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한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몰려오는 고통에 얼굴을 찡그리고 있었다.하하하염염이는 장한의 피를 온몸으로 느꼈다. 뜨거운 피가 손등에 닿자 배꼽을 잡으며 웃었다. 장한은 드디어 자신의 손에서 생을 마감하게 되었다.자신이 갖지 못하는거라면 다른 사람들도 가질수 없게 망가트릴거라 생각했다.염염은 장한의 몸에 꽂혀있던 칼을 뽑자 피가 바닥을 빨갛게 물들였다.장한은 눈앞이 깜깜해져 바닥에 쓰러졌다.“장한! 장한!”임불염이 소리 지르며 묶인 바줄을 끊어내려고 힘썼다. 바줄이 느슨해지자 임불염은 손에 묶여있던 바줄을 풀어 온 힘을 다해 장한의 곁으로 기어갔다.“장한, 괜찮아? 죽으면 안돼! 정신 차려!”임불염이 장한을 끌어안았다.장한은 눈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임불염의 빨개진 눈시울이 한 눈에 들어왔다.“너 나 미워하잖아, 나 지금 죽으면 앞으로 다신 나 안 봐도 되는데 이게 바로 네가 원했던게 아니야?”임불염은 장한을 미워하기는 했지만 장한이 죽기를 바라지는 않았다. 임불염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임불염이 흐느끼며 말햏ㅆ다.“장한, 월월이를 생각해봐, 월월이가 아빠없이 살게 할거야? 정신 차려.”임불염의 눈물이 장한의 얼굴에 흘러내렸다. 한 방울, 두 방울, 세 방울…….‘이렇게 눈부시지나 말지, 그러면 내가 널 사랑하지도 않았을텐데.’장한이 임불염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임불염, 너한테 늘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었어. 하지만 세상엔 시간을 되돌릴수 있는 약이 없듯이 우리도 예전으로 돌아갈수 없을거야.”장한은 자신한테 다시금 기회가 생긴다면 그땐 그녀한테 잘해줄거라고 생각했다.그 시각 임불염은 오직 장한이 무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장한, 너 나랑 월월이한테 뭐라도 해주고 싶다면 살아남아야 해, 우릴 두고 먼저 죽겠다고? 너 정말 치사해.”장한은 뭐라 말하고 싶었지만 입밖에 내뱉을수가 없었다. 임불염을 잡고있던 장한의 손이 바닥에 떨어졌다.장한은 눈을 감았다.‘왜 이러는거지?’임불염은 숨 죽
장수호는 임불염과 월월이를 끌고 해변가로 왔다.“엄마”월월이가 임불염을 끌어안았다.임불염은 월월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월월아, 괜찮아?”월월이는 머리를 저으며 말했다.“괜찮아, 엄마, 엄마 손에서 피가 나, 엄마 다쳤어?”월월이는 임불염의 손에서 흘러내리는 피를 보며 물었다.임불염은 눈시울이 빨개졌다. 임불염은 월월이한테 장한의 죽음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월월이가 아빠를 그렇게 따랐는데.’이때 장수호가 하하 웃으며 말했다.“아가, 너의 엄마 손에 묻은 피는 너의 아빠꺼야, 너의 아빠 아까 죽었어.”월월이가 외쳤다.“나쁜 아저씨, 아저씨가 뭘 안다고 그래요? 우리 아빤 죽지 않아요, 우리 아빠 얼마나 강한데.”“너의 아빠 강한 분이시지, 하지만 내가 너의 아빠보다 더 강한 사람이야, 너의 아빠 내 손에 죽었거든, 너의 엄마한테 물어봐.”장수호가 우쭐거리며 말했다.“엄마, 저 사람 말 사실이야? 아빠 죽었어? 그럴리가 없어, 저 아저씨 나랑 장난치는거지?”월월이는 임불염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임불염은 흐느끼며 말했다.“월월아, 너의 아버지……. 너의 아버지는…….”월월이가 울음보를 터뜨렸다.“엄마, 아빠 진짜 죽었어? 안돼, 그럴리가 없어. 흑흑흑.”월월이는 대성통곡했다.임불염은 월월이를 끌어안았다.“둘 다 그만 울었으면 되지 않았어? 장한을 그렇게 보고 싶어하니 내가 그 소원 들어줄게.”장수호가 손을 젓자 검은색 옷을 입은 경호원들이 나타나 임불염과 월월이를 바다에 내던지려 했다. 장수호는 모녀를 익사시키려 했다.“이 손 놔.”임불염이 발버둥쳤다. 이대로 월월이와 함께 죽을순 없었다.임불염의 옷은 이미 바다물에 의해 축축해졌다. 긴생머리가 하얀 살결에 드리웠다. 옷이 젖었음에도 불구하고 임불염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장수호가 소리쳤다.“그만해.”장수호는 장한이 여자 보는 눈 하나는 정확하다고 생각했다. 눈앞의 광경을 보고서여 장수호는 장한이 염염을 택하지 않고 임불염은 선택한 이유를 알것만
