당신은 누구죠?”목소리가 너무 차갑고 무거워 행인은 왠지 모를 압박감을 느끼고 온몸을 파르르 떨었다.“핸드폰 주인을 병원에 데리고 온 사람입니다. 여자분이 더 피스 레스토랑 문 앞에서 쓰러졌는데 지금 제일 병원에 있습니다...”뚜, 뚜, 뚜.행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수화기 너머로 연결음이 들렸다. 어안이 벙벙해진 행인은 상대가 병원비를 책임질까 봐 잽싸게 끊은 거라고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459화

    “넘어졌다고요?”육경한이 고작 한마디 했는데 이상준이 다시 속사포 랩을 늘어놓았다.“맞아요. 어떤 여자가 밀어서 넘어졌어요. 그 여자의 남자 친구랑 아는 사이인지 아가씨가 다가가서 팔을 잡아당겼지만 그 여자가 밀쳐내면서 욕까지 퍼붓더라고요.”다만 그 욕이 듣기 불편할 정도로 거북해 이상준도 다시 들려주지는 않았다. 운전기사가 조금 지체하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자세히 듣지 못했을 것이다.“그러다 아가씨가 바닥에 앉아서 서럽게 울길래 다가가서 물어봤죠.”이상준이 보고를 끝내자 육경한의 표정이 순간 어두워졌다. 이상준이 말한 남자와 여자가 누군지 대략 짐작이 갔기 때문이다.“됐어요. 이제 가봐도 좋아요.”육경한이 차갑게 쏘아붙였다.이상준은 덤덤하던 육경한의 얼굴이 갑자기 어두워지자 말을 잘못한 줄 알고 후회했다.‘이 입이 문제야. 왜 항상 입을 잘못 놀려서 이런 상황을 만드는 건지.’“네 알겠습니다. 그러면 저는 이만.”이상준이 더 말할 엄두를 못 내고 터덜터덜 걸어가는데 육경한의 비서가 뒤따라 나와 명함 한 장을 건네줬다.“이상준 씨, 입찰 자료는 황 매니저 주면 됩니다. 이건 제 명함입니다. 이 명함을 가지고 황 매니저 찾아가면 됩니다.”어둡던 이상준의 표정이 갑자기 밝아지더니 얼른 명함을 받으며 연신 고마움을 전했다. 황금 동아줄이라도 잡은 기분이었다. 비서의 말대로라면 입찰 서류만 문제없으면 낙찰인데 그럴 경우 억 단위의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정말 대박, 아니, 초대박이었다.“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이상준은 너무 기쁜 나머지 비서에게 무릎 꿇고 인사하고 싶었다.“별말씀을요. 오늘 일은 수고 많았어요.”비서가 마지막으로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상준은 그제야 좋은 일을 한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오늘 구한 사람이 육경한에게 매우 중요한 사람 같았다. 또한 앞으로 매일 좋은 일 하나씩 하며 덕을 쌓아 오늘처럼 좋은 일이 생기게끔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했다....병실.소원은 잠에 들었는지 쌔근쌔근한 숨소리가 들렸다. 육경한은 소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460화

    이 말에 소원의 표정이 변했다. 그제야 여기가 병원이고 어떻게 여기로 오게 되었는지 전부 기억났다.‘현재를 만났는데...’슬픈 듯 아닌 듯한 표정이 소원의 얼굴에 걸려 있었다. 육경한은 그런 표정이 너무 거슬려 눈살을 찌푸렸다.“아직도 꿈꾸지 말아야 할 걸 꿈꾸는 거야?”육경한이 경멸에 찬 말투로 말했다. 서현재가 돌아왔다는 사실과 이제 더는 그녀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진작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서현재의 기억을 조작하는데 육경한도 힘을 보냈을 것이다.아니, 이건 추측이 아니라 확신이었다. 거대한 슬픔이 소원의 마음을 덮쳤다.소원과 서현재는 마치 실험용 생쥐처럼 육경한과 서씨 가문에게 단단히 묶여 있었다. 그들이 살라면 살고 죽으라면 죽는 빈껍데기라 아무리 발버둥 쳐도 결말은 똑같았다.