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씨 집안의 소년은 풍채가 대단했다.“대박! 저기 좀 봐봐, 완전 멋있어!”임묵이가 스포츠카를 몰고 한길 내내 달렸다면 그 소녀들은 한길 내내 흥분해서 비명을 질렀다.그러나 임묵은 바깥의 정황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앞에 있는 시대에 뒤떨어진 스포츠카를 주시하다가 조수석에 있는 핸드폰을 주워 번호를 눌렀다.은은한 핸드폰 벨 소리가 한 번 울리자마자 곧 연결되었고 육화의 맑고 달콤한 목소리가 전화 넘어 들려왔다.“여보세요, 임묵아.”임묵은 육화에게 전화를 걸었다.“화화, 너 지금 어디에 있어?”임묵은 그녀에게 물었다.육화는 조수석에 앉아 있었고 손에는 그에게 선물로 전해줄 자료서를 꼭 들고 있었다. 임묵에게 서프라이즈를 주어야 하기에 사전에 그에게 알려줄 수가 없었다.그러나 지금 임묵으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고 어디에 있는지 묻고 있다. 육화는 옆에 있는 양청티를 한 번 보고는 또 한 번 작은 거짓말을 했다."임묵, 나...... 나 이미 집에 도착했어.”그녀는 집에 갔다고 했다.임묵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옅은 웃음을 짓고서는 그녀의 말에 대답했다.“그래.”그는 이미 그녀에게 기회를 줬었다.‘학교 다닐 때도 거짓말을 하더니 지금도 거짓말을 하고 있네. 다른 남자와 문자도 보내고 다른 남자와 쇼핑도 하다니...... 거짓말쟁이 또 나를 속이다니...... .’ 그녀는 아마 아직 모를 것이다. 그가 마음만 먹으면 그녀의 행방을 파악하는 건 물론이고 24시간동안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할 수 있다는 것을.임묵의 가슴에서 끓어넘치던 포악한 기운은 끊임없이 우로 범람하여 처음에는 겨우 통제할수 있었지만, 지금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을 뿐 그는 이미 자신을 통제할 수 없게 되었다.그의 싸늘했던 눈동자는 점점 피에 굶주린 승냥이처럼 선홍색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그녀가 지금 다른 남자 곁에 있다는 것도 화가 나는데 친밀한 일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온 세상을 파괴하고 싶었다.주변에 이성 추구자가 많더라도
그녀는 동의했다.임묵은 전화를 끊은 후에 차 문을 열고 걸어 나왔다.“저기요, 많이 다치셨어요. 이미 경찰에 신고했는데 병원까지 같이 가드릴까요?”열성적인 행인들이 그를 둘러서 있었고 하나같이 걱정스러운 눈길로 임묵을 바라보았다.임묵은 군중을 헤치고 밖으로 나가서 누군가에게 전화했다.“와서 뒤처리 좀 해줘.”......양청티의 스포츠카가 집 앞에 멈추자, 육화는 차에서 내렸다.“선배, 오늘 고마웠어요. 이따가 제 친구가 저를 찾으러 온다고 했어요. 그래서말인데 오늘 과외 받지 못할 거 같아요. 우리 내일 수업해요.”방금 양청티는 차에서 이미 육화와 임묵의 통화내용을 들었고 그는 육화의 그 “친구”가 온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육화로 하여금 이토록 정성을 들이게 하는 그 “친구”를 양청티도 한번 만나고 싶었다.‘여러 여자애들처럼 남자친구 택하는 안목이 없을 것이 분명한데...... .’양청티는 늘 오만하고 우월감이 흘러넘치는 사람인지라 그는 마음속으로 이“친구”를 업신여기고 이“친구”와 제대로 비교해서 육화의 안목을 바로 잡으려고 생각했다.“그래, 그럼, 오늘 과외는 잠시 중단하자.”“선배, 조심히 가세요.”육화는 인사를 마치고 떠나려고 했다.“육화야.”양청티는 갑자기 육화를 불렀다.“나 그 중요한 책을 두고 온 거 같아. 올라가서 책 가지고 갈게. 오늘 꼭 써야 하는 책이라...... .”육화는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네, 그래요.”육화는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이 집에 돌아왔는데 고여림은 벌써 집에 도착했고 그녀는 이들을 즐겁게 맞이했다.“화화언니, 선생님, 오셨네요?”“그래, 여림아, 선배 책만 가지고 갈 거야.”육화는 양청티를 자신의 방으로 데리고 가서 책상을 바라보면서 물었다.“선배, 챙겨갈 책은 어느 건가요?”양칭은 거짓으로 한 무더기의 책을 뒤적이더니 한권을 집어 들었다.“이거.”“네, 선배, 그럼 문 앞까지 바래다줄게요.”임묵이가 볼까 봐 두려워 육화는 가능한 빨리 양청티를 보내고 싶었다.
