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루위에 있던 상어족 공주가 사람들 사이에서 하서관을 한눈에 알아보고, 두 눈이 번쩍였다, “상군 주군, 하서관이 왔어요!”“정말? 어디?” 상군현이 아래를 바라봤다.이때 아래에 있던 하서관이 고개를 들어, 맑고 환한 두 눈이 사람들을 뚫고 들어와, 상군현과 상어족 공주로 향했다.잠깐 서로 눈을 마주치고, 하서관은 몸을 돌려 빠르게 떠났다.“여봐라, 얼른 나를 따라와, 하서관이 이미 스스로 걸려들었으니, 이번에 나는 반드시 그녀를 잡을 거야!” 상어족 공주가 부하들을 데리고 재빨리 쫓아갔다.상어족 공주가 쫓아가는 것을 보고, 상군현도 뒤처지지 않았다, 그는 마음속으로 하서관이 너무 두려웠고, 하서관만 없으면, 밤에 편안히 잠을 잘 수 있을 것 같았다.상군현도 호위병들을 데리고 쫓아갔고, 황실 연마장까지 쫓아갔을 때, 상군현은 앞쪽에 있는 상어족 공주를 봤다.“상어족 공주, 하서관은? 왜 안보여?” 상군현이 물었다.상어족 공주가 조급한 표정으로 앞쪽을 가리켰다, “방금 하서관이 저쪽에서 사라지는 것을 봤어요, 우리 얼른 쫓아가요.”“좋아.” 상군현이 상어족 공주를 따라갔다.이때, 상어족 공주가 갑자기 발걸음을 멈췄다.상군현은 어리둥절했다, “상어족 공주, 왜 안가?”상어족 공주가 고개를 들어 상군현을 바라봤고, 천천히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이 웃음은 상군현을 소름 끼치게 했다, 어쨌든 상군현과 상어족 공주는 잠시 협력했을 뿐, 사실 두 사람은 각각 좋지 않은 마음을 품고 있다, 상군현은 요 몇 년 동안 상어족 화비가 줄곧 그의 곁에서 잠복하면서 그에게 약을 쓰고 그의 몸을 털어버린 것을 잊지 않았다.상어족은 그를 조종하려고 했던 것이었다.그래서 지금 상어족 공주의 이상함을 보고, 상군현은 마음속에서 즉시 방울소리가 울렸다, “너…너 왜 웃어?”상어족 공주가 담담하게 말했다, “하서관을 쫓아야 하지만, 저는 상군주군도 놓칠 수 없어요, 만약 난루와 화서가 동시에 사라진다면, 그럼 우리 상어족 일가가 독차지
상어족 공주는 줄곧 하서관의 실력을 알았다, 이 난루의 여자는 지략이 비할 바 없고, 매 행동마다 상당히 신중하고 조심스러웠다, 오늘 원래 만회할 수 없는 지경에 빠지는 것이었지만, 하서관이 살아나갈 길을 찾아갔다.“쫓아가! 얼른 가! 명령이다, 즉시 성문을 봉쇄하고, 반드시 하서관을 쫓아서 데려와!” 상군현이 크게 화내며 말했다.상어족 공주는 상군현이 마음속으로 당황하고 두려워하는 것을 알았고, 재빨리 말했다, “상군 주군, 이제 당신은 알아야 해요, 당신을 찌른 것은 제가 아니라, 하서관 이예요, 이것은 모두 그녀가 짠 계획으로, 우리는 내분을 일으킬 것이 아니라, 힘을 모아서 하서관과 난루를 없애야 해요.”상군현의 시선이 상어족 공주에게 향했고, 갑자기 측은하게 웃기 시작했다, “방금 하서관이 한 말이 맞았어.”“그녀가 뭐라고 했어요?”“만약 난루와 화서가 같이 사라지면, 상어족 일대가 독차지할 것이라고.”상어족 공주의 표정이 크게 변했다, 하서관이 뜻밖에도 이런 말을 했고, 상군현은 원래 의심이 많은 성격이라, 하서관이 속마음을 건드렸다.이 말은 이미 상군현의 마음속에 불씨처럼 쏟아졌고, 앞으로 미친듯이 커질 것이다.“상군주군, 그럼 당신…이제 어떻게 하고 싶어요?”“지금 화서 난루와 상어족 사이에서, 우리 화서의 실력이 가장 강해, 나는 지금 너와 정식으로 연합을 해지할 거야, 한쪽에서 하서관을 샅샅이 뒤지고, 다른 한쪽에서는 너를 옥에 가둘 거야, 이렇게 하면 난루와 상어족은 내 손에 있는 거지, 하하하.” 상군현은 자신이 아주 똑똑하다고 느꼈고, 하늘을 우러러보며 소리를 지르니 완전히 자신감이 넘쳤다.상어족 공주의 가슴이 그대로 철렁 내려앉았다, 그녀는 하서관의 이간질 계략이 이미 성공했다는 것을 알았다, 정말 괘씸하다!….버드나무 강변.지금 버드나무 아래에서 가늘고 부드러운 모습이 서있었고, 하서관이었다!하서관은 조용히 강변에 서있었다, 강에는 배 한 척이 있었고, 정아가 뱃머리에 서서 손을 흔들
육한정의 몸에 흐르고 있는 피가 적자의 피인 걸 안 뒤 이날이 올 거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다. 너무 빨리 온 탓에 그녀는 아무런 대처도 할 수 없다. 육선우도 발걸음을 멈췄다. 그는 창백해진 하서관의 얼굴을 보고, “형은 아직 황궁에 남아 있어요. 당신……”하서관은 눈을 감았다. “선우 씨, 저희 가요.”……황궁 안, 의사는 상군현의 상처 치료를 끝내자 부하가 보고하러 왔다. “주군, 큰일 났습니다. 상어족의 공주가 방금 몰래 도망쳤습니다!”“뭐!?” 상군현은 몹시 노하여 주위의 차 잔을 엎었다. “이런 쓸데없는 인간들! 이 많은 사람들이 상어족의 공주 한 명을 관리 못해?”“주군, 노여움을 가라앉히십시오.” 이때 전략가가 말렸다. “상어족의 공주가 도망갔다면 분명 하서관을 찾으러 갔을 겁니다. 그렇게 된다면 저희에게 오히려 이득입니다. 