마음이 복잡해진 소원은 아무것도 생각하기 싫어 문 쪽을 가리키며 말했다.“나가.”육경한의 표정이 살짝 변했다. 정말 한시라도 소원을 불쌍하게 여기면 안 될 것 같았다. 밤새 옆에서 소원이 꿈을 꾸며 불안해하는 걸 지켜본 육경한은 마음이 살짝 약해졌고 유진을 만나게 해주는 것도 나쁠 건 없다고 생각했다. 다만 육경한도 소원이 유진을 만나는 순간 다시 이런저런 꿍꿍이를 생각해 내며 그가 잠깐 한눈판 사이 아이를 데리고 멀리 훨훨 떠나버릴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육경한은 아이를 놓아주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소원이 연이라면 아이는 연을 묶은 실과도 같아 실만 잘 지켜도 연은 도망갈 엄두를 내지 못할 것이다.소원은 육경한이 미동도 없자 바로 이불을 걷어내고 링거 바늘을 뽑더니 침대에서 일어났다. 손등에서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지만 소원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육경한이 미간을 찌푸리더니 소원을 잡아당기며 소리쳤다.“뭐 하는 거야?”소원이 경멸에 찬 눈빛으로 말했다.“너랑 한 지붕 아래에 있는 게 역겨워서 그런다. 네가 안 가면 나라도 가야지.”육경한도 호락호락한 성격은 아니었기에 이 말을 듣자마자 얼굴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나랑 있는 게 역겨우면 누구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461화

    소원은 경멸에 찬 눈빛으로 아무 말 없이 육경한을 바라봤다.“육경한, 넌 정말 나날이 더 파렴치해지는구나. 역겨움이란 단어가 어떤 의미인지 너를 보면서 똑똑히 알겠어.”육경한은 전혀 자극이 되지 않았다는 듯 자신감 넘치는 표정을 지었다.“전에 내가 했던 말 기억나?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기회를 주겠다고. 이제 답을 해줄 때가 된 것 같은데? 내일 소송 취하할 거야, 아니면 이 기회를 날려버릴 거야?”육경한은 소원이 이제 얌전해질 거라고 생각했다. 버팀목이었던 서현재가 사라졌으니 의지할 사람이 없었고 혼자 아이를 키운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소원은 주먹을 꽉 부여잡는 것으로 솟구쳐 올라오는 증오를 꾹꾹 눌러 담았다.“유진이 뺏어갈 생각하지 마. 난 유진이 너처럼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이 되는 건 싫어. 너 같은 사람은 아이가 있으면 안 돼.”아직도 얌전해지지 않은 소원을 보며 육경한은 얼굴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지더니 소원의 옷자락을 확 부여잡았다.“그래도 달라지는 건 없어. 유진이가 내 핏줄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아.”“그래. 나도 그 부분이 제일 싫어. 선택할 수 있다면 너는 아니었겠지. 유진이는 원하는지 물어봤어?”소원의 말에 육경한이 상처받았다. 소원이 유진을 사랑하면서도 미워하는 게 유진의 몸에 그의 피가 흐르고 있어서라는 걸 알아챘기 때문이다.‘선택할 수만 있다면 그 사람이 서현재였으면 좋겠다는 건가? 미쳤네.’육경한은 순간 화가 치밀어올라 이를 악물었다.“원하지 않을 게 뭐가 있어? 나를 위해 아이를 낳아주고 싶어 하는 여자가 얼마나 많은지 알아? 너는 내 아이를 가진 걸 축복으로 생각해야 해. 아니면 네가 이렇게 설치고 다닐 수 있을 것 같아?”“하하하...”소원은 너무 크게 웃은 나머지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정말 그 자신감 하나는 여전하구나.”소원이 비아냥댔다.“그래. 너의 아이를 낳고 싶어 하는 여자들 줄 섰지. 하지만 일단 애인부터 시작해서 온갖 수모와 곤욕을 치른 다음 도우미처럼 밥하고 빨래하면서 시중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462화