‘그는 무엇을 하려는 걸까?’육화는 얼굴이 붉게 달아올라 얼른 작은 손을 내밀어 그를 밀었다.“임묵, 미친 거 아니야? 고여림! 여림이가 아직 문 앞에서 보고 있어!”임묵은 고개를 돌려 눈빛 하나로 즉시 문 앞에 서 있던 고여림을 보내버렸다.고여림은 이미 어안이 벙벙해졌다. ‘대박! 내가 지금 뭘 본거지? 드라마 속 고전 장면인 벽밀이잖아! 아니지! 침대에 넘어졌으니 배드신인가? 내가 이걸 직접 두눈으로 보다니! 형부 멋져요! 너무 멋있잖아요! 반칙이지 이건!’그녀는 아직 이렇게 어린데 그녀 앞에서 이 장면을 연출하는 것이 적합한 걸까?결국엔 어린 그녀가 이 모든 것을 감당해야만 했다. 어른들의 세상이란......임묵의 눈빛이 쏘아오자, 고여림은 놀라서 한 걸음 뒤로 물러섰고 얼른 두 손으로 자기 눈을 가렸다.“저...... 저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어요. 계속하세요.”말을 끝내고 고여림은 몸을 돌려 가버렸다.육화는 임묵이가 고여림을 생각해서라도 자신을 놓아주기를 바랐는데 뜻밖에도 고여림은 의리없이 먼저 달아났다.“고여림!”마치 그녀를 부르는 소리를 들은 듯, 고여림은 갑자기 멈추더니 다시 돌아왔다.육화는 두 눈이 밝아졌다.‘역시 고여림은 날 버리고 도망갈 사람이 아니야.’고여림은 돌아와서 작은 손을 내밀어 직접 방문을 닫아주었다.“화화언니, 형부, 문 닫아드릴게요. 이러면 아무도 방해하지 않을 거예요. 히히.”고여림의 웃는 얼굴은 닫힌 방문과 함께 서서히 사라졌다.육화는 어이가 없었다.“...... .”“임묵, 이러지 마! 화난 거야? 먼저 나 좀 놔줘. 내가 다 설명할 수 있어!”육화는 발버둥 쳤다. 이런 자세가 아주 이상하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임묵은 길쭉한 손가락 몇 마디로 그녀의 가녀린 손목을 가볍게 묶고서는 머리 위로 가져갔다. 그는 그녀를 내려다보았다.“좋아, 기회 줄게. 어디 한번 잘 설명해 봐.”“나...... .”“우선 그 양청티는 누구고 넌 왜 친절하게 걔를 선배라고 불어? 보아하니 너 선배 참
‘감히!’육모는 재빨리 그의 손을 누르고 화를 내면서 그를 노려보았다.“임묵, 네가 감히!”임묵은 그녀의 말에 흠칫했고 정말 감히 할 수 없었다. 비록 그는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할 수가 없었다.분위기가 몇 초 동안 굳어지자, 임묵은 천천히 그녀를 풀고 일어나 침대에서 내려왔다.육화는 몸을 일으켜 앉았다. 임묵은 창문 쪽으로 걸어갔고 한 손은 바지 주머니에넣고서는 주머니에서 담배 한 갑을 꺼낸 후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그렇게 그는 침묵한채 담배만 피웠다. 육화는 처음으로 그가 담배를 피우는 것을 보았다. 침묵한 채 우뚝 창가에 서 있는 소년은 검은 셔츠와 검은 바지로 소년미를 한층 더 보태여 더할 나위 없이 준수했으며 담배 연기가 서서히 나자 은은한 퇴폐미까지 더해졌다.육화는 걸어가서 그의 손에 있는 담배를 빼앗으려 했다.“임묵, 너 지금 담배를 피우면 안 돼!”임묵은 팔을 높이 들어 그녀가 빼앗지 못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그는 고개를 숙이고 입 안의 연기를 그녀의 작은 얼굴에 뱉었다.극악무도.육화는 담배 연기에 사레가 들려 콜록콜록 거렸다.“임묵, 너 정말 너무해!”지나치게 콜록거린 그녀의 하얀 눈시울은 어느새 붉어졌고 그 모습은 어찌나 예쁜지사람의 심금을 울릴 정도였다. 그러나 임묵은 단한마디의 위로도 하지 않았고 그는 짙은 눈동자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육화, 난 술도 마시고 담배도 피우고 싸움질까지 하는 사람이야. 성질은 물론 더 나쁘고. 만약 고작 이런것 들도 지나치다고 네가 생각한다면 난 더 한 것도 할 수 있어, 상상이 안 될 만큼. 그래서 하는 말인데 똑똑히 봐! 나 이런 사람이야.”말을 마치자 ,임묵은 긴 다리를 빼고 떠났다.‘갔어?’‘그냥 이러고 가버렸어?’“임묵, 너 선물 가지러 왔잖아. 선물 필요 없어?”육모는 그의 뒷모습을 보면서 물었다.임묵은 발걸음을 미적거리더니 뒤돌아보지 않았다.“응, 필요 없어.”그렇게 그의 수려한 실루엣은 빠르게 시선 속에서 사라졌다.곧 밖에서 고여림의 소리가 들려왔
