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희준의 일당들은 모두 깜짝 놀라며 당황한 기색으로 장희준을 바라봤다. 그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 장희준은 본사 회의에 참석해 예선홍과 깊은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다. 따라서 상대의 목소리를 잘 알고 있었기에 한 번에 알아차릴 것이라 기대했다.하지만 이내 장희준의 얼굴이 사색이 되는 걸 보고 그들 역시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설마 이게 진짜란 말인가? 일순간 그들은 모두 안절부절못하며 초조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장희준은 완전히 얼어붙었다. 전화기 너머에서 들리는 목소리는 너무도 익숙했다. 그건 분명 예선홍의 목소리였다. 가짜일 리가 없었지만 한 가지가 이해되지 않았다. 왜 이렇게 공손한 태도를 보이는 거지? 심지어 전화로 정말 반갑다고 존칭까지 쓰고 있었다.‘뭔가 이상해. 그래 아마도 그냥 예의상 그러는 거겠지. 임완유가 배경이 있는 사람이라 그럴 거야. 곧 나를 처벌하려고 하는 건 아닐까? 아니야. 분명히 날 지키려고 하는 걸 거야.’장희준은 스스로를 그렇게 위로하며 마음을 진정시키려 했다.임완유 역시 잠시 당황했지만 상대방의 공손한 태도에 금방 이유를 깨달았다. 이건 분명 앞으로의 시어머니 때문일 것이다. 그녀는 곧바로 말했다.“안녕하세요. 예 대표님. 너무 과찬입니다.”예선홍의 목소리가 다시 울려 퍼졌다.“당연한 일입니다. 장희준에 대한 문제는 이미 조사했습니다. 즉시 장희준을 해고하고 과거 행적을 철저히 조사해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또한 장희준과 함께 회사 이익을 해친 구매 부서 부장 등 4명 역시 동일하게 처리할 겁니다. 전부 철저히 조사하고 단호하게 처벌할게요. 아울러 모든 사항은 임 대표님께 전권을 드립니다. 임 대표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처리하시면 됩니다.”이 연속적인 발언이 끝나자 회의실 안은 완전히 얼어붙었다. 사람들은 모두 입을 떡 벌린 채 충격에 빠졌다.‘임완유는 정말 엄청난 배경을 가지고 있는 게 분명해. 본사가 이렇게까지 전적으로 지지하다니!’무엇보다 마지막 말이 가장 충격적이었다. 모든 권한을 임완유에게 위
장희준은 다급히 말했다.“연아 누나, 임완유가 사람을 시켜 예 대표님을 사칭했어요! 그리고 제가 마음대로 처분당하도록 하겠다고 말했어요. 제가 이 일을 예 대표님께 보고하려고 전화를 드렸는데 연결이 안 돼서요. 누나가 대신 전해주시고 이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조언 좀 부탁드립니다...”“처리하기는 개뿔! 네 걱정이나 해.”남궁연아는 갑자기 고성을 지르며 욕설을 퍼부었다. 수년간 품격 있는 태도로 이름난 그녀가 이렇게 화를 낸 건 처음이었다. 그녀의 분노는 확실히 전화기의 스피커를 통해 회의실 안 사람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됐다. 모두 숨을 죽이며 이 전화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던 차라 그녀의 거친 말투에 한순간 모두 넋을 잃었다.“네가 감히 예 대표님께 이걸 보고하려 하다니! 정말 죽고 싶은 모양이구나.”남궁연아는 한껏 격분하며 말했다.“내가 분명히 말하지만 네가 어떻게 감히 회장님이 직접 임명한 대표를 모함하려 드는 거야! 그리고 네가 저지른 그 더러운 짓들 때문에 이번에는 넌 끝장이야. 네가 예 대표님께 전화를 했단 사실만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을 거야!”이 말을 듣는 순간 사람들은 다시 한번 충격에 휩싸였다. 임완유가 회장님께서 직접 임명을 받은 대표라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임완유가 도대체 어떤 배경을 가지고 있는 거야?’많은 사람들은 그제야 소문을 떠올렸다. 그녀가 본사의 차기 대표로 지목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떠돌았다. 그리고 지금의 상황은 그 소문이 진실임을 암시하는 것 같았다.‘그렇다면 이건 우리에게 엄청난 기회가 될 수 있어!’어떤 이들은 감정에 휘말리며 흥분했다. 내부의 갈등이 해결될 뿐 아니라 임완유가 대표로 자리 잡는다면 자신들 역시 함께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반대로 장희준을 따르던 사람들은 완전히 무너져 내렸고 특히 이미 이름이 언급된 구매부 부장과 영업부장은 눈에 보이는 절망에 빠졌다. 그들 중 일부는 당장이라도 무릎을 꿇을 기세였다.평소에 회사를 팔아먹으면서 이익을 챙겼던 사람들도 모두 잔뜩 긴장
