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불염은 일부러 백야에게 보여주기 위해 이런 행동을 했다.백야가 장한에 대한 마음은 그녀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합법적 아내가 온 이상, 그녀는 백야에게 자신의 존재를 똑똑히 과시하고 싶었다.아니나 다를까, 백야는 임불염의 행동에 깜짝 놀랐다. 그녀가 감히 장한의 귀를 잡아당기는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장한은 그들 사이에서 거의 신으로 여기는 사람이었다. 모두들 그를 존경해 아무도 감히 그의 귀를 잡아당기는 것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백야는 원래 무슨 말을 하려고 했지만, 장한이 임불염을 품에 꽉 끌어안자 얼굴빛이 굳어졌다.장한의 몸에서는 나무 향 같은 청량한 냄새가 풍겼다. 임불염은 장한의 품에서 백야를 한번 슬쩍 살폈다.“뭐 하는 거야? 아직 방에 다른 사람도 있는데••••••.”‘이미 나는 신경조차 안 쓰는 것 같은데?’백야는 어이가 없었다.장한은 임불염의 현재 모습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그는 임불염의 새하얀 귓불에 입을 맞추었다. “여기에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밤에 한 번 시험해 보면 알 수 있어.”그는 목소리를 낮추고 거친 숨을 내뿜으며 말했다. 그의 말에 깜짝 놀란 임불염은 그를 확 밀쳤다.어젯밤 꾼 꿈이 너무 리얼한 탓인지 임불염은 장한과 너무 가까이 붙어있는 게 불편했다.이런 두 사람의 모습에 백야의 얼굴은 하얗게 질려 있었다. 비록 두 사람이 무슨 말을 하는지는 들리지 않았지만 분명 사랑의 속삭임이었을 것이다.그동안 그녀가 아무리 장한에게 접근해도 그는 항상 차갑고 냉정했다. 그녀는 그가 천성적으로 여자를 멀리하는 거라고 여겼는데, 지금 보니 그는 단지 그녀를 피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장한은 임불염 앞에서 마치 딴사람이 된 것 같았다.“백야 씨, 오늘 수고했어요. 같이 저녁 먹을래요?”임불염은 그제야 백야가 생각이 났는지 웃으며 그녀에게 물었다.“괜찮습니다••••••.”“네. 알겠어요. 억지로 붙잡지 않을게요.”“••••••.”백야는 밖으로 나가면서 미련이 가득한 눈빛
‘뭐라고? 지금 나더러 밖에서 자라고?’장한은 임불염을 안고 자기 위해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 어렵게 여기로 데리고 왔는데 밖에서 자라니? 그야말로 청천벽력이 아닐 수 없었다.“왜 나를 안으로 들어가게 하지 않는 거야? 싫어. 난 너랑 같이 잘 거야.”“그럼 당신이 안에서 자고 내가 밖에서 잘게.”“안 돼. 밖이 추운데 자다가 감기라도 걸리면 어떡해?”"그럼 당신이 밖에서 자.”‘탁-’임불염은 무자비하게 문을 쾅 닫았다.“••••••.”문전박대를 당한 장한은 잠시 문 앞에 가만히 서 있었다. ‘쳇, 아주 독한 여자야.’그는 몸을 돌려 거실 소파로 터벅터벅 걸어갔다.••••••방 안.임불염은 방 안을 한 바퀴 둘러보았다. 옷장에서도, 욕실에서도 여자가 살았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보아하니 그와 백야는 아직 그런 사이까지 발전하지 않은 것 같았다. 하지만 그건 모두 장한이 남자구실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지 그의 결백을 증명하는 건 아니었다.모녀는 샤워를 하고 잠자리에 들려고 했다. 하지만 임불염은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했다. 급기야 그녀는 방문을 열고 거실로 나갔다. 장한은 담요 하나를 덮은 채로 소파에서 곤히 자고 있었다. 임불염은 이불 하나를 들고 그의 몸에 덮어주었다. 그때, 그는 몸을 뒤척이며 뭐라고 잠꼬대를 했다.‘뭐라는 거지?’임불염이 귀를 가까이 대자, 장한이 뚜렷하게 ‘여보’ 라고 부르는 것이 들려왔다. 그는 뜻밖에도 꿈속에서도 그녀를 부르고 있었다. 임불염은 마음속의 화가 반쯤 풀렸다.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손을 들어 그의 오만하고 밉살스러운 얼굴을 살짝 만졌다.잠이 든 그의 얼굴은 너무 잘생기고 인상마저 부드러워 보였다.하지만 임불염은 서둘러 그의 얼굴에서 손을 뗐다. 그녀는 지금 자신이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내가 지금 장한의 얼굴을 만진 거야? 드디어 미쳤구나.’그러면서 임불염은 방으로 돌아갔다.••••••장한이 잠에서 깨어났을 때 그는 자기 몸에 이불이 덮어져 있는 것을