사실 임묵은 양청티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이미 위기감과 경계감이 가득했고 육화에 관한 관심이 미친 듯이 자라고 있어서 그는 더 이상 이 관계에 시간을 투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느꼈고 반드시 떠나야 했다.“그래 임묵, 너의 모든 결정에 따르겠어. 내일 우리 세력과 밀접은 모두 철수할게. 그리고 네가 알아야 할 것이 하나 있는데 율손왕자 쪽에서 이미 낌새를 맡은 거 같아. 율손왕자가 곧 올 것 같아.”율손왕자가 온다. 그는 육화를 찾으러 온다. 지난번에 임묵은 육화의 핸드폰에 농간을 부렸는데 율손왕자가 그것을 눈치채고 오고 있었다.이 모든 건 언젠가는 올 것이었는데 다만 임묵이 생각했던 것보다 좀 빨랐을 뿐이다.전화를 끊고 모든 것이 침묵에 빠졌다. “땡땡땡-” 하는 소리가 몇 번 울리더니 임묵의 핸드폰에 육화가 보낸 몇 통의 문자가 와 있었다.임묵은 문자를 열어 보았다. 육화는 인내심을 안고 그에게 사건의 경과를 설명했다.“임묵, 양청티는 고여림이 나한테 찾아준 수학 선생님이야. 내가 수학 성적이 몹시 나쁘잖아. 몰래 공부해서 너를 따라잡고 서프라이즈 해주고 싶었어.”“오늘 백화점에 간 것도 너 주려고 선물 사러 간 거야. 속이는 것도 서프라이즈 해주고 싶었어.”“양청티 하고는 정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 다만 내가 넘어져서 그가 나를 부축했는데 마침 네가 본 거야. 임묵, 그만 화내 화내지 마. 거짓말해서 미안해, 진심으로 사과할게.”임묵은 차에 앉아 그녀가 보낸 문자를 조용히 바라보았다. 만약 그녀가 그의 앞에 있었다면 그녀는 반드시 사슴 같은 눈망울로 그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설명했을 것이다.임묵은 핸드폰을 끄고 가볍게 눈을 감았다.......다음날.오늘 디지털 프로그래밍 대회가 정식으로 열렸고 육화와 유린은 현장에 갔다.양 교장은 황급히 달려왔다.“육화학생, 임묵학생 봤나요? 왜 아직도 오지 않나요?”“그러네! 화화, 다른 학교 선수들 다 왔는데 임묵만 오지 않았어.”유린도 조급해졌
순간 임묵의 눈빛은 싸늘해졌다.“털끝 하나라도 건드리면 너희들 내가 산산조각 낼 거야!”“하하하.”상대방은 크게 웃었다.“영웅은 미인의 관문을 통과하기 어렵다고 하는데 보아하니 너 육화공주 진짜 좋아하는구나.”“도련님, 탑승 시간이 다 되어갑니다. 인제 그만 들어가셔야 합니다”이때, 부하가 주의를 주었다.임묵은 전화를 끊었다.“계획 취소해. 오늘 안 가.”“네? 도련님...... .’임묵은 몸을 돌렸고 수려한 모습은 이미 공항에서 빠르게 사라졌다.......이번 디지털 프로그래밍 대회는 매우 중시를 받고 있어 각 방송국이 모두 모였다. 대회가 정식으로 시작되었고 스크린에서 초를 단위로 빠르게 숫자가 굴러가고 있었다.선수들은 긴장한 채 숫자를 보았고 아직 프로그래밍 식을 계산해 낸 사람은 없었다.“화화, 이번 대회 난이도가 예년 이래 가장 높다고 들었어. 참가자들은 모두 각 명문 학교의 인재들인데 몇 분이 지났는데도 아직 답을 풀지 못했나 봐. 땀 범벅이 된 사람도 있어.”유린이는 시합을 보면서 말했다.육화는 워낙 수학에 약해 스크린에서 굴러가는 숫자를 보는데 마치 천서를 보는 듯했다. 갈성과 성적이 우수한 몇몇 학생들도 왔는데 그들은 뒤에서 의논하고 있었다.“갈성 선배, 풀었어요?”갈성은 고개를 저었다.“아직, 이번 시합 너무 어려워. 내가 올라가서 한다고 해도 이길 희망 없어.”“그렇게 말하지 마. 봐봐, 참가 선수들도 멍해있잖아. 다만...... 만약 임묵이가 참가하러 온다면 그는 할 수 있지 않을까?”“맞아, 임묵은 지난번 시험에서 수학 빼고 모두 만점 받았잖아. 수학 수준은 잘 파악이 안 됐지만 그라면 할 수 있을지도 몰라.”갈성은 임묵을 매우 싫어했고 그에 대한 칭찬이 이어지자, 그는 즉시 반박했다.“됐거든! 수학이 제일 치명적일 수도 있어! 온다고 하더라도 풀지 못해!”모두 입을 다물었다.육화는 미간을 찌푸리며 생각에 빠졌다.‘만약 그가 온다면 할 수 있을까?’그의 수학 성적은 줄곧 수수께끼여서 아무도
