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양은 그의 얼굴이 익숙하다고 느꼈다. 어디에서 본 적이 있는 것 같았다."난 상군묵이라고 해. 이제 날 알겠어?"상군묵은 자기의 이름을 말했다.상군묵?백양은 갑자기 그가 대통령이라는 것을 생각났다.옛날에 텔레비전에서 그를 본 적이 있다. 어쩐지 그의 낯이 익더라니.그녀가 대통령과 아들을 낳았다고?하지만 그의 사생활은 좋지 않은 것 같다.그의 신분이 폭로됨에 따라 백양도 그에 관한 뉴스를 떠올렸다. 이 3년간 상군 대통령님의 연애 뉴스는 끊어진 적이 없었다. 의원님의 딸 유원원으로부터 이름 없는 연예인까지 모두 그와 관계가 있다.그는 여자들에게 마음과 시간을 쏟아서 아들과 함께 있을 시간이 없었나 봐.백양은 눈썹을 치켜들며 상군묵을 바라보았다."대통령님이었구먼요."상군묵은 콧방귀를 뀌었다."요 몇 년 동안 너 같은 여자를 많이 보았어. 온갖 방법을 써서 나에게 접근하고 나의 관심을 끌려고 했었지. 그러나 감히 내 아들을 이용해서 날 접근한 여자는 당신이 처음이야.""상군 대통령님, 방금 내가 이미 설명했어요, 이 모든 것은 우연이라고. 당신이 믿지 않아도 어쩔 수 없어요. 이 세상의 여자들이 모두 상군 대통령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니까. 당신의 그 빌어먹을 자신감은 삼가 주세요."말을 다하고 백양은 몸을 돌려 방으로 들어가려 했다.무슨 뜻이야?상군묵은 그녀의 뒷모습을 보고 얇은 입술을 오므렸다. 그녀의 뜻은 그는 그녀의 눈에 차지 않는다? 그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인가?상군묵은 손을 내밀어 그녀의 가녀린 손목을 꽉 잡았다.백양은 어쩔 수 없이 발걸음을 멈추었다."상군 대통령님, 뭐 하는 짓이에요? 손을 놓아 주세요!"그녀의 엄숙한 태도를 보고 상군묵은 손을 뿌리치더니 그녀를 차가운 벽에 밀어 넣었다. “탁” 하는 소리와 함께 그는 손을 그녀의 몸 옆에 받치고 그녀를 벽과 자기의 가슴속에 가두었다."백양 선생님, 지금 또 무슨 수작을 부리는 거예요? 밀당? 당신이 어떻게 내가 밀당을 좋아하는 줄 알았어요?"백양은 어이가 없
뭐라고?엽엽이의 엄마를 죽은 사람으로 생각한다고?백양은 그의 눈에서 야박함과 단호함을 보았다. 그녀는 많은 기억을 잃었다. 상군묵과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러나 두 사람은 이미 헤어진 것 같다. 게다가 좋게 헤어진 것 같지 않았다.그녀는 그를 기억하지 못한다. 그도 새로운 생활을 시작했다. 그래도 괜찮다.그가 밖에서 어떤 여자를 찾던지 자기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현재 그들 사이에 유일하게 관계된 것은 엽엽이다. 두 사람은 아이를 함께 양육하고 엽엽이에게 온전한 인생을 줄 의무가 있다.이렇게 생각하자 백양은 마음이 풀렸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잘 됐네요. 앞으로 당신과 엽엽이의 엄마는 각자의 동반자를 찾고 서로 간섭하지 않겠네요."말이 끝나자 백양은 상군묵을 밀어내고 방으로 들어갔다.상군묵은 어두운 얼굴로 그녀가 사라지는 방향을 보고 있었다, 그녀가 각자의 동반자를 찾고 서로 간섭하지 않는다고 말했는가?그는 아이러니하다고 느꼈다.......상군묵이 마음을 가다듬고 방으로 들어갔다. 백양은 상군엽과 함께 있었다. 두 사람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지만 즐거워해 보였다."상군엽."상군묵이 소리를 냈다.엽엽이는 자기 아빠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 신속히 백양의 앞에 나섰다."아빠, 양이쌤을 다치게 하면 안 돼요."양이쌤, 양이쌤...... 그녀가 그의 아들에게 최면이라도 한 건가?상군묵은 목소리를 낮췄다."상군엽, 지금 아빠랑 돌아가자.""안돼요, 외할머니께서 곧 오실 거예요. 외할머니를 만나야 해요!"엽엽이가 버텼다."방금 너의 외할머니와 통화했어. 외할머니가 여기에 오지 않고 직접 우리 집에 갈 거야. 만약 네가 집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너의 외할머니를 볼 수 없어."그는 하서관에게 전화를 해서 통지했다.상군엽은 "아오" 하며 순순히 아빠를 따라 집에 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는 아쉬워하며 백양의 손을 잡아당겼다."양이쌤, 저랑 함께 가요."뭐?같이 집으로 간다고?백양과 상군