장한은 손을 뻗어 백야의 손을 뿌리쳤다. 그러더니 임불염 앞으로 다가가 그녀의 가냘픈 허리를 끌어안으며 나직이 물었다. "왜 그래? 무슨 일이길래 안색이 이렇게 안 좋아 보이는 거야?”임불염의 안색은 굳어있었다. 그녀는 백야의 여우 같은 행동에 잔뜩 화가 났다. 장한은 하필 눈치가 없는 사람이라 백야의 행동이 어디가 이상한지조차 눈치채지 못했다.임불염은 고개를 들어 장한을 바라보며 말했다.“자기 옷은 직접 빨아.”‘뭐야? 오늘 아침 기분이 안 좋아 보이는 게 다 빨래를 안 해서 그런 거야?’장한은 원래 평소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아도 어디를 가도 시중을 드는 사람이 있었다. 때문에 아직까지 스스로 빨래를 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임불염은 백여에게서 빼앗은 옷을 그의 품에 쑤셔 넣으며 말했다.“앞으로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말고 당신 빨래는 당신이 알아서 해.”장한은 자신의 옷을 껴안고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 지금 가서 빨까?”그 모습에 백야는 깜짝 놀랐다. 어떻게 보스한테 직접 빨래를 하게 할 수 있단 말인가? “보스, 옷은 제가 빨게 해주세요. 아직 처리하지 못한 일이 많으실 텐데••••••.”“아니야, 빨래하는 데 몇 분도 안 걸리는데 뭐. 아내가 시키는 대로 해야지.”장한은 안으로 들어가 빨래를 하기 시작했다.잠시 후, 그는 머리를 내밀었고, 임불염을 바라보았다. “당신 옷도 빨아야 할 것 같은데 내가 대신 빨아줄까?”그의 말에 백야는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 자기 빨래를 직접 할 뿐만 아니라 아내의 빨래도 대신 해준다고?“그래.”임불염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때, 임불염은 백야에게 다가갔다.“백야 씨도 다른 일이 있는 거 같은데 먼저 가도 돼요. 참, 지금 저희가 여기로 왔으니 우리 집에 함부로 드나들지 마세요. 아직 시집도 안 간 아가씨가 유부남한테 자꾸만 들락날락하면 보기도 안 좋고, 무엇보다 백야 씨가 저희 둘의 애정행각을 보게 될까 봐 쑥스럽네요.”임불염의 말에 백야는 얼굴이 하얗게 질린
임불염이 여기에 없는 데도 그는 여전히 삼각팬티를 입고 있었다. 임불염은 그의 속옷까지 빨고 싶지 않았지만, 그녀가 빨래를 하지 않으면 백야가 와서 씻을 거라는 생각에 울며 겨자 먹기로 빨래를 할 수밖에 없었다.그런 임불염의 모습을 장한은 옆에 서서 만족스럽게 지켜보고 있었다.‘바로 이거지.’••••••빨래를 마친 임불염은 빨래 널기는 장한에게 맡기고 부엌으로 들어가 아침을 준비했다. 장한이 부엌으로 왔을 때,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러운 좁쌀죽이 다 끓여져 있었다. 임불염은 디저트와 좁쌀죽과 함께 곁들어 먹을 반찬도 두 개 준비했다. 장한은 맛을 보고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그녀의 요리 솜씨가 아주 좋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맛있어?" 임불염이 물었다.“응. 맛있어.”“그럼 그 백야 씨가 한 거랑 내가 한 거랑 누가 한 게 더 맛있어?”임불염이 물었다.“당연히 당신이 한 게 더 맛있지.”장한은 솔직하게 말했다.그때, 장한의 부하 몇 명이 안으로 들어왔다.“형수님, 아침 드시고 계세요? 뭐 드세요? 와, 너무 맛있어 보여요.”“아침 먹었어요? 안 먹었으면 같이 먹을래요?”임불염이 말했다.“네, 감사합니다. 마침 배가 고프던 참이었는데 잘 됐네요.”장한은 못마땅한 눈으로 그들을 쳐다보았다.“내가 보기엔 밥 냄새를 맡고 일부러 밥을 얻어먹으러 온 것 같은데?”“보스, 그렇게 쪼잔하게 굴지 마세요. 저희도 형수님 솜씨를 맛보고 싶어요.”그렇게 사람들은 방에서 함께 웃고 떠들어댔다. 다들 원래 임불염을 좋아하는 데다가 장한이 임불염을 좋아하고 중요시하기 때문에 모두들 임불염을 더욱 좋아하고 존경했다. 한편, 백야는 혼자 밖에 서 있었다. 아랫입술을 워낙 세게 깨문 탓에 피가 날 지경이었다. 원래 장한을 돌보는 것은 그녀의 일이었는데 임불염은 여기로 오자마자 바로 그녀를 차단해 버렸다.‘안 돼. 이렇게 넋 놓고 기다릴 수는 없어.’그녀는 정말 장한을 너무 좋아했다. 만약 이번에 장한을 놓치면 그녀는 평생 후회할 거라고
사진 속 백야는 시원한 민소매 차림으로 침대 위에 앉아 있었고 장한은 긴 다리를 자랑하며 침대 옆에 서 있었다. 사진 속 두 사람은 매우 다정해서 사진 한 장만으로 사람들의 상상을 자아냈다. 임불염은 잠시 멈칫했다.그때, 옆에서 사람들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사진 봤어? 사진을 누가 붙였는지 참••••••, 이제 모든 사람들이 다 알게 됐네.”“도대체 보스랑 백야는 무슨 사이일까요? 애매모호한 게 전혀 알 수 없어요.”“저는 보스를 믿어요. 보스가 형수님을 얼마나 좋아한다고 그래요? 모르는 사람이 봐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예요. 그나저나 백야 씨도 참 안됐네요. 사진 한 장으로 처녀 앞길을 모두 망쳐버렸으니••••••.”“형수님이 이 사진을 보면 어떻게 할지 정말 걱정이에요.”