    소원은 육경한이 준 상처가 너무나도 많아 잊으려 해도 잊을 수가 없었다.육경한은 그렇게 그 자리에 한참 서 있다가 밖으로 나갔다. 바닥에는 아직 섬뜩한 핏자국이 고여있었는데 다 육경한의 손에서 흘러내린 것이었다.소원은 그저 덤덤한 표정으로 그 핏자국을 바라봤다. 소원, 그리고 소원의 가족들이 흘린 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밖으로 나와보니 햇살이 눈을 찌를 정도로 셌다. 육경한은 해를 쏴서 떨어트리고 싶을 정도로 화가 치밀어올랐다.마중 나온 소종이 육경한의 표정과 피투성이가 된 손바닥을 보고는 마음이 철렁했다.“대표님, 손이... 얼른 치료해야겠어요.”소종은 육경한이 차에 오를 수 있도록 차 문을 열어주고는 운전석으로 돌아와 구급상자를 꺼내 붕대를 가지는데 육경한이 낚아챘다. 육경한은 아무렇게나 붕대를 감더니 이내 치료가 끝났다는 듯 거들떠보지도 않았다.“대표님, 소독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그럴 필요 없어.”육경한이 차갑게 대답했다. 소독은 무슨, 이제 이런 상처 따위는 육경한에게 아무것도 아니었다.소종은 썩을 대로 썩은 육경한의 표정을 보며 또 그 여자와 싸웠겠거니 생각했다. 참으로 분수를 모르는 여자였다.육경한은 어제 큰 프로젝트와 관련된 파티에 참석하던 중 소식을 듣고 파티에 참석한 거물들을 제쳐둔 채 바로 병원으로 향했다. 소종을 파티에 남기긴 했지만 외국에서 온 대표 하나가 노발대발하며 물었다.“무슨 일인데 이렇게 급하게 가는 건가요?”소종이 스무스하게 넘기려 했지만 상대가 전혀 들으려 하지 않자 어쩔 수 없이 육경한에게 돌아올 것을 건의했지만 육경한은 프로젝트를 잃어도 좋다는 답변만 보내왔다.말은 쉬웠지만 수천억을 호가하는 큰 프로젝트라 성공적으로 따내면 회사가 다시 열 손가락 안에 들어갈 수도 있는데 소원을 위해, 아무것도 몰라주는 소원을 위해 날려버린 것이다.사랑에 빠진 남자는 맹목적일 수밖에 없었다.“대표님, 어디로 갈까요?”소종은 육경한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이렇게 물었다.“오아시스로 가자.

Latest chapter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820화

    컵을 받아 물을 마신 육경한은 이내 몸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다.컵을 내려놓자 소원이 말했다.“그럼 밥 먹어. 난 갈게.”육경한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소원은 그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나가려 했다.문 앞까지 왔을 때 뒤에서 ‘쿵’ 하는 소리가 났다. 뒤돌아보니 육경한이 침대에서 떨어졌다.키가 188cm인 남자가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바닥에 넘어져 있으니 매우 허약해 보였다.소원은 급히 가서 육경한을 부축했다.“일어날 수 있겠어?”소원은 갑자기 허약해진 육경한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침대에 있던 사람이 왜 갑자기 바닥에 떨어지냐 말이다.이내 육경한이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아파.”이 말을 들은 소원은 순간 육경한이 꾀병을 부리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안색을 보면 연기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얼굴은 하얗게 질려 있었고 관자놀이에는 땀이 맺혀 있었다.상처 난 등이 촉촉한 것을 보니 아마도 상처가 다시 터진 것 같았다.황산에 의한 상처는 피가 아니라 고름이 나오기에 소원은 상처가 터졌는지 확신할 수 없었다.