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 하녀가 끓인 탕약을 들고 왔다.“도련님, 해열제 갖고 왔어요. 제가 먹여 드릴게요.”하녀는 임불염에게 약을 먹이려고 한다.그러나 장한은 손을 뻗어 해열제를 받았다.“내가 할 테니 그만 물러가라.”장한은 원래 명문가 출신으로 어릴 때부터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으며 현재 그의 생활은 더욱 사치스러워 의식주 모든 면에서 하인이 시중들고 있는데 직접 다른 사람의 시중을 드는 건 본 적이 없어 하녀는 약간 의아해했다.하녀는 도련님이 다른 사람을 보살피는 걸 처음으로 보게 되었는데 그야말로 해가 서쪽에서 뜨는 것과 다름없었다. 장한은 침대 옆에 앉아 아직 혼수상태에 빠져 있는 임불염의 입가로 한약 한 숟가락을 건네며 더없이 딱딱하게 명령했다.“입 벌리고 약 마셔.”혼수상태에 빠진 임불염은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아무런 반응이 없자 장한은 한약을 임불염의 입안으로 약을 부었다.그러나 임불염은 약을 삼키지 않았기 때문에 검은 한약이 즉시 그녀의 입가에서 흘러내려 하얀 잠옷 속으로 흘러들었다.“휴지! 빨리 휴지 가져와!”“도련님, 여기요.”장한은 휴지를 받고 서투르게 얼룩을 지웠고 다행히도 그녀의 잠옷은 더러워지지 않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녀는 깨어나서 분명 또 기분이 좋지 않았을 것이고 그에게 화풀이할 것이다.장한은 조심스럽게 그녀의 얼굴과 입술 모서리를 닦았고 깨끗해진 후에 그는 다시 약을 먹이려고 했다.“임불염, 빨리 입 벌려. 아니면 억지로 삼키게 할 거야! 좋은 말 할 때 들어!”임불염은 반응이 없었다.장한은 손을 뻗어 그녀의 얼굴을 잡고 입안으로 억지로 넣었다.혼수상태에 빠진 임불염은 약을삼키지 못하고 구역질하며 약을 전부 토해냈는데 장한의 몸에 토했다.얼룩진 셔츠를 보고 장한의 얼굴에는 먹구름이 지면서 입불염을 당장이라도 죽일 기세였다.“콜록콜록-”임불염은 사레가 들려 맹렬한 기침을 하기 시작했는데 손바닥만 한 예쁜 얼굴은 과한 기침으로 빨개졌다.주변의 하인들은 조심스럽게 시중을 들면서 놀라워하며 장한이 이곳을 아
장한은 짐승이 되고 싶었지만 임불염의 병약한 모습을 보면서 참았다.그는 다시 침대로 누워 임불염을 품에 안고는 눈을 감았다.......임불염은 깨어났고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잠을 잔 것 같았다. 처음에는 추웠다 더웠다 하면서 끊임없이 그녀를 괴롭혔는데 난로에 가까이 한듯하여 손발도 따뜻해지기 시작했으며 더없이 편안했다.임불염은 남자의 품속으로 더 깊이 들어갔다.이상함을 감지 했는지 그녀는 갑자기 눈을 떴다.‘난로가 아니라 누구 품인 거 같은데...... .’ 아니나 다를까 장한의 아름답고 준수한 얼굴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는 그녀의 곁에서 잠에 들었고 아직 깨어나지 않았다. 평소의 매서움을 뒤로 한 채 게슴츠레한 모습으로 풋풋함이 심금을 울렸다.장한은 이곳에서 밤을 여러 번 보냈지만 이렇게 그녀를 안고 날이 밝을 때까지 잔 것은 처음이어서 임불염은 멍해졌다.곧 그녀는 이 남자의 품속을 떠나려고 움직였다.그러나 그녀의 허리를 감싸고 있던 팔이 갑자기 조여오더니 장한의 나른한 목소리가 울렸다.“움직이지 마. 좀 더 자자.”그는 깨어났지만 눈을 뜨지 않았다.그는 태어날 때부터 주위 환경이 험악하여 잠귀가 밝았다. 비록 꿀잠을 잤지만 그녀가 움직일 때 그는 잠에서 깨어났다.임불염은 어젯밤에 일어난 일이 떠올라 미간을 찌푸렸다.“혼자 자, 나 먼저 일어날게.”장한은 눈을 뜨고 그녀를 바라보았다.“양심도 없지...... 어젯밤 내가 널 돌보느라 늦게서야 잠에 들었는데, 이제 살아났나봐?”‘밤새 돌봐줬다고?’임불염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몰랐다. 그러나 어젯밤 혼수상태에 빠졌을 때 그녀는 악몽을 꿨는데 모두 그의 악마 같은 그림자였다. ‘돌보기는 무슨! 괴롭혔겠지!’“못 믿겠어? 네 잠옷도 내가 바꿔준 거야.”뭐?임불염은 즉시 손으로 가슴을 막으면서 잠옷이 달라졌음을 확인했다.“너...... 너 변태야? 하녀들도 많으면서...... 왜 네가...... 이게 무슨 변태 같은 짓이야!”장한은 화도 내지 않고 눈썹을 들썩이며
