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럽고, 누가 시켰어?”하준의 싸늘한 시선은 계속 장 씨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하나, 둘….”“최민 님께서요.”장 씨가 갑자기 다 불었다.“약을 타라고 시킨 것도 최민 님 입니다. 죽는 약은 아니라고, 그냥 상처만 덧나서 얼굴에 흉터를 남길 거라고 했어요.”악랄한 수단에 상혁이 한숨을 크게 쉬며 저도 모르게 여름을 한 번 쳐다보았다.그런데 여름은 갑자기 웃는 것이었다.“그러면 내 얼굴은 이제 흉터투성이겠네요.?”장 씨가 여름을 한 번 쳐다보더니 몸을 부르르 떨며 다시는 쳐다보지 못했다.“내보내.”하준이 옆에 있던 컵을 벽에 집어 던졌다. 그리고는 성큼성큼 거실로 걸어 들어갔다.상혁은 하준의 뒷모습을 보면서 폭풍우를 예감했다.상혁이 여름 앞으로 다가가 무릎을 꿇었다.“여름 씨, 제발 회장님 좀 말려주세요. 오늘 여름 씨를 구하겠다고 사람들 불러서 집을 포위한 것만 해도 어르신은 노할 대로 노하셨어요. 이모까지 건드리면 정말 가만히 안 계실 겁니다. 회장님을 잡으려고 드는 재벌가에 FTT까지 합류하면 정말 큰일입니다.”여름은 몇 초를 가만히 있었다.‘날 구하겠다고 사람을 불러서 집을 포위했어?’여름은 자신을 위해서 하준이 온 집안 식구와 척을 지게 될 줄은 몰랐다.‘하지만… 그게 뭐 어쨌다고?허구헌 날 날 그렇게 못살게 굴었는데. 난 피해자라고. 내가 왜 최하준을 위해서 뭘 해줘야 하는데?’“그게 나와 무슨 상관인데요?”여름이 상혁을 쳐다봤다. 눈에는 원한이 가득했다.“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죠? 내연녀 소리 들어가며 맞고 얼굴 찢어진 것도 그렇다고 쳐요. 최하준만 아니었으면 나는 지금 이 꼴이 되진 않았을 텐데.”보다못해 차윤이 끼어들었다.“최민 씨 쪽에 문제가 생기면 회장님도 끝이지만 FTT에서 여름 씨도 가만히 안 둘 거예요. 여름 씨 친구며 회사까지도….”여름은 이를 꽉 물었다.‘씹어 먹어도 모자랄 최민을 위해서 나서야 한다니 우습잖아?됐어. 누굴 탓하겠어. 애초에 시작하지 말았어야 할 길에 발을 들인 건
“장 씨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강여름 얼굴도 봤고요. 여름이는 내 사람이에요. 사람 얼굴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알고 그런 짓을 했습니까?”넘치는 분노에 하준의 손이 떨렸다.“강여름이 대체 이모에게 뭘 그렇게 잘못하고, 무슨 원수를 그렇게 졌습니까?”“무, 무슨 소릴 하는지 모르겠네. 난 아무 짓도 안 했어.”최민이 장춘자 뒤에 숨어 벌벌 떨었다.“내가 모를 거라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위자영 모녀가 시킨 일이겠지. 평소 그렇게 친하게 지냈으니 그쪽에서 뭔가를 이모에게 지급했겠죠.”하준의 눈에 분노가 타올랐다. 언제라도 이성이 날아갈 판이었다.더는 속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자 최민이 이를 꽉 물었다.“그래서, 내가 했다면 어쩔 거냐? 난 네 이모야. 지금 외부인 하나 때문에 날 죽이겠다 이거냐?”“강여름은 외부인이 아닙니다. 내 사람이라고 했잖습니까? 죽이긴 누굴 죽여요? 그냥 강여름하고 똑같이 당하기만 하면 됩니다.”