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석근은 네일 북을 봤다.하서관은 고석근의 잘생긴 얼굴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육한정 못지않게 잘생겼고 몸에 딱 맞는 정장이 그의 튼실한 몸을 더욱 강조시켰다. 점잖고 차분한 외모에 냉철함이 더해져 다가가기 힘들다.이런 스타일의 남자한테 끌려도 섣불리 다가갈 수가 없다.하서관은 방금까지만 해도 여미령의 말을 안 믿었다. 제일 예쁜 여자를 좋아하니까 네일 아트도 제일 화려한 레드 컬러를 고른다고 했다. 고 도련님이 그렇게 가벼운 사람처럼 보이지 않아 하서관은 너무 궁금해 한번 물어봤다이때 고석근이 손가락으로 “이거 괜찮네요.”그가 가리킨 색은 레드였다.바로 여미령이 한 컬러였다.“……”이때 여미령이 안에서 걸어 나왔다.“어, 오빠 왔네.”고석근이 고개를 들고 그녀를 보자 그녀가 한 네일 아트도 봤다.“오빠, 저의 새로운 네일 아트 어때? 예쁘지.” 여미령은 네일 아트를 보여주기 위해 손을 쫙 펴 그에게 보여줬다.예쁘다.안 예쁠 수가 없다.여미령은 명문가의 집안에서 태어나 대대로 벼슬을 하는 집안에서 키워져 온실 속에 꽃처럼 곱게 자랐다.고된 일을 한 적이 없어 손에서 주름을 찾을 수 없다. 이런 쨍한 레드 컬러의 네일은 그녀의 손을 더욱 하얗고 예쁘게 돋보이게 하였다.고석근은 네일을 보고 “예쁘네.’여미령은 손을 거두고 하서관을 잡았다.“서관아, 우리 가자. 오빠, 힘들겠지만 우리가 산 옷들 챙겨줘.”고석근이 쇼핑백을 들어준다고 생각하니 영광스러웠다.……세 사람이 나란히 쇼핑몰을 나왔다. 고석근의 은색 바이바흐가 기다리고 있었다.“차 타. 데려다줄게.”여미령은 차 키를 흔들었다.“오빠, 우리 차 몰고 왔어, 안 데려다줘도 돼. 하연연이랑 곽선주도 아직 안에 있는 거 같은데 쟤들 태워.”고석근은 여미령 손에 있는 차 키를 보고 “운전은 언제 배운 거야? 전에는 길에만 둬도 동서남북도 못 찾던 애가.”고석근은 여미령을 한번 보고 무뚝뚝하게 말했다.“차 그냥 여기에 세워. 태워 줄게.”이때 고석근의 폰이 울렸다. 전화
여미령은 중지를 세웠다.그를 향해 세운 거 인지 아니면 뒤에 앉은 하연연과 곽선주를 향한 거 인지는 모른다.그걸 본 하연연과 곽선주의 안색이 변했다. 고석근은 혀로 안쪽 볼을 차고 손으로 단추를 힘으로 벗었다.……하연연과 곽선주를 데려다주고 고석근은 마이바흐를 천수환 앞에 세워 고개를 들고 위에서 반짝이는 불빛을 바라봤다.이때 핸드폰의 메시지 알람 소리가 울렸다. 육한정이 문자를 보냈다.“오늘 여미령 내 사모님 데리고 어디를 놀러 갔어?”육한정은 오늘 회사에서 회의 중 문자로 소비 내역이 날라왔다. 하서관에게 블랙카드를 준지 오래됐지만 한 번도 사용하지를 않았다. 역시 육 사모님이라 그런지 자기만의 신념이 있고 고집이 있네.그래서 그런지 오늘의 소비 내역을 보고 살짝 의외였다. 보자마자 웃음을 지었다. 회의에 참석한 다른 관계자는 이유를 모르기에 그저 육한정의 통장에 돈이 또 들어온 줄 알았다.“사모님한테 직접 물어보지 그러냐.”“방금 카드 긁었는데 물으면 놀래. 그러다 나중에 카드 안 쓰면 어떡해.”“……”“여미령은 너보고 도망 안 갔어?”고석근은 더 이상 대화를 할 필요가 없다고 느껴 폰을 끄고 싶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하고 인내심 있게 답장하였다.“여미령이 너의 사모님 데리고 실크 파자마 원피스랑 네일 아트를 한거 같은데…다 네가 좋아하는 스타일이야.”육한정은 유란원으로 돌아와 서재에서 고석근이 보낸 답장을 몇 번이나 다시 봤다. 그의 사모님이 실크 파자마랑 네일 아트를 했다고…“여미령 해성에 조금 더 있으라고 해. 너무 급하게 가지 말라고.”고석근은 폰을 옆 좌석으로 던졌다.육한정도 폰을 내려놓고 서류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 글자도 읽어지지가 않아 일어나서 할머니 찾으러 갔다.“할머니, 서관이 보고 싶지 않아?” 육한정이 물었다.“당연히 보고 싶지. 이틀 동안 집에 안 들어왔는데.” 육 어르신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서관이랑 영상통화할까?”“그래.”……천수환에서 하서관은 샤워하고 나와 오늘 산 살색