어쩐지 오늘 모두가 그녀를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하더라니, 알고 보니 장한과 백야의 사진 때문이었다.백야는 집안 배경도 좋고, 하얗고 깨끗한 외모로 문예단에 성공적으로 들어갔다. 게다가 평소 대인관계까지 좋아 그녀를 좋아하는 남자들이 줄을 섰다.지금 모두가 그녀를 동정하고 있다. 어쨌든 그녀는 아직 미혼이고, 이런 사건이 터지면 손해를 많이 보는 쪽은 여자니까 현재 모두들 백야를 피해자라고 생각하고 있다. 임불염은 무표정한 얼굴로 돌아섰다.집에 도착하자마자 그녀는 백야를 발견했다. 백야가 자발적으로 그녀를 찾아온 것이다. “백야 씨, 전에 유부남의 집에 함부로 드나들지 말라고 했던 것 같은데요? 혹시 사람 말을 못 알아듣는 거예요?”임불염은 차가운 눈으로 백야를 바라보았다.백야는 얼굴에 눈물 자국이 가득한 상태로 약간 억울한 듯 임불염을 바라보았다. “이미 그 사진을 보셨나 봐요? 이제 이 일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만약 그녀가 사진을 보지 못했다면, 백야는 그녀에게 한 번 보고 오라고 통보할 생각이었다. “그 사진이 어떻게 된 건지 백야 씨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없겠죠. 백야 씨는 어떻게 하고 싶어요?"임불염이 되물었다.그녀의 말에
백야의 부모님은 모두 고위 간부인데, 사랑하는 딸에게 큰일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제일 먼저 달려왔다. 백야 어머니는 화가 나서 임불염을 바라보았다. “네가 임불염이야? 네 남편을 등에 업고 있으니 눈에 뵈는 게 없지? 감히 내 딸을 괴롭히다니.”임불염은 선제공격을 하는 이들을 보며 어이가 없었다.“제가 도대체 어떻게 당신 딸을 괴롭혔다는 거예요? 한번 말씀해보세요.”“우리 딸이 지금 투신하려는데 이게 당신이랑 상관없다고 할 수 있어?”"무슨 뜻이죠?”"내 딸이 투신하기 전에 너한테 와서 얘기를 나눴다고 들었어. 너한테 무릎까지 꿇었다고 하던데, 발뺌할 생각 마. 다들 눈으로 똑똑히 봤으니까. 임불염, 너 정말 독하구나? 감히 내 딸을 자극해서 건물에서 뛰어내리게 하다니••••••, 우리 애가 얼마나 순진하고 착한데 그런 애를 죽음으로 몰아가?”‘나를 왜 찾아오는가 했더니, 이거 때문이었구나.’백야는 먼저 임불염을 찾아간 후, 건물에서 뛰어내리려고 했다. 이 사실이 사람들에게 알려지면, 무슨 소문이 어떻게 크게 번질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임불염은 눈빛을 조금도 회피하지 않고, 차갑게 백야의 부모님을 바라보았다. “백야 씨가 그렇게 말했어요? 제가 백야 씨더러 건물에서 뛰어내리게 한 거라고요?”"그건 우리 백야가 알려주지 않아도 눈이 달린 사람이라면 다 알 수 있는 사실이야.”“그래서 백야 씨는 지금 어디 있는데요? 제가 가서 그녀를 찾아올 테니 저희 삼자 대면 할까요?”임불염은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백야의 부모님은 임불염이 이렇게 침착할 줄 예상하지 못했다. 그때, 뒤에서 나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엄마, 아빠. 사모님을 난처하게 하지 마세요. 이 일은 사모님과 무관해요.”두 사람의 부축을 받으며 백야는 천천히 안으로 들어왔다.“백야야, 너 여긴 왜 왔어? 지금 이 상황에도 넌 이 여자 편을 드는 거야? 하여튼 너는 너무 착해서 문제야.”“엄마.”백야는 어머니의 손을 잡으며 그녀를 말렸다.“엄마, 이 일은 사모님과
백야의 아버지도 권력이 매우 컸지만 이 사람들은 모두 장한의 부하였기 때문에 장한이 자리를 비운 지금, 그들은 장한을 대신해 임불염을 지켜줘야겠다고 마음먹었다.“형수님을 건드리면 안 됩니다. 모든 것은 보스가 돌아오면 그때 결정하세요. 보스의 성격, 잘 아시잖아요. 당신들이 제멋대로 제 형수를 잡거나 제 형수의 털끝 하나라도 다치면 저희 보스는 가만있지 않을 것입니다.”이 말을 들은 백야의 아버지는 잠시 머뭇거렸다. 그도 그럴 것이 장한은 악마로 소문이 나 아무도 감히 그를 건드리지 못했다.그때, 임불염은 앞으로 나서서 백야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그녀는 백야를 차갑게 쳐다봤다. “백야 씨, 조금 전 잘못했다고 그렇게 빌던데 도대체 저한테 뭐가 미안한 거죠?”“전••••••.”“혹시 우리 남편이랑 무슨 일이 일어난 거라고 암시하는 거예요, 아니면 아무 일도 없었지만 제 남편을 마음에 품고 있다고 알려주는 거예요?”백야는 이번 싸움에서 자신이 대권을 쥐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임불염의 말에 그녀를 바로 그녀에게 말려들어 갔다. 임불염은 정확히 그녀의 심보를 파악했다.하지만 그녀는 인정할 수 없었다. 이런 모습에 임불염은 냉소했다.“하긴, 제 남편에 대한 백야 씨의 사심은 여기있는 모두가 다 알고 있어요. 제가 없는 동안 백야 씨는 제 남편에게 요리도 해주고 빨래도 해줬었죠. 