엽은 즉시 기뻐하며 날뛰기 시작했다."양이쌤, 그럼 우리 빨리 돌아가요. 제가 선생님에게 우리 집을 구경해 드릴게요.""그래."......상군묵 일행은 차를 몰고 돌아갔다. 상군묵이 직접 운전했다. 뒷좌적에는 엽엽이와 백양이 앉아 있었다.엽엽이와 백양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엽엽이는 궁금해하며 물었다."양이쌤, 남자친구 있어요?"이건...... .백양은 고개를 가로저었다."엽엽아, 양이쌤은 아직 남자친구가 없어."운전석에 있는 상군묵은 백미러를 통해 뒤를 한 번 보았다. 백양과 엽엽이는 서로 껴안고 있었다. 백양을 바라보는 엽엽이의 두 눈은 별처럼 반짝였다. 백양은 엽엽이를 안고 있었다. 밤이 되자 도시의 네온사인이 서서히 차 안으로 비췄는데 백양의 그 평범한 얼굴이 불빛에 현란해 보였다.이 현란한 느낌마저도 육화랑 같았다.상군묵은 자신이 정말 미쳤다고 느꼈다. 백양이 눈동자가 육화랑 닮았을 뿐만 아니라 그녀의 몸에도 육화의 그림자가 여기저기 있다고 생각하는 가?만약 육화가 있었다면 그들도 이렇게 잘 지내겠지?저녁에 아빠가 차를 운전하고 엄마와 아들이 뒤에 앉아 작은 소리로 속삭이겠지?이때 엽엽이의 흥분한 목소리가 다시 전해졌다."와우, 양이쌤이 아직 남자친구가 없군요. 양이쌤은 왜 아직 연애를 하지 않았어요? 저한테 두 외삼촌이 있는데 외삼촌들도 아직 결혼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정말 훌륭해요. 제가 외삼촌들을 선생님께 소개해 드릴게요."엽엽이는 중매자가 되려고 한다.백양은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엽엽이의 외삼촌이면 자기의...... 친오빠다, 이게 무슨 짝이냐?만약 엽엽이가 자기의 엄마에게 소개팅을 해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어떻게 생각할까?백양은 웃으며 말했다."그래, 기회가 된다면 엽엽이가 양이쌤에게 소개해 줘."백양은 농담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말에 운전석의 남자는 눈썹을 찌푸렸다. 상군묵은 비웃었다. "당신은 집에 가서 거울을 좀 보세요. 상군엽의 두 외삼촌은 그 얼굴을 좋아하지 않아!"갑자기
상군엽은 작은 혀를 내두르며 쑥스러워했다."외할머니, 미안해요. 외할머니가 너무 보고 싶어서 그랬어요.""엽엽아, 다음에는 절대 이러면 안 돼. 외할머니가 보고 싶으면 외할머니한테 전화하면 되잖아. 쪽지만 남기고 가출하는 게 너무 위험해. 사고라도 생기면 어떡해?""알겠어요, 외할머니, 안 그럴게요."상군엽은 순순히 잘못을 인정했다.하서관은 어린 외손자를 껴안고 힘껏 뽀뽀를 했다.이때 상군묵이 다가왔다."육 사장님, 육 부인, 당신들은 이미 엽엽이를 만났으니 이제 돌아가셔도 됩니다."그는 냉담하고 무정하게 손님을 내쫓았다.육한정은 미간을 찌푸렸다."상군 대통령, 어쨌든 우린 사돈 사이인데, 엽엽이 앞에서 차 한 잔도 줄수 없어요? 도착하자마자 우리를 쫓아내려고 하는 거예요?"상군묵이 대답했다."전 애초에 당신들에게 엽엽이를 보여줄 생각조차 없었어요. 지금 당신들은 이미 엽엽이를 만났으니 더 욕심을 내지 마세요.""그리고."상군묵은 비꼬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3년 전에 저는 당신의 딸과 이미 이혼했어요. 지금 우리는 사돈이 아니에요. 육 씨 집안의 가문이 너무 높아서 저 같은 사람이 얼씬거리면 안 되죠."육한정은 약간 화가 났다."너!"이때 하서관은 자기의 남편을 잡아당기고 부드럽게 상군묵을 바라보았다."상군 대통령, 우린 갈 거예요. 근데 여기서 이틀 동안 머물고 갈 예정이에요. 이틀 동안 엽엽이를 데리고 놀러 갈 수 있을까요?""안돼!"상군묵은 단번에 거절했다.그러나 상군엽이 뛰쳐나와 말했다."아빠, 전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랑 놀러 갈 거예요. 맞다, 외할머니, 양이쌤을 외할머니께 소개해 드릴게요!"상군엽은 달려가 백양의 손을 잡아당겨 앞으로 밀었다."이 분이 바로 제가 좋아하는 백양 선생님입니다."백양은 육한정과 하서관이 있는 쪽을 바라보았다.하서관은 백양을 보는 순간 두 눈이 휘등그레졌다. 그녀는 백양을 알아보았다. 3년 동안 애타게 찾던 딸이 갑자기 그녀의 눈앞에 나타났다.하서관은 자기가 틀리게 본
"맞아요, 아빠가 너무 사나워요."엽엽이는 육화의 뒤에 숨어 상군묵을 향해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상군묵은 할 말이 없었다."...... ."현장에 다른 사람이 없다면, 그는 아마 엽엽이의 바지를 벗기고 한바탕 호되게 때렸을 것이다.이때 하서관이 웃으며 말했다."상군 대통령, 말다툼하지 마세요. 우리는 이곳에서 한동안 머물 것이니까 엽엽이를 데리고 놀러 가는 일은 돌아가서 잘 상의하세요. 우리는 먼저 갑니다."하서관은 육한정을 데리고 떠났다."외할머니, 안녕히 가세요"."엽엽이 안녕. 화...... 양이쌤 안녕히 계세요."하서관은 웃는 얼굴로 육화를 바라보았다.육화는 자기의 아빠와 엄마가 이미 그녀를 알아보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손을 흔들며 그들이 차에 오르고 이곳을 떠나는 것을 보았다.육 씨네가 떠나자 엽엽이는 육화의 손을 잡고 들어갔다."양이쌤, 빨리 들어오세요. 