남궁연아는 남궁 가문의 셋째 아가씨로서 그동안 한 번도 이런 굴욕을 당해본 적이 없었다. 남궁 가문 역시 이런 식으로 무시당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거의 당장이라도 책상을 엎고 천상 그룹과 끝까지 맞서 싸우고 싶은 심정이었다. 장희준 때문이 아니라 그녀 자신이 받은 이 치욕을 견딜 수 없었기 때문이다.하지만 그녀는 결국 분노를 억누르기로 했다. 첫째, 천상 그룹의 위력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그룹은 회장이 대부분의 지분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외에도 최상위 인물들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초거대 기업이었다. 남궁 가문이라도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상대였다.둘째, 지금은 남궁 가문이 예씨 가문를 넘어설 중요한 시기였고 이런 시점에 작은 일로 큰 것을 잃을 수는 없었다. 장희준 같은 하찮은 사람 때문에 위험을 감수할 필요는 없었다.그녀는 자신의 체면과 남궁 가문의 명예는 언젠가 반드시 되찾겠다는 결심을 하며 남궁연아는 전화에서 쏟아낸 분노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했다. 장희준을 향한 그녀의 온갖 욕설은 회의실에 있는 사람들을 또 한 번 충격에 빠뜨렸다.사람들은 그런 남궁연아를 보고 깜짝 놀랐다. 천상 그룹의 회장이 남궁 가문을 이렇게까지 무시한다는 사실은 그들의 이해를 완전히 뒤엎었다.‘남궁 가문을 이렇게 대하다니. 이게 정말 가능한 일이야?’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더 이상 믿기 힘든 상황에 망연자실했다. 심지어 장희준조차 완전히 멍한 상태가 되어버렸다. 남궁연아의 말은 그의 마음을 완전히 산산조각 냈다.‘남궁연아가 이렇게 화가 난 상태에서 거짓말을 할 리 없어. 이건 진짜야.’그는 힘겹게 이 사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그러면서도 그는 임완유가 대체 어떤 배경을 가지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강력한 지지를 받을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설마 그녀가 회장의 딸이거나 손녀인 건가?’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가능성이 없어 보였다.남궁연아는 마지막으로 말했다.“내가 기회를 주지 않은 건 아니야. 네가 살아남고 싶다면 네가 건드린 사람들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임 대표님, 집에는 백 살 된 어머니가 계시고 갓난아기까지 있습니다. 제발 노약자와 아이를 봐서라도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세요.”“걱정하지 마십시오. 저희가 횡령한 돈은 전부 돌려드리겠습니다. 혹시 다른 요구 사항이 있으시다면 말씀만 해주세요.”“우리를 살려만 주신다면 무엇이든 하겠습니다.”“...”회의실 안은 애원과 절박한 목소리로 가득 찼고 모두가 무릎 꿇고 울며불며 임완유한테 간절히 애원했다. 이제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라 감옥에 가야 할 처지였고 그들이 저지른 범죄로 봤을 때 형량도 상당히 길 것이 분명했다.게다가 본사는 모든 권한을 임완유에게 준다고 말했다. 그녀가 살려주겠다고 하면 살 수 있지만 죽으라고 하면 끝장이라는 사실을 모두가 깨달았기 때문이다.지금 이 순간, 그들은 자신의 체면 같은 건 전혀 고려할 겨를이 없었다.주변에서 다른 사람들이 하나둘씩 무릎을 꿇자 장희준도 정신을 차리고 황급히 무릎을 꿇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임완유와 예천우에게 직접 다가가 무릎을 꿇고 빌었다.“임 대표님, 예천우 씨,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눈이 멀어 감히 두 분을 건드리다니 정말 죽어도 마땅합니다.”그러면서 그는 스스로 뺨을 세게 내리쳤다.찰싹. 찰싹!장희준은 얼굴이 붉게 달아오를 정도로 계속 자신을 때렸다.장희준이 먼저 시작하자 나머지 사람들도 따라 하며 뺨을 치기 시작했다.찰싹. 찰싹!연속으로 울리는 뺨을 때리는 소리가 회의실을 가득 채웠다. 그 광경은 어딘가 기이하면서도 압도적이었다.“모든 돈을 돌려드리겠습니다! 아니, 더 추가로 보상금을 드리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장희준은 울부짖듯 말했다. 그는 자신이 이전에 얼마나 오만했고 얼마나 자신만만하게 대표 자리를 꿈꿨는지 이미 완전히 잊어버린 듯했다.남궁 가문조차 두려워하는 이 앞에서 그는 도저히 버틸 수 없었다. 지금으로선 굴복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회의실의 다른 사람들은 이 광경을 멍하니 지켜봤다. 아무