모르는 사람들은 백야 씨가 제 남편의 아내인 줄 알겠어요. 평소에는 사람들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고 유부남 집에 들락날락거리더만, 왜 지금은 되레 가련한 척하는 거죠? 당신은 아직 시집도 안 간 처녀인데, 자신의 명성을 중요시해야죠. 이런 사진들로 인해 백야 씨는 과연 백야 씨 명성을 망친 건가요 아니면 백야 씨 야망을 이룬 건가요?”임불염의 한마디 한마디에 백야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그녀는 임불염이 이런 상황 속에서도 침착하고 냉정하게 강력한 반격을 가할 줄 미처 몰랐다.임불염은 한순간에 상황을 역전시켰다.그러자 구경꾼들은 수군덕거리며 백야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기 시작
쿵-그 부하의 처절한 울부짖음과 함께 맑은 골절 소리가 울려퍼졌다. 임불염이 고개를 들어 보니 장한의 모습이 보였다. 검은색 코트를 입은 장한은 카리스마를 물씬 풍겼다. “보스.”장한은 그 사람의 손목을 부러뜨린 후 긴 다리를 들어 올려 다른 사람의 복부를 걷어찼다. 그러자 그 사람은 백야의 아버지와 심하게 부딪쳐 피를 토하며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백야의 아버지는 어느새 겁에 질려 얼굴이 창백해졌다. 하지만 조금 전 다행히 그는 민첩하게 몸을 피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아마 그도 그 사람에게 부딪혀 날아갔을 것이다.백야의 아버지는 화가 나서 얼굴이 붉어졌다. 어쨌든 그도 고위 간부인데 장한이 자신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고 그를 난처하게 만든다고 생각했다. 장한이 이 두 사람을 쉽게 해결하자 모두들 그를 둘러쌌다. “보스, 드디어 돌아오셨군요. 저희는 정말 보스가 한발 늦어서 형수님이 끌려갈까 봐 걱정했어요.”장한은 임불염 앞에 이르렀다. 그는 그녀를 빤히 바라보며 나직이 물었다. “어때? 몸은 괜찮아? 저 사람들이 널 다치게 한 거야?”임불염은 고개를 가로저었다.“아니. 괜찮아.”장한은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이 광경을 보고있는 백야는 바늘로 심장을 쿡쿡 찌르는 것처럼 가슴이 아팠다. 장한의 이런 태도는 이미 모든 것을 설명했다. 장한은 오자마자 임불염에게 달려가 그녀를 감싸주며 그녀를 대신하여 나선 반면, 백야에게는 시선도 주지 않았다.“보스.”백야가 소리를 질렀다.그녀의 외침에 장한은 눈썹을 찡그리며 그녀를 차갑게 쳐다본 후 다시 임불염에게 시선을 돌렸다.“만약 내가 백야랑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결백하다고 말하면 나를 믿어 줄거야?”임불염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난 당신 말이라면 뭐든 다 믿어.”장한은 임불염의 작은 손을 꽉 잡았다.“백야, 그 사진이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해 봐.”백야는 두 사람의 굳게 맞잡은 손을 보니 마치 눈에 뭐가 들어간 듯 눈이 따끔거렸다. 그런데 장한이 이렇
백지은은 줄곧 장한이 자신에 대해 책임을 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그의 소식을 기다리지 못했다. ‘무슨 뜻일까?’백지은은 결국 참지 못하고 집까지 찾아왔다.멀리서 장한과 임불염이 함께 서있는것을 보게 되었는데, 두 사람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장한은 임불염을 차에 태웠고 임불염은 그대로 떠났다.백지은은 재빨리 주먹을 잡아당겼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설마 사랑이 되살아 난거야?’‘아니! 절대 그렇게 둘 수 없어!’백지은은 한 걸음에 달려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한오빠, 방금 임불염이 온 거 아니야? 두 사라미 이혼한다고 그랬잖아...... 나한테 책임지겠다고 약속했잖아...... 근데 어떻게 이럴 수 있어?”장한은 백지은을 한 번 보고는 방으로 들어갔다.그러자 백지은은 뒤를 쫓아가서 그에게 매달렸다.“한오빠, 오늘 나한테 확답을 줘! 난 모든 걸 오빠한테 줬는데, 이렇게 날 버리면 안 돼잖아.”장한은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이혼할거야. 근데 뱃속에 내 아이가 있어. 그냥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말하면서 장한은 백지은을 쫓아내고 문을 닫았다.문밖의 백지은은 질투심으로 얼굴이 일그러졌다.‘임불염! 너도 네 뱃속에 아이도 내가 다 죽여버릴거야!’백지은은 스피드를 올려 돈을 써서 용맹한 사나이 몇 명을 찾았다.“천만원 줄테니 가서 임불염이라는 여자 잡아서 강에 던져! 완전히 사라지게 해!”