제가 제 방을 구경시켜 드릴게요."엽엽이는 지체 없이 육화를 데리고 들어갔다.상군묵은 거실로 따라 들어갔다. 거실에 있으면서도 위층의 상군엽의 즐겁고 앳된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양이쌤, 여기가 바로 제 방이에요. 오늘 밤 저랑 같이 자요.""양이쌤, 전 오늘 너무 즐거워요. 내일 우리 같이 놀러 가요.""양이쌤, 우리 아빠의 방은 바로 옆에 있어요. 절대 들어가지 마세요. 우리 아빠는 사람을 때려요."엽엽이는 자랑하다가도 아빠의 험을 잊지 않고 폭로한다. 상군묵은 침묵할 수밖에 없다."...... ."상군묵은 손을 들어 셔츠의 단추 두 개를 풀고 거실 소파에 앉았다. 오늘 하루 종일 엽엽이를 찾느라 힘들었다. 그의 마음은 드디어 안정되었다.예전처럼 엽엽이를 강제로 데려오면 울고 보채셨을 텐데, 오늘 엽엽이는 매우 즐거워한다. 이 모든 것이 그 백양 때문인가?왠지 모르게 위층의 즐거운 소리를 들으면서 상군묵도 천천히 웃음을 번졌다. 백양이 왔기 때문에 이 썰렁한 별장에도 드디어 집 같은 느낌이 들었다.상군묵의 마음도 따뜻해졌다. 아마도 그 백양이
그는 정말 중독되었다. 그렇지 않다면 그는 왜 자꾸 백양이라는 여자를 육화로 착각하는가.상군묵은 몸을 돌리고 나갔다.육화는 엽엽이에게 샤워를 시키고 엽엽이를 침대로 안았다. 엽엽이는 달콤하게 말했다.“양이쌤의 옷이 젖었네요. 양이쌤도 빨리 씻어요. 아니면 감기에 걸릴 수 있어요.” "그래."육화도 들어가서 씻으려는데 갑자기 잠옷을 가져오지 않았는 것이 생각났다. 어떡하지?육화는 방문을 나섰다. 이때 마침 주 아주머니를 만났다. 육화는 죄송하면서 작은 소리로 말했다."주 아주머니, 제 옷이 많이 젖었는데 갈아입을 옷을 챙기지 못했어요. 혹시 잠옷 한 벌만 빌려줄 수 있을까요?"그녀는 잠옷을 입고 잘 수 있다. 내일 아침이면 이 젖은 옷도 마를 것이다.주 아주머니는 육화를 매우 좋아한다. 자기 집 도련님이 좋아하는 사람은 주 아주머니도 따라서 좋아한다."양이쌤, 저한테 잠옷이 있긴 한데. 저의 잠옷은 어울리지 않을 거에요.""괜찮아요, 주 아주머니, 하룻밤만 빌려주세요."주 아주머니는 육화의 그 눈동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 눈동자는 정말 아름답다. 초롱초롱한 눈이 말을 할 수 있는 것 같았다. 그녀는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가져올게요."주 아주머니는 자기의 방으로 돌아가 잠옷을 가지러 갔다. 그러나 양이쌤에게 이 늙은이의 잠옷을 입히는 것은 여전히 맞당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맞다. 그녀는 갑자기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주인님의 흰색 셔츠를 빌려 양이쌤께 입히면 된다.주 아주머니는 상군묵의 흰색 셔츠를 가지고 엽엽이의 방으로 보냈다."양이쌤, 제가 흰색 셔츠를 빌려드릴게요."육화는 욕실에서 손을 내밀어 흰 셔츠를 받았다."주 아주머니, 감사합니다."육화는 씻고 이 흰색 셔츠를 입었다. 넓은 흰색 셔츠를 입은 그녀는 더욱 날씬해 보이고 어려 보였다. 그녀는 헤어 드라이어로 머리카락을 말렸다. 거울 속의 이 낯설고 평범한 작은 얼굴을 보면서 그녀는 약간 넋을 잃었다.이때 핸드폰 벨 소리가 울렸다. 하서관이 전화가 왔다.그
하서관은 육화에게 이틀이라는 시간밖에 주지 않았다. 하지만 엽엽이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짧디짧은 이 시간도 그녀에게는 너무나도 소중했다.“네, 알았어요. 엄마.”모녀는 전화를 끊고 육화는 욕실에서 나왔다. 그러자 엽엽이는 마냥 기뻐하며 말했다.“양양쌤, 다 씻었어요? 그럼, 우리 인제 그만 자요.”말하면서 엽엽이는 자기 옆자리를 두드렸다.육화는 이불을 들추고 엽엽이의 곁에 누웠다. 그는 엽엽이의 머리를 어루만졌고 엽엽이는 반짝이는 두 눈으로 물끄러미 육화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육화는 궁금증을 품고 입을 열었다.“엽엽아, 넌 양양쌤이 왜 좋아?”엽엽이는 그녀를 안고 답했다.“양양쌤한테 우리 엄마 냄새가 나는 것 같아서요.”향기롭고 달콤한 냄새가 상상했던 엄마의 냄새와 똑같았다.육화는 그런 엽엽이가 안쓰러워 꼭 껴안았다.“엽엽아, 양양쌤이 이야기 들려줄까?”“네.”......상관묵은 서재에서 공문서를 처리하고 있다. 하루 종일 아들을 찾느라 일을 제때 처리하지 못한 바람에 책상 위에는 공문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곧 은은한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발신자를 보니 유원원이었다.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그는 이미 너무 오랫동안 독신 상태를 유지했고 결혼도 이젠 세력을 높이는 중요한 도구가 되었다. 유원원은 의원의 천금이자 “중요한 도구”의 일원이기도 하다.상관묵이 전화를 받지 않자 은은한 휴대폰 벨 소리가 조용한 서재에서 끊임없이 울렸다.어느덧 깊은 밤이 되어 공문 결재가 끝났다. 상관묵은 방으로 돌아와 샤워하고 잠자리에 들었고 어김없이 또 꿈을 꾸었다.꿈에는 또다시 육화가 나타났다.그때 임신한 육화를 집으로 데려왔었다. 하얀 베개에 마구 흩어져 버린 긴 생머리는 청순함이 머릿결을 따라 뿜어져 나왔고 어여쁜 얼굴은 어느새 발그레져 맑은 눈에는 물결이 출렁이는 듯했다.“여보.”상관묵은 “여보” 소리에 눈을 뜨고 깨어났다.그는 천장을 보면서 손을 들어 시뻘건 눈시울을 가렸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요즘 꿈에 늘 그녀
