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조금만 더 늦었으면 나비는 아마 이미 여기서 죽었을 거야.’이 장면을 본 남궁상민은 즉시 화가 치밀었다. 진나비가 죽어도 자신에게 굴복하지 않겠다는 모습에 그는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내가 이렇게 못난 사람이야? 그 자식은 얼굴이 좀 잘생긴 것 외에 뭐가 있지? 잘생긴 얼굴이 밥이 되냐?’남궁상민은 매우 화가 나 있었고 미친 듯이 분노했다. 그는 일그러진 얼굴로 다가가며 진나비를 붙잡아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진나비, 내가 이렇게 미운 거냐? 좋아, 네가 나를 싫어할수록 오늘 내가 너를 여기서 당장 사람들 앞에서 치욕을 안겨주지.”“꺼져!”진나비는 급히 오른손을 들어 남궁상민의 얼굴에 거침없이 뺨을 날렸다.남궁상민은 잠시 멍하니 서 있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기에 그는 제대로 방어할 틈도 없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진나비가 그를 건드리기도 전에 이미 막았을 수 있었을 것이다.“이 쓰레기 같은 년이 감히 나한테 손을 대?”남궁상민은 분노로 가득 차서 손을 휘둘러 진나비의 뺨을 쳐버렸다.“팍!”또 한 번의 맑은소리가 울려 퍼졌고 진나비의 얼굴에는 분명하게 남은 손자국이 보였다. 남궁상민은 정말로 화가 난 것 같았다.그러자 진나비는 땅에 쓰러져 있었고 남궁상민은 아무런 동정 없이 그녀를 끌어올려 소파에 넘어뜨렸다.그리고 그녀의 옷을 마구잡이로 찢기 시작했다. 진나비는 완전히 절망에 빠졌고 그녀의 얼굴은 두려움과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진나비는 잔뜩 화가 난 얼굴로 굴복하지 않으려고 죽도록 발버둥 쳤고 눈물은 계속해서 두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그녀는 억울했다.‘난 왜 죽을 수도 없는 거야. 왜 죽지도 못하게 하는 거냐고!’ 그녀는 자신의 순결은 오직 예천우에게만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장미나는 진나비가 필사적으로 저항하는 모습을 보며 그녀가 얼마나 힘들고 아팠는지 잘 알았다. 하지만 장미나는 정말 힘이 없었기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중년의 경호원은 차갑게 표정을 유지하며 몇 명의 여자들이 죽든 살든
예천우가 문을 차고 들어오자 남궁상민은 분노에 차서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바로 문을 차고 들어온 예천우를 한눈에 알아봤다.‘공연장에서 본 그 자식이군. 이 젠장, 이 자식이 살아있다니! 게다가 와서 내 좋은 일을 방해하려고 하든 거야? 병신 같은 백지훈, 이 새끼를 죽이지 못했던 거야?’문을 차고 들어오는 소리가 크게 울려 퍼지자 모두 자연스럽게 문 쪽을 바라봤다. 장미나와 하지원도 그 소리를 듣고 시선이 갔다.장미나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얼굴에 기쁨과 흥분이 가득해졌다.‘예천우 씨야! 예천우 씨가 오셨어!’그녀는 예천우가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지만 그래도 예천우가 온 것에 정말로 기뻐하며 상황이 그나마 나아질 거라는 희망을 품었다.하지원도 조금 놀라며 문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처음 보던 그 남자와는 전혀 다른 기운을 풍기고 있었다.‘그런데 어떻게 여기까지 온 거지? 분명히 남궁상민이 이곳으로 온다는 소식을 얻었기 때문에 이렇게 급히 달려온 것이겠지. 나비가 결코 사람을 잘못 보지 않았어.’예천우는 남궁상민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직접 와주었다. 하지원은 이 사실만으로도 그는 상당히 책임감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이런 사람이라면 나비가 예천우를 좋아하는 이유도 알겠네. 하지만 남궁 가문이 너무 강력해서 예천우가 오더라도 큰 차이는 없을 거야.’‘무술 실력은... 이 발차기만 봐도 꽤 강한데.’그러나 하지원은 예천우가 오더라도 큰 의미가 없을 거라고 여전히 걱정했다. 남궁 가문은 무술 세가였고 남궁상민의 경호원은 모두 엄청나게 강하고 무서운 인물들이었다.진나비는 절망과 두려움 속에서 온 힘을 다해 저항했지만 예천우의 등장으로 남궁상민의 손길이 잠시 멈췄다. 그때 진나비는 급히 그를 밀쳐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녀는 서둘러 옷을 고쳐 입으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싸웠다. 다행히 중요한 부분은 아직도 안전하게 보호된 상태였다.그제야 그녀는 문을 향해 시선을 돌렸고 그곳에서 예천우를 발견하자 한순