최하준이 차츰 최민에게 다가갔다.“이러면 안 되지.”장춘자가 한껏 최민을 감싸며 화를 냈다.“준아, 얘는 네 이모고, 내 딸이다. 얘가 다치면 난 평생 네 얼굴 안 본다.”최진도 나섰다.“진정해라. 의학이 이렇게 발달한 세상인데 어디 해외에 나가서 수술하면 될 거야.”최란은 이제 극도로 분노가 치솟았다.“우리 셋째를 다치게 하면 너랑 내 모자 관계는 끝이다.”“그까짓 모자 관계에 제가 목을 걸 거로 생각하시나 봅니다?”하준이 장춘자를 밀어내고 최민을 잡아챘다.최민은 이제 완전히 공포에 사로잡혀 바들바들 떨었다.“하준아, 아니야. 내가 잘못했다. 다시는 그런 짓 하지 않을게. 내가 강여름에게 가서 사과할게.”“일단 얼굴 좀 긋고 나서 사과하실게요…”하준이 싸늘하게 말했다.최민이 이제는 악을 쓰기 시작했다.“정신이 나갔구나! 애초에 거기서 널 꺼내 오는 게 아니었어!”“내가 아주 예쁘게 그어드리죠.”하준은 광인의 눈빛을 뿜어내며 주변에 날붙이가 없는지 찾기 시작했다.“쭌, 그만 해요.”이때 문가에서 여
“자, 이제 우리 집에 가요.”여름이 하준의 손을 잡았다.‘우리 집이라….’하준의 얼굴에 고통이 스치고 지나갔다.‘언젠가는 이곳도 우리 집이었지.하지만 이제는 여름이 있어야 우리 집 같아.’“그래.”하준은 한참 만에야 고개를 끄덕였다. 여름을 안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본가를 떠났다.최민은 하준의 모습이 사라지는 것을 다 보고 나서야 중얼거렸다.“엄마, 쟤 아무래도 재발한 것 같아요. 방금 너무 무서웠어요. 그때랑 너무 똑같아서….”“됐다.”장춘자가 실망스럽다는 듯 최민을 노려봤다.“부끄럽지도 않니? 네가 남에게 매수될 정도로 우리가 널 그렇게 대접했니?”최양하도 폭발했다.“이모, 여름 씨에게 그건 정말 너무 심했잖아요.”최민은 식구들에게 지적당하자 부끄러움에 짜증이 올라와 주먹을 꽉 쥐었다. 최하준에 대한 분노가 치밀었다.‘내가 이 모욕은 반드시 갚아 주겠어!’******차는 산길을 구불구불 내려갔다.상혁이 앞에서 운전하고 하준은 내내 곁에 앉은 여름을 보고 있었다.여름은 지금 자기 얼굴이 얼마나 흉한 꼴인지 알고 있는데 하준이 빤히 쳐다보니 짜증났다.“방금했던 말 진심 아니에요. 그냥 최민을 건드렸다가 FTT랑 반목하게 되면 나중에 더 큰일이니까 그런 거예요. 나중에 또 잡혀가면 그때는 더 비참한 꼴이 될지도 모르잖아.”“나도 알아.”하준은 살짝 눈시울을 흐리더니 곧 평소대로 돌아왔다.하준은 여름이 그 고통의 시간을 건너서도 이렇게 쉽게 자신을 용서해 줄지 몰랐다.‘뻔뻔하다고 생각하겠지. 그렇게 지켜주겠다고 큰소리를 쳐놓고 하나도 못 해줬으니까.’너무나 마음이 아픈 나머지 심장이 조여왔다.다시 손이 마구 떨리기 시작했다. 곧 제어가 안 될 것만 같았다.“차 세워.”갑자기 하준이 소리쳤다.상혁은 즉시 차를 세웠다.“먼저 강여름 데리고 병원으로 가. 난 담배 한 대 피우고 갈게.”하준이 차에서 내렸다.상혁은 하준의 상태를 파악하고 즉시 출발했다.여름이 백미러로 보니 하준이 뒤에서 오는 차에 올라타