“상관묵, 저리 가! 내 몸에 손대지 마!”육화는 힘껏 발버둥 쳤다.그러나 몸부림칠수록 상관묵은 그녀를 더욱 꽉 껴안았다. 무쇠 같은 팔로 그녀를 단단히 품에 가두고 목에 키스를 거침없이 했는데 얼마나 뜨겁게 그리움을 표현했는지 그녀의 연약한 피부에는 키스 마크가 남겨져 버렸다.품에 안고 있는 육화에 대한 감정을 억제하기 어려웠다.꿈속에 그녀가 벌써 몇 번이나 나왔는지 헤알일 수 없을 만큼 그녀가 너무 그리웠다. 마음도...... 몸도...... .“움직이지 마.”그는 목이 잠긴 채 그녀의 매끈한 어깨를 잡고 그녀의 몸을 돌렸다. 오랫동안 굶주린 그는 한 시도 참을 수가 없어 육화의 입을 강력하게 막아버렸다.육화는 그런 그를 보고 있었다.그는 눈을 지그시 감고 키스에 잠겨있었다.“상관묵, 이러지 마! 엽엽이 깨면 어떡해! 주 아주머니도 깨날지 몰라.”육화는 그의 이성을 깨우려고 했다.상관묵은 그녀의 허리를 안고 몇 걸음 뒤로 물러선 다음 그녀를 식탁으로 밀어 들어 올렸다.“너나 소리 내지 마. 다들 푹 자고 있어서 깨나지 않을 거야. 우리 엽엽이도...... .”“...... .”‘파렴치한 인간...... 내가 누군지 알기나 하고 이러는 거야?’보자마자 달려든 그의 행동에 대해 육화는 어이가 없었다.“상관 대통령님! 정신 차리세요! 제가 누구인지 똑똑히 보세요!”육화는 큰 소리로 일깨워 주었다.상관묵은 그제야 눈을 떴는데 욕망이 가득찬 눈빛으로 그녀를 지그시 쳐다봤는데 육화의 평범한 얼굴이 보였다. 찬물이 쏟아 내린 것처럼 일 초 전까지만 해도 이글이글 타오르던 불을 단번에 꺼버렸다.“왜 너야?”육화는 우스꽝스러워 웃으며 말했다.“상관 대통령님, 그럼, 전 누구여야 했나요?”당연히 그녀가 육화라고 생각했다.그녀의 몸매, 그녀의 모습, 그에게 준 모든 느낌...... 그 순간 그는 눈앞에 있는 사람이 육화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감정을 억제하기 어려웠다.얼굴이 어두워진 그는 차가운 시선으로 그녀를 쳐다보며 물었다.“누
백지은은 줄곧 장한이 자신에 대해 책임을 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그의 소식을 기다리지 못했다. ‘무슨 뜻일까?’백지은은 결국 참지 못하고 집까지 찾아왔다.멀리서 장한과 임불염이 함께 서있는것을 보게 되었는데, 두 사람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장한은 임불염을 차에 태웠고 임불염은 그대로 떠났다.백지은은 재빨리 주먹을 잡아당겼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설마 사랑이 되살아 난거야?’‘아니! 절대 그렇게 둘 수 없어!’백지은은 한 걸음에 달려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한오빠, 방금 임불염이 온 거 아니야? 두 사라미 이혼한다고 그랬잖아...... 나한테 책임지겠다고 약속했잖아...... 근데 어떻게 이럴 수 있어?”장한은 백지은을 한 번 보고는 방으로 들어갔다.그러자 백지은은 뒤를 쫓아가서 그에게 매달렸다.“한오빠, 오늘 나한테 확답을 줘! 난 모든 걸 오빠한테 줬는데, 이렇게 날 버리면 안 돼잖아.”장한은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이혼할거야. 근데 뱃속에 내 아이가 있어. 그냥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말하면서 장한은 백지은을 쫓아내고 문을 닫았다.문밖의 백지은은 질투심으로 얼굴이 일그러졌다.‘임불염! 너도 네 뱃속에 아이도 내가 다 죽여버릴거야!’백지은은 스피드를 올려 돈을 써서 용맹한 사나이 몇 명을 찾았다.“천만원 줄테니 가서 임불염이라는 여자 잡아서 강에 던져! 완전히 사라지게 해!”돈에 눈이 먼 그들은 즉시 승낙했다.“좋습니다! 먼저 돈 부처 보내시죠! 그럼, 당장 가겠습니다.”“그래.”백지은은 흔쾌히 승낙했고, 그녀는 돈을 이 몇 사람의 계좌에 넣었다.이틀 동안 백지은은 줄곧 소식을 기다렸다.임불염의 사망소식이 전해지기를 기다렸지만 도무지 연락이 오지 않았다.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불안감이 들었다.