진나비가 자살을 시도했을 때 경호원은 그녀와의 거리가 상당히 멀었지만 그런데도 경호원은 순식간에 도착해 그녀의 자살을 막았다.그만큼 이 경호원의 실력이 정말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하지만 예천우는 여전히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꺼져!”하지원과 장미나를 비롯한 몇몇 여자들은 잠시 멍해졌고 예천우의 거침없고 용감한 모습에 감탄했다.‘그러나 정말 그 강력하고 무시무시한 경호원을 이길 수 있을까?’중년 경호원은 얼굴이 차갑게 변했고 사실 그는 이미 자신이 예천우의 상대가 안 된다는 걸 느꼈다. 하지만 주인의 명령이니 그는 물러설 수 없었다.“덤벼. 네 실력을 한 번 보여줘 봐.”중년 경호원은 크게 외치며 두 주먹을 쥐고 폭발적인 기세로 예천우에게 돌진했다.그 순간, 방 안의 모든 물건이 바람 없이 흔들리며 강렬한 위압감이 감돌았다.여자들은 하나같이 그 압도적인 기세에 숨이 막힐 정도로 긴장했다. 그리고 무서운 기세의 경호원이 예천우를 향해 날아서 덮쳐왔다.그 모습은 마치 드라마 속의 고수보다도 더 무시무시해 보였다.그녀들은 모두 깜짝 놀라며 생각했다.‘끝났어!’‘이제 정말 끝장이네.’‘천우 오빠가 아무리 강해도 이런 경호원과 싸워서 이길 수 있을 리 없을 거야.’하지만 그 모든 예상을 깨고 예천우는 여전히 차가운 표정으로 천천히 걸어가며 말했다.“죽고 싶어서 안달이 났군.” 그 말이 끝나자 그는 오른손을 내저었고 그 순간 강력한 힘이 뿜어져 나왔다.그러자 압도적인 힘이 폭풍처럼 경호원에게 가서 맞았다.“쿵!”경호원은 가슴에 심한 통증이 느껴졌고 그는 통제할 수 없이 뒤로 날아가며 강하게 바닥에 떨어졌다. 그러자 입에서 피가 몇 번 튀어나왔고 그 자리에서 즉시 기절했다.경호원은 정말 바로 기절해 버렸다. 기절하기 전에도 그의 눈에는 충격과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 가득했다.그는 예천우의 기세를 보고 상대가 자신보다 강하다는 걸 직감했다. 자신보다 한 단계 강한 존재라는 것을 느꼈지만 그것은 단지 예감에 불과했다. 그는 자
장미나와 하지원은 방금 전 중년 경호원의 실력을 보며 충분히 놀랐지만 예천우의 압도적인 모습을 보며 완전히 말을 잃었다.둘은 경호원이 무서운 존재라 생각했지만, 예천우와 비교하니 그 차이가 너무도 분명했다.“역시 예천우 씨야!”장미나는 가슴이 벅차올라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정말 멋져! 정말 대단해!”하지만 하지원은 장미나처럼 단순히 기뻐할 수 없었다. “남궁 가문의 둘째 도련님인데... 아무리 예천우가 실력이 강해도 남궁 가문의 강자들과 엮이면 결국 위험할 텐데.”그래도 지금 당장의 위기는 넘긴 것 같아서 다행이었다. 하지만 하지원은 앞으로 닥칠 더 큰 위기를 어떻게 넘길지 걱정되었다.진나비는 멍하니 모든 상황을 바라보고 있었고 예천우가 자신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지만 그녀는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예천우가 그녀 앞에 서자 남궁상민은 이미 겁에 질려 한쪽으로 물러서 있었다.남궁상민의 형이었다면 상황이 달랐을 것이다. 그의 형은 타고난 재능으로 무공 실력이 대단했지만 남궁상민은 무술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남궁상민은 여자를 쫓아다니는 일에만 몰두했고 이 일 때문에 남궁 가문의 어르신들과 부모님에게 여러 차례 꾸지람을 들었다.하지만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진 그는 누구도 고칠 수 없었고 결국 모두가 포기했다.남궁상민은 집안의 자원을 써가며 겨우 암경의 경지에 도달했으니 그가 얼마나 형편없는 수준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보통 사람이 남궁 가문의 자원을 얻었더라면 최소한 화경 초급 경지의 정도는 도달했을 것이다.예천우는 진나비의 뺨에 선명히 남아 있는 손자국을 보고 얼굴이 어둡게 굳었다.그는 조심스럽게 그녀의 뺨을 만지며 물었다.“괜찮아? 아직 아파?”진나비는 조금 전까지 끝까지 눈물을 참으며 강한 척했다. 그녀는 눈가에 눈물이 맺혔지만 꾹 참고 울지 않았다.하지만 예천우의 다정한 말이 그녀 마음의 벽을 무너뜨렸고 그녀는 더는 참을 수 없었다. 진나비는 예천우에게 달려가 안기며 울음을 터뜨렸다.“흑흑...”눈물이 홍수를 이룬 듯