그 여자아이는 하서관처럼 지적이고 보석처럼 빛나며 사랑스러운 고집이 있어야 하는데…하서관을 만나기 전만 해도 육한정은 그 여자아이가 어떻게 생겼는지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다.하서관을 만나고 나서 육한정은 하서관이 그가 상상한 여자 이이의 모든 모습과 동일하다.그 여자아이는 이래야 하는데…육한정은 하서관의 베게에 누워있다. 베게 위에는 하서관의 향기가 남아 있었다. 그녀를 처음 만난 날 그녀의 향기가 어딘가 매우 익숙했다. 마치 오랫동안 찾아다닌, 계속 맡고 싶고 빠지게 되는 향기.육한정은 손으로 빨개진 눈가를 가렸다. 목은 용암이 있는 듯 뜨겁고 머릿속에는 온통 그녀가 실크 파자마를 입은 모습이다.육한정은 일어나 냉수 샤워를 했다.……하서관은 육한정이 보낸 문자를 받았다. “아까 냉수 샤워를 했어요. 보고 싶네요.”뭘 보낸 거야?하서관의 얼굴이 빨개졌다.이때 문자 하나가 더 왔다. “여자라는 존재가 이렇게 사람 애타게 만드는 존재였네요.”그의 문자를 보자 하서관은 마음이 약해졌다.“서관아, 내가 잘못했어. 다 나의 잘못이에요. 그니까 집에 들어와요?”하서관이 답장을 할지 말지 고민을 하고 있을 때 팩을 한 여미령이 걸어왔다.“서관아, 핸드폰 무음해. 뭘 보내도 답장 금지. 혼자 외롭게 있으라 해.”“알겠어” 하서관은 바로 폰을 껐다.“서관아, 제3자로 봤을 때 이 일에서만큼은 네가 마음 약해지면 안 돼. 하연연이 그를 살려준 적이 있으니 아직 하나의 약속이 남아 있는 한 하연연은 무슨 수를 쓰든 계속 육 대표에게 달라붙을 거야. 처음부터 육 대표를 꽉 잡아야 해. 혼자서 여자 문제 잘 해결해야 네가 고생을 안 해. 뭔 말인지 알지?”하서관은 여미령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했다. “나는 그냥 할머니가 보고 싶어. 비록 할머니는 돌아오라고 하지는 않았지만.”여미령이 화장대로 옮겨갔다.“할머니는 똑똑하신 분이야. 근데 할머니가 너를 잘 챙겨줬긴 했지. 할머니 덕분에 육 대표를 좀 좋게 봐야겠어.”……육한정이 아무리 기다려
하서관은 그날의 진실을 알기 위해 임 아주머니가 깨어나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지금 충격적인 내용이 연달아 나와 너무 혼란스럽다.할아버지가 엄마의 집사였다고…?이게 무슨 말이지…그럼 엄마는 집사의 아들이랑 결혼을 했다는 건데…“임 아주머니가 하신 말의 단어는 다 이해했지만 구절로 이으니까 이해가 안 돼요. 지금 의문점이 너무 많은데 하나하나 설명해 줄 수 있어요?”“아가씨, 사모님이 남기신 상자를 열어보면 모든 것이 다 이해가 될 거예요.”말을 다 하고 임 아주머니는 다시 눈을 감고 혼수상태로 빠졌다.의사 선생님이 오셔서 임 아주머니의 건강을 체크하러 오셨다. “하 아가씨, 환자의 몸 상태는 처음부터 좋지는 않습니다. 다만 어떤 약물의 효능으로 인해 환자의 심장이 계속 퇴화되지 않았어요.”하서과은 방금 임 아주머니의 맥을 잡아 봤다. 의사 선생님이 하신 말처럼 임 아주머니의 몸속에는 생명을 간신히 유지하게 해준 약이 있다.몇 주 전에 맥을 잡을 때는 약의 존재를 못 알아차렸다.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하게 몸속에서 효능을 유지하고 임 아주머니를 지켜왔다. 이 정도의 의술을 가진 사람은 하서관은 엄마밖에 생각이 안 난다. 10년 전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에 아마도 임 아주머니에게 생명 유지의 약을 복용하게 한거 같다,하서관은 이 사건이 배일에 쌓인 것처럼 혼란스럽다. 그녀의 주위에 거대한 철망이 그녀를 둘러싼 거 같았다.이때 핸드폰 벨소리가 울렸다.하진국에게서 온 전화다. 하서관은 그의 전화가 놀라지 않았다. 육한정과 무슨 사이인지 알려고 전화가 올 것 같았다.하서관은 통화 버튼을 눌렀다.“여보세요, 아빠.”“서관아, 지금 집에 빨리 들어와. 너 얼굴 보면서 물어야 하는 게 있어.” 하진국은 화를 내고 조급해 보였다.하서관은 입꼬리를 씩 올렸다. “네, 마침 저도 드릴 말씀이 있어요.”……하 가의 집에 도착하자 하서관은 할아버지의 방에 들렀다. 할아버지는 아직도 깨어나지 못했다. 그래도 전에 침을 놔준 뒤 기색이 많이 좋아지셨다.