“됐어. 그만해!”예천우는 냉정한 목소리로 상황을 정리했다.“이미 말했듯이 나는 돈 따위엔 관심 없어. 너희들의 가장 큰 잘못은 내 아내를 건드린 거야!”그는 차갑게 주변을 둘러보며 말을 이어갔다.“그래서 하는 말인데... 장희준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횡령한 돈을 전부 채워 넣고 회사를 떠나라. 그러면 더 이상 책임을 묻지 않을 거야. 하지만 장희준, 넌 나한테 어떻게 애원하든 소용없어. 쓸모없는 눈물은 집어치워.”“꺼져. 법의 심판을 받을 준비나 해.”이 말을 듣고 다른 사람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했다.예천우처럼 무서운 실력의 소유자 앞에서 목숨만 살릴 수 있다면 그들에게는 이미 크나큰 행운이었다.하지만 장희준은 완전히 무너졌다. 얼굴이 퉁퉁 부을 만큼 자신을 때려가며 애원했지만 전혀 통하지 않았다. 자신의 끔찍한 결말을 떠올리자 그는 얼굴이 창백해졌다.그리고 그는 임완유를 쏘아보며 분노와 절망이 뒤섞인 표정으로 미친 듯 행동하기 시작했다. 그는 주머니에서 날카로운 칼을 꺼내더니 미친 듯이 임완유를 향해 돌진했다.‘내가 죽는다면 너도 같이 가야지!’이 장면을 본 회의실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라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대부분 너무 멀리 있었거나 겁에 질려 움직이지 못했다.임완유조차 깜짝 놀랐지만 크게 당황하지 않았다. 그 짧은 시간 내에 그녀는 예천우가 바로 옆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임완유는 재빨리 뒤로 물러나며 최대한 칼날을 피하려 했고 그는 예천우가 자신을 구해줄 수 있을 거라 굳게 믿었다.역시 예천우는 이미 장희준의 움직임을 눈치채고 있었다.‘이 정도로 평범한 인간이 내가 지키는 사람을 다치게 할 수 있을 것 같아?’그는 속으로 비웃으며 행동에 나섰다.하지만 뜻밖에도 회의 기록을 담당하던 양서은이 갑자기 자리에서 뛰쳐나와 임완유를 보호하려고 몸을 던졌다. 그녀는 두려움에 눈을 질끈 감은 채 앞으로 달려들었다.예천우는 그 모습을 보고 약간 웃음을 띠며 오른손을 휘둘렀다. 순간 강력
‘이 분위기로 보면 양서은은 틀림없이 빠르게 승진할 것 같네.’사람들은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앞으로 그녀를 조심스럽게 대해야겠다고 다짐했다.장희준 사건이 마무리되자 예천우는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묵직한 목소리로 말했다.“여러분 모두 보셨다시피 오늘 이곳에서 매우 불쾌한 일이 있었죠.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매우 좋았어요. 회사의 문제를 해결했으니 이제 모두가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을 거예요.”예천우는 시선을 회의실에 있는 모두에게 돌리며 강하게 말했다.“하지만 저는 장희준 일당 외에도 회사에는 크고 작은 문제들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걸 잘 알고 있어요. 내부의 부정부패와 횡포 행위들이 많다는 것도 잘 알고 있죠. 원래 제 생각대로라면 한 명도 남기지 않고 모두 처벌했을 거예요. 그러면 회사에 약간의 영향이 따르고 단기적인 손실이 있더라도 말입니다. 몇백억, 아니, 몇천억을 잃는다 해도 저에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아요.”그의 강렬한 눈빛은 회의실을 가득 채웠고 그 시선이 닿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숙였다. 아무도 그와 눈을 마주칠 용기를 내지 못했다.사람들은 숨을 죽이고 긴장했고 혹시라도 자신이 이름이 불리면 끝장이라는 공포가 온 회의실을 지배했다.예천우의 어조는 너무도 위압적이었고 그 내용은 그야말로 강력하고 냉혹했다.하지만 그의 목소리가 부드러워지며 이렇게 말했다.“다만 여러분의 임 대표님, 제 아내께서는 매우 자비로운 분이었죠. 임 대표님은 사람이라면 실수할 수도 있으니 잘못을 인정하고 고치면 괜찮다고 하면서 저보고 여러분께 기회를 주라고 했어요. 그래서 저는 제 아내의 말을 따라 여러분들에게 기회를 한 번 더 주기로 했어요. 앞으로 열심히 일하면 과거의 잘못은 모두 묻지 않겠어요.”예천우는 웃으며 말을 마쳤고 그의 표정이 한층 부드러워지자 회의실에 있던 사람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들은 그 말을 은혜로 받아들였고 깊이 감동했다.특히 장희준 외 다른 심각한 부정행위에 연루된 사람들이 가장 감
이 말에 사람들은 다시 한번 충격과 감탄을 느꼈다. 회사가 망해도 상관없고 심지어 회장님께서 부탁해도 소용없다는 그의 태도는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대체 이 젊은 남자는 누구지? 회장과 깊은 관련이 있는 건 확실한데 어쩌면 회장보다 더 무시무시한 존재일지도 몰라.’사람들은 속으로 그렇게 추측하며 임완유를 부러운 눈길로 바라봤다.특히 회의실의 여성 중 일부는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만약 저런 남자를 내가 가질 수 있다면... 아니 예천우 씨의 보호를 조금이라도 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그녀들의 감탄과 부러움 속에서 임완유 역시 감동을 감추지 못했다. 예천우의 무조건적인 지지와 보호는 그녀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천우는 정말 나를 위해 모든 것을 바쳤어. 언제나 나를 위해 노력하고 나를 위해 싸워줬어.’