하지만 그날 육경한이 망설임 없이 뛰어든 것을 생각하니 차마 모른 척할 수는 없었기에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힘주지 마. 날 잡아. 조심하고.”소원의 팔에 기댄 육경한은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했다.오랜만에 가까워진 두 사람의 거리에 육경한은 심장이 졸깃했다. 소원의 몸에서는 여전히 은은한 향기가 났다. 그 냄새는 마치 약처럼 아픔을 잊게 했다.육경한을 다시 침대에 눕힌 소원은 침대 높이를 조절해 그가 더 편안하게 앉을 수 있게 했다.모든 것을 마친 후 소원이 돌아서자 육경한은 그녀가 또 떠날까 봐 급히 말했다.“소원아, 나 배고파.”순간 소원은 조금 전 넘어진 것이 진짜로 고의는 아니었는지 의심하게 되었다. 조금 전 넘어지면서 손을 다쳐 밥을 먹을 수 없게 되었다.“간병인은 어디 갔어?”“간병인 없어. 평소에 황진수가 도와줘.”육경한의 말에 소원이 짜증 내며 한마디 했다.“왜 간병인을 안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819화

    연기가 제법인 황진수는 진짜로 배가 아픈 척했고 심지어 자신의 혀를 깨물어 얼굴이 하얗게 질렸으며 이마에 땀까지 흘렸다.순간 멍해진 소원이 한마디 물었다.“왜 그래요? 의사를 부를까요?”황진수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아니요. 화장실 갔다 오면 될 것 같아요. 이것 좀...”그는 손에 들고 있던 죽을 높이 들었다. 혹시라도 소원이 받지 않을까 봐 일부러 그녀의 손에 쥐여 주기까지 했다.“소원 씨, 이것 좀 부탁드릴게요. 육 대표님에게 전해주세요. 의사가 염증이 생길 수 있으니 지금 차가운 걸 먹으면 안 된다고 했어요.”황진수는 말을 마친 뒤 재빨리 사라졌다.죽을 들고 좌우를 둘러보던 소원은 결국 어쩔 수 없이 육경한이 있는 VIP층으로 향했다.문 앞에 도착한 소원은 죽을 경호원에게 넘겨주려고 했지만 육경한 병실 앞에는 아무도 없었다.사실 조금 전 황진수는 그녀와 육 대표를 만나게 하기 위해 경호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바로 철수하라고 했다.소원이 문을 두드리자 방안에서 남자의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들어와.”소원이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보고서를 보고 있는 육경한은 소원이 들어온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그는 황진수인 줄 알고 고개도 들지 않은 채 말했다.“그냥 거기에 둬.”테이블 위에 놓여진 손도 대지 않은 음식과 손에 든 죽을 번갈아 본 소원은 육경한이 갑자기 죽을 먹고 싶어서 이런 것이라고 생각했다.다만 이 죽 가게가... 왠지 모르게 익숙했다. 어제 샀던 죽 가게와 이름이 비슷한 것 같았다.하지만 별다른 생각 없이 손에 든 죽을 놓은 소원은 육경한이 여전히 그녀를 알아채지 못하자 방에서 나가려고 했다.그런데 이때 육경한이 고개를 들더니 의아한 목소리로 그녀를 불렀다.“소원?”소원이 걸음을 멈추고 그를 돌아보며 말했다.“황 비서가 갑자기 배가 아프다고 나더러 대신 갖다 주라고 했어.”육경한이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나를 보러 온 줄 알았네.”약간 서운함이 담긴 말투에 소원은 이왕 온 김에 몇 마디 안부는 주고받아야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818화