이른 아침, 예천우가 잠에서 깼다.오른손 손바닥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운 느낌이 좋아 자기도 모르게 계속 주무르고 있었다.옆으로 고개를 돌리니,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운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의 피부는 손으로 건드리기만 해도 톡 터질 듯 탱탱하고 부드러웠다.“아.......”그의 손길에 임완유도 잠에서 깼다. 그녀는 눈을 뜨자마자 발가벗은 자신을 발견하고 비명을 지르며 예천우를 밀쳐냈다.그리고 한 손으로는 이불을 잡아당기고, 다른 한 손으로는 베개를 들고 세게 내리치며 소리 질렀다.“꺄아아악!! 이 변태 색마 새끼!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그게, 여러 가지 자세로 다 한 것 같아!”“뻔뻔하기까지! 양아치냐?”임완유는 화가 났고 수치스러웠다.“말은 똑바로 해야지. 어제 네가 더 적극적이었어.”예천우가 억울한 듯 말했다.“헛소리 하지 마. 분명히....”임완유는 반박하려 했지만, 말을 잇지 못했다. 순간 어젯밤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어젯밤에 거액의 빚을 받으려 하다가 누군가가 그녀에게 약을 탔고, 그녀가 이상하다고 느끼고 화장실로 달려가서, 겨우 탈출할 수 있었다.예천우는 그녀를 호텔 방 입구까지 데려다주고 가려고 했었다. 그리고 그녀가 먼저 그를 끌어당기고 그를 덮쳤다.“엉엉...”임완유는 몸에 이불을 돌돌 감은 채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그녀가 서럽게 우는 모습에 예천우는 약간 쑥스러워하며 말했다.“내가 책임질 수 있어.”“네가 책임진다고?”“내가 누군지 알아? 네가 책임질 수 있어?”임완유가 화난 목소리로 물었다.“아마 그럴 수 있을 거야. 나도 꽤 능력자거든. 많은 대단한 사람들도 날 보면 공손하게 변해.”“꺼져!”“꺼지라고!”임완유는 미쳐버릴 것 같았다. 자신의 처음을 이런 허풍이나 부는 별 볼 일 없는 놈한테 뺏기게 되다니.그래도 그녀는 임유그룹의 대표인지라 아주 강한 멘탈을 가지고 있었다. 한바탕 화를 낸 뒤, 바로 차분한 태도로 말했다.“어젯밤 일은 없었던 걸로 해. 네가 만약 밖에서 함부
“이건 용등 블랙카드입니다. 한도는 2000억이예요. 천해 시 용등상회소속 모든 매장에서 쓸 수 있어요!”“그리고 처음 오셨으니, 아직 지낼 곳 없으시죠? 이것은 천궐1호 별장 출입문 카드에요. 부디 받아주십시오.”“이렇게 큰돈을, 무슨 일 있으면 솔직하게 말해.”예천우는 그 깊은 눈으로 모든 걸 꿰뚤어보고 있는 것 같았다.“용왕님, 제 딸 양체은이 최근 반년 동안 온몸에 오한이 와서, 많은 명의를 찾아봤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양대복이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별 일 아니네. 내가 내일 짬을 내서 해결해 줄게.”“정말요? 감사드립니다. 용왕님!”양대복이 흥분하며 말했다. 여러 방법을 수소문한 끝에도 마침내 엄청난 비밀을 발견한 셈이다.새로운 젊은 용왕이 자신이 고된 노력 끝에 찾아내지 못한, 신룡처럼 신비하고 의로운 의사였다니.정말 믿을 수 없었다. 전설의 의선이 이렇게 젊은 데다 용문용왕일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그의 대답에 양대복은 매우 기뻐했다.“용왕님, 무슨 분부하실 일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해주십시오. 천해 시에 제가 해결할 수 없는 일은 없을 겁니다.”“어린 여자애 한 명 찾아 줘.”예천우는 양대복에게 대략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네, 제가 최선을 다해 찾아드리겠습니다!”“아, 참! 그리고 제가 오늘 저녁 많은 유명 인사들을 초대하여 파티를 열 예정이니, 용왕님도 꼭 참석하시길 바랍니다.”예천우는 그의 말을 듣자마자 눈살을 찌푸렸다.“난 그런 자리는 싫어. 파티는 그만둬.”“하지만 이미 다 초대장을 보냈어요.”“취소해.”“알겠습니다.”“더 볼 일 없으면 나 먼저 내릴게. 그리고, 앞으로 용왕이라고 부르지 말고 예 선생님이라고 부르면 돼.”예천우는 너무 눈에 띄고 싶지 않았다.“네!”양대복은 예천우가 조용히 있기를 원한다는 뜻을 알아듣고 즉시 공손히 알겠다고 했다.비록 짧은 시간의 교류였지만, 그가 상위에 오른 이후 그 누구도 그에게 이런 긴장감과 압박감을 준 적이 없었다.예천우는 차에서 내린
“천우야, 노신의의 전화를 받은 뒤, 줄곧 널 기다리고 있었어. 드디어 이렇게 만나는구나... 헌데 문 앞에서 뭐 하는 거냐?”임 씨 어르신은 그가 온다는 소식을 미리 알고 있었다. 그런데 한 참을 기다려도 그가 들어오지 않자, 직접 입구로 나온 것이다.그러자 예천우가 재빨리 웃으며 외쳤다.“할아버지!”“둘이 아는 사이야?” 임 씨 할아버지는 옆에 서 있는 손녀를 쳐다보고 궁금해하며 물었다.임완유는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낮에 만난 적이 있어요.”그러자 예천우가 재빨리 둘러대며 말했다.“그래, 정말 우연이구나. 어쩌면 이것이 하늘이 정해준 좋은 인연일지도 모르겠구나! 마침 오늘 결혼하기에도 알맞은 날이니, 점심 먹고 바로 가서 혼인신고를 하거라.”임 씨 할아버지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노신의의 의술이 신통하니, 그의 제자도 우수한 인물일거라 생각했다.예천우는 어리둥절했다. 