‘왜 불러?’“육화, 거기 가만히 앉아있어. 일단 가지 말고 있어. 내가 할 말이 있어.”일어나려던 육화의 동작은 재빨리 멈췄고 그녀는 순순히 자리에 앉았다.이때 임묵은 긴 다리를 내빼고 무대에서 내려와 한 걸음 한 걸음 육화의 곁으로 갔다.육화의 심장박동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기회를 봐서 그와 잘 이야기하려고 했고 게다가 방금 경기에서 이겼는데 아직 축하도 못 했다. 암튼 그녀는 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아주 많았다.하지만 지금은 대화하기에 좋은 타이밍은 아니다. 여기에 폭탄이 있다고 했으니.“임묵, 여기 정말 폭약 있어? 위험하니까 먼저 이곳부터 떠나고 얘기하자!”현장은 매우 혼란스러웠다. 직원들은 긴급히 사람들을 대피시키고 있었고 모두 도망치고 있었다. 그러나 임묵은 육화의 앞에 서서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았다.“육화, 우리 헤어져.”‘뭐?’육화는 떨렸다.“연애도 내가 일방적으로 시작을 선언했으니, 이별도 내가 할게. 앞으로 더 이상 문자도 하지 말고 전화도 하지 마. 우리는 여기까지다.”육화는 머리가 윙윙거리며 그가 하고 싶은 말이 이런 말인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는 “우리 헤어져.”라고 말했다.“헤어지자”도 아닌 “헤어져”라고 했다. 어쩌면 이별조차 이렇게 제멋대로인가? 그녀와 상의도 없이 통보만 내리다니.“임묵, 갑자기 왜 그래? 우리 좋았잖아! 왜 이렇게 된 거야? 이유라도 말해 아니, 반드시 말해!”육화의 얼굴색은 좀 창백했다.그녀는 이유가 필요했다.임묵은 눈에 힘을 주면서 준발한 몸을 숙여 그녀에게 다가가 한 손을 그녀가 앉은 의자에 눌렀다. 그리고 그는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육화, 사실 너...... 별로야.”“넌 태어날 때부터 사랑받고 부잣집 따님이어서 많은 남자애가 너를 좋아했겠지. 네가 날 좋아하게끔 만드는 이 과정이 흥미로웠어. 너를 정복하니 성취감이 느껴졌어. 근데 사냥감이 이미 손에 들어왔으니, 재미가 없어져 버렸어. 예쁜 여자애들이 그렇게 많은데 넌 그냥 그중 하나일 뿐이었어. 시
“와, 저건 어떤 급의 차지? 본 적이 없는데?“맙소사, 저 번호판 대박이야! TV에서 본 것 같아.”“아! 생각났어! 황실 어용 번호판이잖아. 저 차도 황실 맞춤형이라고 했어.”학생들이 모두 에워싸고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육화는 걸음을 멈추었다. 그녀는 저 차가 율손 왕자의 차라는 것을 알아차렸다.율손 왕자가 왔다!육화와 율손 왕자는 어릴 때부터 죽마고우였다. 율손은 출신이 고귀하고 뼛속까지 우아하고 신사적이었다. 게다가 그는 예지가 있고 민중의 사랑을 받았으며 난루는 왕실과 혼약이 있었기 때문에 육화는 미래의 첫 번째 왕비라고도 불렸다.그러나 육화는 모든 사람의 사랑을 받아 결혼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었다. 설령 그녀가 율손 왕자에게 시집을 간다고 하더라도 전제는 반드시 그녀가 율손 왕자를 좋아한다는 것이다.이때 방탄형의 고급 차 뒷문이 열리고 율손 왕자는 차에서 내렸다.율손 왕자는 깨끗한 흰 셔츠와 검은 양복바지를 입고 온화하고 준수했다. 그와 임묵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다. 임묵이가 다크호스 기사라면 율손 왕자는 진정한 백마 탄 왕자다.“와, 저 사람 누구야? 멋있어! 드라마에서 나온 남자주인공 같아.”“아주 낯이 익은데, 나도 TV에서 본 적이 있는 것 같아.”“생각났어! 그...... 저...... 저사람...... 율손 왕자인 것 같아!”이미 누군가 율손 왕자를 알아봤고 군중들은 이미 센세이션을 일으켰다.율손 왕자는 다리를 내빼고 군중을 지나 육화의 앞에 도착했다. 그는 미소를 지었는데 온화하고 아름답기 그지없었다.“화화, 오랜만이네.”고인을 오랜만에 만나자, 육화도 당연히 기뻐했다.“율손, 오랜만이다.”“화화, 우리 집에 가자.”“집에?”“응.”율손 왕자는 고개를 끄덕였다.“너의 이번 여행은 이미 끝났어. 아버님과 어머님도 오시는 중이야. 나의 육화공주님, 집에 갈 때가 됐어요.”율손 왕자가 오면서 그녀의 여행은 끝을 알렸다.육한정과 하서관도 오는 도중이니 그녀는 이곳을 떠나 집으로 돌아갈 때가 됐다.육