뭔가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백지은은 당황해서 일단 숨으려고 옷 두 벌을 챙겼다.그러나 문을 열자마자 제복을 입은 경찰이 보였다.“백지은씨 입니까? 살인매수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백지은은 조금 두려웠다. 그녀가 믿는지 안 믿는지 짐작이 안 갔고 그가 자신이 한 짓을 책임을 질지 안질지도 몰랐다.그녀는 곧바로 옷을 입고는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오빠, 저는 이제 오빠의 사람이에요. 오빠에게 향한 내 마음을 오빠도 잘 알거예요. 난 오빠를 좋아해요. 그리고 오빠에게 시집가고 싶어요. 이렇게 내 첫 경험을 주었으니 오빠가 책임을 지지 않으면... 난 살지 않을 거예요.”백지은이 훌쩍거렸지만 장한은 여전히 말을 하지 않았다.“오빠, 그럼 전 그냥 죽을게요.”백지은은 몸을 돌려 벽에 박으려했다.그때 장한이 백지은을 잡아당기며 진중하게 말했다.“지은아, 뭐하는 거야. 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한 적 없어.”순간 백지은은 너무 기뻤다.그가 자신을 책임지려한다?“오빠, 오빠도 나한테 호감이 있다는 걸 알아요.”백지은은 곧바로 장한의 단단한 허리를 안고 그의 품에 얼굴을 파묻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장한이 그녀를 밀쳐냈다.“하지만 조금 기다려야 해. 난 지금 널 책임질 수 없어. 나랑 임불염의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어.”백지은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오빠. 절대 저버리지 말아요.”장한은 그녀를 힐끔 보더니 문을 열고 떠났다.백지은은 너무 기뻐 방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그녀는 마침내 장한을 손에 넣었다.드디어 그를 가졌다....한편 장한은 방을 나와 코너를 돌아 신속히 다른 방으로 들어갔다.방에 들어서자마자 월월이의 여린 목소리가 전해왔다.“아빠.”장한은 곧바로 월월이를 안더니 아이의 볼에 뽀뽀했다.“월월아, 엄마는?”그때 임불염이 걸어 나왔다.“왔어? 당신이 아직도 부드러운 꿈에서 안 깬 줄 알았어.”그녀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그를 힐끔 보았다.“내가 보기에 당신 지금 아주 설레는 거 같은데? 어젯밤 백지은과 아무 짓도 안했어?”“아무 것도 안 했어. 백지은이 내 미색을 노렸지만 내가 곧바로 발차기를 날렸어. 발차기를 몇 번 날리니 조용해졌어. 날 만지지도
아파.백지은은 너무 아파 곧바로 눈물이 났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억울한 눈빛으로 침대 위의 남자를 보았다.“보스.”침대 위의 장한은 몸을 뒤척이며 또 그녀를 등지고 잤다.이 순간 백지은은 이 남자가 고의로 한 것이라고 의심했다. 고의로 그녀를 희롱한 후에 발로 그녀를 침대에서 찼다.여자로서 침대에서 내동댕이쳐진 게 너무 창피했다.백지은은 엉금엉금 기어 다시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 그는 눈을 감고 숨을 가쁘게 쉬는 것이 술에 많이 취한 것 같았다.“보스. 보스.”백지은이 시탐하듯 여러 번 불렀다.장한은 아무런 반응도 없이 자고 있다.백지은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내가 생각이 많은 것이겠지?’‘그럴 거야. 그렇게 많은 술을 마셨으니 틀림없이 취했을 거야.’백빙은 샤워실 문을 열고 샤워하러 들어갔다.그녀는 깨끗이 씻은 뒤에 몸에 흰색 샤워가운을 걸친 채 겨우 중요부위를 막았다.거울 속의 여자는 한창 청춘이다. 생기발랄하고 예쁘게 생겼다.백지은은 자신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그녀는 방에 들어가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보스.”그는 반응이 없다.백지은이 용기를 내어 그의 셔츠 단추를 하나하나 풀자 그의 건장한 상반신을 드러냈다.남자는 근육이 탄탄하고 가슴이 널찍했으며 완벽한 식스팩은 야성미가 넘쳤다.백지은의 눈이 반짝였다. 그는 그녀가 생각했던 대로 아주 완벽했다.백지은은 곧바로 달려들어 그를 가지려했다.하지만 장한은 또다시 다리를 들어 그녀에게 발차기를 날렸다.아이고.백지은은 또다시 그대로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너무 아프다.이번에는 온몸이 깨질 것 같았다. 장한은 점점 더 세게 찼다.어떡하지?그가 아예 건드리지 못하게 한다.백지은은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 애초에 오늘 저녁에 그를 가져 그의 여자가 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잠든 그는 너무 경각심을 높아 그녀에게 손을 댈 기회를 주지 않았다.이대로 가다가는 그를 깨울 것이다.백지은은 잠시 생각한 뒤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이