상관묵과 장한은 안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육화와 임불염은 뒷정원에 왔다.육화는 걱정스레 임불염의 손을 잡고 입을 열었다.“불염언니, 언니 뜻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어요. 장한이 이혼하게끔 강박한 거 맞죠?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가 반드시 언니를 데리고 떠날 거예요. 다시는 장한 저 악마 같은 인간한테 당하지 않게 우리가 도울게요.”임불염은 마냥 웃기만 했다.“화화, 마음만 받을게. 나 여기 있을 거야. 아무 데도 안 가.”“왜요? 그와 함께 있는 걸 진심으로 원하는 건가요?”“화화, 이건 나의 선택이고 나의 인생이니 앞으로 상관하지 않아도 돼. 너와 아묵만잘 지내고 너희들이 행복하게 지내는 걸 보는 것만으로 난 만족해.” “근데...... .”임불염은 화제를 돌렸다.“화화, 우리 아묵이가 널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아? 넌 묵이 소년시절의 꿈이었어. 현격한 신분 차이로 줄곧 안정감이 없어 했어. 처음부터 끝까지 지고 있는 자는 묵이었어. 늘 너를 우러러봤거든. 영원히 그와 멀어지지 않겠다고 약속해 줘. 묵이는 네가 필요해.”육화는 마음이 사르르 녹아내렸다. 그녀는 이미 상관묵이 그녀에 대한 마음을 알고 있다. 사실 상관묵이든 임묵이든 그들은 모두 같은 사람이고 그녀가 깊이 사랑하는 그 소년이다.“네, 불염언니, 약속할게요. 늘 묵이 옆에 있을게요. 더 이상 혼자 두지 않을게요.”임불염은 그제야 안심이 됐다.이때 상관묵이 다가왔다.“누나, 화화, 무슨 얘기하고 있어?”“아무 얘기도 안 했어, 묵아, 이제 너도 어른이고 나이도 적지 않은데 언제 화화랑 결혼할 거야? 너희들 결혼식 기다리고 있는데.”임불염은 웃으며 말했다.결혼......서로 화해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두 사람은 아직 그들의 세상에 빠져서 열애 중인 커플처럼 뜨겁고 달콤한 시간을 보내고 있기에 결혼에 대해서는 아직 고려하지 않았다.‘결혼을 어떻게 해?’서로 다른 신분을 지니고 있는 그들은 결코 현실적인 문제들을 피할 수도 가만히 놔둘수도없다. 임불염은 두 사람이 말을
육화는 발걸음을 멈추고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 아빠 엄마가 시선에 들어왔는데 육한정과 하서관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화화.”“아빠, 엄마.”육화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상관묵의 손을 뿌리치고 하서관을 향해 달려갔다.그렇게 육화는 엄마의 품에 안겼다.하서관은 손을 뻗어 육화를 맞이해 꼭 껴안고 긴 머리를 부드럽게 어루만졌다.“화화, 아빠엄마가 널 하루도 빠짐없이 찾아다녔어. 잘 지내고 있었어?”육화는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잘 지냈어요. 엄마, 저 잘 지냈어요.”“화화, 일단 엄마랑 집에 가자.”하서관이 말했다.육한정은 맞은편의 상관묵을 보면서 입을 열었다.“상관도련님, 먼저 딸을 데리고 가겠습니다. 나중에 이야기하시죠.” 상관묵은 입술을 오므린 채 육화를 바라보았다.어느새 눈시울이 붉어진 육화는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먼저 아빠 엄마랑 집에 가도 되겠어?”그녀는 여전히 집에 가려고 한다.“걱정하지 마. 꼭 돌아올게. 약속할게.”육화는 한마디 덧붙였다.상관묵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이 그녀의 가족인데 어찌 그와 돌아가려고 하겠는가? “화화, 차에 타자.”육한정은 뒷문을 열었다.하서관은 육화의 작은 손을 잡고 차에 올랐고 고급 차는 그대로 질주해 갔다.......육화는 그렇게 집으로 돌아갔다. 육한정과 육혁비 두 부자는 아래층 거실에 있었고 하서관과 육화는 위층 방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다.하서관은 딸을 애틋하게 바라보았다. 딸과 이렇게 긴 시간 동안 떨어져 지낸 건 처음이었다.“화화, 힘들었지? 너무 말랐네! 우리딸. 상관묵이 괴렵혔어?”“아니요. 나한테 잘해줘요. 알잖아요 저때문에 죽을 뻔한거...... 근데 원망하지도 않고 오히려 더욱 사랑해 주고 있어요. 저희 둘은 이미 서로 마음도 표시했고 정식으로 함께 있기로 했는데 엄마랑 아빠 그리고 큰오빠도 그 사람을 받아줬으면 좋겠어요. 묵이는 좋은 사람이에요.”하서관은 딸의 눈에 비친 사랑과 확고함을
하서관은 웃으며 말했다.“바보, 우리도 널 사랑해.”육화는 눈물을 머금고 손을 흔들었다.“그럼 저 진짜 가요.” “얼른 가. 한동안 이곳에 있을 거야. 언제든지 만날 수 있으니 생이별이라도 하는 것처럼 그러지 마.”육화는 고급 차에 올라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상관묵은 별장으로 돌아왔는데 준수한 얼굴에는 줄곧 먹구름이 끼어 있었다. 도련님이 심기가 불편하다는 것을 느낀 별장의 하녀들은 숨소리조차 내지 못할 정도였다. 혹시나 이러한 분위기에서 그의 미움을 살가봐...... .그러나 청청은 이러한 상황을 하늘이 주신 기회라고 여겼다.청청은 상관묵에게로 다가갔다.“도련님, 식사 준비 마쳤습니다. 식사하세요.”상관묵은 소파에 앉아서 청청을 보지도 않고 얇은 입술을 오므린 채 말도 하지 않았다.