저희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호랑이 싸움만 구경하면 됩니다.”상군현의 두 눈이 밝아지더니 화를 가라앉혔다. “말에 일리가 있네. 지금 제일 시급한 건 상군한정을 빨리 주군의 자리에 앉히는 거다. 김 가가 지금 큰 권력을 쥐고 있고 김 가의 아가씨 김아희는 세계 제일의 규수라고 들었다. 상군한정과 혼인을 한번 맺으면 화서는 대를 이어가며 지금보다 더 커질 수 있어!”이때 하녀가 들어와 보고했다. “주군, 상군 도련님이 깨어나셨습니다.”상군한정이 일어났다. 상군현은 상군한정을 데려오고 바로 해독 약을 먹였다. 칼의 독이 빠져 드디어 깨어났다. 상군현은 벌떡 일어났다. “어서 가자.”……상군한정이 깨어났다. 하지만 크게 다쳐 아직 안색이 좋지 않다. 그는 이불을 걷어 일어나려 했다. 하지만 하녀가 그를 막았다. “전하, 의사 선생님이 아직 움직이면 안 된다고 합니다. 상처가 다시 재발될 수 있으니 아직 내려오시면 안 됩니다.”전하?이 호칭을 들은 상군한정의 눈빛이 예리 해졌다. 그는 방을 둘러보더니,”여기 어디예요?”이때 방 문이 열리고 상군현이 달려와 상군한정을 끌어안더니
육선우는 아무런 표정도 없었다. 그는 흰색 셔츠를 입고 단추를 풀지 않아 깔끔하고 정갈한 소매가 그의 손목을 감싸고 있다. 의사 가운을 항시 입은 남자는 흰색이 잘 어울린다. 그가 흰색 셔츠가 제일 잘 어울리는 사람으로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알겠어요. 서관이는 어때요?”“주인님, 하 아가씨는 방으로 들어간 뒤 바로 주무셨습니다. 입맛이 없어 보여 주방장에게 메뉴를 다양하게 부탁했지만 그래도 먹지 않습니다.” 육선우의 무덤덤한 표정에는 이제서야 변화가 생겼다. 그는 고개를 숙여 달력을 바라봤다. 내일의 날짜를 빨간 펜으로 표시했다. 내일은 하서관의 생일이다. ……하서관은 잠에서 깨자 이미 오후가 되었다. 그녀는 정리하고 방에서 나왔다. 이때 하녀가 다가왔다. “하 아가씨, 도련님이 찾으십니다.”육선우가 나를 찾는다고?하서관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알겠어요.”하녀는 하서관을 방으로 모셨다. 하서관이 문을 열자 안은 어두컴컴했다. 이때 “펑펑”폭죽이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육선우는 어둠 속에서 걸어 나오면서 케이크를 들고 있다. 케이크의 촛불에 불이 붙여져 있다. 그는 무반주로 노래를 부르고 있다.하서관은 멈칫했다. 이제서야 오늘이 그녀의 생일 날인 걸 떠올랐다. 오늘은 그녀의 24살 생일이다. 육선우가 다가와 밝고 맑은 검은 눈동자로 촛불의 불빛 사이로 보이는 하서관을 보고 있다. 빛으로 둘러싸여 그는 웃었다, “서관 씨, 생일 축하해요. 한 살 더 먹었네요.”하서관은 입꼬리를 올리고,”선우 씨, 고마워요.”“소원 빌어요.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고 들었어요.”진짜요?하서관은 손깍지를 끼고 서서히 눈을 감았다. 그녀의 24살의 생일 소원은-한정 씨를 한번 보고 싶다. 한정 씨가 그녀의 앞에 나타났으면 좋겠다. 하지만 이 소원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 포기하자. 하서관은 눈을 뜨고 촛불을 불었다. 방에 불빛이 들어오자 하서관은 육선우의 손에 생긴 화상을 봤다. “선우 씨, 손 다쳤어요?”육선우의 손은 하얗고 가늘어 예쁘다
”네.” 하서관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이 계절에는 눈은 볼 수 없어요.”육선우는 시선을 거두고 앞을 바라봤다. 오재무는 계속 앞을 지키고 있다. 육선우의 눈빛을 보자 오재무는 고개를 끄덕였다. 옆으로 걸어가더니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 주인님이 명령을 내렸다. 오늘 전 성에 눈이 내린다.”2분 뒤 하서관은 눈꽃 송이가 그녀의 얼굴에 닿은 걸 느꼈다. 그녀는 흠칫하더니 고개를 서서히 들고 하늘을 바라봤다. 하늘에서 눈이 내리고 있다. 그녀의 동공이 작아졌다. 그녀는 믿기지 않아 손을 뻗었다. 눈꽃 송이가 그녀의 손에 떨어졌다. “세상에, 선우 씨. 하늘을 봐요! 눈이 내리고 있어요!” 하서관은 신이 나 옆에 있는 육선우를 바라봤다. 검은색 우산이 하서관의 머리 위를 가렸다. 눈이 그녀의 몸에 떨어지지 않게 하였다. 하지만 그녀의 작은 손은 아직 밖에 있다. 육선우는 입꼬리를 올렸다. 매력적이고 낮은 목소리로 그녀를 귀여워하며,” 눈에서 너무 오래 놀지 마요. 몸이 추워질 수 있어요.”“알겠어요.”하늘에서 내리고 있는 눈이 이렇게 순백하고 깨끗한 걸 보자 하서관의 마음도 몽글몽글해졌다. 그녀는 오랜만에 진심으로 기쁜 순수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아쉬움은 남는다. 