“보스, 왜 이렇게 혼자 술을 마셔요. 나랑 같이 마셔요.”백빙은 자신에게 술 한 잔을 따르고 단숨에 다 마셨다.장한은 그녀를 보는 체 하지 않았지만 쫓지도 않았다. 그녀가 술을 한 잔 마신 후에 그도 술을 한 잔 마셨으니 그녀에게 대응해주는 셈이다.백지은은 희망을 보았다. 이전에 장한은 그녀에게 대꾸조차도 하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임불염이 가니 그녀의 자리가 생겼다.그녀가 한 모든 노력은 다 가치가 있는 것이다.백지은은 기회를 틈타 재빨리 말을 걸었다.“보스, 임불염 때문에 기분이 나쁜 거예요? 그녀는 정말 너무 철이 없어요. 그녀는 현처가 될 수도 없고, 양모가 될 수도 없고, 당신을 전혀 아끼지 않아요. 그런 여자랑 살면 더 힘들어져요. 보스, 빨리 그녀를 잊어요.”백지은은 말하면서 장한에게 술 한 잔을 따랐다.장한은 침묵했지만, 술잔을 들더니 백지은이 따른 술을 단숨에 다 마셨다.백지은은 장한에게 계속 술을 따라주었고 목소리도 갈수록 부드러워졌다.“보스, 밖에는 좋은 여자가 아주 많아요. 임불염만 잊는다면 당신의 주위에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주 많다는 걸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당신은 더 좋은 인생을 누릴 자격이 있어요.”장한은 침묵하며 또 한 잔의 술을 다 마셨다.이렇게 장한은 술을 여러 병 마시고 곧바로 쓰러졌다.단단한 등이 나른하게 소파 의자에 기대더니 눈을 감았다.취한 것일까?백지은은 조심스럽게 장한을 잡아당겼다. 장한이 자신을 밀쳐내지 않자 백지은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보스, 취했어요?”장한이 애매하게 대답했다.“보스, 이렇게 해요. 제가 부축해줄게요. 방에 들어가서 쉬어요.”장한은 거절하지 않았다.백지은이 그를 부축해 두 사람이 방으로 걸어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방에 도착했다.백지은이 장한을 침대에 눕히자 장한이 눈을 감더니 태양혈을 손으로 만졌다.“보스, 제가 만져줄게요.”백지은은 손을 뻗어 자상하게 관자놀이를 주물러주었다.그리고 그녀도 천천히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임불염의 나근나근한 호칭을 들은 장한은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한편 백지은은 아주 조급하다. 그녀는 여태껏 장한과 임불염이 이혼하기를 기다렸으며 그 틈을 타 장한의 옆자리를 독차지하려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절친 양소희가 도착했다. 양소희는 지난번 몰래 비타민을 낙태약으로 바꿔 임불염에게 전한 사람이다.그녀가 아주 기쁘게 말했다.“지은아, 전할 좋은 소식이 있어.”“무슨 좋은 소식?”“보스와 임불염이 싸우고 있어. 임불염이 이사까지 했어.”백지은의 눈동자가 반짝였다.“진짜야?”“물론 진짜지. 가서 봐봐.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어. 나도 방금 거기에서 온 거야. 널 만나자마자 이 기쁜 소식을 전하고 싶었어.”“그럼 빨리 가보자.”백지은은 재빨리 장한에게 달려갔다. 아니나 다를까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었으며 장한과 임불염은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싸우고 있었고 임불염은 자신의 캐리어까지 들고 있었다.모두들 싸움을 말리고 있다.“형, 형수님이랑 싸우지 말아요. 형수님의 뱃속에 아이도 있잖아요. 형수님을 이해해줘야 해요.”“맞아요. 형. 싸우지 말아요. 빨리 형수님을 달래줘요.”임불염이 곧바로 입을 뗐다.“달래줄 필요 없어요. 우리는 이미 이혼 신청을 제출한 상태예요. 이혼 조정 시기만 지나면 이혼이 성사될 거예요.”장한이 임불염을 바라보며 말했다.“이렇게 된 이상 각자 좋은 길을 찾자. 넌 네 길을 가고 난 내 길을 가면 돼.”“그래. 지금 갈게.”임불염은 트렁크를 들고 차에 올랐다.“형수님, 가지 마세요. 형은 단지 화가 나 있을 뿐이에요.”임불염은 아랑곳하지 않고 차문을 닫고 운전기사에게 말했다.택시가 임불염을 태우고 모두의 시선 속으로 사라졌다.“형, 정말 이러면 안 돼요. 형수 혼자 밖에 있으면 얼마나 위험해요. 빨리 형수를 달래요.”“나는 달래지 않을 거야. 우리는 이미 이혼했어. 다 끝났어. 모두 비켜!”쾅하고 장한도 문을 닫았다.구경꾼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어떻게 해야 할지