이 여자가 자신의 약혼녀 임완유였다니. 그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특히 중요 부위를 말이다.임완유 역시 예천우의 굶주린 늑대 같은 눈빛을 알아차린 듯, 머릿속에 어젯밤 일이 또다시 스쳐 지나갔다.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었다.이 자식, 어젯밤 일만으로도 역겨운데. 이런 놈이 미래의 약혼자라니.그녀는 언제가 꼭 어젯밤 일과 오늘 일에 대한 복수를 하겠다고 다짐했다.임 씨 할아버지는 매우 기뻐했지만, 할아버지 옆에 서 있는 중년 남녀는 차가운 표정을 지으며 매우 불만스러워했다.그들은 임완유의 아빠, 엄마다. 그들은 이토록 아름다운 외모에, 회사 대표이기도 한데다 수많은 재벌의 사랑을 받는 자기 딸을, 이런 촌놈에게 줄 수 없다고 생각했다.임완유의 엄마 유은수가 나서서 말했다.“아버님, 정말 완유를 이런 놈한테 시집보낼 생각은 아니시죠?”“이 옷차림을 봐요, 촌뜨기가 따로 없잖아요.”“우리 딸이 이런 놈에게 시집가면, 제가 얼굴을 들고 나가서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겠어요?”“그러게요. 이건 우리 임씨 집안을 웃음거리로 만드는 일이라고요.”그녀의
“꿈도 꾸지 마! 내가 돼지 한 마리를 좋아해도 널 좋아할 일은 없어!”임완유는 어이가 없었다. 너보다 잘나고 뛰어난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내가 널 좋아하겠어?“완유야!”그때, 화끈한 옷차림의 아름다운 여자가 그녀를 향해 걸어왔다.엉덩이까지 내려오는 숏팬츠, 타이트한 크롭티, 가녀린 다리, 날씬한 허리를 그대로 드러낸, 눈에 띄는 차림이었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예천우를 아래위로 훑어보았다.그녀의 눈에 예천우는 평범한 옷차림에, 얼굴은 꽤 봐줄 만한, 산속에서 온, 완유와 어울리지도 않는 촌놈이었다. 그야말로 두꺼비가 백조고기를 먹으려고 하는 듯한 느낌이라 생각했다.헛된 망상에 빠진 놈이라 생각했다.“왔어?”임완유는 가볍게 인사하고, 예천우에게 소개해 주며 말했다.“여긴 내 절친 소정이야.”그러자 예천우가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안녕하세요!”그러나 소정은 그를 쳐다보지도 않고, 임완유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가자, 유걸이랑 모든 사람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어.”임완유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천우에게 손짓하며 말했다.“너도 따라 와!”소정을 부른 이유도 그를 한바탕 정신 차리게 해주고 싶어서이다. 스스로 어려움을 알고 물러나게 하려는 생각이었다. 다시는 곁에 얼씬도 하지 못하게.세 사람은 임완유의 차에 앉아 금방 목적지에 도착했다.이곳은 펜싱 클럽이다. 시설이 호화로워서 많은 돈과 권력이 있는 사람들이 여기에 놀러 오기를 좋아한다.안으로 들어가자 많은 사람들이 잇달아 그녀들에게 인사했다.“오~ 이쁜이들 드디어 왔네. 유걸은 이미 경기하러 올라갔어.”그들은 옆에 있는 예천우는 아예 보는 체도 하지 않았다.예천우는 그거에 대해 전혀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더 편한 느낌이었다.경기를 하고 있는 유걸의 동작은 멋지고 자유로워 보였다. 검을 다루는 그의 모습이 많은 여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멋있어. 동작이 너무 완벽해!”소정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그러게, 말이야, 펜싱은 유걸을 절대 못 따라가.”그녀들이 말하는 사
장미나와 하지원은 방금 전 중년 경호원의 실력을 보며 충분히 놀랐지만 예천우의 압도적인 모습을 보며 완전히 말을 잃었다.둘은 경호원이 무서운 존재라 생각했지만, 예천우와 비교하니 그 차이가 너무도 분명했다.“역시 예천우 씨야!”장미나는 가슴이 벅차올라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정말 멋져! 정말 대단해!”하지만 하지원은 장미나처럼 단순히 기뻐할 수 없었다. “남궁 가문의 둘째 도련님인데... 아무리 예천우가 실력이 강해도 남궁 가문의 강자들과 엮이면 결국 위험할 텐데.”그래도 지금 당장의 위기는 넘긴 것 같아서 다행이었다. 하지만 하지원은 앞으로 닥칠 더 큰 위기를 어떻게 넘길지 걱정되었다.진나비는 멍하니 모든 상황을 바라보고 있었고 예천우가 자신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지만 그녀는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예천우가 그녀 앞에 서자 남궁상민은 이미 겁에 질려 한쪽으로 물러서 있었다.남궁상민의 형이었다면 상황이 달랐을 것이다. 