장수호는 볼수록 임불염이 마음에 들었다.“그건 네 마음대로 결정할수 있는 일 아니야, 지금은 거절해도 오늘밤만 지나면 날 순순히 따르게 되어있을거야.”퉤!임불염이 장수호를 꽉 물었다.장수호는 임불염을 향해 따귀를 날리고 싶었지만 자신을 노려보는 모습이 한편으로는 재미있게 느껴져 손을 거두었다.“이 사람 데려가서 잘 씻겨야 할거야, 내가 너희들한테도 장한의 여자가 어떤 맛인지 맛보게 해줄게.”장수호가 역겨운 어투로 말했다.현장에 있던 패거리들이 흥분해하며 외쳤다.“고맙습니다, 형님.”임불염은 월월이를 꼭 끌어안고 장수호를 노려보았다. 임불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여길 빠져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이때 저편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장수호, 지금 내 동의없이 내 여자한테 손 대는거야?”이 목소리는…….임불염이 다급히 고개를 들었다. 장한이었다.‘죽은거 아니었어?’임불염은 장한이 피바다에서 호흡을 멈춘걸 두 눈으로 지켜본 사람이었다.심지어 체크도 했었다.‘어떻게 다시 살아난거지?’월월이도 다시 살아난 장한을 보고 퐁퐁 뛰었다.“아빠야, 아빠가 돌아왔어. 엄마, 아빠 안 죽었어, 내가 말했잖아, 우리 아빠 엄청 강하다고.”장한의 옷은 피로 물들어있었다. 염염에게 찔리운 칼자국은 남아있었다. 장한은 얼굴색이 창백했다.장한은 자신의 부하들을 데리고 여기를 에워쌌다.장수호는 멍해 있었다.“장한, 너 죽지 않은거야?”장한은 입꼬리를 씰룩거리며 웃었다.“너도 안 죽었는데 내가 먼저 죽어서야 되겠어?”장수호는 무언가를 깨달은듯 했다.“장한, 너 일부러 그런거지, 너 작정하고 날 여기로 끌어들여 죽이려고 계획한거지?”“장수호, 너 의외로 좀 똑똑하네, 맞아, 다 내 계획이었어, 염염이가 너랑 손 잡는 바람에 나한테 큰 도움이 되었어, 이렇게 네 발로 직접 날 찾아왔잖아.”장수호는 피를 철철 흘리고 있는 장한을 보며 독한 놈이라고 생각했다.“장한, 너 우쭐대지 마, 너의 마누라랑 딸 내 손에 있어.”장수호는 임불염을 향해 돌
“장한!”“아빠!”임불염과 월월이가 장한을 에워쌌다.장한은 여직껏 자신의 거대한 신념으로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장한이 지탱할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다. 장한은 월월이를 어루만지며 말했다.“월월아, 다시 한번 불러봐.”월월이가 애타게 불렀다.“아빠, 아빠!”장한은 월월이의 부름소리가 너무 정겨웠다.“임불염, 만약……. 만약 내가 살아남는다면 나한테 다시 한번 기회 줄수 있어?”‘기회를 달라고?’임불염은 이 상황에 그런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다.“장한, 의사선생님 금방 오실거야, 조금만 버텨.”장한은 피씩 웃으며 말했다.“임불염, 아직도 내가 용서가 안되는거지, 그렇지?”임불염은 뭐라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장한은 임불염의 차가운 손을 꼭 잡았다.“임불염, 널 사랑하게 된건 내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지만 나한테는 너무 행복한 의외였어.”말을 마친 장한이 눈을 감았다.“장한!”“아빠!”이때 의사들이 달려왔다.“어서 구급차에 실어.”다들 장한을 들어 구급차로 옮겼다.“형수님, 이제 그만 가시죠.”장한 부하가 걸어왔다.임불염이 고개를 끄덕이며 월월이를 데리고 떠나려 했다.이때 귀청을 찌르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임불염이 고개를 들어보니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염염이었다.염염은 피를 묻힌 칼을 들고 싱글벙글 웃으며 사람들을 누비고 다녔다. 이미 제 정신이 아니었다.“하하하, 내가 저렇게 만들었어. 내가 갖지 못하는 남자라면 그 누구도 가질수 없어. 내가 죽였어, 이건 모두 그 사람이 자처한 일이야.”“엄마, 그 미친 이모야.”월월이가 말했다.임불염은 월월이를 꼭 끌어안았다.“형수님, 이 미친 여자가 하마트면 우리 형님 죽일뻔 했어요, 제가 잡아가서 지옥을 맞보게 해줄거에요.”“잠시만요.”임불염이 막아나섰다.“형수님…….”“그만 둡시다, 저 여잔 이미 제 정신이 아니에요.”“알겠어요, 형수님.”임불염은 염염이를 동정하지 않았다. 염염이는 장한이 자신한테 베풀어준 은혜로 잘 살아갈수 있었지