    사생아가 많은 방현수는 여자아이인 방민아 하나쯤은 포기할 수 있었다.그리고 방민기는 이미 판결이 났고 방씨 가문이 아무리 인맥이 넓다고 해도 여론이 너무 떠들썩했기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그 일 이후, 방현수의 정신력도 예전 같지 않았다. 가장 기대하던 두 아이가 동시에 문제를 일으켰으니 무기력해질 수밖에 없었다.방민아는 아마도 방현수의 비밀을 쥐고 있기 때문에 방현수가 돈과 힘을 들여 그녀를 빼내려고 하는 것이다.자신의 추측을 말한 황진수가 한마디 보탰다.“방민아 씨가 역시 보통내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방현수의 마음도 바꾸고요.”육경한도 비슷한 생각을 했다.방민아가 나오면 소원은 그녀의 첫 번째 타겟이 될 것이다. 여자들 사이의 질투가 얼마나 무서운지 욱경한은 잘 알고 있었다.육경한이 황진수에게 말했다.“방씨 가문의 움직임을 주시해 봐. 그리고 방민아가 나오면 반드시 24시간 내내 감시하여 소원에게 접근하지 못하게 해.”황진수가 말했다.“알겠습니다.”육경한이 또 물었다.“진아연 쪽은 어때, 소식이 있어?”진아연이 또 도망쳤다. 지난번 병원에서 목숨을 건진 후 몸이 나아지자 간호사가 한눈을 판 사이 몰래 빠져나갔다.아마도 육경한이 자신의 정체를 알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 같았다.그래서 육경한이 자신을 놓아주지 않을까 걱정되어 기회를 잡아 도망친 것이다.하지만 소원의 아버지 일도 그녀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육경한은 그녀에게 확실히 물어봐야 했다.이때 황진수가 말했다.“아직 조사 중입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서울을 벗어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각 출입국 사무소에 다 물어봤지만 아직 다른 데로 갔다는 소식은 없습니다.”육경한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긴장을 놓치면 안 돼. 진아연이 분명 무언가를 알고 있을 거야.”황진수가 알겠다고 하자 육경한도 조금 지쳤는지 한마디 했다.“이만 나가 봐.”황진수는 집사가 정성스럽게 준비한 요리를 육경한이 한 입도 먹지 않은 것을 보고 한마디 말했다.“육 대표님, 입에 맞지 않아서 안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817화

    병실 밖에 있던 황진수는 두 사람의 대화를 전부 들었다.감정적 가치라니? 대체 무슨 말인가! 이지애는 가스라이팅에 정말 능숙했다.육경한에게서 아무런 이익을 얻지 못한다면 그녀가 과연 육경한을 걱정하는 척하며 그런 감정적 가치를 제공할 수 있었을까?그렇게 많은 돈을 벌어들이고도 만족하지 못하고 오히려 더 탐욕스러워지다니...솔직히 말해서 먼 친척이 가까운 이웃만 못 한다는 게 틀린 말은 아니다.황진수가 소리 지르는 이지애를 끌어내어 경호원들에게 넘기자 이지애가 크게 화를 내며 말했다.“감히 나를 이렇게 대하다니! 내가 육경한의 누나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아. 오늘 나를 무례하게 대한 일, 나중에 분명 후회할 때가 있을 거야.”황진수는 냉정하게 말했다.“여사님, 더 이상 자신을 육 대표의 누나라고 말하지 마세요. 그저 사촌 누나일 뿐인데 왜 항상 ‘사촌’이라는 말을 잊으시는 건가요? 밖에서 본인을 육 대표의 친누나라고 말하며 사기를 치다 보니 입에 붙어서 못 고치는 건가요?”황진수는 이지애를 너무 잘 알고 있었다.자신이 육경한의 누나라는 명목으로 많은 회사 대표들에게서 이익을 취했다. 또 육경한과도 자주 만났기에 모르는 사람들은 그녀를 진짜로 육 대표의 누나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사람의 욕심이란 끝이 없는 법, 이지애는 결국 자업자득의 꼴이 되었다.이지애가 분노하며 말했다.“너 같은 놈은 평생 이 꼴로 살 거야. 개는 사람을 구분하지 못해. 잘 들어, 경한이는 마음이 진정되면 다시 나를 누나로 생각할 거야. 그때면 널 첫 번째로 해고할 테니 두고 봐!”“그래요. 기다리고 있을게요.”황진수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너 정말!”이제 육경한이 그녀의 뒤를 봐주지 않으니 황진수도 당당하게 억지를 부리는 이지애를 무시하며 바로 경호원들에게 말했다.“데려가세요. 앞으로 육 대표 주위에는 얼씬도 하지 못하게 하세요.”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이지애는 욕을 하면서 문을 잡고 떠나려고 하지 않았다.그런데 이때 누군가가 찾아와 이지애를 보더니 통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816화