그의 형은 타고난 재능으로 무공 실력이 대단했지만 남궁상민은 무술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남궁상민은 여자를 쫓아다니는 일에만 몰두했고 이 일 때문에 남궁 가문의 어르신들과 부모님에게 여러 차례 꾸지람을 들었다.하지만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진 그는 누구도 고칠 수 없었고 결국 모두가 포기했다.남궁상민은 집안의 자원을 써가며 겨우 암경의 경지에 도달했으니 그가 얼마나 형편없는 수준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보통 사람이 남궁 가문의 자원을 얻었더라면 최소한 화경 초급 경지의 정도는 도달했을 것이다.예천우는 진나비의 뺨에 선명히 남아 있는 손자국을 보고 얼굴이 어둡게 굳었다.그는 조심스럽게 그녀의 뺨을 만지며 물었다.“괜찮아? 아직 아파?”진나비는 조금 전까지 끝까지 눈물을 참으며 강한 척했다. 그녀는 눈가에 눈물이 맺혔지만 꾹 참고 울지 않았다.하지만 예천우의 다정한 말이 그녀 마음의 벽을 무너뜨렸고 그녀는 더는 참을 수 없었다. 진나비는 예천우에게 달려가 안기며 울음을 터뜨렸다.“흑흑...”눈물이 홍수를 이룬 듯
진나비가 자살을 시도했을 때 경호원은 그녀와의 거리가 상당히 멀었지만 그런데도 경호원은 순식간에 도착해 그녀의 자살을 막았다.그만큼 이 경호원의 실력이 정말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하지만 예천우는 여전히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꺼져!”하지원과 장미나를 비롯한 몇몇 여자들은 잠시 멍해졌고 예천우의 거침없고 용감한 모습에 감탄했다.‘그러나 정말 그 강력하고 무시무시한 경호원을 이길 수 있을까?’중년 경호원은 얼굴이 차갑게 변했고 사실 그는 이미 자신이 예천우의 상대가 안 된다는 걸 느꼈다. 하지만 주인의 명령이니 그는 물러설 수 없었다.“덤벼. 네 실력을 한 번 보여줘 봐.”중년 경호원은 크게 외치며 두 주먹을 쥐고 폭발적인 기세로 예천우에게 돌진했다.그 순간, 방 안의 모든 물건이 바람 없이 흔들리며 강렬한 위압감이 감돌았다.여자들은 하나같이 그 압도적인 기세에 숨이 막힐 정도로 긴장했다. 그리고 무서운 기세의 경호원이 예천우를 향해 날아서 덮쳐왔다.그 모습은 마치 드라마 속의 고수보다도 더 무시무시해 보였다.그녀들은 모두 깜짝 놀라며 생각했다.‘끝났어!’‘이제 정말 끝장이네.’‘천우 오빠가 아무리 강해도 이런 경호원과 싸워서 이길 수 있을 리 없을 거야.’하지만 그 모든 예상을 깨고 예천우는 여전히 차가운 표정으로 천천히 걸어가며 말했다.“죽고 싶어서 안달이 났군.” 그 말이 끝나자 그는 오른손을 내저었고 그 순간 강력한 힘이 뿜어져 나왔다.그러자 압도적인 힘이 폭풍처럼 경호원에게 가서 맞았다.“쿵!”경호원은 가슴에 심한 통증이 느껴졌고 그는 통제할 수 없이 뒤로 날아가며 강하게 바닥에 떨어졌다. 그러자 입에서 피가 몇 번 튀어나왔고 그 자리에서 즉시 기절했다.경호원은 정말 바로 기절해 버렸다. 기절하기 전에도 그의 눈에는 충격과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 가득했다.그는 예천우의 기세를 보고 상대가 자신보다 강하다는 걸 직감했다. 자신보다 한 단계 강한 존재라는 것을 느꼈지만 그것은 단지 예감에 불과했다. 그는 자
예천우가 문을 차고 들어오자 남궁상민은 분노에 차서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바로 문을 차고 들어온 예천우를 한눈에 알아봤다.‘공연장에서 본 그 자식이군. 이 젠장, 이 자식이 살아있다니! 게다가 와서 내 좋은 일을 방해하려고 하든 거야? 병신 같은 백지훈, 이 새끼를 죽이지 못했던 거야?’문을 차고 들어오는 소리가 크게 울려 퍼지자 모두 자연스럽게 문 쪽을 바라봤다. 장미나와 하지원도 그 소리를 듣고 시선이 갔다.장미나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얼굴에 기쁨과 흥분이 가득해졌다.‘예천우 씨야! 예천우 씨가 오셨어!’그녀는 예천우가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지만 그래도 예천우가 온 것에 정말로 기뻐하며 상황이 그나마 나아질 거라는 희망을 품었다.하지원도 조금 놀라며 문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처음 보던 그 남자와는 전혀 다른 기운을 풍기고 있었다.‘그런데 어떻게 여기까지 온 거지? 분명히 남궁상민이 이곳으로 온다는 소식을 얻었기 때문에 이렇게 급히 달려온 것이겠지. 나비가 결코 사람을 잘못 보지 않았어.’예천우는 남궁상민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직접 와주었다. 하지원은 이 사실만으로도 그는 상당히 책임감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이런 사람이라면 나비가 예천우를 좋아하는 이유도 알겠네. 하지만 남궁 가문이 너무 강력해서 예천우가 오더라도 큰 차이는 없을 거야.’‘무술 실력은... 이 발차기만 봐도 꽤 강한데.’그러나 하지원은 예천우가 오더라도 큰 의미가 없을 거라고 여전히 걱정했다. 남궁 가문은 무술 세가였고 남궁상민의 경호원은 모두 엄청나게 강하고 무서운 인물들이었다.진나비는 절망과 두려움 속에서 온 힘을 다해 저항했지만 예천우의 등장으로 남궁상민의 손길이 잠시 멈췄다. 그때 진나비는 급히 그를 밀쳐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녀는 서둘러 옷을 고쳐 입으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싸웠다. 다행히 중요한 부분은 아직도 안전하게 보호된 상태였다.그제야 그녀는 문을 향해 시선을 돌렸고 그곳에서 예천우를 발견하자 한순