임불염은 이런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기가 싫었다.“어르신, 대위님은 아직도 수술실에서 수술을 받고 계십니다. 이 수술이 워낙 위험성이 많은지라…….”병원 원장이 더듬거리며 말했다.장씨 어르신은 지팽이로 땅을 짚고 서더니 병원 원장을 보며 말했다.“만약 내 손자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이 병원 문 닫을줄 알아. 내 말 무슨 말인지 알아듣겠어?”병원 원장은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원장은 연신 굽신거리며 말했다.“알겠습니다, 어르신. 저희들은 최선을 다할거에요, 걱정하지 마세요.”꼭 닫혀있는 수술실 문을 본 장씨 어르신은 마음이 무거웠다. 안에는 자신이 아끼는 손자가 누워있었다.이때 집사가 걸어나오더니 장씨 어르신에게 귓속말을 했다. 그러자 장씨 어르신의 시선이 임불염한테서부터 월월이한테로 옮겨졌다.임불염은 장씨 어르신의 눈빛이 신경쓰여 월월이를 자신의 뒤로 숨겼다.월월이는 어르신을 무서워하지 않았다. 월월이는 엄마 뒤에서 고개를 내밀고는 장씨 어르신을 눈여겨보고 있었다.장씨 어르신은 웃으며 말했다.“이 아가가 장한 딸인거야?”임불염이 머리를 끄덕였다.“네.”장씨 어르신이 웃으며 말했다.“월월아, 두려워 할 필요없어, 난 너의 아빠의 할아버지란다, 월월이의 증조할아버지야.”월월이는 엄마를 바라보았다.필경 혈육의 정은 월월이가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였으므로 임불염은 머리를 끄덕였다.“월월아, 증조할아버지한테 인사 드려.”월월이는 방긋 웃으며 말했다.“증조할아버지, 안녕하세요.”장씨 어르신은 월월이를 보자마자 장씨 피줄임을 알아차렸다.“월월아, 안녕, 증조할아버지가 우리 월월이 안아볼까?”장씨 어르신이 월월이를 향해 팔을 벌렸다.임불염은 이 모든 광경을 눈여겨 보고 있었다. 말리지는 않았지만 불안했다. 어르신이 무언가를 꾸미고 있는것만 같았다.드르륵.수술실 문이 열리자 하얀 가운을 입은 의사선생님들이 걸어나왔다.어르신이 물었다.“내 손자는 괜찮은거야?”의사선생님이 마스크를 벗으며 말했다.“어르신, 수술은 아주 성공적
어르신은 모든것을 계산하는 사람이었다. 염염이가 장한의 제일 취약한 곳에 칼을 찔러대는 바람에 장씨 집안을 이어갈 자손문제에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3년동안 장한은 염염이와 가짜 결혼생활을 하면서도 밖에 따로 둔 여자는 없었다. 장씨 어르신과 같은 사람들은 대를 이어갈 자손에 대해 엄청 신경을 쓰는 편이었다.의사선생님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대위님의 목숨을 건지기는 했지만 상처가 아주 깊은 편이라 앞으로 대를 이어가는데 문제가 생길것 같습니다.”어르신의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어르신은 곰곰히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알겠어, 이 사실을 다른 사람이 알아서는 안돼. 내 말 무슨 뜻인지 알고 있지?”의사선생님이 다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알고 있습니다, 어르신.”어르신은 의사선생님한테 물러나라고 손짓했다.…….장한은 vip병실로 옮겨졌다. 장한은 창백한 얼굴로 평온하게 잠들어있었다.월월이는 침대옆에서 눈 깜빡하지 않고 장한을 쳐다보았다.“아빠, 얼른 깨여나, 얼른 나아야 돼.”임불염은 월월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월월아, 아빠 네 목소리 듣고 있을거야. 걱정 하지 마, 아빠 금방 깨여나실거야.”“응!”어르신은 문어구에서 두 모녀를 바라보며 치밀한 계락을 꾸미고 있었다.임불염과 월월이는 밤새 장한을 간호했다. 새벽에 임불염은 깜빡 잠이 들었다.임불염이 눈을 떴을떈 월월이가 사라진 후였다.‘월월이 어디 갔지?’임불염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월월아, 월월아, 어디 있어?”응답하는 사람이 없었다.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병상에 누워있던 장한도 사라졌다.‘어떻게 된거지?’임불염은 무작정 달려나가 간호사를 붙들고 물었다.“저기 vip병실에 있던 환자는요? 그리고 제 딸 보신적 있으세요?”간호사가 입을 열기도 전에 장 집사가 걸어나왔다.“임 아가씨, 안녕하세요.”임불염이 장 집사를 바라보았다.장 집사가 웃으며 말했다.“임 아가씨, 걱정하지 마세요. 도련님은 새벽에 깨어나셔서 어르신이 도련님을 집으로 모셨어요.