    하지만 쉽게 인정할 이지애가 아니었다. 그녀는 도리어 육경한을 비난하며 말했다.“경한아, 우리 모녀를 돕지 않는 것까지는 뭐라고 하지 않겠지만 나를 모함하면 안 되지. 나는 너희 집에 빚진 게 없어. 네가 그 여자를 좋아하는 것을 알아. 그래서 그 여자를 위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그 여자를 위해 우리 연주를 희생시키면 안 돼. 너도 어릴 때부터 연주를 봐왔었잖니? 그런데 진짜로 감옥에 들어가 고통받는 것을 지켜볼 거야?”이지애는 말을 빙빙 돌리며 돈을 빌린 것을 일절 말하지 않았다. 다시 육경한의 탓을 하는 이지애는 교활하기 짝이 없었다.육경한이 말했다.“누나, 사실 이 돈은 조사하려고 마음 먹으면 얼마든지 조사할 수 있어요. 그때 개업한 미용원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우리 엄마 돈으로 한 거잖아요. 누나, 내가 정말로 모를 거라고 생각해요?”육경한의 말에 이지애는 더 이상 모른 척할 수 없어 일부러 불쌍한 척하며 말했다.“경한아, 그때 미용원을 연 것은 네 엄마의 뜻이었어. 나는 단지 네 엄마를 도운 것뿐이야. 나중에 네 엄마가 돌아가시고 너도 큰 충격을 받았잖아. 그때 미용원도 파산 직전이었어. 그때는 네가 이 난장판을 처리할 겨를이 없어서 내가 대신 맡은 거야. 나는 좋은 마음으로 이렇게 한 것인데 너는 어떻게 나를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니?”이지애의 임기응변 능력은 진짜로 일반인들이 따라올 수 없는 것 같았다.하지만 보통 사람이라면 그녀의 이런 말에 속았을지 몰라도 많은 사람을 만나고 여러가지 일을 겪은 육경한은 이지애의 말이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지 한눈에 알 수 있었다.사람은 역시 욕심에 눈이 먼 동물이었다.이지애의 현재 모습은 정말 탐욕스러웠다.하지만 이해관계를 잘 파악하고 있는 이지애는 육경한의 도움이 있어야만 육연주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억울한 얼굴로 계속 말했다.“경한아, 미용원을 돌려받고 싶으면 바로 줄게. 내가 여러 해 동안 운영해 왔지만 사실 다 네 엄마를 대신해서 한 거야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815화

    “경한아, 누나가 예전에 너에게 얼마나 잘해줬는지 잊은 것은 아니지? 그때 너에게 돈을 준 것 때문에 네 형부가 나를 어떻게 대했는지 너는 몰라. 그 자식이 죽을 때까지도 내가 친정에 돈을 준 일을 잊지 않고 있었어...”이지애가 끊임없이 과거의 일들을 들먹였지만 육경한은 그런 그녀가 단지 시끄럽다고 느껴졌다.원래부터 가족에 대한 정이 많은 사람이 아니었고 게다가 이지애가 그때 돈을 준 이유는 그가 불쌍해서가 아니었다.육경한이 냉정하게 말했다.“누나, 그동안 내가 말하지 않은 게 있는데요. 그때 나에게 몇십만 원을 준 이유가 우리 엄마에게서 4억원을 빌렸기 때문에 아니에요? 우리 엄마가 돌아가신 후 누나는 나를 위로한다는 핑계로 우리 집에 와서 차용증을 찾아내 파기했잖아요.”육경한이 이 사실을 알고 있을 줄 몰랐던 이지애는 눈이 휘둥그레졌다.마음속은 아주 불안했지만 절대 인정할 수 없었기에 급히 부인하며 말했다.“경한아, 무슨 농담을 그렇게 하는 거야? 내가 언제 네 엄마의 돈을 빌렸다고 그래? 네가 오해하고 있나 본데 내가 비록 잘 살지는 못하지만 그런 일을 할 사람은 절대 아니야!”이 말을 들은 육경한은 얼굴이 더욱 어두워졌다.육경한이 침묵하자 이지애는 육경한이 일부러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생각해 웃으며 말했다.