하서관은 천수환에 돌아왔다. 여미령은 그녀의 곁으로 다가갔다.“서관아, 방금 곽선주가 앤스타에 뭐 올렸는데, 한번 볼래?”볼래!하서관은 앤스타를 키고 곽선주가 글을 하나 올렸다.-웃긴 얘기 하나 해줄게요. 하서관이 바른 연구소에 들어가고 싶어 한데요. ㅋㅋ곽선주는 여미령처럼 팔로워가 많지는 않지만 새로운 세대의 떠오르는 스타로 올리자마자 인기 검색어에 올랐다.댓글은 이랬다.-좋은 소식을 하나 전달을 하자면 저희 연이 여신님은 이미 바른 연구소에 합격됐다고 합니다.-아이고, 시골에서 올라온 쥐가 발악도 가지가지 한다. ㅋㅋㅋㅋ재밌네.-객관적으로 바라봤을 때 하서관은 이제 고등학교 졸업해서 19살이지 않아?-고졸이 바른 연구소에? ㅋㅋㅋㅋ-아 진짜 웃기다. ㅋㅋㅋㅋㅋㅋ-저희 내가 할까요? 하서관이 들어갈 수 있는지 없는지.하서관은 자기의 프로필에 들어가자 놀랬다. 원래 팔로워가 80만 명 밖에 없었는데 갑자기 800만 명이 되었다.여미령은 그녀의 머리를 손으로 가볍게 툭 쳤다. “좋아하기에는 아직 일러. 지금 너의 팔로워의 반 이상이 안티 아니면 그냥 관심이 없는 사람 들일걸. 인기 검색어에 한번 들어가서 확인해 봐. 전 국민이 하서관이 바른 연구소에 들어갈 수 있는지 내기 중이야. 하서관, 네티즌들만 이러는 게 아니고 부잣집의 사람들도 거액으로 내기에 참여해서 네가 지기를 바라고 있어.”“서관아, 너 지금 정말 핫해. 연예계랑 해성의 명문들이 이렇게 들뜬 건 처음이야.”하서관은 다시 앤스타를 살펴봤다. 여미령도 글을 올렸다, “이게 다 무슨 소리지. 다 후회할 거예요.”여미령은 고민도 안 하고 하서관의 편을 들어줬다. 하연연, 곽선주 그리고 해성의 부잣집 애들과 다른 길에 섰다.인터넷에서 여미령의 팬들과 곽선주의 팬들도 피 터지게 싸우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팔로워가 갑자기 증가되고 그녀의 신상을 밝히려 애를 썼다. 진짜 유명해졌다.하지만 하서관은 9살에 바로 아무도 모르는 시골로 내려가 정보를 알아내기 힘들다.하서관은 여
육한정이 하서관을 때렸다… 하서관의 얼굴이 순식간에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녀의 손가락에서 뜨거운 김이 올라오고 있었다. “당… 당신… 당신 정말 뻔뻔하군요!”육한정은 그녀에게 다가갔다. 방금 샤워를 해서 그런지 하서관의 몸은 무척이나 향기로웠다. 그가 낮은 목소리로 매력적이게 웃었다. “부인, 가서 신고해요. 내가 가정폭력범이라고. 변호사라도 찾아줄까요? 가서 말해요. 내가 당신 엉덩이 때렸다고.”“…”그 말에 하서관은 발을 들어 그의 다리를 걷어찼다.육한정이 손을 뻗어 그녀의 얼굴에 씌워진 면사포를 벗겨냈다.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이 드러났다. 그는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놀란 그녀는 빠르게 손을 올려 자신의 입을 막아버렸다.육한정의 몸이 얼어버렸다. 그의 얇은 입술이 분홍빛이 도는 그녀의 손톱에 닿았다.그가 자신의 손톱에 입을 맞출 줄은 생각도 못 했다. 그녀의 맑은 눈동자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 청순함은 다른 사람과 비교할 수 없었다.그의 입술이 그녀의 눈에 떨어졌다.그녀는 귀여운 머리핀을 꽂은 긴 머리를 늘어뜨리고 있었다. 육한정은 그녀의 머리핀에 입을 맞추었다. 육한정은 소녀스러운 그녀의 모든 것을 사랑했다.하서관은 그에게 갇혀버렸다. 그녀는 그에게 뽀뽀 세례를 받고 있었다. 그는 종래로 그녀에 대한 사랑을 숨기지 않았다. 그가 자신의 모든 것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그녀도 느낄 수 있었다. 여자한테는 이런 안정감이 필요하다.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는 남자의 모습은 자신의 허영심과 행복감을 만족시켜줄 수 있다.“나 좀 들여보내 줘요. 곧 미령이가 나 찾을 거예요.”육한정은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주먹만 한 그녀의 얼굴을 눈에 담고 있었다. “여미령 얘기 한 번만 더 꺼내 봐요. 당장 당신을 내 차로 안고 가버릴 테니까. 알겠어요?”알겠어요!하서관은 빠르게 입을 닫았다.“할머니가 당신한테 물어보래요. 도움 필요한 거 있냐고.”할머니는 분명 그녀가 바른 연구소로