‘세상에 조금만 더 늦었으면 나비는 아마 이미 여기서 죽었을 거야.’이 장면을 본 남궁상민은 즉시 화가 치밀었다. 진나비가 죽어도 자신에게 굴복하지 않겠다는 모습에 그는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내가 이렇게 못난 사람이야? 그 자식은 얼굴이 좀 잘생긴 것 외에 뭐가 있지? 잘생긴 얼굴이 밥이 되냐?’남궁상민은 매우 화가 나 있었고 미친 듯이 분노했다. 그는 일그러진 얼굴로 다가가며 진나비를 붙잡아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진나비, 내가 이렇게 미운 거냐? 좋아, 네가 나를 싫어할수록 오늘 내가 너를 여기서 당장 사람들 앞에서 치욕을 안겨주지.”“꺼져!”진나비는 급히 오른손을 들어 남궁상민의 얼굴에 거침없이 뺨을 날렸다.남궁상민은 잠시 멍하니 서 있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기에 그는 제대로 방어할 틈도 없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진나비가 그를 건드리기도 전에 이미 막았을 수 있었을 것이다.“이 쓰레기 같은 년이 감히 나한테 손을 대?”남궁상민은 분노로 가득 차서 손을 휘둘러 진나비의 뺨을 쳐버렸다.“팍!”또 한 번의 맑은소리가 울려 퍼졌고 진나비의 얼굴에는 분명하게 남은 손자국이 보였다. 남궁상민은 정말로 화가 난 것 같았다.그러자 진나비는 땅에 쓰러져 있었고 남궁상민은 아무런 동정 없이 그녀를 끌어올려 소파에 넘어뜨렸다.그리고 그녀의 옷을 마구잡이로 찢기 시작했다. 진나비는 완전히 절망에 빠졌고 그녀의 얼굴은 두려움과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진나비는 잔뜩 화가 난 얼굴로 굴복하지 않으려고 죽도록 발버둥 쳤고 눈물은 계속해서 두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그녀는 억울했다.‘난 왜 죽을 수도 없는 거야. 왜 죽지도 못하게 하는 거냐고!’ 그녀는 자신의 순결은 오직 예천우에게만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장미나는 진나비가 필사적으로 저항하는 모습을 보며 그녀가 얼마나 힘들고 아팠는지 잘 알았다. 하지만 장미나는 정말 힘이 없었기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중년의 경호원은 차갑게 표정을 유지하며 몇 명의 여자들이 죽든 살든
사실 하지원은 정말 똑똑한 사람이었다.그런데 안타깝게도 그녀가 아무리 소리쳐도 전혀 소용이 없었다.남궁상민은 전혀 당황하지 않고 태연하고 차분하게 비웃으며 말했다.“실컷 소리쳐. 목이 터지라 소리쳐 봐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을 거야.”“잊고 말 안 한 게 있는데 너희 주변엔 이제 다른 사람이 묵고 있는 방이 하나도 없어. 이전에 있었던 몇 개의 방들은 이미 너희가 공연할 때 모두 쫓겨 나갔지.”쫓아내는 방식은 간단했다. 호텔에 조금 돈을 주고 호텔 측은 적당한 구실을 만들어서 쉽게 처리했다.이 말이 나오자 세 명의 여자는 완전히 절망했다.이제 정말로 아무리 목이 터지라 소리쳐도 아무런 소용이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실력이 강력한 경호원을 마주한 세 여자는 거의 저항할 힘도 없었고 잠시 후 손이 뒤로 묶인 채 입에는 테이프가 덧씌워졌다.남궁상민은 그녀들의 비명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바로 세 여자를 기절시켜서 간단히 처리할 수 있었을 것이다.하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는 세 여자에게 무엇이 권력과 지위인지, 무엇이 자신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인지를 보여주려고 했다.“진나비, 나를 원망하지 마. 이건 네가 날 건드린 죄야. 오늘 나는 너를 여기서 널 놀릴 뿐만 아니라 이 두 여자 앞에서 너를 놀릴 거야.”남궁상민은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참, 그리고 말인데. 하 대표, 잠깐만 기다려줘. 다음엔 바로 네 차례니까.”그 말을 들은 하지원은 얼굴이 창백해졌다.그녀는 남궁상민이 이렇게 뻔뻔할 줄은 몰랐다. 자신과 같은 30대의 여자도 가만두지 않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장미나는 별로 남궁상민의 마음에 들지 않았다.진나비는 절망 속에서 분노를 터뜨리며 말했다.“네가 감히! 내가 분명히 말했어. 네가 정말 그렇게 하면 나는 무조건 경찰에 신고할 거야! 죽는 한이 있더라도 너와 함께 죽을 거야.”“함께 죽는다고? 난 죽지 않을 뿐 오히려 사람들은 너희들을 빌어먹을 기생년이라고 욕하겠지. 내 말을 안 믿을 거야