한정 씨와 같이 눈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녀가 한정 씨를 위해 눈사람도 만들고 눈싸움도 같이 할 수 있을 텐데…하서관은 졸려서 몸을 옆으로 기울고 머리를 육선우의 듬직한 어깨에 기댔다. 그녀는 눈을 감았다. 그녀는 잠이 들었다. 육선우는 그녀의 가늘고 부드러운 숨소리를 들었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그녀를 봤다. 얼마나 오래 봤는지 모른다. 그는 손을 들어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고 싶다. 이때 잠결에 하서관의 입술이 움직이더니 잠꼬대를 했다. “한정 씨……”그녀가 한정 씨를 부르고 있다. 그녀는 늘 육한정을 생각하고 있다. 손이 그대로 허공에 멈췄다. 몇 초 뒤, 육선우는 손을 천천히 거두었다. 입가에 미세한 부드러운 미소가 보이고 책을
육선우는 그녀를 위해 선물을 준비했다. 하서관은 빠르게 일어났다. “알겠어요. 지금 나갈게요.”하서관은 침대에서 내려와 방문을 나섰다, 그녀는 그가 준비한 생일 선물이 무엇인지 모른다. 하지만 육선우가 그녀를 위해 준비한 모든 거에 고마움을 느낀다. 육선우를 진정한 친구로 생각하지만 그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 빨리 떠나야 한다. 하서관은 별장을 나와 잔디로 돌아왔다. 그러자 그녀의 발걸음이 멈췄다, 그녀는 앞에서 듬직하고 큰 실루엣을 봤다. 너무 익숙하고 그리워하는 실루엣이었다. 죽어도 잊지 못할 정도로 익숙하다. 하서관의 맑은 눈동자가 작아지더니 그대로 멈췄다. 육한정!아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상군한정이다. 그는 황성으로 돌아왔다. 하서관은 여기서 그를 보게 될 줄 몰랐다. 그와 그녀 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 큰 강이 있다. 근데 그가 그녀의 앞에 나타났다. 아까 24살의 생일 소원을 빌 때 그를 한 번 보는 게 소원이라고 빌었다. 지금 소원이 이뤄졌다. 상군한정은 긴 다리를 고급차의 문에 기댔다. 맑은 가로등의 불빛이 그를 비춰 그의 존재가 눈에 띄었다.한 손을 주머니에 넣고 다른 손으로 담배를 피우고 있다. 담배의 연기가 그의 얼굴을 비스듬히 가렸다. 그러자 서로의 눈이 마주쳤다.상군한정은 발걸음을 옮기고 그녀의 앞에 멈췄다. 하서관은 손을 움츠렸다.”한정 씨, 오랜만이에요.”그녀는 무미건조하게 인사를 건넸다. 상군한정은 담배 연기를 내뱉고 그녀가 사랑스러워 입가의 미소가 보였다. 그도 무심히,”네.”하서관은 대화를 어떻게 이어 가야 할지 모른다. 이때 상군한정이 담배를 한 모금 피우고 연기를 그녀의 얼굴로 불었다. 그녀의 입과 코를 피했지만 진한 담배의 연기는 손바닥만 한 하서관의 얼굴을 붉게 달아오르게 하였다. 고의로 이런 거지?하서관은 하얀 치아로 그녀의 빨간 입술을 깨물었다. “그럼 먼저 갈게요.”상군한정은 그녀를 바라봤다. 그녀가 입술을 깨물자 입술에 혈색이 사라졌다. 그의 눈빛이 어두워지고 고개를 끄
상군한정은 통화 버튼을 눌렀다.”여보세요. 선우야. 오늘은 고마웠어.”이때 육선우는 통유리의 옆에서 통화하고 있다. 뚜렷한 검은 눈동자는 통유리를 통해 잔디밭을 바라봤다. 하서관은 아직 거기에 서있다. 그저 상군한정이 떠난 방향을 지켜보고 있다. 그녀는 거기서 다른 사람을 보고 있지만 그녀도 다른 사람에 눈의 풍경인 걸 모른다. 육선우는 입꼬리를 올렸다. “형, 괜찮아요. 다 제가 해야 할 일이에요.”사실 육선우의 성격은 그의 엄마 유영락을 닮았다. 성격이 차갑고 냉정하다. 출신의 영향을 받아 그는 사랑받은 적이 없다. 그래서 가족에 대한 애정을 잘 모른다. 그와 상군한정은 그저 제일 기본의 예의만 지키는 사이다. 오늘 하서관의 생일 선물이 상군한정이기에 상군한정을 하서관에게 선물해 준 것뿐이다.그가 그녀에게 준 생일 선물이 바로 그녀의 생일 소원이다. 그녀의 생일 소원이 무엇이든 그는 이뤄줄 것이다. 이 도리는 상군한정도 알고 있다.”선우야, 엄마, 아빠가 급하게 돌아가셨어. 넌 나의 친동생이고 난 형으로 아빠의 노릇을 해야 해. 믿든 안 믿든 난 너를 책임져야 해. 내가 가진 모든 걸 양보할 수 있지만 그녀는 안돼. 서관이는 나의 삶의 원동력이고 전부이며 생명줄이야.”상군한정이 말했다. 서관이는 나의 전부이고 나의 생명줄이다. 육선우는 핸드폰을 꽉 잡았다. 잘생긴 얼굴에는 표정 변화가 없다. 그저 입꼬리를 살짝 올리더니,”네, 알겠어요.”“선우야, 빨리 화서를 떠나. 이 싸움에 말려들지 마. 여기는 너랑 어울리지 않아.”그래?하지만 이미 늦었다. 육선우의 시선은 하서관의 연약한 몸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다. 속으로 “그녀가 여기에 있는데 제가 어디를 가요?”라고 생각했다.“형, 사실 서관이가 형의 전부인지 아닌지는 저랑 상관이 없어요. 그녀가 저를 조금이라도 사랑한다면 저는 최선을 다해 그녀를 얻을 거예요. 하지만 형. 형도 그녀의 전부이고 그녀의 생명줄이에요. 제가 어떻게 그녀의 생명을 뺏어요?”“형, 앞으로 서관이를 소중히