돈에 눈이 먼 그들은 즉시 승낙했다.“좋습니다! 먼저 돈 부처 보내시죠! 그럼, 당장 가겠습니다.”“그래.”백지은은 흔쾌히 승낙했고, 그녀는 돈을 이 몇 사람의 계좌에 넣었다.이틀 동안 백지은은 줄곧 소식을 기다렸다.임불염의 사망소식이 전해지기를 기다렸지만 도무지 연락이 오지 않았다.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불안감이 들었다.뭔가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백지은은 당황해서 일단 숨으려고 옷 두 벌을 챙겼다.그러나 문을 열자마자 제복을 입은 경찰이 보였다.“백지은씨 입니까? 살인매수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백지은은 조금 두려웠다. 그녀가 믿는지 안 믿는지 짐작이 안 갔고 그가 자신이 한 짓을 책임을 질지 안질지도 몰랐다.그녀는 곧바로 옷을 입고는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오빠, 저는 이제 오빠의 사람이에요. 오빠에게 향한 내 마음을 오빠도 잘 알거예요. 난 오빠를 좋아해요. 그리고 오빠에게 시집가고 싶어요. 이렇게 내 첫 경험을 주었으니 오빠가 책임을 지지 않으면... 난 살지 않을 거예요.”백지은이 훌쩍거렸지만 장한은 여전히 말을 하지 않았다.“오빠, 그럼 전 그냥 죽을게요.”백지은은 몸을 돌려 벽에 박으려했다.그때 장한이 백지은을 잡아당기며 진중하게 말했다.“지은아, 뭐하는 거야. 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한 적 없어.”순간 백지은은 너무 기뻤다.그가 자신을 책임지려한다?“오빠, 오빠도 나한테 호감이 있다는 걸 알아요.”백지은은 곧바로 장한의 단단한 허리를 안고 그의 품에 얼굴을 파묻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장한이 그녀를 밀쳐냈다.“하지만 조금 기다려야 해. 난 지금 널 책임질 수 없어. 나랑 임불염의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어.”백지은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오빠. 절대 저버리지 말아요.”장한은 그녀를 힐끔 보더니 문을 열고 떠났다.백지은은 너무 기뻐 방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그녀는 마침내 장한을 손에 넣었다.드디어 그를 가졌다....한편 장한은 방을 나와 코너를 돌아 신속히 다른 방으로 들어갔다.방에 들어서자마자 월월이의 여린 목소리가 전해왔다.“아빠.”장한은 곧바로 월월이를 안더니 아이의 볼에 뽀뽀했다.“월월아, 엄마는?”그때 임불염이 걸어 나왔다.“왔어? 당신이 아직도 부드러운 꿈에서 안 깬 줄 알았어.”그녀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그를 힐끔 보았다.“내가 보기에 당신 지금 아주 설레는 거 같은데? 어젯밤 백지은과 아무 짓도 안했어?”“아무 것도 안 했어. 백지은이 내 미색을 노렸지만 내가 곧바로 발차기를 날렸어. 발차기를 몇 번 날리니 조용해졌어. 날 만지지도
아파.백지은은 너무 아파 곧바로 눈물이 났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억울한 눈빛으로 침대 위의 남자를 보았다.“보스.”침대 위의 장한은 몸을 뒤척이며 또 그녀를 등지고 잤다.이 순간 백지은은 이 남자가 고의로 한 것이라고 의심했다. 고의로 그녀를 희롱한 후에 발로 그녀를 침대에서 찼다.여자로서 침대에서 내동댕이쳐진 게 너무 창피했다.백지은은 엉금엉금 기어 다시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 그는 눈을 감고 숨을 가쁘게 쉬는 것이 술에 많이 취한 것 같았다.“보스. 보스.”백지은이 시탐하듯 여러 번 불렀다.장한은 아무런 반응도 없이 자고 있다.백지은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내가 생각이 많은 것이겠지?’‘그럴 거야. 그렇게 많은 술을 마셨으니 틀림없이 취했을 거야.’백빙은 샤워실 문을 열고 샤워하러 들어갔다.그녀는 깨끗이 씻은 뒤에 몸에 흰색 샤워가운을 걸친 채 겨우 중요부위를 막았다.거울 속의 여자는 한창 청춘이다. 생기발랄하고 예쁘게 생겼다.백지은은 자신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그녀는 방에 들어가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보스.”그는 반응이 없다.백지은이 용기를 내어 그의 셔츠 단추를 하나하나 풀자 그의 건장한 상반신을 드러냈다.남자는 근육이 탄탄하고 가슴이 널찍했으며 완벽한 식스팩은 야성미가 넘쳤다.백지은의 눈이 반짝였다. 그는 그녀가 생각했던 대로 아주 완벽했다.백지은은 곧바로 달려들어 그를 가지려했다.하지만 장한은 또다시 다리를 들어 그녀에게 발차기를 날렸다.아이고.백지은은 또다시 그대로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너무 아프다.이번에는 온몸이 깨질 것 같았다. 장한은 점점 더 세게 찼다.어떡하지?그가 아예 건드리지 못하게 한다.백지은은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 애초에 오늘 저녁에 그를 가져 그의 여자가 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잠든 그는 너무 경각심을 높아 그녀에게 손을 댈 기회를 주지 않았다.이대로 가다가는 그를 깨울 것이다.백지은은 잠시 생각한 뒤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이