그녀는 예전에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를 떠올리며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나는 그동안 천우를 이해하지 못하고 오히려 오해하며 멀리하려고만 했지. 얼마나 바보 같은 행동이었는지... 만약 천우가 일찌감치 나를 포기했더라면 난 지금 이 모든 것을 잃었을 거야. 그러면 그 건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실수였겠지.’모든 상황이 정리된 후 예천우는 자리를 떠날 준비를 했다. 앞으로 다가올 3일 후의 성종대회를 위해 준비할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그는 임완유를 향해 부드럽게 말했다.“사람 정리하고 응징하는 건 내가 전문이지. 하지만 회사 운영은 나랑 안 맞아. 이제부터는 모든 걸 네게 맡길게.”그의 말투는 따뜻하고 부드러웠다. 방금 전의 강렬한 카리스마는 온데간데없고 마치 친근한 옆집 소년처럼 느껴졌다.회의실의 사람들은 이 모습을 보고 또 한 번 놀랐다.‘예천우 씨가 이렇게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다니. 이건 뭐 마술이라도 부린 건가?’한 남자에게 이토록 빠진 적이 없었던 양서은은 여전히 예천우를 존경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속으로 생각했다.‘정말 멋있네... 예천우 씨가 이렇게 완벽한 사람이라니. 너무 대단해
“왜냐하면 천우도 말했잖아요. 무슨 일이든 아내인 제 말을 듣는다고요. 그러니 천우는 제 동의 없이는 아무 일도 하지 못할 겁니다.”“하하...”임완유가 농담 섞인 말투로 말하자 회의실에 있던 사람들은 일제히 웃음을 터뜨렸다. 사람들은 갑작스럽게 임완유에 대한 호감이 한층 높아졌다.그녀는 명백히 절대적인 권력을 가졌지만 그럼에도 이렇게 온화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었다.예천우가 아내가 최고라고 말했을 때 임완유는 얼굴이 붉어졌다. 하지만 그녀는 그 분위기를 적당히 조절할 필요를 느꼈다.‘이대로라면 사람들은 나를 지나치게 치켜세우고 회사 발전보다는 나만 바라볼지도 몰라. 그러면 곤란할 거야.’예천우는 회사의 이익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있고 심지어 회사가 망해도 상관없다고 했지만 임완유는 달랐다.그녀는 회사가 더 강해지고 더 커져야 한다고 믿었다. 그래야만 미래의 시어머니에게 당당히 설명할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임완유는 모두의 반응을 살피며 자신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확신했다. 이어서 그녀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물론 저는 예천우처럼 강압적이지 않아요. 하지만 회사 업무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엄격할 거예요. 저는 항상 일을 중심으로 생각해. 만약 여러분이 좋은 아이디어와 제안을 내놓고 일을 잘 해낸다면 저는 여러분을 누구보다 강력히 지지할 거예요. 저한테 반박해도 좋고 제 실수를 지적해도 좋아요. 우리 모두 함께 성장할 수 있다면 난 기꺼이 받아들일게요. 심지어 그런 사람에게는 승진의 기회도 줄 겁니다.”그녀의 목소리는 단호하면서도 힘이 있었다.“여러분께서도 보셨겠지만 저는 절대적인 자율권을 가지고 있어. 여러분이 얼마나 실력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더 넓은 기회를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어요.”임완유의 열정적인 발언은 회의실의 분위기를 활기차게 만들었다. 특히 그동안 자신이 재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고 느꼈던 이들에게는 새로운 희망이 생겼다.그들은 임완유가 단순히 지사의 책임자가 아니라 머지않아 본사에서 더 높은 자리에 오를
“남자를 좋아하지 않는다고?”도성욱은 잠시 멈칫했다. 이신향이 매일 유사라와 함께 다니는 걸 봤을 때 혹시나 여자끼리 사귀는 건가 싶었지만 그럴 리 없다고 생각했다. 당연히 자신을 속이는 거겠지 하며 냉소적으로 말했다.“나를 바보로 보냐?”“정말 아니에요.” 이신향이 급히 부인했다.도성욱은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그러면 이렇게 말할게. 내 위치가 곧 올라가. 네가 나와 함께 하기로만 하면 매니저 자리 바로 네 거야. 그때 가면 돈과 지위 다 가질 수 있어.”“하지만 저는 진짜 남자를 좋아하지 않아요.”“정말 확실하냐? 넌 내가 데려온 사람이라는 걸 잊지 마라. 내가 언제든지 네가 바로 나가게 할 방법은 있지.”그러자 도성욱이 성을 내며 위협했다.이신향의 얼굴이 변했다. 집에서 자신에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급하게 일자리를 찾는 거였지만 그녀는 유사라와 달리 일자리가 꼭 필요했다.하지만 이런 제안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이신향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죄송하지만 확실히 말할 수 있어요.”