장 집사는 수표 한 장을 꺼내 임불염에게 건넸다.수표에는 수없이 많은 0들이 박혀있었다.임불염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수표를 갈기갈기 찢어서 공중에 던졌다.“나한테 지금 우리 딸을 팔아라는거에요? 그럴수는 없어요. 월월이는 제 명줄이에요. 당장 월월이 돌려주세요.”“임 아가씨, 작은 아가씨는 이미 여기를 떠난 상태에요. 아가씨가 수표를 받지 않는다고 해도 작은 아가씨를 만날수는 없을거에요. 그럼 안녕히 계세요.”집사가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났다.임불염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장씨 집안이 자신 몰래 파렴치한 수단으로 월월이를 빼앗아갈줄을 몰랐다.‘어떻게 해야 하는거지?’이때 상군묵과 육화가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왔다.“누나, 어떻게 된거야? 괜찮아?”임불염이 상군묵의 손을 잡고 말했다.“장씨 집안 사람들이 월월이를 데려갔어, 나한테서 월월이의 양육권을 빼앗겠대, 어떡해?”“뭐?”육화가 미간을 찌푸렸다.“어떻게 그렇게 파렴치할수가 있어?”무언가를 생각하고 있던 상군묵이 말을 열었다.“누나, 걱정하지 마. 월월이가 장씨 집안 혈욱인 이상 월월이한테 잘해줄거야. 월월이가 워낙 똑똑해서 누나가 걱정할 일은 없을거야. 내가 지금 사람들한테 월월이가 있는 곳을 알아봐라고 할게. 월월이가 있는 곳을 알아내면 우리가 월월이 데려오자.”임불염이 머리를 끄덕였다.“그래.”…….상군묵은 임불염을 데리고 나왔다. 장씨 집안 사람들이 월월이한테 잘해줄거라고는 하지만 3년동안 월월이는 엄마의 품을 떠나본적이 없었다.육화는 푸짐한 한 상차림으로 임불염을 접대했다.“누나, 조금이라도 먹어. 먹고 힘 내야 월월이 찾으러 갈거 아니야.”임불염은 억지로 음식을 씹었다.“누나, 묵이도 계속 장씨 집안 사람들 있는곳을 알아보고 있는중이야. 얼마 지나지 않으면 찾을수 있을거야.”임불염은 밥알을 곱씹으며 물었다.“육화야, 장한 깨여 난거 맞을가?”육화가 멈칫하며 말했다.“장씨 집안 사람들이 장한을 데려갔을때 이미 깨여있었다고 했어.”“깨어
월월이가 여직껏 임불염의 품을 떠난적은 없었다. 이번이 처음이었다. 임불염은 월월이를 안고 볼에 뽀뽀를 했다.“월월이, 재미있게 놀고 있었어?”“응!”월월이가 고개를 끄덕였다.“엄마, 여기 있는 사람들 나한테 다 잘해줘. 특히 증조할아버지가 나한테 장난감도 사주고 방도 예쁘게 꾸며줬어. 유일하게 나빴던건 엄마를 보지 못해서 엄마가 너무 보고싶었어.”임불염은 월월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런 유혹속에서도 자신을 생각하는 월월이가 너무 기특했다.“내가 증조할아버지한테 엄마 보고싶다고 말했어. 증조할아버지가 엄마 금방 올거라고 했어. 증조할아버지 말이 맞았어.”어르신은 임불염이 여길 찾아낼거라는걸 진작에 알고 있었다. 임불염은 어르신을 더욱더 꺼려하기 시작했다.이때 연로하지만 힘 있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월월아, 증조할아버지 말이 맞았지? 엄마 왔잖아.”장씨 어르신이 지팽이를 짚으며 나타났다.임불염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월월아, 놀고 있어, 엄마랑 증조할아버지가 할 얘기 있어.”“알겠어, 그럼 난 아빠랑 놀고 있을게.”월월이가 자리를 떠나자 임불염이 장씨 어르신을 보며 말했다.“어르신, 제 동의도 없이 월월이 데려가신거 저한테 따로 하실 말씀 없으세요?”어르신이 웃으며 말했다.“임 아가씨, 월월이는 원래 장씨 집안 피줄이에요. 오늘 아가씨가 여기로 찾아왔다 해도 월월이를 데려가게 놔두지는 않을거에요.”임불염이 뭐라 말하고 싶었지만 어르신이 손을 저었다.“상군 대통령이 아가씨 동생인거 알고 있어요. 하지만 저의 집안이랑 싸우려고 한다면 우리 두 집안 모두 다치게 될거에요. 아가씨 두 쪽 다 다치는걸 보고 싶은건 아니잖아요? 월월이가 중간에 껴있기도 하고, 안 그래요?”어르신은 임불염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임불염이 자신때문에 남에게 피해가 가는걸 싫어하는걸 알고 이런식으로 나오는거였다.임불염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어르신, 저한테서 월월이를 빼앗으려고 한다면 전 법정무기를 드는수밖에 없어요.”“월월이는 제가 낳아 기
백지은은 줄곧 장한이 자신에 대해 책임을 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그의 소식을 기다리지 못했다. ‘무슨 뜻일까?’백지은은 결국 참지 못하고 집까지 찾아왔다.멀리서 장한과 임불염이 함께 서있는것을 보게 되었는데, 두 사람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장한은 임불염을 차에 태웠고 임불염은 그대로 떠났다.백지은은 재빨리 주먹을 잡아당겼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설마 사랑이 되살아 난거야?’‘아니! 절대 그렇게 둘 수 없어!’백지은은 한 걸음에 달려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한오빠, 방금 임불염이 온 거 아니야? 