“보스, 왜 이렇게 혼자 술을 마셔요. 나랑 같이 마셔요.”백빙은 자신에게 술 한 잔을 따르고 단숨에 다 마셨다.장한은 그녀를 보는 체 하지 않았지만 쫓지도 않았다. 그녀가 술을 한 잔 마신 후에 그도 술을 한 잔 마셨으니 그녀에게 대응해주는 셈이다.백지은은 희망을 보았다. 이전에 장한은 그녀에게 대꾸조차도 하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임불염이 가니 그녀의 자리가 생겼다.그녀가 한 모든 노력은 다 가치가 있는 것이다.백지은은 기회를 틈타 재빨리 말을 걸었다.“보스, 임불염 때문에 기분이 나쁜 거예요? 그녀는 정말 너무 철이 없어요. 그녀는 현처가 될 수도 없고, 양모가 될 수도 없고, 당신을 전혀 아끼지 않아요. 그런 여자랑 살면 더 힘들어져요. 보스, 빨리 그녀를 잊어요.”백지은은 말하면서 장한에게 술 한 잔을 따랐다.장한은 침묵했지만, 술잔을 들더니 백지은이 따른 술을 단숨에 다 마셨다.백지은은 장한에게 계속 술을 따라주었고 목소리도 갈수록 부드러워졌다.“보스, 밖에는 좋은 여자가 아주 많아요. 임불염만 잊는다면 당신의 주위에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주 많다는 걸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당신은 더 좋은 인생을 누릴 자격이 있어요.”장한은 침묵하며 또 한 잔의 술을 다 마셨다.이렇게 장한은 술을 여러 병 마시고 곧바로 쓰러졌다.단단한 등이 나른하게 소파 의자에 기대더니 눈을 감았다.취한 것일까?백지은은 조심스럽게 장한을 잡아당겼다. 장한이 자신을 밀쳐내지 않자 백지은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보스, 취했어요?”장한이 애매하게 대답했다.“보스, 이렇게 해요. 제가 부축해줄게요. 방에 들어가서 쉬어요.”장한은 거절하지 않았다.백지은이 그를 부축해 두 사람이 방으로 걸어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방에 도착했다.백지은이 장한을 침대에 눕히자 장한이 눈을 감더니 태양혈을 손으로 만졌다.“보스, 제가 만져줄게요.”백지은은 손을 뻗어 자상하게 관자놀이를 주물러주었다.그리고 그녀도 천천히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임불염의 나근나근한 호칭을 들은 장한은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한편 백지은은 아주 조급하다. 그녀는 여태껏 장한과 임불염이 이혼하기를 기다렸으며 그 틈을 타 장한의 옆자리를 독차지하려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절친 양소희가 도착했다. 양소희는 지난번 몰래 비타민을 낙태약으로 바꿔 임불염에게 전한 사람이다.그녀가 아주 기쁘게 말했다.“지은아, 전할 좋은 소식이 있어.”“무슨 좋은 소식?”“보스와 임불염이 싸우고 있어. 임불염이 이사까지 했어.”백지은의 눈동자가 반짝였다.“진짜야?”“물론 진짜지. 가서 봐봐.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어. 나도 방금 거기에서 온 거야. 널 만나자마자 이 기쁜 소식을 전하고 싶었어.”“그럼 빨리 가보자.”백지은은 재빨리 장한에게 달려갔다. 아니나 다를까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었으며 장한과 임불염은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싸우고 있었고 임불염은 자신의 캐리어까지 들고 있었다.모두들 싸움을 말리고 있다.“형, 형수님이랑 싸우지 말아요. 형수님의 뱃속에 아이도 있잖아요. 형수님을 이해해줘야 해요.”“맞아요. 형. 싸우지 말아요. 빨리 형수님을 달래줘요.”임불염이 곧바로 입을 뗐다.“달래줄 필요 없어요. 우리는 이미 이혼 신청을 제출한 상태예요. 이혼 조정 시기만 지나면 이혼이 성사될 거예요.”장한이 임불염을 바라보며 말했다.“이렇게 된 이상 각자 좋은 길을 찾자. 넌 네 길을 가고 난 내 길을 가면 돼.”“그래. 지금 갈게.”임불염은 트렁크를 들고 차에 올랐다.“형수님, 가지 마세요. 형은 단지 화가 나 있을 뿐이에요.”임불염은 아랑곳하지 않고 차문을 닫고 운전기사에게 말했다.택시가 임불염을 태우고 모두의 시선 속으로 사라졌다.“형, 정말 이러면 안 돼요. 형수 혼자 밖에 있으면 얼마나 위험해요. 빨리 형수를 달래요.”“나는 달래지 않을 거야. 우리는 이미 이혼했어. 다 끝났어. 모두 비켜!”쾅하고 장한도 문을 닫았다.구경꾼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어떻게 해야 할지