백지은은 줄곧 장한이 자신에 대해 책임을 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그의 소식을 기다리지 못했다. ‘무슨 뜻일까?’백지은은 결국 참지 못하고 집까지 찾아왔다.멀리서 장한과 임불염이 함께 서있는것을 보게 되었는데, 두 사람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장한은 임불염을 차에 태웠고 임불염은 그대로 떠났다.백지은은 재빨리 주먹을 잡아당겼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설마 사랑이 되살아 난거야?’‘아니! 절대 그렇게 둘 수 없어!’백지은은 한 걸음에 달려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한오빠, 방금 임불염이 온 거 아니야? 두 사라미 이혼한다고 그랬잖아...... 나한테 책임지겠다고 약속했잖아...... 근데 어떻게 이럴 수 있어?”장한은 백지은을 한 번 보고는 방으로 들어갔다.그러자 백지은은 뒤를 쫓아가서 그에게 매달렸다.“한오빠, 오늘 나한테 확답을 줘! 난 모든 걸 오빠한테 줬는데, 이렇게 날 버리면 안 돼잖아.”장한은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이혼할거야. 근데 뱃속에 내 아이가 있어. 그냥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말하면서 장한은 백지은을 쫓아내고 문을 닫았다.문밖의 백지은은 질투심으로 얼굴이 일그러졌다.‘임불염! 너도 네 뱃속에 아이도 내가 다 죽여버릴거야!’백지은은 스피드를 올려 돈을 써서 용맹한 사나이 몇 명을 찾았다.“천만원 줄테니 가서 임불염이라는 여자 잡아서 강에 던져! 완전히 사라지게 해!”돈에 눈이 먼 그들은 즉시 승낙했다.“좋습니다! 먼저 돈 부처 보내시죠! 그럼, 당장 가겠습니다.”“그래.”백지은은 흔쾌히 승낙했고, 그녀는 돈을 이 몇 사람의 계좌에 넣었다.이틀 동안 백지은은 줄곧 소식을 기다렸다.임불염의 사망소식이 전해지기를 기다렸지만 도무지 연락이 오지 않았다.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불안감이 들었다.뭔가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백지은은 당황해서 일단 숨으려고 옷 두 벌을 챙겼다.그러나 문을 열자마자 제복을 입은 경찰이 보였다.“백지은씨 입니까? 살인매수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백지은은 조금 두려웠다. 그녀가 믿는지 안 믿는지 짐작이 안 갔고 그가 자신이 한 짓을 책임을 질지 안질지도 몰랐다.그녀는 곧바로 옷을 입고는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오빠, 저는 이제 오빠의 사람이에요. 오빠에게 향한 내 마음을 오빠도 잘 알거예요. 난 오빠를 좋아해요. 그리고 오빠에게 시집가고 싶어요. 이렇게 내 첫 경험을 주었으니 오빠가 책임을 지지 않으면... 난 살지 않을 거예요.”백지은이 훌쩍거렸지만 장한은 여전히 말을 하지 않았다.“오빠, 그럼 전 그냥 죽을게요.”백지은은 몸을 돌려 벽에 박으려했다.그때 장한이 백지은을 잡아당기며 진중하게 말했다.“지은아, 뭐하는 거야. 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한 적 없어.”순간 백지은은 너무 기뻤다.그가 자신을 책임지려한다?“오빠, 오빠도 나한테 호감이 있다는 걸 알아요.”백지은은 곧바로 장한의 단단한 허리를 안고 그의 품에 얼굴을 파묻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장한이 그녀를 밀쳐냈다.“하지만 조금 기다려야 해. 난 지금 널 책임질 수 없어. 나랑 임불염의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어.”백지은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오빠. 절대 저버리지 말아요.”장한은 그녀를 힐끔 보더니 문을 열고 떠났다.백지은은 너무 기뻐 방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그녀는 마침내 장한을 손에 넣었다.드디어 그를 가졌다....한편 장한은 방을 나와 코너를 돌아 신속히 다른 방으로 들어갔다.방에 들어서자마자 월월이의 여린 목소리가 전해왔다.“아빠.”장한은 곧바로 월월이를 안더니 아이의 볼에 뽀뽀했다.“월월아, 엄마는?”그때 임불염이 걸어 나왔다.“왔어? 당신이 아직도 부드러운 꿈에서 안 깬 줄 알았어.”그녀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그를 힐끔 보았다.“내가 보기에 당신 지금 아주 설레는 거 같은데? 어젯밤 백지은과 아무 짓도 안했어?”“아무 것도 안 했어. 백지은이 내 미색을 노렸지만 내가 곧바로 발차기를 날렸어. 발차기를 몇 번 날리니 조용해졌어. 날 만지지도