“도련님, 무슨 일이라도 있으신 겁니까? 기분 나빠 보여요. 육 아가씨는요? 왜 같이 오지 않으신 겁니까?”청청은 남자라면 그 누구라고 거부할수 없는 연약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상관묵의 간을 보고 있었다.다만 애석하게도 상관묵은 이런 수법에 먹지 않았을뿐더러 청청을 공기취급하면서 대꾸도 하지 않았다.청청은 이러한 반응에 조금의 어색함도 없이 오히려 마음속으로 기뻐했다. 육화사 도망을 갔다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여겨 이틈을 타 상관묵을 차지하려는 속샘이었다.“도련님, 제가 커피 한 잔 타 드릴게요.”청청은 곧 커피 한 잔을 우려내고 상관묵에게 건네주었다.상관묵은 눈을 치켜들고 청청을 보고 말했다.“너 보고 싶지 않으니 꺼져.”“...... .”청청은 이내 겁에 질린 기색을 드러내면서 다친 사슴처럼 아랫입술을 깨물며 주눅이 든 목소리로 말했다.“죄...... 죄송합니다. 도념님.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에요. 화내지 마세요 제가 잘못했어요. 저 지금 당장 갈게요...... .”청청은 몸을 돌려 가려고 했다. 그러나 가기 전에 손을 삐끗하더니 커피를 상관묵의 양복바지에 쏟아버렸다.“어떻게...... 도련님, 죄송합니다. 제가
상관묵은 그대로 굳어버렸다.그는 믿겨지지가 않아 육화가 들고 있는 신분증과 혼인신고서를 물끄러미 쳐다봤다.‘무슨 소리지?’그녀는 그의 목을 껴안고 그에게 말했다.“묵아, 이제 나 너한테 시집갈래.”상관묵은 이 모든 것이 마치 꿈만 같았다. 달콤한 꿈에서 깨어날까 봐 감히 움직이지도 말도 할 수가 없었다.“상관묵, 왜 아무런 말도 안 해? 나랑 결혼하기 싫어?” 육화는 작은 머리를 갸웃거리며 그에게 물었다.“비록 내가 좀 제멋대로고 성질도 까칠하고 때로는 좀 어리석기도 하지만 나 육화 올해 23살이고 건강에도 아무런 이상이 없으며 집안도 탄탄해! 그뿐만 아니라 거문고, 바둑, 서화에도 능해! 너랑 이런 말 하기 전에 난 그 누구와도 결혼 약속 해본적이 없어 그리고 앞으로도 없을 거야. 난 오로지 너의 것이고 전심전력으로 널 사랑할 거야. 결혼하고 나면 아내역할을 제대로 할게. 매일 행복한 가정에서 생활하게 해줄게. 잘 생각해 봐, 난 백 점짜리 결혼 대상이야. 나 데려가 줘, 너한테 시집가고 싶어.” ‘그래! 내일이 아니라, 내일의 내일이 아니라 바로 지금이야! 지금을 살아야 해. 너와 결혼하고 싶어.’상관묵은 그녀의 진지한 눈빛을 보고 있다. 지금 그녀의 아름다운 눈동자에는 진지함이 쓰여 있고 찰랑이는 물결은 그에 대한 뜨거운 사랑을 말해주고 있다. 18살부터 지금까지 그녀는 한 걸음씩 그의 곁으로 다가왔고 천천히 그의 생명에 스며들게 되었다.상관묵은 팔에 핏줄이 불끈 솟아오를 정도로 그녀의 허리를 힘껏 조였는데 아마 그의 마음을 대변하는 행동일지도 모른다. 그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그윽하게 육화를 바라보며 물었다.“화화. 잘 생각했어? 결혼은 소꿉장난이 아니야. 진짜 나와 결혼할 거야?”“비록 우린 신분도 다르고 앞으로 아직 넘어야 할 산도 많지만 있는 힘껏 최선을 다 해서 넘어볼게. 네가 억울하지 않게 상처받지 않게 내가 나의 세상을 너에게 다 줄게.” “다만, 내 몸이...... 널 더 이상 속이고 싶지 않아. 몸속에 단장초의 독
육화는 달콤하게 상관묵을 보면서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네, 그의 아내가 되는 걸 원합니다.”상관묵은 묵묵히 말랑말랑한 그녀의 작은 손을 잡았다.그리고 상관묵도 힘껏 고개를 끄떡였다.“네, 그녀의 남편이 되는 걸 원합니다.”이는 그의 오래된 소원이다. 몇 년 전 그녀를 처음 본 순간부터 그녀를 아내로 맞이하고 싶었고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싶었다.그리고 그 소원은 마침내 이루어졌다.“좋아요. 그럼 이쪽으로 오셔서 사진 찍을게요.”절차에 따라 상관묵과 육화는 반드시 사진을 찍어야 한다. 오늘 두 사람은 모두 깨끗한 흰색 셔츠를 입고 왔는데 흰색 셔츠가 너무 잘 어울리는 그였다. 5년이 지났지만 그는 여전히 기질이 깨끗하고 풋풋한 소년과 다름없었다.육화도 고등학교 시절의 흰색 셔츠를 입었는데 그녀 역시 청순함이 그대로였다. 찰랑거리는 새까만 긴 머리카락을 귓가로 가져가니 손바닥만 한 예쁜 얼굴이 고스란히 드러나 마치 다시 그 시대의 소녀 육화로 돌아간 것 같았다. 두 사람은 나란히 의자에 앉아 카메라를 주시했다.“자, 신혼부부 여기 보고 활짝 웃으세요.”포토그래퍼가 외쳤다.육화는 아주 즐거운 미소를 지었다. 인생에서 한 번밖에 없는 가장 아름다운 기억과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여한없이 남기고 싶었다.그러나 그때 상관묵이 갑자기 다가와 그녀의 작은 얼굴에 힘껏 뽀뽀했다.“찰칵-”카메라는 이 순간을 포착했다. 모두 웃고 있었다.“저기 신혼부부봐봐, 엄청 사랑하는가 봐. 행복이 여기까지 느껴져.”“아내가 저렇게 예쁜데 당연히 입이 벌려지겠지.”“남편도 멋있어! 가진 게 아무것도 없어도 결혼하고 싶을 정도로!”“그만들 해, 저런 아내도 저런 남편도 그림의 떡이야. 저 두 사람은 하늘이 만든 부부야.”]이렇게 많은 사람의 웃음거리가 되자 육화의 작은 얼굴은 붉어져 주먹을 쥐고 앙탈을 부리며 상관묵을 쳤다.“너 뭐 하는 거야. 보는 사람도 많은데 부끄럽지도 않아?” 상관묵은 그런 시선 따위에 신경도 가지 않았다. 그는 단지 그녀에게 뽀