하연연의 동공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 목소리, 너무 익숙한데? 하… 하서관이다! 하연연은 빠르게 고개를 들어 앞쪽을 쳐다보았다. 하서관은 오늘 진한 핑크색의 니트와 검은색은 스키니진을 입었다. 그녀는 청순한 모습으로 바른 연구소의 문을 열었다.진한 핑크색, 여자들이 소화하기 힘든 색이다. 그 색을 완벽하게 소화한 하서관의 모습은 청순하면서도 매혹적이었다. 사람들은 그녀에게서 시선을 돌릴 수가 없었다.하서관의 오늘 옷차림은 갓 직장에 들어온 직장 초보에게 아주 잘 어울렸다.하서관이 왔다. 그녀가 약속한 대로.“서관아, 어떻게 왔어? 너 어떻게 들어온 거야? 바른 연구소는 널 뽑아주지 않았다고 들었는데.” 하연연이 부드러운 말투로 그녀에게 말했다. 하서관은 가방을 크로스로 메고 있었다. 하서관이 입꼬리를 올렸다. “하연연, 누가 그래? 내가 떨어졌다고?”하연연은 조우영을 쳐다보았다.조우영은 빠르게 앞으로 나섰다. 그는 하서관을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하서관씨, 우리 바른 연구소가 왜 당신같이 고등학교밖에 졸업 못 한 사람을 뽑겠어요? 빨리 여기서 나가요. 안 나가면 경호원 불러서 쫓아낼거에요!”모든 사람들이, 모든 재벌 집 아가씨들이 내기를 하고 있었다. 바른 연구소는 신성한 곳이었다. 소란스러운 이곳의 상황이 사람들의 이목을 끌어당겼다. 다들 가만히 핸드폰을 꺼내 영상을 찍기 시작했다.하연연의 눈동자에 악독함과 기쁨의 감정이 스쳐 지나갔다. 하서관, 네가 발로 들어온 거야!하연연은 앞으로 걸어가 하서관의 손을 잡았다. “서관아, 네가 나 싫어하는 거 알아. 나에 대해서 뭔가 오해하고 있는 거 같은데. 그렇다고 이렇게 바른 연구소로 쳐들어오면 안 되지. 다른 사람들한테 피해가 가잖아. 나랑 같이 나가자, 응?”조우영은 자신의 여신이 너무 착하다고 생각했다. 천사와 다름이 없었다. 그는 하연연 대신 불평하기 시작했다. “연이씨, 하서관이 연이씨한테 일부러 그러는 거예요. 당신 집안도 망하게 만들었잖아요. 왜
이건 완성할 수 없는 임무다. 하서관이 감히 할 수 있을까?하서관은 주희경을 쳐다보았다. 그녀는 부드러운 허리를 꼿꼿하게 폈다. 반짝이는 그녀의 눈동자는 도피할 생각이 조금도 없어 보였다. 그녀는 또 한 번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주임님!”그녀는 주희경의 말은 받아들였다.하연연과 조우영은 숨을 들이쉬고 있었다. 그들은 하서관을 괴물보듯 쳐다보고 있었다. 주희경은 낙하산으로 들어온 하서관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세 사람 모두 각자 자리로 돌아가세요.”말을 끝낸 후 그녀는 핸드폰으로 영상을 찍는 사람들을 차가운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그녀는 큰소리로 훈계하기 시작했다. “당신, 당신 말이에요, 당신. 그리고 당신들. 할 일이 그렇게 없어요? 내 사무실에 가서 얘기 좀 할까요?”주위에서 몰려있던 사람들은 이미 구경을 끝내고 찍은 영상들을 인터넷에 올렸다. 그래서 그들은 빠르게 자리를 떠났다.주희경도 자리를 떠났다.…주희경이 자리를 떠나자 조우영이 분노의 눈빛으로 하서관을 쳐다보았다. “하서관씨, 바른 연구소는 무슨 수를 써서 들어온 거예요?”하서관은 조우영을 흘겨보았다. “그걸 제가 왜 알려드려야 하죠? 우리가 친했던가요?”“당신!” 조우영은 말을 더듬거렸다.하연연은 위아래로 하서관을 훑어보았다. 이번 내기는 하서관이 이겼다. 그녀는 진짜로 바른 연구소에 들어오게 됐다. 무슨 수를 썼는지는 안 봐도 뻔한 일이었다. 분명히 육한정이 도와준 거겠지.육한정은 손바닥으로 하늘도 가릴 수 있는 사람이다. 바른 연구소에 사람 하나 꽂아주는 건 일도 아니겠지.육한정이 하서관을 위해서 이런 짓까지 할 줄을 생각도 못 했다.하연연의 마음속에 질투심과 부러움이 차올랐다. 하지만 그녀의 예쁜 얼굴에서는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가 걱정스럽다는 표정으로 하서관에게 물었다. “서관아, 우리가 내기한 거 그냥 장난 같은 거였잖아. 바른 연구소에 들어오는 게 뭐가 그렇게 중
백지은은 줄곧 장한이 자신에 대해 책임을 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그의 소식을 기다리지 못했다. ‘무슨 뜻일까?’백지은은 결국 참지 못하고 집까지 찾아왔다.멀리서 장한과 임불염이 함께 서있는것을 보게 되었는데, 두 사람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장한은 임불염을 차에 태웠고 임불염은 그대로 떠났다.백지은은 재빨리 주먹을 잡아당겼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설마 사랑이 되살아 난거야?’‘아니! 절대 그렇게 둘 수 없어!’백지은은 한 걸음에 달려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한오빠, 방금 임불염이 온 거 아니야? 두 사라미 이혼한다고 그랬잖아...... 나한테 책임지겠다고 약속했잖아...... 근데 어떻게 이럴 수 있어?”장한은 백지은을 한 번 보고는 방으로 들어갔다.그러자 백지은은 뒤를 쫓아가서 그에게 매달렸다.“한오빠, 오늘 나한테 확답을 줘! 난 모든 걸 오빠한테 줬는데, 이렇게 날 버리면 안 돼잖아.”장한은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이혼할거야. 근데 뱃속에 내 아이가 있어. 그냥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말하면서 장한은 백지은을 쫓아내고 문을 닫았다.문밖의 백지은은 질투심으로 얼굴이 일그러졌다.‘임불염! 너도 네 뱃속에 아이도 내가 다 죽여버릴거야!’백지은은 스피드를 올려 돈을 써서 용맹한 사나이 몇 명을 찾았다.