아파.백지은은 너무 아파 곧바로 눈물이 났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억울한 눈빛으로 침대 위의 남자를 보았다.“보스.”침대 위의 장한은 몸을 뒤척이며 또 그녀를 등지고 잤다.이 순간 백지은은 이 남자가 고의로 한 것이라고 의심했다. 고의로 그녀를 희롱한 후에 발로 그녀를 침대에서 찼다.여자로서 침대에서 내동댕이쳐진 게 너무 창피했다.백지은은 엉금엉금 기어 다시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 그는 눈을 감고 숨을 가쁘게 쉬는 것이 술에 많이 취한 것 같았다.“보스. 보스.”백지은이 시탐하듯 여러 번 불렀다.장한은 아무런 반응도 없이 자고 있다.백지은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내가 생각이 많은 것이겠지?’‘그럴 거야. 그렇게 많은 술을 마셨으니 틀림없이 취했을 거야.’백빙은 샤워실 문을 열고 샤워하러 들어갔다.그녀는 깨끗이 씻은 뒤에 몸에 흰색 샤워가운을 걸친 채 겨우 중요부위를 막았다.거울 속의 여자는 한창 청춘이다. 생기발랄하고 예쁘게 생겼다.백지은은 자신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그녀는 방에 들어가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보스.”그는 반응이 없다.백지은이 용기를 내어 그의 셔츠 단추를 하나하나 풀자 그의 건장한 상반신을 드러냈다.남자는 근육이 탄탄하고 가슴이 널찍했으며 완벽한 식스팩은 야성미가 넘쳤다.백지은의 눈이 반짝였다. 그는 그녀가 생각했던 대로 아주 완벽했다.백지은은 곧바로 달려들어 그를 가지려했다.하지만 장한은 또다시 다리를 들어 그녀에게 발차기를 날렸다.아이고.백지은은 또다시 그대로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너무 아프다.이번에는 온몸이 깨질 것 같았다. 장한은 점점 더 세게 찼다.어떡하지?그가 아예 건드리지 못하게 한다.백지은은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 애초에 오늘 저녁에 그를 가져 그의 여자가 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잠든 그는 너무 경각심을 높아 그녀에게 손을 댈 기회를 주지 않았다.이대로 가다가는 그를 깨울 것이다.백지은은 잠시 생각한 뒤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이
“보스, 왜 이렇게 혼자 술을 마셔요. 나랑 같이 마셔요.”백빙은 자신에게 술 한 잔을 따르고 단숨에 다 마셨다.장한은 그녀를 보는 체 하지 않았지만 쫓지도 않았다. 그녀가 술을 한 잔 마신 후에 그도 술을 한 잔 마셨으니 그녀에게 대응해주는 셈이다.백지은은 희망을 보았다. 이전에 장한은 그녀에게 대꾸조차도 하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임불염이 가니 그녀의 자리가 생겼다.그녀가 한 모든 노력은 다 가치가 있는 것이다.백지은은 기회를 틈타 재빨리 말을 걸었다.“보스, 임불염 때문에 기분이 나쁜 거예요? 그녀는 정말 너무 철이 없어요. 그녀는 현처가 될 수도 없고, 양모가 될 수도 없고, 당신을 전혀 아끼지 않아요. 그런 여자랑 살면 더 힘들어져요. 보스, 빨리 그녀를 잊어요.”백지은은 말하면서 장한에게 술 한 잔을 따랐다.장한은 침묵했지만, 술잔을 들더니 백지은이 따른 술을 단숨에 다 마셨다.백지은은 장한에게 계속 술을 따라주었고 목소리도 갈수록 부드러워졌다.“보스, 밖에는 좋은 여자가 아주 많아요. 임불염만 잊는다면 당신의 주위에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주 많다는 걸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당신은 더 좋은 인생을 누릴 자격이 있어요.”장한은 침묵하며 또 한 잔의 술을 다 마셨다.이렇게 장한은 술을 여러 병 마시고 곧바로 쓰러졌다.단단한 등이 나른하게 소파 의자에 기대더니 눈을 감았다.취한 것일까?