두 사라미 이혼한다고 그랬잖아...... 나한테 책임지겠다고 약속했잖아...... 근데 어떻게 이럴 수 있어?”장한은 백지은을 한 번 보고는 방으로 들어갔다.그러자 백지은은 뒤를 쫓아가서 그에게 매달렸다.“한오빠, 오늘 나한테 확답을 줘! 난 모든 걸 오빠한테 줬는데, 이렇게 날 버리면 안 돼잖아.”장한은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이혼할거야. 근데 뱃속에 내 아이가 있어. 그냥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말하면서 장한은 백지은을 쫓아내고 문을 닫았다.문밖의 백지은은 질투심으로 얼굴이 일그러졌다.‘임불염! 너도 네 뱃속에 아이도 내가 다 죽여버릴거야!’백지은은 스피드를 올려 돈을 써서 용맹한 사나이 몇 명을 찾았다.“천만원 줄테니 가서 임불염이라는 여자 잡아서 강에 던져! 완전히 사라지게 해!”돈에 눈이 먼 그들은 즉시 승낙했다.“좋습니다! 먼저 돈 부처 보내시죠! 그럼, 당장 가겠습니다.”“그래.”백지은은 흔쾌히 승낙했고, 그녀는 돈을 이 몇 사람의 계좌에 넣었다.이틀 동안 백지은은 줄곧 소식을 기다렸다.임불염의 사망소식이 전해지기를 기다렸지만 도무지 연락이 오지 않았다.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불안감이 들었다.뭔가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백지은은 당황해서 일단 숨으려고 옷 두 벌을 챙겼다.그러나 문을 열자마자 제복을 입은 경찰이 보였다.“백지은씨 입니까? 살인매수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백지은은 조금 두려웠다. 그녀가 믿는지 안 믿는지 짐작이 안 갔고 그가 자신이 한 짓을 책임을 질지 안질지도 몰랐다.그녀는 곧바로 옷을 입고는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오빠, 저는 이제 오빠의 사람이에요. 오빠에게 향한 내 마음을 오빠도 잘 알거예요. 난 오빠를 좋아해요. 그리고 오빠에게 시집가고 싶어요. 이렇게 내 첫 경험을 주었으니 오빠가 책임을 지지 않으면... 난 살지 않을 거예요.”백지은이 훌쩍거렸지만 장한은 여전히 말을 하지 않았다.“오빠, 그럼 전 그냥 죽을게요.”백지은은 몸을 돌려 벽에 박으려했다.그때 장한이 백지은을 잡아당기며 진중하게 말했다.“지은아, 뭐하는 거야. 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한 적 없어.”순간 백지은은 너무 기뻤다.그가 자신을 책임지려한다?“오빠, 오빠도 나한테 호감이 있다는 걸 알아요.”백지은은 곧바로 장한의 단단한 허리를 안고 그의 품에 얼굴을 파묻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장한이 그녀를 밀쳐냈다.“하지만 조금 기다려야 해. 난 지금 널 책임질 수 없어. 나랑 임불염의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어.”백지은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오빠. 절대 저버리지 말아요.”장한은 그녀를 힐끔 보더니 문을 열고 떠났다.백지은은 너무 기뻐 방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그녀는 마침내 장한을 손에 넣었다.드디어 그를 가졌다....한편 장한은 방을 나와 코너를 돌아 신속히 다른 방으로 들어갔다.방에 들어서자마자 월월이의 여린 목소리가 전해왔다.“아빠.”장한은 곧바로 월월이를 안더니 아이의 볼에 뽀뽀했다.“월월아, 엄마는?”그때 임불염이 걸어 나왔다.“왔어? 당신이 아직도 부드러운 꿈에서 안 깬 줄 알았어.”그녀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그를 힐끔 보았다.“내가 보기에 당신 지금 아주 설레는 거 같은데? 어젯밤 백지은과 아무 짓도 안했어?”“아무 것도 안 했어. 백지은이 내 미색을 노렸지만 내가 곧바로 발차기를 날렸어. 발차기를 몇 번 날리니 조용해졌어. 날 만지지도
아파.백지은은 너무 아파 곧바로 눈물이 났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억울한 눈빛으로 침대 위의 남자를 보았다.“보스.”침대 위의 장한은 몸을 뒤척이며 또 그녀를 등지고 잤다.이 순간 백지은은 이 남자가 고의로 한 것이라고 의심했다. 고의로 그녀를 희롱한 후에 발로 그녀를 침대에서 찼다.여자로서 침대에서 내동댕이쳐진 게 너무 창피했다.백지은은 엉금엉금 기어 다시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 그는 눈을 감고 숨을 가쁘게 쉬는 것이 술에 많이 취한 것 같았다.“보스. 보스.”백지은이 시탐하듯 여러 번 불렀다.장한은 아무런 반응도 없이 자고 있다.백지은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내가 생각이 많은 것이겠지?’‘그럴 거야. 그렇게 많은 술을 마셨으니 틀림없이 취했을 거야.’백빙은 샤워실 문을 열고 샤워하러 들어갔다.그녀는 깨끗이 씻은 뒤에 몸에 흰색 샤워가운을 걸친 채 겨우 중요부위를 막았다.거울 속의 여자는 한창 청춘이다. 생기발랄하고 예쁘게 생겼다.