“경한아, 넌 생각이 너무 많아. 그런 말은 어디서 들은 거야? 보아하니 일부러 우리 사촌 사이를 이간질하려는 사람이 말한 것인가 본데 나는 너희 집 돈을 빌리고 안 갚은 적이 없어.”육경한이 말했다.“누나, 아직도 거짓말을 하는 거예요?”육경한은 이지애에 대한 좋은 감정이 완전히 사라졌다.얼마 전, 집안 하인이 청소를 하면서 다이어리를 하나 발견했다. 펼쳐보니 그 안에 육경한의 엄마가 쓴 채무 리스트가 있었고 그중에 이지애가 육씨 가문에서 4억원을 빌린 내역이 명확히 적혀 있었다. 그것은 육경한의 엄마가 겨우 모은 돈을 빌려준 것이었다.그리고 날짜도 기록되어 있었다. 날짜를 확인해 보니 이지애가 미용원에 투자하여 금방 개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814화

    이 말은 육경한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차라리 묻지 말걸... 주석훈은 대체 무슨 친구란 말인가? 단지 몇 번 만난 사이지 않은가? 그런데 어느새 그녀에게 그렇게 중요한 사람이 되었단 말인가?육경한의 표정이 어두워진 것을 발견한 황진수는 급히 말했다.“병원 간호사에게 물어봤더니 소원 씨가 병문안을 잠깐 왔다가 저녁에 바로 갔대요.”무덤덤한 표정을 지은 육경한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황진수도 더 이상 이것과 관련해서는 얘기를 꺼내지 못하고 업무 보고를 계속했다. 그런데 보고를 하던 중 갑자기 불청객이 찾아왔다.육경한의 사촌 누나 이지애가 병문안을 온 것이다.“경한아, 우리 연주 좀 살려줘!”이지애는 육경한과 다툰 적이 없었던 것처럼 들어오자마자 울부짖었다.육경한이 미간을 찌푸렸지만 이지애는 육경한에게 말을 할 기회도 주지 않고 울부짖었다.“경한아, 오늘 아침에 연주를 보러 갔는데 애가 살이 쏙 빠졌어. 얼굴도 초췌해지고 말이야. 안에서도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지 몸에는 상처투성이야. 안 그래도 괴롭힘을 당한 애인데 또 그런 곳에 들어갔으니 버틸 수 있겠니...”이지애는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딸에 대한 애틋함에서 나온 눈물은 진심인 것 같았다.이번에는 육연주의 잘못은 일절 언급하지 않은 채 육연주가 얼마나 고생하는지만 말하며 육경한의 동정을 얻으려고 했다.이 일로 육경한도 다쳤기 때문에 오늘 아침 이지애는 육연주를 욕하기도 했다. 건드려야 할 사람은 건드리지 않고 오히려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삼촌을 건드려 병원 신세 지게 만들었기 때문이다.가족에게 폐를 끼쳤을 뿐만 아니라 그 여자 때문에 경찰서까지 끌려갔다.실제 피해자가 육경한이라면 육경한이 합의서를 써주면 육연주는 집행유예를 받을 수 있었다.그렇게 되면 육연주는 감옥에 가지 않아도 된다.하지만 소원의 진술 때문에 육연주는 고의 상해죄로 기소되었다.이 죄는 아주 무거운 죄로 변호사와 상담 후 최소 감옥에 몇 년은 있어야 하며 길면 5년에서 10년까지도 있을 수 있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813화

    소원은 순간 멍해졌다.이전까지 유진은 이 내용에 대해 한 번도 말한 적이 없었다. 몇 달 더 있다가 유진에게 말하려고 했는데 유진은 이미 알고 있었다.소원이 동화책을 내려놓고 물었다.“유진아, 엄마가 임신한 거 누가 말해줬어?”유진이 말했다.“아줌마가 말해줬어요.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서 엄마를 찾으러 가려고 했는데 엄마가 임신했으니 방해하면 안 된다고 아줌마가 그랬어요.”유진이 또 물었다.“임신했다는 것은 엄마 배 안에 또 아기가 생겼다는 거예요?”소원이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엄마 배 안에 또 아기가 생긴 거야.”“너무 좋아요.”그녀의 임신을 바로 받아들인 유진은 얼굴에 기쁨이 가득했다.소원은 유진의 얼굴을 살짝 꼬집으며 말했다.