“천만원 줄테니 가서 임불염이라는 여자 잡아서 강에 던져! 완전히 사라지게 해!”돈에 눈이 먼 그들은 즉시 승낙했다.“좋습니다! 먼저 돈 부처 보내시죠! 그럼, 당장 가겠습니다.”“그래.”백지은은 흔쾌히 승낙했고, 그녀는 돈을 이 몇 사람의 계좌에 넣었다.이틀 동안 백지은은 줄곧 소식을 기다렸다.임불염의 사망소식이 전해지기를 기다렸지만 도무지 연락이 오지 않았다.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불안감이 들었다.뭔가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백지은은 당황해서 일단 숨으려고 옷 두 벌을 챙겼다.그러나 문을 열자마자 제복을 입은 경찰이 보였다.“백지은씨 입니까? 살인매수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백지은은 조금 두려웠다. 그녀가 믿는지 안 믿는지 짐작이 안 갔고 그가 자신이 한 짓을 책임을 질지 안질지도 몰랐다.그녀는 곧바로 옷을 입고는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오빠, 저는 이제 오빠의 사람이에요. 오빠에게 향한 내 마음을 오빠도 잘 알거예요. 난 오빠를 좋아해요. 그리고 오빠에게 시집가고 싶어요. 이렇게 내 첫 경험을 주었으니 오빠가 책임을 지지 않으면... 난 살지 않을 거예요.”백지은이 훌쩍거렸지만 장한은 여전히 말을 하지 않았다.“오빠, 그럼 전 그냥 죽을게요.”백지은은 몸을 돌려 벽에 박으려했다.그때 장한이 백지은을 잡아당기며 진중하게 말했다.“지은아, 뭐하는 거야. 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한 적 없어.”순간 백지은은 너무 기뻤다.그가 자신을 책임지려한다?“오빠, 오빠도 나한테 호감이 있다는 걸 알아요.”백지은은 곧바로 장한의 단단한 허리를 안고 그의 품에 얼굴을 파묻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장한이 그녀를 밀쳐냈다.“하지만 조금 기다려야 해. 난 지금 널 책임질 수 없어. 나랑 임불염의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어.”백지은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오빠. 절대 저버리지 말아요.”장한은 그녀를 힐끔 보더니 문을 열고 떠났다.백지은은 너무 기뻐 방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그녀는 마침내 장한을 손에 넣었다.드디어 그를 가졌다....한편 장한은 방을 나와 코너를 돌아 신속히 다른 방으로 들어갔다.방에 들어서자마자 월월이의 여린 목소리가 전해왔다.“아빠.”장한은 곧바로 월월이를 안더니 아이의 볼에 뽀뽀했다.“월월아, 엄마는?”그때 임불염이 걸어 나왔다.“왔어? 당신이 아직도 부드러운 꿈에서 안 깬 줄 알았어.”그녀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그를 힐끔 보았다.“내가 보기에 당신 지금 아주 설레는 거 같은데? 어젯밤 백지은과 아무 짓도 안했어?”“아무 것도 안 했어. 백지은이 내 미색을 노렸지만 내가 곧바로 발차기를 날렸어. 발차기를 몇 번 날리니 조용해졌어. 날 만지지도
아파.백지은은 너무 아파 곧바로 눈물이 났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억울한 눈빛으로 침대 위의 남자를 보았다.“보스.”침대 위의 장한은 몸을 뒤척이며 또 그녀를 등지고 잤다.이 순간 백지은은 이 남자가 고의로 한 것이라고 의심했다. 고의로 그녀를 희롱한 후에 발로 그녀를 침대에서 찼다.여자로서 침대에서 내동댕이쳐진 게 너무 창피했다.백지은은 엉금엉금 기어 다시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 그는 눈을 감고 숨을 가쁘게 쉬는 것이 술에 많이 취한 것 같았다.“보스. 보스.”백지은이 시탐하듯 여러 번 불렀다.장한은 아무런 반응도 없이 자고 있다.백지은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내가 생각이 많은 것이겠지?’‘그럴 거야. 그렇게 많은 술을 마셨으니 틀림없이 취했을 거야.’백빙은 샤워실 문을 열고 샤워하러 들어갔다.그녀는 깨끗이 씻은 뒤에 몸에 흰색 샤워가운을 걸친 채 겨우 중요부위를 막았다.거울 속의 여자는 한창 청춘이다. 생기발랄하고 예쁘게 생겼다.백지은은 자신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그녀는 방에 들어가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보스.”그는 반응이 없다.백지은이 용기를 내어 그의 셔츠 단추를 하나하나 풀자 그의 건장한 상반신을 드러냈다.남자는 근육이 탄탄하고 가슴이 널찍했으며 완벽한 식스팩은 야성미가 넘쳤다.백지은의 눈이 반짝였다. 그는 그녀가 생각했던 대로 아주 완벽했다.백지은은 곧바로 달려들어 그를 가지려했다.하지만 장한은 또다시 다리를 들어 그녀에게 발차기를 날렸다.아이고.백지은은 또다시 그대로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너무 아프다.이번에는 온몸이 깨질 것 같았다. 장한은 점점 더 세게 찼다.어떡하지?그가 아예 건드리지 못하게 한다.백지은은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 애초에 오늘 저녁에 그를 가져 그의 여자가 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잠든 그는 너무 경각심을 높아 그녀에게 손을 댈 기회를 주지 않았다.이대로 가다가는 그를 깨울 것이다.백지은은 잠시 생각한 뒤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이