육선우는 김아희가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더니 다시 눈빛을 거두었다. 이때 오재무가 다가왔다.”주인님, 김 아가씨가 주인님을 엄청 좋아하는 거 같네요. 김 아가씨의 등 뒤에는 김 가의 방대한 세력이 있어요. 이 세력은 상군현도 무서워하는 세력이에요……”오재무는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않았다. 그저 조심스럽게 육선우의 안색을 살폈다.안타깝지만 육선우는 아무런 표정의 변화도 없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연구실에 갈게요. 안 따라와도 돼요.”“네.” 오재무는 눈으로 육선우가 떠나는 걸 봤다. 그는 주인이 어떤 혈액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 상군한정의 적자의 피 혈액 보고서를 보낸 지 며칠이 지났다. 이 연구가 구체적으로 어떤 연구인지는 오재무도 모른다. 오른팔, 왼팔인 오재무도 연구에 참여시키지 않았다. 오재무는 눈썹을 찌푸렸다. 그는 주인이 매우 위험한 일을 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연구실 안. 육선우는 흰색 가운을 입어 깔끔해 보였다. 긴 손가락으로 시험관을 잡고 있다. 시험관 안에는 빨간 액체가 있고 매우 위험해 보였다. 노트북으로 의학 화상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 화면에서 혼혈의 외국인이 보인다. 그는 세계에서 손에 꼽히는 혈액을 연구하시는 교수님이다. 교수님은 육선우의 손에 있는 빨간 시험관을 보고 영어로 말했다.”육 교수님. 상군한정의 몸에 있는 특수한 피를 분해하고 중요한 원소를 추출했습니다. 지금 손에 들고 있는 게 바로 그 원소입니다.”육선우는 차가운 시선으로 교수님의 얼굴을 봤다.”저도 저의 혈액에 대해 분해를 했습니다. 저와 상군한정은 친형제입니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확인한 결과 이 원소를 제 몸에 넣어서 성공적으로 결합을 시키면 저도 적자의 피를 얻을 수 있습니다.”교수는 빠르게 고개를 절레절레했다. 어두운 안색으로 진지하게 경고를 했다. “육 교수님, 의사로서 말을 않아도 그 생각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 거라 믿습니다. 자신의 혈액 유전자를 바꾼다는 건 너무 위험하고 무서운 생각입니다. 적자의 피의
백지은은 줄곧 장한이 자신에 대해 책임을 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그의 소식을 기다리지 못했다. ‘무슨 뜻일까?’백지은은 결국 참지 못하고 집까지 찾아왔다.멀리서 장한과 임불염이 함께 서있는것을 보게 되었는데, 두 사람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장한은 임불염을 차에 태웠고 임불염은 그대로 떠났다.백지은은 재빨리 주먹을 잡아당겼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설마 사랑이 되살아 난거야?’‘아니! 절대 그렇게 둘 수 없어!’백지은은 한 걸음에 달려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한오빠, 방금 임불염이 온 거 아니야? 두 사라미 이혼한다고 그랬잖아...... 나한테 책임지겠다고 약속했잖아...... 근데 어떻게 이럴 수 있어?”장한은 백지은을 한 번 보고는 방으로 들어갔다.그러자 백지은은 뒤를 쫓아가서 그에게 매달렸다.“한오빠, 오늘 나한테 확답을 줘! 난 모든 걸 오빠한테 줬는데, 이렇게 날 버리면 안 돼잖아.”장한은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이혼할거야. 근데 뱃속에 내 아이가 있어. 그냥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말하면서 장한은 백지은을 쫓아내고 문을 닫았다.문밖의 백지은은 질투심으로 얼굴이 일그러졌다.‘임불염! 너도 네 뱃속에 아이도 내가 다 죽여버릴거야!’백지은은 스피드를 올려 돈을 써서 용맹한 사나이 몇 명을 찾았다.“천만원 줄테니 가서 임불염이라는 여자 잡아서 강에 던져! 완전히 사라지게 해!”돈에 눈이 먼 그들은 즉시 승낙했다.“좋습니다! 먼저 돈 부처 보내시죠! 그럼, 당장 가겠습니다.”“그래.”백지은은 흔쾌히 승낙했고, 그녀는 돈을 이 몇 사람의 계좌에 넣었다.이틀 동안 백지은은 줄곧 소식을 기다렸다.임불염의 사망소식이 전해지기를 기다렸지만 도무지 연락이 오지 않았다.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불안감이 들었다.뭔가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백지은은 당황해서 일단 숨으려고 옷 두 벌을 챙겼다.