도성욱은 화를 내며 다른 생각을 했다.‘채 총괄이 말한 것처럼 내가 이 일을 잘 처리하면 새로운 총괄의 자리는 내 것이라고 말이야.’도성욱은 곧바로 말했다.“그래. 네가 나랑 함께 있고 싶지 않다면 억지로 시키진 않을게. 하지만 한 가지 일은 반드시 처리해야 해.”“무슨 일이죠?”이신향이 물었다.“채 총괄을 만나본 적 있냐?”“네!”판매 부서의 큰 상사인 채 총괄은 이신향이 당연히 만난 사람이었고 다만 조금 음흉한 인상이라 불쾌하게 느껴졌다.“그런데 채 총괄이 유사라를 좋아하더라.”“그게...”이신향은 도성욱의 말을 듣고 바로 그 뜻을 깨달았고 급히 말했다.“유사라는 이미 남자 친구가 있어요.”“남자 친구? 나는 몰랐네.”도성욱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정말이에요. 유사라 남자 친구가 오늘 천해시에서 왔어요. 사실 그 사람을 만난 덕분에 시간이 좀 지체된 거예요.”이신향은 매우 빠르게 반응했다.“그래. 나는 그런
이신향은 살짝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시간을 확인한 뒤 말했다.“사라 씨, 이제 곧 출근 시간이네요. 빨리 갑시다. 늦으면 안 돼요.”“아, 맞네요.”유사라는 정신을 차리고 나서 사실 떠나기 싫었지만 어쩔 수 없이 말했다.“천우 씨, 그럼 먼저 가볼게요. 다음에... 우리 연락해도 될까요?”“당연하죠.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전화 주세요!”예천우는 백성 그룹이 백강호의 그룹이라 분명히 복잡한 회사일 거라고 생각하며 친분을 쌓았으니 혹시라도 문제가 생기면 전화로 도움을 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마워요. 천우 씨!”“그럼 저도 고마워요. 천우 씨.”이신향도 웃으며 대담하게 말했다. 같은 회사도 아니니 유사라가 예천우를 다정하게 부르는 걸 보니 너무 부럽다고 생각했다.자기도 예천우를 천우 씨라고 부르고 싶었다.예천우는 잠시 놀랐지만 하나의 호칭일 뿐이라 별로 신경 쓰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두 여자는 그곳을 떠났고 얼굴에 웃음이 가득한 걸 보니 기분이 확실히 좋아졌다. 다만 시간이 늦어져서 결국 조금 늦었다.“너희들 뭐 하는 거야!”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매니저인 도성욱이 다가와 찡그린 얼굴로 말했다.“회사에 온 지 며칠 안 됐는데 벌써 지각하다니.”“죄송해요. 선배님. 오늘 정말 예상치 못한 일이 있었어요. 오래된 지인을 만나서 잠시 시간이 걸렸어요.”이신향이 서둘러 설명했다.도성욱은 바로 이신향에게 회사를 소개해 준 선배였고 판매 총괄인 채 사장과 일을 함께하는 사람이었고 권한도 매우 컸다.그리고 이신향은 그곳에서 판매 팀장으로 일하며 20명 정도의 팀을 관리하고 있었고 게다가 유사라와 함께 일했기에 수입도 나쁘지 않았다.“무슨 오래된 지인이길래 일도 안 하는 거야.”도성욱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그게...”“됐어. 이번에는 내 후배니까 봐주겠어. 하지만 다음엔 절대 그런 일 없도록 해.”“알겠습니다. 선배님!”“감사합니다. 매니저님!”유사라도 바쁘게 말했다.두 사람은 대화 후 자리를 떠나려고 했고 이때
“정말 그렇죠. 이건 완전히 엉망이에요. 이렇게 가면 회사가 망하는 건 시간문제예요.”이신향이 크게 불평했다.“맞아요. 천우 씨. 임 대표님께 말해서 설득 좀 해주세요. 이렇게 가면 회사가 정말 망할 거예요.”유사라도 바쁘게 덧붙였다.“설득? 설득은 무슨. 차라리 회사가 망하는 게 나아요. 그 늙은 여자는 자기가 얼마나 틀렸는지 전혀 모르고 있어요.”“그렇지만 이 회사는 임 대표님의 피와 땀의 결과물인데요.”유사라가 말했고 이 말을 들은 이신향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예천우의 능력이라면 회사 구하는 건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았다.하지만 사실 그녀는 회사가 빨리 망하길 바랐다. 그리고 그 늙은 마녀가 어떻게 후회할지 보고 싶었다.하지만 그때 예천우가 웃으며 말했다.“완유는 이미 회사에서 떠났고 주식도 남기지 않았어요. 더 이상 회사에 아무런 영향력도 없어요.”“아...”두 여자는 잠시 멈칫했다. 많은 소문이 있었지만 그녀들은 그것을 잘 믿지 않았었다.‘그럼 소문들이 다 사실이었다는 말이야?’“천우 씨, 임 대표님은 정말로 쫓겨난 거예요? 그리고 유 대표가 임 대표님을 음해했다는 것도 사실이에요?” 유사라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그럴 리 없을 거야. 천우 씨가 있으니까 그럴 리 없을 텐데.’이신향도 예천우의 능력을 알기에 이 말을 쉽게 믿지 않았다.“쫓겨난 건 아니고 그냥 완유가 스스로 물러난 거죠. 그러니까 임연 그룹의 일은 이제 완유에게 말하지 마세요.”예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유은수가 원하는 대로 하게 둬야 한다는 뜻이었다.어차피 임연 그룹이 없어져도 상관없었다. 그리고 만약 임완유가 정말 신경 쓴다면 언제든지 임연 그룹을 부활시킬 수 있었다.“그래도 천우 씨의 능력이라면 유 대표를 정리하는 건 금방일 거예요.”이신향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지만 예천우는 미소를 지으며 더 이상 그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대화를 조금 더 나눈 후 바로 물었다.“지금 어디서 일하고 있어요?”“백성 그룹이요!”이신향이 대답