백지은은 조심스럽게 장한을 잡아당겼다. 장한이 자신을 밀쳐내지 않자 백지은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보스, 취했어요?”장한이 애매하게 대답했다.“보스, 이렇게 해요. 제가 부축해줄게요. 방에 들어가서 쉬어요.”장한은 거절하지 않았다.백지은이 그를 부축해 두 사람이 방으로 걸어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방에 도착했다.백지은이 장한을 침대에 눕히자 장한이 눈을 감더니 태양혈을 손으로 만졌다.“보스, 제가 만져줄게요.”백지은은 손을 뻗어 자상하게 관자놀이를 주물러주었다.그리고 그녀도 천천히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임불염의 나근나근한 호칭을 들은 장한은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한편 백지은은 아주 조급하다. 그녀는 여태껏 장한과 임불염이 이혼하기를 기다렸으며 그 틈을 타 장한의 옆자리를 독차지하려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절친 양소희가 도착했다. 양소희는 지난번 몰래 비타민을 낙태약으로 바꿔 임불염에게 전한 사람이다.그녀가 아주 기쁘게 말했다.“지은아, 전할 좋은 소식이 있어.”“무슨 좋은 소식?”“보스와 임불염이 싸우고 있어. 임불염이 이사까지 했어.”백지은의 눈동자가 반짝였다.“진짜야?”“물론 진짜지. 가서 봐봐.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어. 나도 방금 거기에서 온 거야. 널 만나자마자 이 기쁜 소식을 전하고 싶었어.”“그럼 빨리 가보자.”백지은은 재빨리 장한에게 달려갔다. 아니나 다를까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었으며 장한과 임불염은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싸우고 있었고 임불염은 자신의 캐리어까지 들고 있었다.모두들 싸움을 말리고 있다.“형, 형수님이랑 싸우지 말아요. 형수님의 뱃속에 아이도 있잖아요. 형수님을 이해해줘야 해요.”“맞아요. 형. 싸우지 말아요. 빨리 형수님을 달래줘요.”임불염이 곧바로 입을 뗐다.“달래줄 필요 없어요. 우리는 이미 이혼 신청을 제출한 상태예요. 이혼 조정 시기만 지나면 이혼이 성사될 거예요.”장한이 임불염을 바라보며 말했다.“이렇게 된 이상 각자 좋은 길을 찾자. 넌 네 길을 가고 난 내 길을 가면 돼.”“그래. 지금 갈게.”임불염은 트렁크를 들고 차에 올랐다.“형수님, 가지 마세요. 형은 단지 화가 나 있을 뿐이에요.”임불염은 아랑곳하지 않고 차문을 닫고 운전기사에게 말했다.택시가 임불염을 태우고 모두의 시선 속으로 사라졌다.“형, 정말 이러면 안 돼요. 형수 혼자 밖에 있으면 얼마나 위험해요. 빨리 형수를 달래요.”“나는 달래지 않을 거야. 우리는 이미 이혼했어. 다 끝났어. 모두 비켜!”쾅하고 장한도 문을 닫았다.구경꾼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어떻게 해야 할지
왜 갑자기 말이 이렇게 된 것일까?장한은 그녀가 말하다가 화를 낼까 얼른 그녀를 안고 용서를 빌었다.“염아, 미안해. 나도 이렇게 다른 여성에게 휘말리기 싫어.”그러자 임불염이 그의 단단한 허리를 안았다.“그럼 어떻게 백지은을 손보려고?”장한은 잠시 고민을 하다 그녀의 귓가에 대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임불염은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고 머리를 끄덕였다.“그럼 그렇게 하자. 백지은의 꼬리가 드러날 거야.”“응.”“빨리 일어나. 월월이가 돌아올 시간이 됐어.”장한은 그녀의 아름다운 작은 얼굴을 감싸더니 고개를 숙이고 그녀에게 키스했다.“아직 시간이 좀 있어. 난 너랑 더 있고 싶어.”임불염은 마음이 설레어 두 손으로 그의 목을 안았다.잠시 키스를 한 뒤 그녀는 그의 손이 자신의 옷 단추를 만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그녀가 곧바로 작은 소리로 말했다.“안 돼. 나 임신했어.”장한은 곧바로 자기 자리로 옮겨 누워 머리를 비추는 불빛을 바라보았다.의사가 임신초기는 성생활을 하면 안 된다고 했으니 그는 그녀를 만지면 안 된다.