그러나 문을 열자마자 제복을 입은 경찰이 보였다.“백지은씨 입니까? 살인매수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백지은은 조금 두려웠다. 그녀가 믿는지 안 믿는지 짐작이 안 갔고 그가 자신이 한 짓을 책임을 질지 안질지도 몰랐다.그녀는 곧바로 옷을 입고는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오빠, 저는 이제 오빠의 사람이에요. 오빠에게 향한 내 마음을 오빠도 잘 알거예요. 난 오빠를 좋아해요. 그리고 오빠에게 시집가고 싶어요. 이렇게 내 첫 경험을 주었으니 오빠가 책임을 지지 않으면... 난 살지 않을 거예요.”백지은이 훌쩍거렸지만 장한은 여전히 말을 하지 않았다.“오빠, 그럼 전 그냥 죽을게요.”백지은은 몸을 돌려 벽에 박으려했다.그때 장한이 백지은을 잡아당기며 진중하게 말했다.“지은아, 뭐하는 거야. 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한 적 없어.”순간 백지은은 너무 기뻤다.그가 자신을 책임지려한다?“오빠, 오빠도 나한테 호감이 있다는 걸 알아요.”백지은은 곧바로 장한의 단단한 허리를 안고 그의 품에 얼굴을 파묻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장한이 그녀를 밀쳐냈다.“하지만 조금 기다려야 해. 난 지금 널 책임질 수 없어. 나랑 임불염의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어.”백지은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오빠. 절대 저버리지 말아요.”장한은 그녀를 힐끔 보더니 문을 열고 떠났다.백지은은 너무 기뻐 방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그녀는 마침내 장한을 손에 넣었다.드디어 그를 가졌다....한편 장한은 방을 나와 코너를 돌아 신속히 다른 방으로 들어갔다.방에 들어서자마자 월월이의 여린 목소리가 전해왔다.“아빠.”장한은 곧바로 월월이를 안더니 아이의 볼에 뽀뽀했다.“월월아, 엄마는?”그때 임불염이 걸어 나왔다.“왔어? 당신이 아직도 부드러운 꿈에서 안 깬 줄 알았어.”그녀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그를 힐끔 보았다.“내가 보기에 당신 지금 아주 설레는 거 같은데? 어젯밤 백지은과 아무 짓도 안했어?”“아무 것도 안 했어. 백지은이 내 미색을 노렸지만 내가 곧바로 발차기를 날렸어. 발차기를 몇 번 날리니 조용해졌어. 날 만지지도
아파.백지은은 너무 아파 곧바로 눈물이 났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억울한 눈빛으로 침대 위의 남자를 보았다.“보스.”침대 위의 장한은 몸을 뒤척이며 또 그녀를 등지고 잤다.이 순간 백지은은 이 남자가 고의로 한 것이라고 의심했다. 고의로 그녀를 희롱한 후에 발로 그녀를 침대에서 찼다.여자로서 침대에서 내동댕이쳐진 게 너무 창피했다.백지은은 엉금엉금 기어 다시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 그는 눈을 감고 숨을 가쁘게 쉬는 것이 술에 많이 취한 것 같았다.“보스. 보스.”백지은이 시탐하듯 여러 번 불렀다.장한은 아무런 반응도 없이 자고 있다.백지은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내가 생각이 많은 것이겠지?’‘그럴 거야. 그렇게 많은 술을 마셨으니 틀림없이 취했을 거야.’백빙은 샤워실 문을 열고 샤워하러 들어갔다.그녀는 깨끗이 씻은 뒤에 몸에 흰색 샤워가운을 걸친 채 겨우 중요부위를 막았다.거울 속의 여자는 한창 청춘이다. 생기발랄하고 예쁘게 생겼다.백지은은 자신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그녀는 방에 들어가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보스.”그는 반응이 없다.백지은이 용기를 내어 그의 셔츠 단추를 하나하나 풀자 그의 건장한 상반신을 드러냈다.남자는 근육이 탄탄하고 가슴이 널찍했으며 완벽한 식스팩은 야성미가 넘쳤다.백지은의 눈이 반짝였다. 그는 그녀가 생각했던 대로 아주 완벽했다.백지은은 곧바로 달려들어 그를 가지려했다.하지만 장한은 또다시 다리를 들어 그녀에게 발차기를 날렸다.아이고.백지은은 또다시 그대로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너무 아프다.이번에는 온몸이 깨질 것 같았다. 장한은 점점 더 세게 찼다.어떡하지?그가 아예 건드리지 못하게 한다.백지은은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 애초에 오늘 저녁에 그를 가져 그의 여자가 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잠든 그는 너무 경각심을 높아 그녀에게 손을 댈 기회를 주지 않았다.이대로 가다가는 그를 깨울 것이다.백지은은 잠시 생각한 뒤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이