두 여자는 매우 아름답게 생겼을 뿐만 아니라 몸매도 돋보였고 피부도 하얗고 부드러웠다. 그녀들의 길고 얇은 다리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이신향과 유사라... 이 두 사람이 여기서 왜... 만약 출장을 온 거라면 둘이 이렇게 함께 아침을 먹을 곳은 아닐 텐데.’예천우는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근처에 큰 호텔은 보이지 않았다.혹시 이 작은 가게가 꽤 유명한 곳인가? 사람들이 찾아온 건가?하지만 그런 것 같지도 않았다.어쩌면 자신이 너무 집중해서 봤던 탓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을 때 이신향이 그의 시선을 알아챘다.이신향은 깜짝 놀라며 고개를 들고 기쁜 표정으로 말했다.“예 대표님!”“예 대표님?”유사라는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이신향의 시선이 가는 곳을 따라가며 깜짝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천우 씨!”하지만 기쁨에 찬 목소리와 달리 그녀는 그리 쉽게 다가가지 못했다. 사실 그녀가 이신향과 함께 성시에 온 이유는 예천우 때문이었다.지난번 온라인 소동을 보고 유사라도 그를 응원했었지만 그녀는 목소리가 너무 작아 쉽게 묻혀버렸다.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예천우가 그리워졌고 한 번도 그와 연락할 수 없어서 마음이 답답해지기도 했다.그녀는 그를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어떤 일이 있어도 예천우의 여자가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그를 마주하게 되자 그녀는 부끄러움을 느꼈다.예천우는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자신이 앉아 있던 네 명용 테이블을 보며 말했다.“여기 왜 있는 거죠? 와서 같이 앉아서 먹어요.”이신향은 즉시 일어나서 유사라를 끌어당겼다. 사실 그녀들은 거의 다 먹었지만 곧장 그곳으로 와서 앉았다.유사라는 얼굴이 빨개지고 조금 긴장한 모습이었다.이신향은 기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천우 씨, 이렇게 만날 줄은 몰랐어요.”“그렇네요. 두 분은 여기서 아침 먹으러 오신 거죠? 출장 오신 건가요?”예천우는 의아해하며 묻자 이신향은 즉시 화가 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당연히 아니죠.”유사라도 그 일에 대해 매우 화가
원성희는 그 말을 듣고 지하 주차장에서의 그 장면이 떠올랐다. 얼굴이 빨개졌지만 곧 예천우의 무시무시한 실력을 생각하며 조금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예 도련님의 신공은 정말 대단하시니... 농담은 그만두세요.”“하하...” 예천우는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이제 저를 모르는 척하실 건가요?”“예 도련님, 그건 농담일 뿐이에요.”원성희는 급히 말했고 원현주는 조금 놀랐다.평소 대담하던 동생이 오늘은 얼굴이 빨개져서 이렇게 부끄러워하는 걸 보니 좀 의아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놀란 것은 동생이 예천우보고 자신을 누님이라고 부르게 된 점이었다.예천우는 웃으며 더 이상 말하지 않았고 어머니를 보면서 말했다. “엄마, 여기 할 일은 다 끝났어요. 내일 아침에 먼저 떠날게요.”“내일 아침에 떠난다고? 내일 회의에는 안 오려고?” “내일 회의는 임우빈이 참가할 거예요. 그리고 성종에선 어머니가 계시는데 제가 뭐가 필요하겠어요.”“아니 얘가... 항상 게으름만 피우고. 너야말로 원 종주님의 제자들한테 좀 배워야 해. 조금 전 대전을 끝내고는 바로 방에 가서 열심히 수련을 시작하더라.” 남궁은서는 퉁명스럽게 말했고 그 말에 원현주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제자들은 항상 열심히 수련하고 있는데... 그 결과는...”남궁은서는 자신이 말 실수를 했다는 걸 깨닫고 급히 말했다. “알겠어. 그만해. 일단 내려가서 좀 쉬어. 오늘 정말 고생 많았으니까 푹 쉬어.”“네.”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나갔다. 사실 그는 어머니와 자주 같이 있어서 더 이상 여기 있을 필요가 없었다.그가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남궁은서의 얼굴에는 자랑스러움이 가득했다. 