“엄마는 3개월이 지난 후 너에게 말하려고 했어. 임신한 지 세 달이 되어야 말할 수 있다는 옛날 어르신들의 풍습이 있거든. 그래야 아기가 건강하게 태어날 수 있어.”유진이 말했다.“괜찮아요. 엄마, 아기는 분명히 건강하게 태어날 거예요.”소원이 미소를 지었다.“좋아?”“당연히 좋죠. 항상 같이 놀고 싶은 동생이 필요했는데... 동생이 있으면 외롭지 않을 거예요.”“엄마는 너만 행복하면 돼.”소원이 유진을 꼭 안아주자 유진이 말했다.“엄마, 남동생이든 여동생이든 상관없어요. 엄마가 낳은 아기라면 다 좋아요. 나중에 내가 없어도 동생이 엄마와 같이 있을 테니까 그러면 나도 안심할 수 있어요.”너무나 순수한 유진의 말에 마음이 아픈 소원은 눈시울이 붉어졌다.“유진아, 네가 왜 없어? 너는 항상 건강하게 있을 거야. 엄마 옆에서 이 아기를 지켜줘야지.”유진이 어른스럽게 말했다.“알겠어요. 엄마, 아기를 꼭 잘 돌볼게요.”유진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던 소원은 녀석이 잠든 것을 확인한 후에야 옆에서 일어났다.그녀는 유진에게 약을 먹일 수 있지만 서현재의 연구 결과로 보면 그 약이 유진에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지금으로서는 그저 시도해볼 수밖에 없었다.소원은 유진에게 약을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812화

    “네.”주석훈은 전화를 끊고 직원증의 사진을 꺼내 그 위에 있는 예쁜 여자를 깊게 바라보았다.그러고는 사진을 얼굴에 대고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수정아, 봤지? 하늘도 나를 도와주는 것 같아. 아니면 네가 나를 돕는 거야?”사진 속의 여자를 보는 주석훈의 눈가에 어느새 눈물이 흘러내렸고 눈에는 그리움이 가득했다.이때 주석훈의 가방 안에 있던 또 다른 전화기가 울렸다.번호를 확인한 주석훈은 눈을 가늘게 뜨며 잠깐 머뭇거리다가 전화를 받았다.전화기 너머로 공포에 질린 여자 목소리가 들렸다.“제트 님, 제발 도와주세요...”주석훈이 물었다.“내가 어떻게 도와주면 되지?”상대방이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저... 외국으로 보내 주세요.”“하하...”주석훈의 웃음소리가 갑자기 사악해졌다.“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네.”“저... 저는 제트 님의 비밀을 알고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제트 님의 뒷조사를 하고 있다는 걸 알잖아요. 내가 잡히면 이 비밀을 지킬 수 없을 거예요.”상대방의 떨리는 목소리에 주석훈이 한마디 했다..“많이 똑똑해졌네?”“나도 어쩔 수 없으니까요. 제트 님, 돈만 주시면 멀리 외국으로 떠나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게요.”몇 초 동안 생각에 잠긴 주석훈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얼마면 되는데?”“5천만 원이요.”전화기 너머로 금액을 말한 여자는 혹시라도 주석훈이 화낼까 봐 설명을 덧붙였다.“적어도 5천만 원은 있어야 외국에서 살 수 있어요.”주석훈이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이틀 동안은 시간이 없어. 모레 밤에 항구에서 보자.”“아니요, 제트 님!”상대방은 경계하며 말했다.“우린 만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제트 님이 돈을 그곳에 두시면 제가 가서 가져갈게요.”주석훈이 코웃음을 친 뒤 말했다.“알았어. 항구에 둘게, 시간은 다시 알려주지.”“지금은 안 될까요...”전화기 너머의 여자는 매우 급한 듯했다.“나와 흥정할 생각하지 마!”주석훈이 싸늘한 목소리로 경고했다.“알겠어요...”전화가 끊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