병원에 도착하자 이주혁은 병원에서 가장 좋은 의사가 여름을 검사하도록 했다.병실, 결과가 곧 나왔다.병상에 누워 링거를 꽂고 있는 초췌한 여인을 보니 안쓰러운 마음에 한숨을 쉬었다.“모든 지표가 다 떨어졌어요. 저혈당에, 빈혈, 탈수, 영양실조, 거기다 위궤양까지 있네요.”여름이 끄덕였다. 며칠 동안 구토와 위통에 시달리다 기절까지 할 뻔했으니 그런 것쯤은 자신이 더 잘 알았다.하준이 주먹을 꽉 쥐었다. 여름의 몸이 안 좋다는 것은 전에도 알았지만, 지금은 상태가 더 나빠졌다.“흠흠, 여름 씨, 좀 쉬세요.”이주혁이 갑자기 하준에게 말했다.“약 받아야 하니까 넌 좀 따라와.”“할 말 있으면 저 있는 데서 그냥 하세요. 예를 들면 제 얼굴에 관해서라든지….”여름이 이주혁을 보며 웃었다.“괜히 저 피해서 말씀하지 마시고요.”이주혁은 가슴 아픈 듯 여름을 한 번 쳐다봤다.“그래요. 솔직하게 말할게요. 얼굴이 너무 심하게 상했어요. 그리고 면적도 너무 넓고. 성형 외과의들에게 문의해 봤는데 최대한 복구할 수 있도록 수술은 해볼 수 있지만 예전 같은 수준은 아닐 거라고 해요.”“조금 더 자세히 말씀해 주시겠어요?”여름이 이주혁을 쳐다보았다.평온한 여름의 얼굴을 볼수록 하준은 더욱 마음이 아팠다.“됐어요. 이 병원에서 못한다면 우리 다른 병원을 알아보죠. 여기가 성형 분야에서 최고인 병원은 아니니까.”“하지만 성형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이 얼굴을 가지고 싶지는 않아요.”여름이 말을 끊었다.이주혁이 안경을 슬쩍 밀어 올렸다.“그러면 울퉁불퉁하게 흉터가 남을 수 있어요.”“알겠어요.”여름이 끄덕이더니 베개에 머리를 기댔다.“고마워요.”“미안해요. 하지만 지금은 정말 기술이 좋으니까 희망을 놓지는 말아요.”주혁이 위로했다.“상관없어요. 뭐 그 정도면 만족해요.”여름은 내내 입가에 담담한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누가 봐도 희망을 품고 있기보다는 포기하고 될 대로 되라는 얼굴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하준의 눈이 커지더니 이주혁을
‘하지만, 그럴 리가 있나?세상에 그런 사람이 어디 있어?물론 피라미드 정점에까지 올랐을 정도는 아니라고 해도 이 정도의 미모를 가진 사람 앞에 줄 서는 이성은 얼마든지 있을걸.’“됐어요….”여름이 얼굴을 옆으로 돌리며 눈썹을 아래로 늘어트렸다.“이런 식으로 자신을 몰아붙이는 것도 피곤할 텐데. 조금 있다가 화장실 가서 토할라.”“괜찮아. 평생 당신에게 증명해 보일게.”하준이 여름의 이마에 키스했다.“주혁이가 그러는데 지금은 당신 소화력이 너무 떨어져서 딱딱한 걸 먹으면 안 된대. 가서 따뜻한 우유 좀 가져올게.”하준은 일어나서 주방으로 갔다.병실 문이 벌컥 열리더니 윤서가 뛰어 들어왔다.“여름아! 너 입원했다고 그러더라….”윤서는 여름의 얼굴을 보더니 믿을 수 없다는 듯 소리 질렀다.“너, 너 얼굴이 왜….”“응, 그렇게 됐네.”여름이 힘 없이 빙긋 웃었다.“대체 이게 다 무슨 일이야? 계속 연락이 안 돼서 내가 경찰에 신고했잖아.”윤서는 마음이 아파서 울음을 터트렸다.“대체 왜 너한테 자꾸 이런 일이 생기니? 네가 얼마나 예뻤는데. 학교 다닐 때는 어딜 가도 남자애들이 줄줄….”“그만 해요. 그렇게 가슴 아픈 소리 하라고 부른 거 아닙니다.”하준이 우유를 들고 와서 싸늘하게 말을 끊었다.윤서는 최하준을 보니 열불이 뻗쳤다. 원망스러운 눈빛을 쏘며 하준과 맞붙었다.“우리 여름이 이 꼴 난 거 십중팔구 당신이랑 관련 있는 거죠? 우리나라 최고의 금수저는 개뿔… 내가 보기에는 완전 쓰레기구먼. 자기 사람 하나도 못 지키면서 누굴 데려다 결혼을 하려고 해? 평생 혼자 살아요!”“윤서야…”여름이 다급히 나섰다. 물론 윤서의 팩폭이 시원하기는 했지만, 하준의 분노 발작포인트를 건드릴까 봐 두려웠다.“임윤서 씨….”강여름을 빼고는 자신에게 이렇게 삿대질까지 해가며 욕을 하는 사람은 처음이라 속으로는 화가 났지만 반박할 말이 없었다.“왜요, 뭐? 내 말이 틀려?”윤서가 눈에 핏발을 세우며 여세를 몰았다.“FTT가 잘났으