백지은은 자신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그녀는 방에 들어가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보스.”그는 반응이 없다.백지은이 용기를 내어 그의 셔츠 단추를 하나하나 풀자 그의 건장한 상반신을 드러냈다.남자는 근육이 탄탄하고 가슴이 널찍했으며 완벽한 식스팩은 야성미가 넘쳤다.백지은의 눈이 반짝였다. 그는 그녀가 생각했던 대로 아주 완벽했다.백지은은 곧바로 달려들어 그를 가지려했다.하지만 장한은 또다시 다리를 들어 그녀에게 발차기를 날렸다.아이고.백지은은 또다시 그대로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너무 아프다.이번에는 온몸이 깨질 것 같았다. 장한은 점점 더 세게 찼다.어떡하지?그가 아예 건드리지 못하게 한다.백지은은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 애초에 오늘 저녁에 그를 가져 그의 여자가 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잠든 그는 너무 경각심을 높아 그녀에게 손을 댈 기회를 주지 않았다.이대로 가다가는 그를 깨울 것이다.백지은은 잠시 생각한 뒤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이
“보스, 왜 이렇게 혼자 술을 마셔요. 나랑 같이 마셔요.”백빙은 자신에게 술 한 잔을 따르고 단숨에 다 마셨다.장한은 그녀를 보는 체 하지 않았지만 쫓지도 않았다. 그녀가 술을 한 잔 마신 후에 그도 술을 한 잔 마셨으니 그녀에게 대응해주는 셈이다.백지은은 희망을 보았다. 이전에 장한은 그녀에게 대꾸조차도 하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임불염이 가니 그녀의 자리가 생겼다.그녀가 한 모든 노력은 다 가치가 있는 것이다.백지은은 기회를 틈타 재빨리 말을 걸었다.“보스, 임불염 때문에 기분이 나쁜 거예요? 그녀는 정말 너무 철이 없어요. 그녀는 현처가 될 수도 없고, 양모가 될 수도 없고, 당신을 전혀 아끼지 않아요. 그런 여자랑 살면 더 힘들어져요. 보스, 빨리 그녀를 잊어요.”백지은은 말하면서 장한에게 술 한 잔을 따랐다.장한은 침묵했지만, 술잔을 들더니 백지은이 따른 술을 단숨에 다 마셨다.백지은은 장한에게 계속 술을 따라주었고 목소리도 갈수록 부드러워졌다.“보스, 밖에는 좋은 여자가 아주 많아요. 임불염만 잊는다면 당신의 주위에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주 많다는 걸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당신은 더 좋은 인생을 누릴 자격이 있어요.”장한은 침묵하며 또 한 잔의 술을 다 마셨다.이렇게 장한은 술을 여러 병 마시고 곧바로 쓰러졌다.단단한 등이 나른하게 소파 의자에 기대더니 눈을 감았다.취한 것일까?백지은은 조심스럽게 장한을 잡아당겼다. 장한이 자신을 밀쳐내지 않자 백지은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보스, 취했어요?”장한이 애매하게 대답했다.“보스, 이렇게 해요. 제가 부축해줄게요. 방에 들어가서 쉬어요.”장한은 거절하지 않았다.백지은이 그를 부축해 두 사람이 방으로 걸어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방에 도착했다.백지은이 장한을 침대에 눕히자 장한이 눈을 감더니 태양혈을 손으로 만졌다.“보스, 제가 만져줄게요.”백지은은 손을 뻗어 자상하게 관자놀이를 주물러주었다.그리고 그녀도 천천히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임불염의 나근나근한 호칭을 들은 장한은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한편 백지은은 아주 조급하다. 그녀는 여태껏 장한과 임불염이 이혼하기를 기다렸으며 그 틈을 타 장한의 옆자리를 독차지하려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절친 양소희가 도착했다. 양소희는 지난번 몰래 비타민을 낙태약으로 바꿔 임불염에게 전한 사람이다.그녀가 아주 기쁘게 말했다.“지은아, 전할 좋은 소식이 있어.”“무슨 좋은 소식?”“보스와 임불염이 싸우고 있어. 임불염이 이사까지 했어.”백지은의 눈동자가 반짝였다.“진짜야?”“물론 진짜지. 가서 봐봐.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어. 나도 방금 거기에서 온 거야. 널 만나자마자 이 기쁜 소식을 전하고 싶었어.”“그럼 빨리 가보자.”백지은은 재빨리 장한에게 달려갔다. 아니나 다를까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었으며 장한과 임불염은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싸우고 있었고 임불염은 자신의 캐리어까지 들고 있었다.모두들 싸움을 말리고 있다.“형, 형수님이랑 싸우지 말아요. 형수님의 뱃속에 아이도 있잖아요. 형수님을 이해해줘야 해요.”“맞아요. 형. 싸우지 말아요. 빨리 형수님을 달래줘요.”임불염이 곧바로 입을 뗐다.“달래줄 필요 없어요. 우리는 이미 이혼 신청을 제출한 상태예요. 이혼 조정 시기만 지나면 이혼이 성사될 거예요.”장한이 임불염을 바라보며 말했다.“이렇게 된 이상 각자 좋은 길을 찾자. 넌 네 길을 가고 난 내 길을 가면 돼.”“그래. 지금 갈게.”임불염은 트렁크를 들고 차에 올랐다.“형수님, 가지 마세요. 형은 단지 화가 나 있을 뿐이에요.”임불염은 아랑곳하지 않고 차문을 닫고 운전기사에게 말했다.택시가 임불염을 태우고 모두의 시선 속으로 사라졌다.“형, 정말 이러면 안 돼요. 형수 혼자 밖에 있으면 얼마나 위험해요. 빨리 형수를 달래요.”“나는 달래지 않을 거야. 우리는 이미 이혼했어. 다 끝났어. 모두 비켜!”쾅하고 장한도 문을 닫았다.구경꾼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어떻게 해야 할지