왜 갑자기 말이 이렇게 된 것일까?장한은 그녀가 말하다가 화를 낼까 얼른 그녀를 안고 용서를 빌었다.“염아, 미안해. 나도 이렇게 다른 여성에게 휘말리기 싫어.”그러자 임불염이 그의 단단한 허리를 안았다.“그럼 어떻게 백지은을 손보려고?”장한은 잠시 고민을 하다 그녀의 귓가에 대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임불염은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고 머리를 끄덕였다.“그럼 그렇게 하자. 백지은의 꼬리가 드러날 거야.”“응.”“빨리 일어나. 월월이가 돌아올 시간이 됐어.”장한은 그녀의 아름다운 작은 얼굴을 감싸더니 고개를 숙이고 그녀에게 키스했다.“아직 시간이 좀 있어. 난 너랑 더 있고 싶어.”임불염은 마음이 설레어 두 손으로 그의 목을 안았다.잠시 키스를 한 뒤 그녀는 그의 손이 자신의 옷 단추를 만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그녀가 곧바로 작은 소리로 말했다.“안 돼. 나 임신했어.”장한은 곧바로 자기 자리로 옮겨 누워 머리를 비추는 불빛을 바라보았다.의사가 임신초기는 성생활을 하면 안 된다고 했으니 그는 그녀를 만지면 안 된다.이제 시작인데 이렇게 힘들면 앞으로는 어떻게 할까?임불염은 그의 곁에 눕더니 자신의 붉은 입술을 깨물고 그의 몸 위에 앉았다.장한은 기뻐하며 그녀의 얼굴을 감싸며 키스했다.“역시 염이 넌 날 아끼는 거 같아.”...주 아주머니가 월월이을 데려오자 월월이는 깡충깡충 방으로 뛰어갔다.“아빠, 엄마, 나 왔어요.”그때 장한이 걸어 나오더니 방문을 닫고 월월이를 번쩍 안아 볼에 뽀뽀했다.“월월이 왔어?”“아빠, 엄마는 어디 갔어요? 엄마와 동생을 보고 싶어요.”“엄마는 지금 아주 피곤해서 쉬고 있어. 조금 있다 엄마 보러 들어가면 안 될까?”“네.”잠시 후, 임불염이 나왔다. 그녀의 얼굴은 한껏 상기되었다. 눈치가 빠른 월월이는 얼른 눈치를 챘다.“엄마, 너무 예뻐요.”“월월아, 그럼 예전에는 안 예뻤어?”“예전에도 예뻤지만, 지금은 더 예뻐요."임불염이 장한을 힐끔 보자 장한도 그녀를 보고 있었다.
두 사람은 최선을 다해 키스를 했다.임불염이 키스를 멈췄지만 장한은 여전히 그녀를 꼭 안고 있다.“염아, 네 손을 놓기 무서워. 지금 이 상황이 너무 좋아.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아. 널 놓아주면 곧 이 꿈에서 깰 거 같아.”그때 임불염이 입을 벌려 그의 입술을 가볍게 물었다.장한은 아파 눈을 번쩍 떴다.임불염의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그를 바라보고 있다.“지금도 꿈이라고 생각해?”장한은 입꼬리를 씩 올렸다.“아니. 이건 진짜야. 네가 내 앞에 있어!”임불염은 달콤하게 그의 품에 안겼으며 드디어 마음속의 이 고비를 넘겨 마음이 편하다고 생각했다.장한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염아, 앞으로 우리 네 식구 행복하게 살자. 더 이상 뱃속의 아이를 건드리지 않을 거지?”장한이 그녀의 작은 배를 어루만졌다.“내가 언제 뱃속의 아이를 건드린다고 했어? 비록 널 원망했지만 뱃속의 아이를 다치게 할 생각은 한적 없어.”장한은 순간 굳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하지만 넌 이전에 몇 번이나 아이를 지우려고 했잖아.”임불염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소리야. 내가 언제 아이를 지운다고 했어. 난 그런 적 없어.”그때 장한이 벌떡 앉았다.“기억 안나? 내가 그때 병원에 달려갔을 때 의사가 너에게 유산수술을 해주려고 했잖아. 내가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아이를 지웠을 거야.”그 일을 생각하면 장한은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린다.임불염도 덩달아 앉더니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난 지금까지 유산수술을 한 적 없어. 그날 난 초음파검사를 하러 간 거야. 그리고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어. 눈을 떴을 때 이미 너에게 안겨 돌아온 뒤였어.”뭐라고?장한은 그제야 무엇인가 떠올라 미간을 찌푸리며 질문을 했다.“그럼 낙태약을 먹은 적도 없어?”“무슨 약을 말하는 거야? 그 병에 있는 알약 말이야? 그건 비타민이야. 네 부하가 나에게 준 거야. 아직 한 번도 먹은 적 없어.”장한은 곧바로 아주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그가 오해했다. 아주