비록 아들이 육지 신선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알려주었을 때도 그녀는 아들이 이렇게 강력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었다. 그 사실에 그녀는 매우 기쁘고 감동했다.“이제는 정말 당신의 복수를 할 기회가 생겼어.”이렇게 많은 세월이 지나 늘 꿈꾸던 그 복수를 이제라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예천우가 떠난 후 한 시간 정도 지나자 정우환이 마침내 눈을 떴다. 그는 바로 자신의 몸에서 일어난 거대한 변화를 느끼며 그 안에 담긴 폭발적인 힘에 놀랐다.“이... 이건 너무 강해!”정우환은 감탄하며 중얼거렸다. 그는 자연스럽게 강력한 기운을 뿜어냈다. 그가 잠재력을 최고로 끌어냈을 때도 이런 느낌은 없었고 지금 이 순간이 그 어떤 때보다도 편안하고 강력했다.정우찬과 절정 노조가 곧 다가와 예천우가 한 말을 설명했다.이 모든 일이 일어난 것을 들은 정우환은 더 이상 예천우를 원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에게 고마운 마음이 생겼다. 예천우는 사실 은혜를 베풀어준 셈이었다.“너희 둘, 잘 들어. 앞으로는 반드시 주인님을 잘 섬겨야 해. 만약 조금이라도 주인님에게 대항하면 나도 더 이상 너희를 용서하지 않겠어. 정말로 내가 직접 너희를 처리할 거야.”“네, 절대 배신하지 않겠습니다. 주인님께 충성을 다하겠습니다.”정우찬과 정우환은 즉시 고개를 숙여 다짐했다.그들의 확고한 다짐을 들은 절정 노조는 안심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 그들이 배신한다면 주인이 손을 쓰기 전에 자신이 먼저 그들을 처리할 것이다.두 사람에게 문제가 없음을 확인한 절정 노조는 곧바로 절정종의 문제를 처리하기 시작했다. 방금 떠났던 그는 다른 문파의 일을 처리하고 있었다.그때 문밖에서 장로가 들어와서 백강호가 지시한 칠색 연꽃이 도둑에게 도난당했다는 소식을 전했다.이 일은 매우 중요한 문제였기에 즉시 보고했다.정우찬은 그 말을 듣고 칠색 연꽃이 중요한 물건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원래는 그것을 손에 넣고 예천우에게 바칠 계획이었다. 그는 바로 물었다.“누가 가져갔는지 알아?”“백강호는 잘 모르겠다고 했지만 상대의 실력이 굉장히 강해 보였다고 해요. 아마 종사급 이상의 강자일 가능성도 있습니다.”절정종의 장로가 답했다.하지만 사실 백강호는 일부러 상대의 신분을 말하지 않았다. 절정종이 예천우가 용문 용왕이라는 신분을 알고 두려워할까 봐 일부러 말을 흐리게 했다.“
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널 믿을게.”이 말을 들은 절정 노조는 한숨을 내쉬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절대 주인님께서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그런데 말이야. 정우찬, 기회가 되면 예웅남한테서 고아원 화재 사건에 대해 알아봐 줘.”예천우가 지시했다.“알겠습니다.”정우찬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절대로 티를 내지 마. 예웅남이 예씨 가문의 권력을 어떻게 차지하려는지... 예웅남이 숨기고 있는 비밀들을 반드시 알아내야 해.”예천우가 말하자 정우찬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알겠습니다.”예천우는 여전히 예씨 가문에 대해 불만이 많았지만 어머니가 말한 것처럼 자신이 예씨 가문의 혈통을 잇고 있다는 점과 예 어르신도 완전히 그들을 포기한 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모든 일을 다 말핸 예천우는 정우환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정우환, 생각 잘 해봐. 정말로 내게 충성을 다할 거야?”“네.”정우환은 예의 있게 대답했다.“좋아. 그러면 내가 널 도와줄게.”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누워서 몸 상태를 좀 살펴야겠어. 네 상태가 꽤 심각하니 시간이 좀 걸릴 거야.”정우환은 그 말을 듣고 바로 누웠다.그때 예천우의 손에서 은빛 바늘 9개가 나타났다. 그 바늘은 예씨 가문의 공간 반지에서 나온 것이었고 강력하면서도 부드러운 기운을 내뿜으며 정우환의 몸에 삽입되었다.예천우는 기운을 다시 한번 모아 실질적으로 정우환의 몸을 통해 바늘을 움직였다.기운은 정우환의 여러 혈 자리를 통해 몸 안으로 흘러 들어갔고 그 과정에서 정우환의 상처가 치유되고 몸이 회복됐다.정우환은 몸 안에서 들어오는 온화한 에너지를 느꼈고 점차 몸의 상처들이 치유되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엄청난 통증이 밀려와 마치 몸이 찢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참아. 지금 네 경맥을 강화하고 있어.”예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이 말을 들은 정우환은 이를 악물고 참았다. 그는 지금 자신의 실력을 조금이라도 더 키우기 위해 기회를 놓칠 수