“보스, 왜 이렇게 혼자 술을 마셔요. 나랑 같이 마셔요.”백빙은 자신에게 술 한 잔을 따르고 단숨에 다 마셨다.장한은 그녀를 보는 체 하지 않았지만 쫓지도 않았다. 그녀가 술을 한 잔 마신 후에 그도 술을 한 잔 마셨으니 그녀에게 대응해주는 셈이다.백지은은 희망을 보았다. 이전에 장한은 그녀에게 대꾸조차도 하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임불염이 가니 그녀의 자리가 생겼다.그녀가 한 모든 노력은 다 가치가 있는 것이다.백지은은 기회를 틈타 재빨리 말을 걸었다.“보스, 임불염 때문에 기분이 나쁜 거예요? 그녀는 정말 너무 철이 없어요. 그녀는 현처가 될 수도 없고, 양모가 될 수도 없고, 당신을 전혀 아끼지 않아요. 그런 여자랑 살면 더 힘들어져요. 보스, 빨리 그녀를 잊어요.”백지은은 말하면서 장한에게 술 한 잔을 따랐다.장한은 침묵했지만, 술잔을 들더니 백지은이 따른 술을 단숨에 다 마셨다.백지은은 장한에게 계속 술을 따라주었고 목소리도 갈수록 부드러워졌다.“보스, 밖에는 좋은 여자가 아주 많아요. 임불염만 잊는다면 당신의 주위에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주 많다는 걸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당신은 더 좋은 인생을 누릴 자격이 있어요.”장한은 침묵하며 또 한 잔의 술을 다 마셨다.이렇게 장한은 술을 여러 병 마시고 곧바로 쓰러졌다.단단한 등이 나른하게 소파 의자에 기대더니 눈을 감았다.취한 것일까?백지은은 조심스럽게 장한을 잡아당겼다. 장한이 자신을 밀쳐내지 않자 백지은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보스, 취했어요?”장한이 애매하게 대답했다.“보스, 이렇게 해요. 제가 부축해줄게요. 방에 들어가서 쉬어요.”장한은 거절하지 않았다.백지은이 그를 부축해 두 사람이 방으로 걸어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방에 도착했다.백지은이 장한을 침대에 눕히자 장한이 눈을 감더니 태양혈을 손으로 만졌다.“보스, 제가 만져줄게요.”백지은은 손을 뻗어 자상하게 관자놀이를 주물러주었다.그리고 그녀도 천천히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임불염의 나근나근한 호칭을 들은 장한은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한편 백지은은 아주 조급하다. 그녀는 여태껏 장한과 임불염이 이혼하기를 기다렸으며 그 틈을 타 장한의 옆자리를 독차지하려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절친 양소희가 도착했다. 양소희는 지난번 몰래 비타민을 낙태약으로 바꿔 임불염에게 전한 사람이다.그녀가 아주 기쁘게 말했다.“지은아, 전할 좋은 소식이 있어.”“무슨 좋은 소식?”“보스와 임불염이 싸우고 있어. 임불염이 이사까지 했어.”백지은의 눈동자가 반짝였다.“진짜야?”“물론 진짜지. 가서 봐봐.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어. 나도 방금 거기에서 온 거야. 널 만나자마자 이 기쁜 소식을 전하고 싶었어.”“그럼 빨리 가보자.”백지은은 재빨리 장한에게 달려갔다. 아니나 다를까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었으며 장한과 임불염은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싸우고 있었고 임불염은 자신의 캐리어까지 들고 있었다.모두들 싸움을 말리고 있다.“형, 형수님이랑 싸우지 말아요. 형수님의 뱃속에 아이도 있잖아요. 형수님을 이해해줘야 해요.”“맞아요. 형. 싸우지 말아요. 빨리 형수님을 달래줘요.”임불염이 곧바로 입을 뗐다.“달래줄 필요 없어요. 우리는 이미 이혼 신청을 제출한 상태예요. 이혼 조정 시기만 지나면 이혼이 성사될 거예요.”장한이 임불염을 바라보며 말했다.“이렇게 된 이상 각자 좋은 길을 찾자. 넌 네 길을 가고 난 내 길을 가면 돼.”“그래. 지금 갈게.”임불염은 트렁크를 들고 차에 올랐다.“형수님, 가지 마세요. 형은 단지 화가 나 있을 뿐이에요.”임불염은 아랑곳하지 않고 차문을 닫고 운전기사에게 말했다.택시가 임불염을 태우고 모두의 시선 속으로 사라졌다.“형, 정말 이러면 안 돼요. 형수 혼자 밖에 있으면 얼마나 위험해요. 빨리 형수를 달래요.”“나는 달래지 않을 거야. 우리는 이미 이혼했어. 다 끝났어. 모두 비켜!”쾅하고 장한도 문을 닫았다.구경꾼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어떻게 해야 할지