임불염이 그를 밀어내려했지만 아무리 힘을 주어도 밀어낼 수 없었다. 아마도 그녀는 그제야 자신의 마음을 마주했을 수도 있다.그녀는 진짜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장한은 곧바로 그녀를 번쩍 들어안아 차에 앉아 집으로 돌아갔다....임불염은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장한은 그녀를 꼭 껴안았다. 그 순간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며 마치 두 사람의 마음은 수많은 인파를 헤치고 꼭 붙은 것 같았다.임불염이 등지고 있었기에 가녀린 옷을 사이에 두고 그의 박력 넘치는 심장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그때 장한이 그녀의 부드러운 머릿결에 키스하였다“염아, 내가 이전에 많은 잘못을 저질렀어. 하여 감히 네가 날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어. 지금 내가 가장 바라는건 네가 내 곁에 남아 내 사랑을 받아들이고 내 아내가 되어주는 거야. 그리고 아이랑 같이 천천히 늙는 거야.”임불염은 콧방귀를 뀌었다. “그래? 난 아직도 네가 이혼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난 그냥 너에게 자유를 주고 싶었던 거야. 이혼 절차가 늦어 네가 기분 나쁜 줄 알았어.”그때 임불염이 몸을 돌려 주먹으로 그를 사정없이 때렸다.“그럼 백지은과는 어떻게 된 거야. 내 눈으로 네가 백지은이 데이트하는 걸 봤어.”“장한, 넌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감히 나 몰래 백지은과 만나고 있었어? 사실 나한테 미리 다 얘기해주면 우린 이렇게까지 할 필요도 없었어.”그때 장한이 그녀의 주먹을 잡아당기더니 꼭 감쌌다.“염아, 내 말 좀 들어봐. 어젯밤은 백지은이 날 부른 거야. 너에 대해 할 말이 있다고 했어.”“백지은이 뭐라고 했는데?”“네 험담을 해서 화가 나 먼저 돌아온 거야.”그런 걸까?임불염은 자신의 손을 힘껏 내리쳤다.그러자 장한이 조심스레 그녀의 콧대를 만지며 싱긋 웃었다.“염아, 너도 질투할 줄 아네. 처음으로 네가 질투하는 걸 봤어. 게다가 나 때문에 질투하는 거.”질투?임불염은 그제야 자신이 질투한 사실을 알았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는 왜 이렇게 감정기복
한 사람이 차에 치여 바닥에 누워있고 주변이 온통 피범벅이었다. 사람들이 막고 있어 임불염은 그 사람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리고 머리가 혼란스러웠다.장한일까?방금 그가 물건을 가지러 간다고 하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설마 그일까?임불염의 맑은 눈시울은 순간 빨갛게 변하더니 서서히 눈물이 고였다.촘촘한 속눈썹을 깜빡이자 진주알 같은 눈물이 떨어졌다.그녀가 울고 있다.이 순간 그녀는 사고를 당한 사람이 장한일까 봐 너무 무서웠다.“좀 비켜주세요! 좀 비켜주세요!”이때 구급차가 도착하더니 다친 사람을 들것에 실었다.임불염은 마침내 그 사람의 얼굴을 똑똑히 보았다. 그는 장한이 아니다. 아니다!“염아!”이때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임불염이 곧바로 몸을 돌리자 건장한 장한이 그녀의 시선에 들어왔다.그는 성큼성큼 다가와 눈물범벅이 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왜 나온 거야? 왜 울었어? 무슨 일이야?”그는 곧바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임불염은 자신의 다리가 아직도 나른한 것 같았으며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는 지금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앞에 서있다. 그는 아무 일도 없다.“방금 어떤 사람이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난 너인 줄 알았어.”임불염은 목이 메었다.그 순간 장한은 재빨리 상황을 알아차리고는 그녀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바보야, 나 아니야. 무서워하지 마. 난 이렇게 잘 살아있어.”임불염은 손을 내밀어 그의 단단한 허리를 꼭 끌어안았으며 그의 따뜻한 체온이 전해진 뒤에야 실감이 났다.그는 정말 살아있다.그녀는 곧바로 자신의 얼굴에 가득한 눈물을 닦았다.“물건 잘 챙겼어? 그럼 들어가서 이혼하자!”그녀는 아직도 이혼할 생각을 하고 있다.그러자 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염아, 이 상황까지 되었는데 아직도 나랑 이혼하고 싶어?”“무슨 뜻이야?”“염아, 넌 날 사랑하게 되었어. 그렇지?”뭐라고?임불염은 순간 멍하였다.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