모든 이야기를 듣고 난 예천우는 고개를 저었다. 만약 그들이 계획대로라면 절정종의 지원이 있다면 아무리 예씨 가문의 고수들이 합세해 봤자 예관희는 끝장날 상황이었다.하지만 이제 이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예천우는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어머니와 왕 어르신의 말을 들어보면 예관히는 자신한테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예관희도 예씨 가문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가 없었을 뿐이었다.“주인님, 저희는 아직 계획만 세운 상태고 실제로 움직인 건 아닙니다. 지금 바로 이 계획을 취소하라고 하시겠습니까?”“그럴 필요 없어.”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모든 건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두면 돼. 하지만 예웅남이나 예훈이 예씨 가문에 대해 뭔가 행동을 하면 미리 나한테 알려줘.”정우찬은 그 말이 잘 이해되지 않았지만 즉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알겠습니다.”“예웅남이나 예훈한테 이 계획이 변화가 생겼다고 눈치채지 않게 해야 해. 도대체 어떻게 나오는지 지켜보고 싶어.”예천우가 말하자 정우찬은 그 뜻을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였다.이제 예천우는 예관희를 돕고 싶다는 의도가 있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그는 먼저 예웅남과 예훈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지켜보겠다고 다짐했다.과거 예천우가 예씨 가문을 떠난 후에도 예웅남은 여러 일을 벌였고 예천우는 그가 예씨 가문을 차지하려고 했던 의도를 의심하고 있었다.원래 예천우는 고아원에 불 질렀던 일은 누군가가 일부러 예웅남의 짓인 척하면서 예웅남에게 누명을 씌우려 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니 어쩌면 정말로 예웅남이 한 짓일 수도 있었다.‘아마 어머니도 잘못 생각하셨을 수 있어.’어차피 예웅남은 줄곧 절정종의 도움을 받아왔고 심지어 예씨 가문의 가족장인 예 할아버지도 제거하려고 했다.“그리고 한 가지가 더 있어.”예천우는 절정종이 옥패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어쩌면 그들이 그 당시 비밀에 대해 알고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정우찬은 그 말을
“왜?”예천우는 미세한 음모의 냄새를 맡았다.‘단전 회복은 여태까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어.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지. 그런데 절정종이 이런 일을 한다면 분명히 무언가 의도가 있을 거야.’사실 이건 절정종의 기밀 사항이었다. 하지만 예천우가 묻자 정우찬은 바로 모든 사실을 털어놓았다.“그러면 예훈의 단전이 회복되었다는 게 가짜라면... 결국 언젠가는 들키게 되겠지?”예천우가 물었다.이 말에 정우찬은 잠깐 심장이 뛰는 걸 느꼈고 예천우가 예훈에 대해 알아챈 걸 깨달았다. 얼굴이 창백해지며 말했다.“네. 그리고 정말 큰 위험이 있을 겁니다.”그는 계속해서 말하며 예천우에게 물었다.“주인님과 예훈은 어떤 관계인가요?”예천우는 대답하지 않았다. 이제 그는 절정종이 단지 예씨 가문을 이용하고 있었음을 이해했다. 3년이라는 시간만 있으면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었고 심지어 예씨 가문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을 것이다.3년 후에 어떻게 될지 그들은 신경 쓰지 않았다.“걱정할 필요 없어. 사실 예훈은 원래 나 때문에 폐인이 된 사람이야.”예천우가 담담하게 말했다.이 말을 들은 정우찬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하지만 곧 의문이 들었다. 아니 예훈이 말한 대로라면 그는 용문 용왕인 예천우 때문에 폐인이 되었다고 말했다.그리고 예웅남이 예천우를 죽이려 했다는 사실도 있었다. 그러나 절정종은 예천우를 죽이는 일이 작지 않다는 걸 알기에 미뤄왔었다.최근 예천우가 예씨 가문 예정환의 아들임을 알게 되면서 예씨 가문과의 관계도 파악하게 되었다.정우찬은 여전히 의심이 들었다.“그런데 예훈은 그가 예천우 때문에 폐인이 되었다고 했습니다.”“그럼 내가 누구인지 다시 한번 봐봐.”예천우는 그들이 이미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차렸음을 알고 본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모습은 훨씬 더 잘생기며 평소보다 더욱 훌륭한 모습이었다.절정 노조는 잠깐 멈칫했다. 그동안 예천우가 누구인지 전혀 눈치채지 못했지만 본모습을 보고 나서 멍하니 서 있었다.그는 잠시 생각했다.“너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