왜 갑자기 말이 이렇게 된 것일까?장한은 그녀가 말하다가 화를 낼까 얼른 그녀를 안고 용서를 빌었다.“염아, 미안해. 나도 이렇게 다른 여성에게 휘말리기 싫어.”그러자 임불염이 그의 단단한 허리를 안았다.“그럼 어떻게 백지은을 손보려고?”장한은 잠시 고민을 하다 그녀의 귓가에 대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임불염은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고 머리를 끄덕였다.“그럼 그렇게 하자. 백지은의 꼬리가 드러날 거야.”“응.”“빨리 일어나. 월월이가 돌아올 시간이 됐어.”장한은 그녀의 아름다운 작은 얼굴을 감싸더니 고개를 숙이고 그녀에게 키스했다.“아직 시간이 좀 있어. 난 너랑 더 있고 싶어.”임불염은 마음이 설레어 두 손으로 그의 목을 안았다.잠시 키스를 한 뒤 그녀는 그의 손이 자신의 옷 단추를 만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그녀가 곧바로 작은 소리로 말했다.“안 돼. 나 임신했어.”장한은 곧바로 자기 자리로 옮겨 누워 머리를 비추는 불빛을 바라보았다.의사가 임신초기는 성생활을 하면 안 된다고 했으니 그는 그녀를 만지면 안 된다.이제 시작인데 이렇게 힘들면 앞으로는 어떻게 할까?임불염은 그의 곁에 눕더니 자신의 붉은 입술을 깨물고 그의 몸 위에 앉았다.장한은 기뻐하며 그녀의 얼굴을 감싸며 키스했다.“역시 염이 넌 날 아끼는 거 같아.”...주 아주머니가 월월이을 데려오자 월월이는 깡충깡충 방으로 뛰어갔다.“아빠, 엄마, 나 왔어요.”그때 장한이 걸어 나오더니 방문을 닫고 월월이를 번쩍 안아 볼에 뽀뽀했다.“월월이 왔어?”“아빠, 엄마는 어디 갔어요? 엄마와 동생을 보고 싶어요.”“엄마는 지금 아주 피곤해서 쉬고 있어. 조금 있다 엄마 보러 들어가면 안 될까?”“네.”잠시 후, 임불염이 나왔다. 그녀의 얼굴은 한껏 상기되었다. 눈치가 빠른 월월이는 얼른 눈치를 챘다.“엄마, 너무 예뻐요.”“월월아, 그럼 예전에는 안 예뻤어?”“예전에도 예뻤지만, 지금은 더 예뻐요."임불염이 장한을 힐끔 보자 장한도 그녀를 보고 있었다.
두 사람은 최선을 다해 키스를 했다.임불염이 키스를 멈췄지만 장한은 여전히 그녀를 꼭 안고 있다.“염아, 네 손을 놓기 무서워. 지금 이 상황이 너무 좋아.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아. 널 놓아주면 곧 이 꿈에서 깰 거 같아.”그때 임불염이 입을 벌려 그의 입술을 가볍게 물었다.장한은 아파 눈을 번쩍 떴다.임불염의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그를 바라보고 있다.“지금도 꿈이라고 생각해?”장한은 입꼬리를 씩 올렸다.“아니. 이건 진짜야. 네가 내 앞에 있어!”임불염은 달콤하게 그의 품에 안겼으며 드디어 마음속의 이 고비를 넘겨 마음이 편하다고 생각했다.장한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염아, 앞으로 우리 네 식구 행복하게 살자. 더 이상 뱃속의 아이를 건드리지 않을 거지?”장한이 그녀의 작은 배를 어루만졌다.“내가 언제 뱃속의 아이를 건드린다고 했어? 비록 널 원망했지만 뱃속의 아이를 다치게 할 생각은 한적 없어.”장한은 순간 굳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하지만 넌 이전에 몇 번이나 아이를 지우려고 했잖아.”임불염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소리야. 내가 언제 아이를 지운다고 했어. 난 그런 적 없어.”그때 장한이 벌떡 앉았다.“기억 안나? 내가 그때 병원에 달려갔을 때 의사가 너에게 유산수술을 해주려고 했잖아. 내가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아이를 지웠을 거야.”그 일을 생각하면 장한은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린다.임불염도 덩달아 앉더니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난 지금까지 유산수술을 한 적 없어. 그날 난 초음파검사를 하러 간 거야. 그리고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어. 눈을 떴을 때 이미 너에게 안겨 돌아온 뒤였어.”뭐라고?장한은 그제야 무엇인가 떠올라 미간을 찌푸리며 질문을 했다.“그럼 낙태약을 먹은 적도 없어?”“무슨 약을 말하는 거야? 그 병에 있는 알약 말이야? 그건 비타민이야. 네 부하가 나에게 준 거야. 아직 한 번도 먹은 적 없어.”장한은 곧바로 아주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그가 오해했다. 아주