두 사람은 이렇게 환하게 웃으며 별장으로 돌아왔다.청청은 즉시 마중을 나왔다.“도련님, 아가씨 오셨습니까?”아가씨?육화는 자신을 부르는 호칭을 좀 바꿔야 한다고 느껴져 상관묵보고 이야기하라는 눈길을 주었다.그러나 상관묵은 아무것도 보지 못한 척하며 협조하지 않았다.이에 육화는 이상함을 감지하고 청청의 신분에 의심이 더욱 더해졌다.그녀는 상관묵을 굳게 믿고 있다. 그에게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모를까...... .“도련님, 제가 신발 갈아 드릴게요.”청청은 슬리퍼를 꺼내더니 쪼그려 앉아 상관묵을 도와 신발을 갈아 신기려고 했다.육화는 기분이 나빠져 입을 열었다.“상관 도련님, 넌 돌아오자마자 어떤 사람이 신발도 갈아 신겨주는데 왜 난 없어? 왜내 신발은 갈아 신겨주지 않아? 나 기분 좀 별로야. 아니면, 청청보고 내 신발부터 갈아줘라고 하면 안되?”‘날 면전에 두고 우리 남편한테 꼬리 치려고 한다니...... 내가 안중에도 없나?’이미 외부로부터 도발을 받았다고 느낀 육화는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반드시 매섭게 본때를 보여주면서 주권을 지켜야 한다.이 남자는 그녀의 것이다.청청은 억울해하며 불쌍한 눈빛으로 상관묵을 쳐다보았다.“도련님, 아니면...... 먼저 도련님 신발부터 바꿔드리고 나중에 아가씨 신발 바꿔드릴까요?”“아니, 먼저 내 것부터 바꿔줘.”육화는 자기주장을 버텼다.이때 상관묵은 청청을 밀어내고 육화 앞에서 천천히 한쪽 무릎을 꿇고 쪼그리고 앉았다.“발 들어, 내가 해줄게.”그는 직접 그녀의 신발을 갈아 신겨주려고 한다. 육화는 그제야 만족하며 마음이 달콤해져 미소를 지었다.이를 목격한 청청은 놀라서 입을 크게 벌렸다. 연기가 아니라 진심으로 놀란 표정이었다. 당당한 상관도령이 한 여자를 위해 쪼그리고 앉아 친히 신발을 갈아신겨 줄 주는 몰랐다.상관묵은 손을 뻗어 육화의 가녀린 발목을 잡았는데 손바닥의 굳은살이 그녀의 부드러운 피부를 스쳐 짜릿짜릿했다. 그녀의 작은 발은 옥처럼 반들반들하고 분홍색을 띠고
백지은은 줄곧 장한이 자신에 대해 책임을 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그의 소식을 기다리지 못했다. ‘무슨 뜻일까?’백지은은 결국 참지 못하고 집까지 찾아왔다.멀리서 장한과 임불염이 함께 서있는것을 보게 되었는데, 두 사람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장한은 임불염을 차에 태웠고 임불염은 그대로 떠났다.백지은은 재빨리 주먹을 잡아당겼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설마 사랑이 되살아 난거야?’‘아니! 절대 그렇게 둘 수 없어!’백지은은 한 걸음에 달려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한오빠, 방금 임불염이 온 거 아니야? 두 사라미 이혼한다고 그랬잖아...... 나한테 책임지겠다고 약속했잖아...... 근데 어떻게 이럴 수 있어?”장한은 백지은을 한 번 보고는 방으로 들어갔다.그러자 백지은은 뒤를 쫓아가서 그에게 매달렸다.“한오빠, 오늘 나한테 확답을 줘! 난 모든 걸 오빠한테 줬는데, 이렇게 날 버리면 안 돼잖아.”장한은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이혼할거야. 근데 뱃속에 내 아이가 있어. 그냥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말하면서 장한은 백지은을 쫓아내고 문을 닫았다.문밖의 백지은은 질투심으로 얼굴이 일그러졌다.‘임불염! 너도 네 뱃속에 아이도 내가 다 죽여버릴거야!’백지은은 스피드를 올려 돈을 써서 용맹한 사나이 몇 명을 찾았다.“천만원 줄테니 가서 임불염이라는 여자 잡아서 강에 던져! 완전히 사라지게 해!”돈에 눈이 먼 그들은 즉시 승낙했다.“좋습니다! 먼저 돈 부처 보내시죠! 그럼, 당장 가겠습니다.”“그래.”백지은은 흔쾌히 승낙했고, 그녀는 돈을 이 몇 사람의 계좌에 넣었다.이틀 동안 백지은은 줄곧 소식을 기다렸다.임불염의 사망소식이 전해지기를 기다렸지만 도무지 연락이 오지 않았다.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불안감이 들었다.뭔가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백지은은 당황해서 일단 숨으려고 옷 두 벌을 챙겼다.