왜 갑자기 말이 이렇게 된 것일까?장한은 그녀가 말하다가 화를 낼까 얼른 그녀를 안고 용서를 빌었다.“염아, 미안해. 나도 이렇게 다른 여성에게 휘말리기 싫어.”그러자 임불염이 그의 단단한 허리를 안았다.“그럼 어떻게 백지은을 손보려고?”장한은 잠시 고민을 하다 그녀의 귓가에 대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임불염은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고 머리를 끄덕였다.“그럼 그렇게 하자. 백지은의 꼬리가 드러날 거야.”“응.”“빨리 일어나. 월월이가 돌아올 시간이 됐어.”장한은 그녀의 아름다운 작은 얼굴을 감싸더니 고개를 숙이고 그녀에게 키스했다.“아직 시간이 좀 있어. 난 너랑 더 있고 싶어.”임불염은 마음이 설레어 두 손으로 그의 목을 안았다.잠시 키스를 한 뒤 그녀는 그의 손이 자신의 옷 단추를 만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그녀가 곧바로 작은 소리로 말했다.“안 돼. 나 임신했어.”장한은 곧바로 자기 자리로 옮겨 누워 머리를 비추는 불빛을 바라보았다.의사가 임신초기는 성생활을 하면 안 된다고 했으니 그는 그녀를 만지면 안 된다.이제 시작인데 이렇게 힘들면 앞으로는 어떻게 할까?임불염은 그의 곁에 눕더니 자신의 붉은 입술을 깨물고 그의 몸 위에 앉았다.장한은 기뻐하며 그녀의 얼굴을 감싸며 키스했다.“역시 염이 넌 날 아끼는 거 같아.”...주 아주머니가 월월이을 데려오자 월월이는 깡충깡충 방으로 뛰어갔다.“아빠, 엄마, 나 왔어요.”그때 장한이 걸어 나오더니 방문을 닫고 월월이를 번쩍 안아 볼에 뽀뽀했다.“월월이 왔어?”“아빠, 엄마는 어디 갔어요? 엄마와 동생을 보고 싶어요.”“엄마는 지금 아주 피곤해서 쉬고 있어. 조금 있다 엄마 보러 들어가면 안 될까?”“네.”잠시 후, 임불염이 나왔다. 그녀의 얼굴은 한껏 상기되었다. 눈치가 빠른 월월이는 얼른 눈치를 챘다.“엄마, 너무 예뻐요.”“월월아, 그럼 예전에는 안 예뻤어?”“예전에도 예뻤지만, 지금은 더 예뻐요."임불염이 장한을 힐끔 보자 장한도 그녀를 보고 있었다.
두 사람은 최선을 다해 키스를 했다.임불염이 키스를 멈췄지만 장한은 여전히 그녀를 꼭 안고 있다.“염아, 네 손을 놓기 무서워. 지금 이 상황이 너무 좋아.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아. 널 놓아주면 곧 이 꿈에서 깰 거 같아.”그때 임불염이 입을 벌려 그의 입술을 가볍게 물었다.장한은 아파 눈을 번쩍 떴다.임불염의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그를 바라보고 있다.“지금도 꿈이라고 생각해?”장한은 입꼬리를 씩 올렸다.“아니. 이건 진짜야. 네가 내 앞에 있어!”임불염은 달콤하게 그의 품에 안겼으며 드디어 마음속의 이 고비를 넘겨 마음이 편하다고 생각했다.장한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염아, 앞으로 우리 네 식구 행복하게 살자. 더 이상 뱃속의 아이를 건드리지 않을 거지?”장한이 그녀의 작은 배를 어루만졌다.“내가 언제 뱃속의 아이를 건드린다고 했어? 비록 널 원망했지만 뱃속의 아이를 다치게 할 생각은 한적 없어.”장한은 순간 굳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하지만 넌 이전에 몇 번이나 아이를 지우려고 했잖아.”임불염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소리야. 내가 언제 아이를 지운다고 했어. 난 그런 적 없어.”그때 장한이 벌떡 앉았다.“기억 안나? 내가 그때 병원에 달려갔을 때 의사가 너에게 유산수술을 해주려고 했잖아. 내가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아이를 지웠을 거야.”그 일을 생각하면 장한은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린다.임불염도 덩달아 앉더니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난 지금까지 유산수술을 한 적 없어. 그날 난 초음파검사를 하러 간 거야. 그리고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어. 눈을 떴을 때 이미 너에게 안겨 돌아온 뒤였어.”뭐라고?장한은 그제야 무엇인가 떠올라 미간을 찌푸리며 질문을 했다.“그럼 낙태약을 먹은 적도 없어?”“무슨 약을 말하는 거야? 그 병에 있는 알약 말이야? 그건 비타민이야. 네 부하가 나에게 준 거야. 아직 한 번도 먹은 적 없어.”장한은 곧바로 아주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그가 오해했다. 아주