“됐어, 말하지 마. 대충 뭐 어느 집 금수저겠지. 그래도 하나도 안 무서워. 너처럼 얼굴 망가진대도 상관없어. 내가 너한테 빚진 것도 있잖아. 사람 잘못 본 거 아니라면 넌 최하준 건드린 거 없어.”윤서는 자책하다 울 지경이었다.“오호라, 이게 다 당신 때문이었구먼. 어쩐지 입에서 나오는 말 한마디 한마디 얌전한 말이 하나도 없더라니!”송영식이 악에 받쳐 소리쳤다.“거지 같은 게! 닥쳐!”윤서가 송영식에게 악을 썼다.“뭐라고?”송영식의 얼굴이 굳어졌다.“내 말이 틀려? 너줄너줄 구린 옷 그거, 거지 같은데?”“이게 진짜, 너 오늘 나한테 죽었어.”송영식이 화가 나서 막 달려들려는데 이지훈이 얼른 안아 버렸다.“어허, 진정하라고.”“나 욕하는 거 안 들려? 어떻게 진정을 해?”송영식은 머리끝까지 열이 뻗쳤다.윤서는 여유롭게 덧붙였다.“화내지 마셔. 그 꼴에 화내 봤자 하나도 안 무섭거든.”“……”여름은 머리가 아팠다.“그만해. 너희 회사 CEO셔. 오슬란 대표라고.”윤서는 할 말을 잃었다.‘뭐라고?’그렇다. 윤서는 아직까지 한 번도 회사 대표를 본 적이 없었다. 다만 이름이 송영식이고 엄청나게 규율에 엄격하다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뭐? 이 인간이 대표야?’“당신은 인제 죽었어.”송영식이 싸늘하게 웃었다.“뭐, 알겠어요. 회사 대표에게 잘못했으면 나가야지, 뭐. 물건 챙겨서 나갈게요.”윤서는 별 상관없는 듯했다.“계약서라는 걸 쓰셨을 텐데? 당신 계약서는 일반 직원이랑 다르게 비밀유지조항이 있거든. 이렇게 멋대로 회사를 그만두면 앞으로 이 바닥에서 버티기 힘들 거야.”송영식 이 위협했다.“친구가 저 때문에 너무 화가 나서 그랬어요. 너무 마음에 두지 마세요.”여름이 할 수 없이 하준을 쳐다봤다.“윤서가 좀 충동적으로 말을 했죠. 그렇지만 입장 바꿔놓고 생각을 해봐요. 최하준 씨 얼굴이 그렇게 망가지면 송 대표는 화가 안 나겠나? 지난번에도 송 대표가 최하준 씨 일로 화나서 나를….”“뭐? 저 인간이 널
성공은 좋은 인연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이런 악연이 없었다.송영식은 여름의 얼굴을 보더니 입을 다물었다.사실 예전에는 여름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좀 안쓰러운 생각이 들었다.“네가 진짜 내 친구라면 결혼선물이나 생각해 놔. 강여름이랑 한 달에 한 번씩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 결혼을 할 테니까.”하준은 진지한 눈으로 여름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어떤 모습이든 강여름을 향한 내 사랑은 변함없다는 걸 온 세상에 보여줄 거야.”여름이 고개를 번쩍 쳐 들었다. 놀란 눈이 하준의 시선과 마주쳤다.‘대체 무슨 생각이야?피곤하지도… 않나?’“난 됐어요.”여름은 한참 만에야 입을 열었다.“온 세상이 이렇게 징그러운 내 얼굴을 보길 바라는 거예요?"하준의 얼굴이 굳어졌다.여름이 한 자 한 자 힘주어 말했다.“당신이 날 얼마나 사랑하는지 세상 사람들이 알아주길 바란 적도 없어요. 다 공허한 거라고요, 알겠어요?”