그러나 문을 열자마자 제복을 입은 경찰이 보였다.“백지은씨 입니까? 살인매수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백지은은 조금 두려웠다. 그녀가 믿는지 안 믿는지 짐작이 안 갔고 그가 자신이 한 짓을 책임을 질지 안질지도 몰랐다.그녀는 곧바로 옷을 입고는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오빠, 저는 이제 오빠의 사람이에요. 오빠에게 향한 내 마음을 오빠도 잘 알거예요. 난 오빠를 좋아해요. 그리고 오빠에게 시집가고 싶어요. 이렇게 내 첫 경험을 주었으니 오빠가 책임을 지지 않으면... 난 살지 않을 거예요.”백지은이 훌쩍거렸지만 장한은 여전히 말을 하지 않았다.“오빠, 그럼 전 그냥 죽을게요.”백지은은 몸을 돌려 벽에 박으려했다.그때 장한이 백지은을 잡아당기며 진중하게 말했다.“지은아, 뭐하는 거야. 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한 적 없어.”순간 백지은은 너무 기뻤다.그가 자신을 책임지려한다?“오빠, 오빠도 나한테 호감이 있다는 걸 알아요.”백지은은 곧바로 장한의 단단한 허리를 안고 그의 품에 얼굴을 파묻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장한이 그녀를 밀쳐냈다.“하지만 조금 기다려야 해. 난 지금 널 책임질 수 없어. 나랑 임불염의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어.”백지은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오빠. 절대 저버리지 말아요.”장한은 그녀를 힐끔 보더니 문을 열고 떠났다.백지은은 너무 기뻐 방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그녀는 마침내 장한을 손에 넣었다.드디어 그를 가졌다....한편 장한은 방을 나와 코너를 돌아 신속히 다른 방으로 들어갔다.방에 들어서자마자 월월이의 여린 목소리가 전해왔다.“아빠.”장한은 곧바로 월월이를 안더니 아이의 볼에 뽀뽀했다.“월월아, 엄마는?”그때 임불염이 걸어 나왔다.“왔어? 당신이 아직도 부드러운 꿈에서 안 깬 줄 알았어.”그녀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그를 힐끔 보았다.“내가 보기에 당신 지금 아주 설레는 거 같은데? 어젯밤 백지은과 아무 짓도 안했어?”“아무 것도 안 했어. 백지은이 내 미색을 노렸지만 내가 곧바로 발차기를 날렸어. 발차기를 몇 번 날리니 조용해졌어. 날 만지지도
아파.백지은은 너무 아파 곧바로 눈물이 났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억울한 눈빛으로 침대 위의 남자를 보았다.“보스.”침대 위의 장한은 몸을 뒤척이며 또 그녀를 등지고 잤다.이 순간 백지은은 이 남자가 고의로 한 것이라고 의심했다. 고의로 그녀를 희롱한 후에 발로 그녀를 침대에서 찼다.여자로서 침대에서 내동댕이쳐진 게 너무 창피했다.백지은은 엉금엉금 기어 다시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 그는 눈을 감고 숨을 가쁘게 쉬는 것이 술에 많이 취한 것 같았다.“보스. 보스.”백지은이 시탐하듯 여러 번 불렀다.장한은 아무런 반응도 없이 자고 있다.백지은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내가 생각이 많은 것이겠지?’‘그럴 거야. 그렇게 많은 술을 마셨으니 틀림없이 취했을 거야.’백빙은 샤워실 문을 열고 샤워하러 들어갔다.그녀는 깨끗이 씻은 뒤에 몸에 흰색 샤워가운을 걸친 채 겨우 중요부위를 막았다.거울 속의 여자는 한창 청춘이다. 생기발랄하고 예쁘게 생겼다.백지은은 자신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그녀는 방에 들어가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보스.”그는 반응이 없다.백지은이 용기를 내어 그의 셔츠 단추를 하나하나 풀자 그의 건장한 상반신을 드러냈다.남자는 근육이 탄탄하고 가슴이 널찍했으며 완벽한 식스팩은 야성미가 넘쳤다.백지은의 눈이 반짝였다. 그는 그녀가 생각했던 대로 아주 완벽했다.백지은은 곧바로 달려들어 그를 가지려했다.하지만 장한은 또다시 다리를 들어 그녀에게 발차기를 날렸다.아이고.백지은은 또다시 그대로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너무 아프다.이번에는 온몸이 깨질 것 같았다. 장한은 점점 더 세게 찼다.어떡하지?그가 아예 건드리지 못하게 한다.백지은은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 애초에 오늘 저녁에 그를 가져 그의 여자가 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잠든 그는 너무 경각심을 높아 그녀에게 손을 댈 기회를 주지 않았다.이대로 가다가는 그를 깨울 것이다.백지은은 잠시 생각한 뒤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이