“그게 정말 사실이에요?”하지원은 그가 어떤 사람들인지 잘 알기 때문에 그런 슈퍼 집안의 사람들은 보통 연예인을 아내로 맞이할 리가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물론 예외도 있을 수 있다.남궁상민은 확신을 가지고 대답했다. “물론이지!”그는 마음속으로 불가능하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일단 하지원을 속여서라도 원하는 결과를 얻으려고 했다.그러자 하지원은 조심스럽게 물었다.“그렇다면 나비는 살짝 고민해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하지만 남궁 가문이 진짜로 나비를 받아들일까요?”“내가 약속했으니 당연히 문제없을 거야. 나비야, 넌 어떻게 생각해?”남궁상민이 물었다.진나비는 잠시 멈칫하며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하지원이 입을 열려던 찰나 남궁상민이 손을 흔들며 말했다.“넌 좀 입 다물고 있어!”그는 하지원과 대화하면서 진나비의 표정을 계속 주의 깊게 살펴봤고 그 표정이 너무 어색하다는 걸 느꼈다.게다가 왕철수에게 들었던 소식도 있고 오늘 진나비가 그 남자와 함께 노래를 부른 상황까지 알고 있었다.진나비는 몹시 당황했다.“저, 저는...”“그럼 방금 하 대표의 말이 전부 나를 속이려고 했던 거야?”남궁상민이 차갑게 묻자 진나비는 얼굴이 굳어졌다.진나비는 더 이상 남궁상민을 속이는 것도 단지 일시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언젠가는 현실에 직면할 날이 오기 때문이다.“도련님, 우리는 안 될 것 같아요. 포기하세요. 그리고 저는 이미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요.”“좋아하는 사람?”남궁상민의 표정은 점점 차가워졌고 그는 냉정하게 말했다.“오늘 너랑 노래를 부른 그 새끼 맞지?”그가 왕철수에게 물어본 결과 오늘 행운의 관객은 사실은 진나비가 미리 지정한 관객이라는 걸 알았다.그리고 그 두 사람은 무대 위에서 계속 속삭였고 아주 친밀해 보였다.진나비는 예천우와 함께 있을 때 너무 기뻐하는 표정이었다. 그런 표정은 연기가 아닌 한 사람을 좋아하는 그런 표정이었다. 오늘 진나비의 표정을 보고 나서야 남궁상민도 자신이 어쩌면 속았을 수
그러자 남궁상민은 얼굴이 얼음처럼 굳어졌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하 대표, 이게 무슨 뜻이야? 왜 나를 짐승 취급이라도 하는 거야?” 그 순간 하지원은 얼굴이 순간 굳어졌고 급히 말했다.“별말씀을요... 다만 지금 나비가 입고 있는 옷이 너무 격식에 맞지 않아서 남자가 이 방에 들어오는 게 살짝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그래? 어디 한번 보자. 얼마나 격식에 맞지 않은지.”남궁상민은 전혀 하지원의 말을 들을 생각도 하지 않고 문 앞에서 기다리지도 않고 바로 방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그러자 왕철수가 급히 말했다.“상민 도련님, 그러면 저는 이제 가보겠습니다. 할 일이 있어서 방해하지 않을게요.”“그래.”남궁상민은 돌아보지도 않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하지원은 얼굴색이 좋지 않았고 그녀도 서둘러 안으로 들어갔다.그 뒤의 경호원은 문을 닫고 심지어 바로 문을 잠그고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문 앞에서 나는 소리에, 진나비와 장미나는 얼굴이 굳어졌다. 남궁상민이 정말로 이렇게 빨리 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나비 언니, 이제 어떻게 할까요?”장미나는 급하게 물었다.“급하지 말고 일단 남궁상민이 무슨 말을 하는지 봐. 사람도 이렇게 많은데 아무리 남궁상민이라도 함부로 뭘 하겠어?”진나비는 마음을 다잡고 말했다. 장미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제는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남궁상민은 진나비가 옷을 갈아입고 있을 거라 생각하고 방 안으로 들어왔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진나비와 장미나는 잔뜩 긴장한 채 서 있었다. 그러자 남궁상민은 웃으며 말했다.“하 대표, 이게 바로 네가 말한 격식에 맞지 않는 모습이야?”그러자 하지원은 급히 다가와 말했다.“아마 이제 옷은 갈아입었겠죠. 그런데 상민 도련님, 여기는 어떤 일로 오셨어요?”“흥!”“내가 여기에 왜 왔는지 너희들이 모를 리 없겠지?”남궁상민은 차갑게 되물었다.진나비는 입을 열려고 했으나 무언가 말을 하려던 참에 하지원이 먼저 입을 열었다.“상민 도련님,