왜 갑자기 말이 이렇게 된 것일까?장한은 그녀가 말하다가 화를 낼까 얼른 그녀를 안고 용서를 빌었다.“염아, 미안해. 나도 이렇게 다른 여성에게 휘말리기 싫어.”그러자 임불염이 그의 단단한 허리를 안았다.“그럼 어떻게 백지은을 손보려고?”장한은 잠시 고민을 하다 그녀의 귓가에 대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임불염은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고 머리를 끄덕였다.“그럼 그렇게 하자. 백지은의 꼬리가 드러날 거야.”“응.”“빨리 일어나. 월월이가 돌아올 시간이 됐어.”장한은 그녀의 아름다운 작은 얼굴을 감싸더니 고개를 숙이고 그녀에게 키스했다.“아직 시간이 좀 있어. 난 너랑 더 있고 싶어.”임불염은 마음이 설레어 두 손으로 그의 목을 안았다.잠시 키스를 한 뒤 그녀는 그의 손이 자신의 옷 단추를 만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그녀가 곧바로 작은 소리로 말했다.“안 돼. 나 임신했어.”장한은 곧바로 자기 자리로 옮겨 누워 머리를 비추는 불빛을 바라보았다.의사가 임신초기는 성생활을 하면 안 된다고 했으니 그는 그녀를 만지면 안 된다.이제 시작인데 이렇게 힘들면 앞으로는 어떻게 할까?임불염은 그의 곁에 눕더니 자신의 붉은 입술을 깨물고 그의 몸 위에 앉았다.장한은 기뻐하며 그녀의 얼굴을 감싸며 키스했다.“역시 염이 넌 날 아끼는 거 같아.”...주 아주머니가 월월이을 데려오자 월월이는 깡충깡충 방으로 뛰어갔다.“아빠, 엄마, 나 왔어요.”그때 장한이 걸어 나오더니 방문을 닫고 월월이를 번쩍 안아 볼에 뽀뽀했다.“월월이 왔어?”“아빠, 엄마는 어디 갔어요? 엄마와 동생을 보고 싶어요.”“엄마는 지금 아주 피곤해서 쉬고 있어. 조금 있다 엄마 보러 들어가면 안 될까?”“네.”잠시 후, 임불염이 나왔다. 그녀의 얼굴은 한껏 상기되었다. 눈치가 빠른 월월이는 얼른 눈치를 챘다.“엄마, 너무 예뻐요.”“월월아, 그럼 예전에는 안 예뻤어?”“예전에도 예뻤지만, 지금은 더 예뻐요."임불염이 장한을 힐끔 보자 장한도 그녀를 보고 있었다.
두 사람은 최선을 다해 키스를 했다.임불염이 키스를 멈췄지만 장한은 여전히 그녀를 꼭 안고 있다.“염아, 네 손을 놓기 무서워. 지금 이 상황이 너무 좋아.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아. 널 놓아주면 곧 이 꿈에서 깰 거 같아.”그때 임불염이 입을 벌려 그의 입술을 가볍게 물었다.장한은 아파 눈을 번쩍 떴다.임불염의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그를 바라보고 있다.“지금도 꿈이라고 생각해?”장한은 입꼬리를 씩 올렸다.“아니. 이건 진짜야. 네가 내 앞에 있어!”임불염은 달콤하게 그의 품에 안겼으며 드디어 마음속의 이 고비를 넘겨 마음이 편하다고 생각했다.장한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염아, 앞으로 우리 네 식구 행복하게 살자. 더 이상 뱃속의 아이를 건드리지 않을 거지?”장한이 그녀의 작은 배를 어루만졌다.“내가 언제 뱃속의 아이를 건드린다고 했어? 비록 널 원망했지만 뱃속의 아이를 다치게 할 생각은 한적 없어.”장한은 순간 굳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하지만 넌 이전에 몇 번이나 아이를 지우려고 했잖아.”임불염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소리야. 내가 언제 아이를 지운다고 했어. 난 그런 적 없어.”그때 장한이 벌떡 앉았다.“기억 안나? 내가 그때 병원에 달려갔을 때 의사가 너에게 유산수술을 해주려고 했잖아. 내가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아이를 지웠을 거야.”그 일을 생각하면 장한은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린다.임불염도 덩달아 앉더니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난 지금까지 유산수술을 한 적 없어. 그날 난 초음파검사를 하러 간 거야. 그리고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어. 눈을 떴을 때 이미 너에게 안겨 돌아온 뒤였어.”뭐라고?장한은 그제야 무엇인가 떠올라 미간을 찌푸리며 질문을 했다.“그럼 낙태약을 먹은 적도 없어?”“무슨 약을 말하는 거야? 그 병에 있는 알약 말이야? 그건 비타민이야. 네 부하가 나에게 준 거야. 아직 한 번도 먹은 적 없어.”장한은 곧바로 아주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그가 오해했다. 아주