“보스, 왜 이렇게 혼자 술을 마셔요. 나랑 같이 마셔요.”백빙은 자신에게 술 한 잔을 따르고 단숨에 다 마셨다.장한은 그녀를 보는 체 하지 않았지만 쫓지도 않았다. 그녀가 술을 한 잔 마신 후에 그도 술을 한 잔 마셨으니 그녀에게 대응해주는 셈이다.백지은은 희망을 보았다. 이전에 장한은 그녀에게 대꾸조차도 하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임불염이 가니 그녀의 자리가 생겼다.그녀가 한 모든 노력은 다 가치가 있는 것이다.백지은은 기회를 틈타 재빨리 말을 걸었다.“보스, 임불염 때문에 기분이 나쁜 거예요? 그녀는 정말 너무 철이 없어요. 그녀는 현처가 될 수도 없고, 양모가 될 수도 없고, 당신을 전혀 아끼지 않아요. 그런 여자랑 살면 더 힘들어져요. 보스, 빨리 그녀를 잊어요.”백지은은 말하면서 장한에게 술 한 잔을 따랐다.장한은 침묵했지만, 술잔을 들더니 백지은이 따른 술을 단숨에 다 마셨다.백지은은 장한에게 계속 술을 따라주었고 목소리도 갈수록 부드러워졌다.“보스, 밖에는 좋은 여자가 아주 많아요. 임불염만 잊는다면 당신의 주위에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주 많다는 걸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당신은 더 좋은 인생을 누릴 자격이 있어요.”장한은 침묵하며 또 한 잔의 술을 다 마셨다.이렇게 장한은 술을 여러 병 마시고 곧바로 쓰러졌다.단단한 등이 나른하게 소파 의자에 기대더니 눈을 감았다.취한 것일까?백지은은 조심스럽게 장한을 잡아당겼다. 장한이 자신을 밀쳐내지 않자 백지은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보스, 취했어요?”장한이 애매하게 대답했다.“보스, 이렇게 해요. 제가 부축해줄게요. 방에 들어가서 쉬어요.”장한은 거절하지 않았다.백지은이 그를 부축해 두 사람이 방으로 걸어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방에 도착했다.백지은이 장한을 침대에 눕히자 장한이 눈을 감더니 태양혈을 손으로 만졌다.“보스, 제가 만져줄게요.”백지은은 손을 뻗어 자상하게 관자놀이를 주물러주었다.그리고 그녀도 천천히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임불염의 나근나근한 호칭을 들은 장한은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한편 백지은은 아주 조급하다. 그녀는 여태껏 장한과 임불염이 이혼하기를 기다렸으며 그 틈을 타 장한의 옆자리를 독차지하려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절친 양소희가 도착했다. 양소희는 지난번 몰래 비타민을 낙태약으로 바꿔 임불염에게 전한 사람이다.그녀가 아주 기쁘게 말했다.“지은아, 전할 좋은 소식이 있어.”“무슨 좋은 소식?”“보스와 임불염이 싸우고 있어. 임불염이 이사까지 했어.”백지은의 눈동자가 반짝였다.“진짜야?”“물론 진짜지. 가서 봐봐.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어. 나도 방금 거기에서 온 거야. 널 만나자마자 이 기쁜 소식을 전하고 싶었어.”“그럼 빨리 가보자.”백지은은 재빨리 장한에게 달려갔다. 아니나 다를까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었으며 장한과 임불염은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싸우고 있었고 임불염은 자신의 캐리어까지 들고 있었다.모두들 싸움을 말리고 있다.“형, 형수님이랑 싸우지 말아요. 형수님의 뱃속에 아이도 있잖아요. 형수님을 이해해줘야 해요.”“맞아요. 형. 싸우지 말아요. 빨리 형수님을 달래줘요.”임불염이 곧바로 입을 뗐다.“달래줄 필요 없어요. 우리는 이미 이혼 신청을 제출한 상태예요. 이혼 조정 시기만 지나면 이혼이 성사될 거예요.”장한이 임불염을 바라보며 말했다.“이렇게 된 이상 각자 좋은 길을 찾자. 넌 네 길을 가고 난 내 길을 가면 돼.”“그래. 지금 갈게.”임불염은 트렁크를 들고 차에 올랐다.“형수님, 가지 마세요. 형은 단지 화가 나 있을 뿐이에요.”임불염은 아랑곳하지 않고 차문을 닫고 운전기사에게 말했다.택시가 임불염을 태우고 모두의 시선 속으로 사라졌다.“형, 정말 이러면 안 돼요. 형수 혼자 밖에 있으면 얼마나 위험해요. 빨리 형수를 달래요.”“나는 달래지 않을 거야. 우리는 이미 이혼했어. 다 끝났어. 모두 비켜!”쾅하고 장한도 문을 닫았다.구경꾼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어떻게 해야 할지