“보스, 왜 이렇게 혼자 술을 마셔요. 나랑 같이 마셔요.”백빙은 자신에게 술 한 잔을 따르고 단숨에 다 마셨다.장한은 그녀를 보는 체 하지 않았지만 쫓지도 않았다. 그녀가 술을 한 잔 마신 후에 그도 술을 한 잔 마셨으니 그녀에게 대응해주는 셈이다.백지은은 희망을 보았다. 이전에 장한은 그녀에게 대꾸조차도 하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임불염이 가니 그녀의 자리가 생겼다.그녀가 한 모든 노력은 다 가치가 있는 것이다.백지은은 기회를 틈타 재빨리 말을 걸었다.“보스, 임불염 때문에 기분이 나쁜 거예요? 그녀는 정말 너무 철이 없어요. 그녀는 현처가 될 수도 없고, 양모가 될 수도 없고, 당신을 전혀 아끼지 않아요. 그런 여자랑 살면 더 힘들어져요. 보스, 빨리 그녀를 잊어요.”백지은은 말하면서 장한에게 술 한 잔을 따랐다.장한은 침묵했지만, 술잔을 들더니 백지은이 따른 술을 단숨에 다 마셨다.백지은은 장한에게 계속 술을 따라주었고 목소리도 갈수록 부드러워졌다.“보스, 밖에는 좋은 여자가 아주 많아요. 임불염만 잊는다면 당신의 주위에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주 많다는 걸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당신은 더 좋은 인생을 누릴 자격이 있어요.”장한은 침묵하며 또 한 잔의 술을 다 마셨다.이렇게 장한은 술을 여러 병 마시고 곧바로 쓰러졌다.단단한 등이 나른하게 소파 의자에 기대더니 눈을 감았다.취한 것일까?백지은은 조심스럽게 장한을 잡아당겼다. 장한이 자신을 밀쳐내지 않자 백지은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보스, 취했어요?”장한이 애매하게 대답했다.“보스, 이렇게 해요. 제가 부축해줄게요. 방에 들어가서 쉬어요.”장한은 거절하지 않았다.백지은이 그를 부축해 두 사람이 방으로 걸어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방에 도착했다.백지은이 장한을 침대에 눕히자 장한이 눈을 감더니 태양혈을 손으로 만졌다.“보스, 제가 만져줄게요.”백지은은 손을 뻗어 자상하게 관자놀이를 주물러주었다.그리고 그녀도 천천히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임불염의 나근나근한 호칭을 들은 장한은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한편 백지은은 아주 조급하다. 그녀는 여태껏 장한과 임불염이 이혼하기를 기다렸으며 그 틈을 타 장한의 옆자리를 독차지하려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절친 양소희가 도착했다. 양소희는 지난번 몰래 비타민을 낙태약으로 바꿔 임불염에게 전한 사람이다.그녀가 아주 기쁘게 말했다.“지은아, 전할 좋은 소식이 있어.”“무슨 좋은 소식?”“보스와 임불염이 싸우고 있어. 임불염이 이사까지 했어.”백지은의 눈동자가 반짝였다.“진짜야?”“물론 진짜지. 가서 봐봐.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어. 나도 방금 거기에서 온 거야. 널 만나자마자 이 기쁜 소식을 전하고 싶었어.”“그럼 빨리 가보자.”백지은은 재빨리 장한에게 달려갔다. 아니나 다를까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었으며 장한과 임불염은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싸우고 있었고 임불염은 자신의 캐리어까지 들고 있었다.모두들 싸움을 말리고 있다.“형, 형수님이랑 싸우지 말아요. 형수님의 뱃속에 아이도 있잖아요. 형수님을 이해해줘야 해요.”“맞아요. 형. 싸우지 말아요. 빨리 형수님을 달래줘요.”임불염이 곧바로 입을 뗐다.“달래줄 필요 없어요. 우리는 이미 이혼 신청을 제출한 상태예요. 이혼 조정 시기만 지나면 이혼이 성사될 거예요.”장한이 임불염을 바라보며 말했다.“이렇게 된 이상 각자 좋은 길을 찾자. 넌 네 길을 가고 난 내 길을 가면 돼.”“그래. 지금 갈게.”임불염은 트렁크를 들고 차에 올랐다.“형수님, 가지 마세요. 형은 단지 화가 나 있을 뿐이에요.”임불염은 아랑곳하지 않고 차문을 닫고 운전기사에게 말했다.택시가 임불염을 태우고 모두의 시선 속으로 사라졌다.“형, 정말 이러면 안 돼요. 형수 혼자 밖에 있으면 얼마나 위험해요. 빨리 형수를 달래요.”“나는 달래지 않을 거야. 우리는 이미 이혼했어. 다 끝났어. 모두 비켜!”쾅하고 장한도 문을 닫았다.구경꾼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어떻게 해야 할지