“확실히 있기는 있어.”백지훈은 조심스럽게 말했다.“남궁상민이 진나비를 계속 쫓아다녔지만 모두 거절당했어. 지금은 매우 화가 난 상태라 아마 진나비가 있는 호텔로 갔을 거야.”“뭐라고?”예천우은 순간 얼굴이 굳어졌다.백지훈은 예천우가 다시 손을 뻗을까 봐 두려워하며 급히 말했다.“내가 아는 건 다 말했으니까 이제는 날 때리지 마. 게다가 내가 한 말은 정말 모두 사실이야. 호텔 위치도 내가 남궁상민에게 알려줬거든. 지금쯤이면 남궁상민은 아마 호텔에 있을 거야.”백지훈은 예천우가 돌아서지 않기를 바랐고 그의 말을 듣고 그가 격분하는 모습을 보았다. 사실 백지훈은 예천우를 그저 남궁상민에게 따돌리는 방식으로 이 일을 끝내려 했다.예천우는 얼음 같은 표정으로 백지훈을 바라보았고 곧바로 물었다.“어느 호텔이야? 그리고 방 번호는?”백지훈은 그 말을 듣고 곧바로 정보를 알려주었다. 그 호텔은 마침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진나비가 다치지 않기를 기도하고 있어. 그렇지 않으면 넌 아주 처참하게 죽을 거야.”예천우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하고는 백지훈에게 한 발을 강하게 차서 그를 밀어냈다. 백지훈은 몸이 공중으로 떠오르더니 땅에 쓰러졌다. 그 순간, 그에게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이 밀려왔다.예천우는 백지훈을 기절시키고는 곧바로 호텔로 향하기 시작했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알 수 없는 긴장이 맴돌았다. 그가 진나비와 특별한 관계가 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진나비는 그를 몇 번 도와준 일이 있었고 그런 일들이 그에게 무언가 감정을 불러일으킨 모양이었다.‘차라리 오늘 야식을 함께 먹자는 나비를 거절하지 말아야 했어. 내가 함께 먹자고만 했다면 적어도 오늘 밤엔 아무 일도 생기지 않았을 거잖아. 남궁상민도 나비한테 손을 쓸 기회조차 없을 거고.’연습실에서 공연이 끝난 후, 장미나는 예천우를 찾지 못했고 결국 진나비에게 연락하려 했지만 그녀는 번호를 주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그들은 곧바로 동성을 떠나기로 했다. 진나
“너, 너 뭐 할 거야?”백지훈은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두려움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뭐 할 거냐고? 방금 내게 뭐라 했는지 안 들었어? 네가 내 목숨을 가져가겠다고 했잖아. 난 네 두 다리만 뺏을 뿐인데... 이 정도는 과한 거 아니지?”예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안, 안 돼!”백지훈은 급히 손을 흔들며 말했다.“그럼 이렇게 하자. 네가 나를 놔주면 방금 일어난 일은 모두 없던 일로 하고 다 용서해 줄게. 하지만 만약 나를 건드리면 백씨 가문은 널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 백씨 가문의 힘으로 네가 아무리 강해도 결국 죽을 운명이야.”“네가 나를 위협하는 거야?”예천우는 여전히 무표정하게 말했다.“아니, 위협이 아니라 부탁이야. 제발 부탁이야.”백지훈은 예천우의 태도에 진심으로 두려워하며 사정없이 구걸했다. 일단 오늘만 넘기면 나중에 어떻게든 그를 죽일 방법은 많다고 생각했다.“이 태도는 괜찮은데 아쉽게도 너무 늦었어.”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천천히 다가갔다.“네가 감히!”백지훈은 더욱 급해졌다.“넌 내게 손대면 끝이야! 너 오늘 한 번이라도 날 해치면 백씨 가문은 절대 너를 용서하지 않을 거야!”예천우는 더 이상 신경 쓸 필요 없다고 생각했고 바로 몽둥이를 휘두르며 백지훈을 내리쳤다.그 속도는 너무 빨라서 백지훈은 전혀 반응하지 못했다.“쿵!”“으악!”백지훈은 말이 끝나기도 전에 허벅지에 극심한 통증을 느끼며 땅에 그대로 떨어졌다. 그 통증은 그의 뼈를 찢어버릴 듯이 아팠고 백지훈은 비명을 지르며 괴로워했다. 어린 시절부터 이런 굴욕을 겪어본 적이 없었기에 그는 고통에 몸부림쳤다.“후회할 거야! 너는 꼭 후회하게 될 거야!”“병신 새끼.”예천우는 냉담한 표정으로 다가가서 백지훈의 다른 무릎에 힘껏 발을 내리쳤다.“으악!”백지훈은 참을 수 없는 고통에 또다시 비명을 질렀다. 이번엔 오른쪽 무릎의 뼈가 완전히 부서지는 듯한 통증이 몰려왔다. 더 무서운 것은 예천우가 발꿈치를 그의 다리 위에서 돌리고 있었다.“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