왜 갑자기 말이 이렇게 된 것일까?장한은 그녀가 말하다가 화를 낼까 얼른 그녀를 안고 용서를 빌었다.“염아, 미안해. 나도 이렇게 다른 여성에게 휘말리기 싫어.”그러자 임불염이 그의 단단한 허리를 안았다.“그럼 어떻게 백지은을 손보려고?”장한은 잠시 고민을 하다 그녀의 귓가에 대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임불염은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고 머리를 끄덕였다.“그럼 그렇게 하자. 백지은의 꼬리가 드러날 거야.”“응.”“빨리 일어나. 월월이가 돌아올 시간이 됐어.”장한은 그녀의 아름다운 작은 얼굴을 감싸더니 고개를 숙이고 그녀에게 키스했다.“아직 시간이 좀 있어. 난 너랑 더 있고 싶어.”임불염은 마음이 설레어 두 손으로 그의 목을 안았다.잠시 키스를 한 뒤 그녀는 그의 손이 자신의 옷 단추를 만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그녀가 곧바로 작은 소리로 말했다.“안 돼. 나 임신했어.”장한은 곧바로 자기 자리로 옮겨 누워 머리를 비추는 불빛을 바라보았다.의사가 임신초기는 성생활을 하면 안 된다고 했으니 그는 그녀를 만지면 안 된다.이제 시작인데 이렇게 힘들면 앞으로는 어떻게 할까?임불염은 그의 곁에 눕더니 자신의 붉은 입술을 깨물고 그의 몸 위에 앉았다.장한은 기뻐하며 그녀의 얼굴을 감싸며 키스했다.“역시 염이 넌 날 아끼는 거 같아.”...주 아주머니가 월월이을 데려오자 월월이는 깡충깡충 방으로 뛰어갔다.“아빠, 엄마, 나 왔어요.”그때 장한이 걸어 나오더니 방문을 닫고 월월이를 번쩍 안아 볼에 뽀뽀했다.“월월이 왔어?”“아빠, 엄마는 어디 갔어요? 엄마와 동생을 보고 싶어요.”“엄마는 지금 아주 피곤해서 쉬고 있어. 조금 있다 엄마 보러 들어가면 안 될까?”“네.”잠시 후, 임불염이 나왔다. 그녀의 얼굴은 한껏 상기되었다. 눈치가 빠른 월월이는 얼른 눈치를 챘다.“엄마, 너무 예뻐요.”“월월아, 그럼 예전에는 안 예뻤어?”“예전에도 예뻤지만, 지금은 더 예뻐요."임불염이 장한을 힐끔 보자 장한도 그녀를 보고 있었다.
두 사람은 최선을 다해 키스를 했다.임불염이 키스를 멈췄지만 장한은 여전히 그녀를 꼭 안고 있다.“염아, 네 손을 놓기 무서워. 지금 이 상황이 너무 좋아.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아. 널 놓아주면 곧 이 꿈에서 깰 거 같아.”그때 임불염이 입을 벌려 그의 입술을 가볍게 물었다.장한은 아파 눈을 번쩍 떴다.임불염의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그를 바라보고 있다.“지금도 꿈이라고 생각해?”장한은 입꼬리를 씩 올렸다.“아니. 이건 진짜야. 네가 내 앞에 있어!”임불염은 달콤하게 그의 품에 안겼으며 드디어 마음속의 이 고비를 넘겨 마음이 편하다고 생각했다.장한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염아, 앞으로 우리 네 식구 행복하게 살자. 더 이상 뱃속의 아이를 건드리지 않을 거지?”장한이 그녀의 작은 배를 어루만졌다.“내가 언제 뱃속의 아이를 건드린다고 했어? 비록 널 원망했지만 뱃속의 아이를 다치게 할 생각은 한적 없어.”장한은 순간 굳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하지만 넌 이전에 몇 번이나 아이를 지우려고 했잖아.”임불염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소리야. 내가 언제 아이를 지운다고 했어. 난 그런 적 없어.”그때 장한이 벌떡 앉았다.“기억 안나? 내가 그때 병원에 달려갔을 때 의사가 너에게 유산수술을 해주려고 했잖아. 내가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아이를 지웠을 거야.”그 일을 생각하면 장한은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린다.임불염도 덩달아 앉더니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난 지금까지 유산수술을 한 적 없어. 그날 난 초음파검사를 하러 간 거야. 그리고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어. 눈을 떴을 때 이미 너에게 안겨 돌아온 뒤였어.”뭐라고?장한은 그제야 무엇인가 떠올라 미간을 찌푸리며 질문을 했다.“그럼 낙태약을 먹은 적도 없어?”“무슨 약을 말하는 거야? 그 병에 있는 알약 말이야? 그건 비타민이야. 네 부하가 나에게 준 거야. 아직 한 번도 먹은 적 없어.”장한은 곧바로 아주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그가 오해했다. 아주