왜 갑자기 말이 이렇게 된 것일까?장한은 그녀가 말하다가 화를 낼까 얼른 그녀를 안고 용서를 빌었다.“염아, 미안해. 나도 이렇게 다른 여성에게 휘말리기 싫어.”그러자 임불염이 그의 단단한 허리를 안았다.“그럼 어떻게 백지은을 손보려고?”장한은 잠시 고민을 하다 그녀의 귓가에 대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임불염은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고 머리를 끄덕였다.“그럼 그렇게 하자. 백지은의 꼬리가 드러날 거야.”“응.”“빨리 일어나. 월월이가 돌아올 시간이 됐어.”장한은 그녀의 아름다운 작은 얼굴을 감싸더니 고개를 숙이고 그녀에게 키스했다.“아직 시간이 좀 있어. 난 너랑 더 있고 싶어.”임불염은 마음이 설레어 두 손으로 그의 목을 안았다.잠시 키스를 한 뒤 그녀는 그의 손이 자신의 옷 단추를 만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그녀가 곧바로 작은 소리로 말했다.“안 돼. 나 임신했어.”장한은 곧바로 자기 자리로 옮겨 누워 머리를 비추는 불빛을 바라보았다.의사가 임신초기는 성생활을 하면 안 된다고 했으니 그는 그녀를 만지면 안 된다.이제 시작인데 이렇게 힘들면 앞으로는 어떻게 할까?임불염은 그의 곁에 눕더니 자신의 붉은 입술을 깨물고 그의 몸 위에 앉았다.장한은 기뻐하며 그녀의 얼굴을 감싸며 키스했다.“역시 염이 넌 날 아끼는 거 같아.”...주 아주머니가 월월이을 데려오자 월월이는 깡충깡충 방으로 뛰어갔다.“아빠, 엄마, 나 왔어요.”그때 장한이 걸어 나오더니 방문을 닫고 월월이를 번쩍 안아 볼에 뽀뽀했다.“월월이 왔어?”“아빠, 엄마는 어디 갔어요? 엄마와 동생을 보고 싶어요.”“엄마는 지금 아주 피곤해서 쉬고 있어. 조금 있다 엄마 보러 들어가면 안 될까?”“네.”잠시 후, 임불염이 나왔다. 그녀의 얼굴은 한껏 상기되었다. 눈치가 빠른 월월이는 얼른 눈치를 챘다.“엄마, 너무 예뻐요.”“월월아, 그럼 예전에는 안 예뻤어?”“예전에도 예뻤지만, 지금은 더 예뻐요."임불염이 장한을 힐끔 보자 장한도 그녀를 보고 있었다.
두 사람은 최선을 다해 키스를 했다.임불염이 키스를 멈췄지만 장한은 여전히 그녀를 꼭 안고 있다.“염아, 네 손을 놓기 무서워. 지금 이 상황이 너무 좋아.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아. 널 놓아주면 곧 이 꿈에서 깰 거 같아.”그때 임불염이 입을 벌려 그의 입술을 가볍게 물었다.장한은 아파 눈을 번쩍 떴다.임불염의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그를 바라보고 있다.“지금도 꿈이라고 생각해?”장한은 입꼬리를 씩 올렸다.“아니. 이건 진짜야. 네가 내 앞에 있어!”임불염은 달콤하게 그의 품에 안겼으며 드디어 마음속의 이 고비를 넘겨 마음이 편하다고 생각했다.장한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염아, 앞으로 우리 네 식구 행복하게 살자. 더 이상 뱃속의 아이를 건드리지 않을 거지?”장한이 그녀의 작은 배를 어루만졌다.“내가 언제 뱃속의 아이를 건드린다고 했어? 비록 널 원망했지만 뱃속의 아이를 다치게 할 생각은 한적 없어.”장한은 순간 굳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하지만 넌 이전에 몇 번이나 아이를 지우려고 했잖아.”임불염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소리야. 내가 언제 아이를 지운다고 했어. 난 그런 적 없어.”그때 장한이 벌떡 앉았다.“기억 안나? 내가 그때 병원에 달려갔을 때 의사가 너에게 유산수술을 해주려고 했잖아. 내가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아이를 지웠을 거야.”그 일을 생각하면 장한은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린다.임불염도 덩달아 앉더니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난 지금까지 유산수술을 한 적 없어. 그날 난 초음파검사를 하러 간 거야. 그리고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어. 눈을 떴을 때 이미 너에게 안겨 돌아온 뒤였어.”뭐라고?장한은 그제야 무엇인가 떠올라 미간을 찌푸리며 질문을 했다.“그럼 낙태약을 먹은 적도 없어?”“무슨 약을 말하는 거야? 그 병에 있는 알약 말이야? 그건 비타민이야. 네 부하가 나에게 준 거야. 아직 한 번도 먹은 적 없어.”장한은 곧바로 아주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그가 오해했다. 아주