임불염이 그를 밀어내려했지만 아무리 힘을 주어도 밀어낼 수 없었다. 아마도 그녀는 그제야 자신의 마음을 마주했을 수도 있다.그녀는 진짜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장한은 곧바로 그녀를 번쩍 들어안아 차에 앉아 집으로 돌아갔다....임불염은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장한은 그녀를 꼭 껴안았다. 그 순간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며 마치 두 사람의 마음은 수많은 인파를 헤치고 꼭 붙은 것 같았다.임불염이 등지고 있었기에 가녀린 옷을 사이에 두고 그의 박력 넘치는 심장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그때 장한이 그녀의 부드러운 머릿결에 키스하였다“염아, 내가 이전에 많은 잘못을 저질렀어. 하여 감히 네가 날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어. 지금 내가 가장 바라는건 네가 내 곁에 남아 내 사랑을 받아들이고 내 아내가 되어주는 거야. 그리고 아이랑 같이 천천히 늙는 거야.”임불염은 콧방귀를 뀌었다. “그래? 난 아직도 네가 이혼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난 그냥 너에게 자유를 주고 싶었던 거야. 이혼 절차가 늦어 네가 기분 나쁜 줄 알았어.”그때 임불염이 몸을 돌려 주먹으로 그를 사정없이 때렸다.“그럼 백지은과는 어떻게 된 거야. 내 눈으로 네가 백지은이 데이트하는 걸 봤어.”“장한, 넌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감히 나 몰래 백지은과 만나고 있었어? 사실 나한테 미리 다 얘기해주면 우린 이렇게까지 할 필요도 없었어.”그때 장한이 그녀의 주먹을 잡아당기더니 꼭 감쌌다.“염아, 내 말 좀 들어봐. 어젯밤은 백지은이 날 부른 거야. 너에 대해 할 말이 있다고 했어.”“백지은이 뭐라고 했는데?”“네 험담을 해서 화가 나 먼저 돌아온 거야.”그런 걸까?임불염은 자신의 손을 힘껏 내리쳤다.그러자 장한이 조심스레 그녀의 콧대를 만지며 싱긋 웃었다.“염아, 너도 질투할 줄 아네. 처음으로 네가 질투하는 걸 봤어. 게다가 나 때문에 질투하는 거.”질투?임불염은 그제야 자신이 질투한 사실을 알았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는 왜 이렇게 감정기복
한 사람이 차에 치여 바닥에 누워있고 주변이 온통 피범벅이었다. 사람들이 막고 있어 임불염은 그 사람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리고 머리가 혼란스러웠다.장한일까?방금 그가 물건을 가지러 간다고 하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설마 그일까?임불염의 맑은 눈시울은 순간 빨갛게 변하더니 서서히 눈물이 고였다.촘촘한 속눈썹을 깜빡이자 진주알 같은 눈물이 떨어졌다.그녀가 울고 있다.이 순간 그녀는 사고를 당한 사람이 장한일까 봐 너무 무서웠다.“좀 비켜주세요! 좀 비켜주세요!”이때 구급차가 도착하더니 다친 사람을 들것에 실었다.임불염은 마침내 그 사람의 얼굴을 똑똑히 보았다. 그는 장한이 아니다. 아니다!“염아!”이때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임불염이 곧바로 몸을 돌리자 건장한 장한이 그녀의 시선에 들어왔다.그는 성큼성큼 다가와 눈물범벅이 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왜 나온 거야? 왜 울었어? 무슨 일이야?”그는 곧바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임불염은 자신의 다리가 아직도 나른한 것 같았으며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는 지금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앞에 서있다. 그는 아무 일도 없다.“방금 어떤 사람이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난 너인 줄 알았어.”임불염은 목이 메었다.그 순간 장한은 재빨리 상황을 알아차리고는 그녀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바보야, 나 아니야. 무서워하지 마. 난 이렇게 잘 살아있어.”임불염은 손을 내밀어 그의 단단한 허리를 꼭 끌어안았으며 그의 따뜻한 체온이 전해진 뒤에야 실감이 났다.그는 정말 살아있다.그녀는 곧바로 자신의 얼굴에 가득한 눈물을 닦았다.“물건 잘 챙겼어? 그럼 들어가서 이혼하자!”그녀는 아직도 이혼할 생각을 하고 있다.그러자 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염아, 이 상황까지 되었는데 아직도 나랑 이혼하고 싶어?”“무슨 뜻이야?”“염아, 넌 날 사랑하게 되었어. 그렇지?”뭐라고?임불염은 순간 멍하였다.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