임불염이 그를 밀어내려했지만 아무리 힘을 주어도 밀어낼 수 없었다. 아마도 그녀는 그제야 자신의 마음을 마주했을 수도 있다.그녀는 진짜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장한은 곧바로 그녀를 번쩍 들어안아 차에 앉아 집으로 돌아갔다....임불염은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장한은 그녀를 꼭 껴안았다. 그 순간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며 마치 두 사람의 마음은 수많은 인파를 헤치고 꼭 붙은 것 같았다.임불염이 등지고 있었기에 가녀린 옷을 사이에 두고 그의 박력 넘치는 심장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그때 장한이 그녀의 부드러운 머릿결에 키스하였다“염아, 내가 이전에 많은 잘못을 저질렀어. 하여 감히 네가 날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어. 지금 내가 가장 바라는건 네가 내 곁에 남아 내 사랑을 받아들이고 내 아내가 되어주는 거야. 그리고 아이랑 같이 천천히 늙는 거야.”임불염은 콧방귀를 뀌었다. “그래? 난 아직도 네가 이혼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난 그냥 너에게 자유를 주고 싶었던 거야. 이혼 절차가 늦어 네가 기분 나쁜 줄 알았어.”그때 임불염이 몸을 돌려 주먹으로 그를 사정없이 때렸다.“그럼 백지은과는 어떻게 된 거야. 내 눈으로 네가 백지은이 데이트하는 걸 봤어.”“장한, 넌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감히 나 몰래 백지은과 만나고 있었어? 사실 나한테 미리 다 얘기해주면 우린 이렇게까지 할 필요도 없었어.”그때 장한이 그녀의 주먹을 잡아당기더니 꼭 감쌌다.“염아, 내 말 좀 들어봐. 어젯밤은 백지은이 날 부른 거야. 너에 대해 할 말이 있다고 했어.”“백지은이 뭐라고 했는데?”“네 험담을 해서 화가 나 먼저 돌아온 거야.”그런 걸까?임불염은 자신의 손을 힘껏 내리쳤다.그러자 장한이 조심스레 그녀의 콧대를 만지며 싱긋 웃었다.“염아, 너도 질투할 줄 아네. 처음으로 네가 질투하는 걸 봤어. 게다가 나 때문에 질투하는 거.”질투?임불염은 그제야 자신이 질투한 사실을 알았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는 왜 이렇게 감정기복
한 사람이 차에 치여 바닥에 누워있고 주변이 온통 피범벅이었다. 사람들이 막고 있어 임불염은 그 사람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리고 머리가 혼란스러웠다.장한일까?방금 그가 물건을 가지러 간다고 하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설마 그일까?임불염의 맑은 눈시울은 순간 빨갛게 변하더니 서서히 눈물이 고였다.촘촘한 속눈썹을 깜빡이자 진주알 같은 눈물이 떨어졌다.그녀가 울고 있다.이 순간 그녀는 사고를 당한 사람이 장한일까 봐 너무 무서웠다.“좀 비켜주세요! 좀 비켜주세요!”이때 구급차가 도착하더니 다친 사람을 들것에 실었다.임불염은 마침내 그 사람의 얼굴을 똑똑히 보았다. 그는 장한이 아니다. 아니다!“염아!”이때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임불염이 곧바로 몸을 돌리자 건장한 장한이 그녀의 시선에 들어왔다.그는 성큼성큼 다가와 눈물범벅이 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왜 나온 거야? 왜 울었어? 무슨 일이야?”그는 곧바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임불염은 자신의 다리가 아직도 나른한 것 같았으며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는 지금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앞에 서있다. 그는 아무 일도 없다.“방금 어떤 사람이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난 너인 줄 알았어.”임불염은 목이 메었다.그 순간 장한은 재빨리 상황을 알아차리고는 그녀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바보야, 나 아니야. 무서워하지 마. 난 이렇게 잘 살아있어.”임불염은 손을 내밀어 그의 단단한 허리를 꼭 끌어안았으며 그의 따뜻한 체온이 전해진 뒤에야 실감이 났다.그는 정말 살아있다.그녀는 곧바로 자신의 얼굴에 가득한 눈물을 닦았다.“물건 잘 챙겼어? 그럼 들어가서 이혼하자!”그녀는 아직도 이혼할 생각을 하고 있다.그러자 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염아, 이 상황까지 되었는데 아직도 나랑 이혼하고 싶어?”“무슨 뜻이야?”“염아, 넌 날 사랑하게 되었어. 그렇지?”뭐라고?임불염은 순간 멍하였다.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