임불염이 그를 밀어내려했지만 아무리 힘을 주어도 밀어낼 수 없었다. 아마도 그녀는 그제야 자신의 마음을 마주했을 수도 있다.그녀는 진짜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장한은 곧바로 그녀를 번쩍 들어안아 차에 앉아 집으로 돌아갔다....임불염은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장한은 그녀를 꼭 껴안았다. 그 순간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며 마치 두 사람의 마음은 수많은 인파를 헤치고 꼭 붙은 것 같았다.임불염이 등지고 있었기에 가녀린 옷을 사이에 두고 그의 박력 넘치는 심장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그때 장한이 그녀의 부드러운 머릿결에 키스하였다“염아, 내가 이전에 많은 잘못을 저질렀어. 하여 감히 네가 날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어. 지금 내가 가장 바라는건 네가 내 곁에 남아 내 사랑을 받아들이고 내 아내가 되어주는 거야. 그리고 아이랑 같이 천천히 늙는 거야.”임불염은 콧방귀를 뀌었다. “그래? 난 아직도 네가 이혼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난 그냥 너에게 자유를 주고 싶었던 거야. 이혼 절차가 늦어 네가 기분 나쁜 줄 알았어.”그때 임불염이 몸을 돌려 주먹으로 그를 사정없이 때렸다.“그럼 백지은과는 어떻게 된 거야. 내 눈으로 네가 백지은이 데이트하는 걸 봤어.”“장한, 넌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감히 나 몰래 백지은과 만나고 있었어? 사실 나한테 미리 다 얘기해주면 우린 이렇게까지 할 필요도 없었어.”그때 장한이 그녀의 주먹을 잡아당기더니 꼭 감쌌다.“염아, 내 말 좀 들어봐. 어젯밤은 백지은이 날 부른 거야. 너에 대해 할 말이 있다고 했어.”“백지은이 뭐라고 했는데?”“네 험담을 해서 화가 나 먼저 돌아온 거야.”그런 걸까?임불염은 자신의 손을 힘껏 내리쳤다.그러자 장한이 조심스레 그녀의 콧대를 만지며 싱긋 웃었다.“염아, 너도 질투할 줄 아네. 처음으로 네가 질투하는 걸 봤어. 게다가 나 때문에 질투하는 거.”질투?임불염은 그제야 자신이 질투한 사실을 알았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는 왜 이렇게 감정기복
한 사람이 차에 치여 바닥에 누워있고 주변이 온통 피범벅이었다. 사람들이 막고 있어 임불염은 그 사람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리고 머리가 혼란스러웠다.장한일까?방금 그가 물건을 가지러 간다고 하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설마 그일까?임불염의 맑은 눈시울은 순간 빨갛게 변하더니 서서히 눈물이 고였다.촘촘한 속눈썹을 깜빡이자 진주알 같은 눈물이 떨어졌다.그녀가 울고 있다.이 순간 그녀는 사고를 당한 사람이 장한일까 봐 너무 무서웠다.“좀 비켜주세요! 좀 비켜주세요!”이때 구급차가 도착하더니 다친 사람을 들것에 실었다.임불염은 마침내 그 사람의 얼굴을 똑똑히 보았다. 그는 장한이 아니다. 아니다!“염아!”이때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임불염이 곧바로 몸을 돌리자 건장한 장한이 그녀의 시선에 들어왔다.그는 성큼성큼 다가와 눈물범벅이 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왜 나온 거야? 왜 울었어? 무슨 일이야?”그는 곧바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임불염은 자신의 다리가 아직도 나른한 것 같았으며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는 지금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앞에 서있다. 그는 아무 일도 없다.“방금 어떤 사람이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난 너인 줄 알았어.”임불염은 목이 메었다.그 순간 장한은 재빨리 상황을 알아차리고는 그녀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바보야, 나 아니야. 무서워하지 마. 난 이렇게 잘 살아있어.”임불염은 손을 내밀어 그의 단단한 허리를 꼭 끌어안았으며 그의 따뜻한 체온이 전해진 뒤에야 실감이 났다.그는 정말 살아있다.그녀는 곧바로 자신의 얼굴에 가득한 눈물을 닦았다.“물건 잘 챙겼어? 그럼 들어가서 이혼하자!”그녀는 아직도 이혼할 생각을 하고 있다.그러자 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염아, 이 상황까지 되었는데 아직도 나랑 이혼하고 싶어?”“무슨 뜻이야?”“염아, 넌 날 사랑하게 되었어. 그렇지?”뭐라고?임불염은 순간 멍하였다.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