여름의 말이 날카로운 비수처럼 하준의 심장을 찔렀다.하준은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저 여름에게 너무 많은 빚을 졌으니 평생을 곁에 두고 온 생명을 다해 지켜주고 싶을 뿐이었다.******여름은 내내 병원에서 요양했다.하준은 매일 밤 여름의 병상 옆을 지켰다.하준이 여름을 구하려고 본가를 덮쳤었다는 뉴스가 다 퍼져나갔다.서울이 들썩이며 먹구름이 끼었다.그 암울한 분위기 사이로 달콤한 소식이 들려왔다.벨레스의 외동딸 서유인과 추신그룹의 추동호가 다음 주 토요일에 약혼식을 올린다는 소식이었다. 장춘자가 중매했다고 한다.여름은 병실에서 쉬고 있다가 그 뉴스를 듣고 너무나 놀랐다.추신그룹에 대해서는 들은 바가 있었다.20여 년 전에 추신그룹은 그저 평범한 기업이었는데 추동현이 최란과 결혼하고 나서 최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곧 거대 그룹으로 성장했다.이제 최양하는 FTT와 최씨 집안의 후계자가 되었고 추신그룹이 최양하의 친가이니 추신그룹은 이제 FTT를 잇는 2대 기업이 될 것이다.‘어쩐지 서유인이
-진짜임. 이름이 강여름임. 화신 대표래. 사진 첨부함.곧 강신희와 여름의 사진이 온 인터넷을 달구었다.회사에서 전화가 왔다. 화신 별그램이 욕설로 도배가 되었다며 이사들이 이사회 개최를 요구하며 난리가 났다고 한다.“바로 복귀할...”말을 하는 중에 휴대폰을 뺏겼다. 최하준이 여름의 휴대폰에 대고 내질렀다.“최하준입니다. 화신 일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일단은 이 번호로 전화해서 사람 괴롭히지 마십시오.”그러더니 휴대폰을 구석에 던져 놓았다.“최하준 씨, 이게 뭐 하는 짓이에요?”여름은 화가 나서 위가 살살 아파왔다.“이 상태로는 퇴원 못합니다.”시선은 따뜻했지만, 말투는 여전히 명령투였다.“하지만 사람들이 우리 엄마 사진을 막 돌려보고 있다고요. 돌아가신 지 20년이 넘었는데도 이렇게 욕을 먹다니.”여름이 눈에서 눈물이 차오르더니 곧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괴로운 마음에 여름이 자책했다.“이게 다 나 때문이야. 내가 능력이 없어서 복수도 못하니 엄마가 죽어서 눈도 못 감으실 거야.”‘이 모든 것은 우연이 아니야. 서유인 모녀의 계략이야.’“울지 말아요. 날 믿어. 내가 곧 검색은 안 되게 막아 놓을 게요. 사람 불러서 다 처리해 놨어요. 저쪽에서 난리 칠수록 내가 더 쓴맛을 보여줄 거야.”하준이 다정하게 말하더니 여름을 안고 눈물 자국을 따라 입 맞추었다.최하준의 달콤함에 여름은 어쩔 줄을 모르고 얼굴을 피했다. 눈에는 여전히 눈물이 그렁그렁했다.“뭐, 뭘 하려고 그래요?”“아직은 비밀. 내일이면 알게 될 겁니다.”하준이 여름의 이마에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쓸어올렸다.“지금은 일단 밥부터 먹이고.”하준은 곧 밥을 들고 왔다. 뉴빌 가든의 진숙 이모가 방금 해가지고 온 밥이었다.하준이 호호 불어 여름에게 한 입씩 떠먹였다.먹일 때마다 너무나 사랑스러워 못 견디겠다는 듯 하준은 여름과 눈을 맞추었다.여름은 도무지 견딜 수가 없었다. 여름도 거울을 봐서 지금 자기 얼굴이 얼마나 징그러운지 잘 알았다. 그런데 최하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