임불염이 그를 밀어내려했지만 아무리 힘을 주어도 밀어낼 수 없었다. 아마도 그녀는 그제야 자신의 마음을 마주했을 수도 있다.그녀는 진짜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장한은 곧바로 그녀를 번쩍 들어안아 차에 앉아 집으로 돌아갔다....임불염은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장한은 그녀를 꼭 껴안았다. 그 순간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며 마치 두 사람의 마음은 수많은 인파를 헤치고 꼭 붙은 것 같았다.임불염이 등지고 있었기에 가녀린 옷을 사이에 두고 그의 박력 넘치는 심장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그때 장한이 그녀의 부드러운 머릿결에 키스하였다“염아, 내가 이전에 많은 잘못을 저질렀어. 하여 감히 네가 날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어. 지금 내가 가장 바라는건 네가 내 곁에 남아 내 사랑을 받아들이고 내 아내가 되어주는 거야. 그리고 아이랑 같이 천천히 늙는 거야.”임불염은 콧방귀를 뀌었다. “그래? 난 아직도 네가 이혼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난 그냥 너에게 자유를 주고 싶었던 거야. 이혼 절차가 늦어 네가 기분 나쁜 줄 알았어.”그때 임불염이 몸을 돌려 주먹으로 그를 사정없이 때렸다.“그럼 백지은과는 어떻게 된 거야. 내 눈으로 네가 백지은이 데이트하는 걸 봤어.”“장한, 넌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감히 나 몰래 백지은과 만나고 있었어? 사실 나한테 미리 다 얘기해주면 우린 이렇게까지 할 필요도 없었어.”그때 장한이 그녀의 주먹을 잡아당기더니 꼭 감쌌다.“염아, 내 말 좀 들어봐. 어젯밤은 백지은이 날 부른 거야. 너에 대해 할 말이 있다고 했어.”“백지은이 뭐라고 했는데?”“네 험담을 해서 화가 나 먼저 돌아온 거야.”그런 걸까?임불염은 자신의 손을 힘껏 내리쳤다.그러자 장한이 조심스레 그녀의 콧대를 만지며 싱긋 웃었다.“염아, 너도 질투할 줄 아네. 처음으로 네가 질투하는 걸 봤어. 게다가 나 때문에 질투하는 거.”질투?임불염은 그제야 자신이 질투한 사실을 알았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는 왜 이렇게 감정기복
한 사람이 차에 치여 바닥에 누워있고 주변이 온통 피범벅이었다. 사람들이 막고 있어 임불염은 그 사람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리고 머리가 혼란스러웠다.장한일까?방금 그가 물건을 가지러 간다고 하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설마 그일까?임불염의 맑은 눈시울은 순간 빨갛게 변하더니 서서히 눈물이 고였다.촘촘한 속눈썹을 깜빡이자 진주알 같은 눈물이 떨어졌다.그녀가 울고 있다.이 순간 그녀는 사고를 당한 사람이 장한일까 봐 너무 무서웠다.“좀 비켜주세요! 좀 비켜주세요!”이때 구급차가 도착하더니 다친 사람을 들것에 실었다.임불염은 마침내 그 사람의 얼굴을 똑똑히 보았다. 그는 장한이 아니다. 아니다!“염아!”이때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임불염이 곧바로 몸을 돌리자 건장한 장한이 그녀의 시선에 들어왔다.그는 성큼성큼 다가와 눈물범벅이 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왜 나온 거야? 왜 울었어? 무슨 일이야?”그는 곧바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임불염은 자신의 다리가 아직도 나른한 것 같았으며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는 지금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앞에 서있다. 그는 아무 일도 없다.“방금 어떤 사람이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난 너인 줄 알았어.”임불염은 목이 메었다.그 순간 장한은 재빨리 상황을 알아차리고는 그녀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바보야, 나 아니야. 무서워하지 마. 난 이렇게 잘 살아있어.”임불염은 손을 내밀어 그의 단단한 허리를 꼭 끌어안았으며 그의 따뜻한 체온이 전해진 뒤에야 실감이 났다.그는 정말 살아있다.그녀는 곧바로 자신의 얼굴에 가득한 눈물을 닦았다.“물건 잘 챙겼어? 그럼 들어가서 이혼하자!”그녀는 아직도 이혼할 생각을 하고 있다.그러자 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염아, 이 상황까지 되었는데 아직도 나랑 이혼하고 싶어?”“무슨 뜻이야?”“염아, 넌 날 사랑하게 되었어. 그렇지?”뭐라고?임불염은 순간 멍하였다.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