임불염이 그를 밀어내려했지만 아무리 힘을 주어도 밀어낼 수 없었다. 아마도 그녀는 그제야 자신의 마음을 마주했을 수도 있다.그녀는 진짜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장한은 곧바로 그녀를 번쩍 들어안아 차에 앉아 집으로 돌아갔다....임불염은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장한은 그녀를 꼭 껴안았다. 그 순간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며 마치 두 사람의 마음은 수많은 인파를 헤치고 꼭 붙은 것 같았다.임불염이 등지고 있었기에 가녀린 옷을 사이에 두고 그의 박력 넘치는 심장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그때 장한이 그녀의 부드러운 머릿결에 키스하였다“염아, 내가 이전에 많은 잘못을 저질렀어. 하여 감히 네가 날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어. 지금 내가 가장 바라는건 네가 내 곁에 남아 내 사랑을 받아들이고 내 아내가 되어주는 거야. 그리고 아이랑 같이 천천히 늙는 거야.”임불염은 콧방귀를 뀌었다. “그래? 난 아직도 네가 이혼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난 그냥 너에게 자유를 주고 싶었던 거야. 이혼 절차가 늦어 네가 기분 나쁜 줄 알았어.”그때 임불염이 몸을 돌려 주먹으로 그를 사정없이 때렸다.“그럼 백지은과는 어떻게 된 거야. 내 눈으로 네가 백지은이 데이트하는 걸 봤어.”“장한, 넌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감히 나 몰래 백지은과 만나고 있었어? 사실 나한테 미리 다 얘기해주면 우린 이렇게까지 할 필요도 없었어.”그때 장한이 그녀의 주먹을 잡아당기더니 꼭 감쌌다.“염아, 내 말 좀 들어봐. 어젯밤은 백지은이 날 부른 거야. 너에 대해 할 말이 있다고 했어.”“백지은이 뭐라고 했는데?”“네 험담을 해서 화가 나 먼저 돌아온 거야.”그런 걸까?임불염은 자신의 손을 힘껏 내리쳤다.그러자 장한이 조심스레 그녀의 콧대를 만지며 싱긋 웃었다.“염아, 너도 질투할 줄 아네. 처음으로 네가 질투하는 걸 봤어. 게다가 나 때문에 질투하는 거.”질투?임불염은 그제야 자신이 질투한 사실을 알았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는 왜 이렇게 감정기복
한 사람이 차에 치여 바닥에 누워있고 주변이 온통 피범벅이었다. 사람들이 막고 있어 임불염은 그 사람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리고 머리가 혼란스러웠다.장한일까?방금 그가 물건을 가지러 간다고 하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설마 그일까?임불염의 맑은 눈시울은 순간 빨갛게 변하더니 서서히 눈물이 고였다.촘촘한 속눈썹을 깜빡이자 진주알 같은 눈물이 떨어졌다.그녀가 울고 있다.이 순간 그녀는 사고를 당한 사람이 장한일까 봐 너무 무서웠다.“좀 비켜주세요! 좀 비켜주세요!”이때 구급차가 도착하더니 다친 사람을 들것에 실었다.임불염은 마침내 그 사람의 얼굴을 똑똑히 보았다. 그는 장한이 아니다. 아니다!“염아!”이때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임불염이 곧바로 몸을 돌리자 건장한 장한이 그녀의 시선에 들어왔다.그는 성큼성큼 다가와 눈물범벅이 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왜 나온 거야? 왜 울었어? 무슨 일이야?”그는 곧바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임불염은 자신의 다리가 아직도 나른한 것 같았으며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는 지금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앞에 서있다. 그는 아무 일도 없다.“방금 어떤 사람이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난 너인 줄 알았어.”임불염은 목이 메었다.그 순간 장한은 재빨리 상황을 알아차리고는 그녀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바보야, 나 아니야. 무서워하지 마. 난 이렇게 잘 살아있어.”임불염은 손을 내밀어 그의 단단한 허리를 꼭 끌어안았으며 그의 따뜻한 체온이 전해진 뒤에야 실감이 났다.그는 정말 살아있다.그녀는 곧바로 자신의 얼굴에 가득한 눈물을 닦았다.“물건 잘 챙겼어? 그럼 들어가서 이혼하자!”그녀는 아직도 이혼할 생각을 하고 있다.그러자 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염아, 이 상황까지 되었는데 아직도 나랑 이혼하고 싶어?”“무슨 뜻이야?”“염아, 넌 날 사랑하게 되었어. 그렇지?”뭐라고?임불염은 순간 멍하였다.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