이제 시작인데 이렇게 힘들면 앞으로는 어떻게 할까?임불염은 그의 곁에 눕더니 자신의 붉은 입술을 깨물고 그의 몸 위에 앉았다.장한은 기뻐하며 그녀의 얼굴을 감싸며 키스했다.“역시 염이 넌 날 아끼는 거 같아.”...주 아주머니가 월월이을 데려오자 월월이는 깡충깡충 방으로 뛰어갔다.“아빠, 엄마, 나 왔어요.”그때 장한이 걸어 나오더니 방문을 닫고 월월이를 번쩍 안아 볼에 뽀뽀했다.“월월이 왔어?”“아빠, 엄마는 어디 갔어요? 엄마와 동생을 보고 싶어요.”“엄마는 지금 아주 피곤해서 쉬고 있어. 조금 있다 엄마 보러 들어가면 안 될까?”“네.”잠시 후, 임불염이 나왔다. 그녀의 얼굴은 한껏 상기되었다. 눈치가 빠른 월월이는 얼른 눈치를 챘다.“엄마, 너무 예뻐요.”“월월아, 그럼 예전에는 안 예뻤어?”“예전에도 예뻤지만, 지금은 더 예뻐요."임불염이 장한을 힐끔 보자 장한도 그녀를 보고 있었다.
두 사람은 최선을 다해 키스를 했다.임불염이 키스를 멈췄지만 장한은 여전히 그녀를 꼭 안고 있다.“염아, 네 손을 놓기 무서워. 지금 이 상황이 너무 좋아.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아. 널 놓아주면 곧 이 꿈에서 깰 거 같아.”그때 임불염이 입을 벌려 그의 입술을 가볍게 물었다.장한은 아파 눈을 번쩍 떴다.임불염의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그를 바라보고 있다.“지금도 꿈이라고 생각해?”장한은 입꼬리를 씩 올렸다.“아니. 이건 진짜야. 네가 내 앞에 있어!”임불염은 달콤하게 그의 품에 안겼으며 드디어 마음속의 이 고비를 넘겨 마음이 편하다고 생각했다.장한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염아, 앞으로 우리 네 식구 행복하게 살자. 더 이상 뱃속의 아이를 건드리지 않을 거지?”장한이 그녀의 작은 배를 어루만졌다.“내가 언제 뱃속의 아이를 건드린다고 했어? 비록 널 원망했지만 뱃속의 아이를 다치게 할 생각은 한적 없어.”장한은 순간 굳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하지만 넌 이전에 몇 번이나 아이를 지우려고 했잖아.”임불염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소리야. 내가 언제 아이를 지운다고 했어. 난 그런 적 없어.”그때 장한이 벌떡 앉았다.“기억 안나? 내가 그때 병원에 달려갔을 때 의사가 너에게 유산수술을 해주려고 했잖아. 내가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아이를 지웠을 거야.”그 일을 생각하면 장한은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린다.임불염도 덩달아 앉더니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난 지금까지 유산수술을 한 적 없어. 그날 난 초음파검사를 하러 간 거야. 그리고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어. 눈을 떴을 때 이미 너에게 안겨 돌아온 뒤였어.”뭐라고?장한은 그제야 무엇인가 떠올라 미간을 찌푸리며 질문을 했다.“그럼 낙태약을 먹은 적도 없어?”“무슨 약을 말하는 거야? 그 병에 있는 알약 말이야? 그건 비타민이야. 네 부하가 나에게 준 거야. 아직 한 번도 먹은 적 없어.”장한은 곧바로 아주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그가 오해했다. 아주
임불염이 그를 밀어내려했지만 아무리 힘을 주어도 밀어낼 수 없었다. 아마도 그녀는 그제야 자신의 마음을 마주했을 수도 있다.그녀는 진짜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장한은 곧바로 그녀를 번쩍 들어안아 차에 앉아 집으로 돌아갔다....임불염은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장한은 그녀를 꼭 껴안았다. 그 순간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며 마치 두 사람의 마음은 수많은 인파를 헤치고 꼭 붙은 것 같았다.임불염이 등지고 있었기에 가녀린 옷을 사이에 두고 그의 박력 넘치는 심장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그때 장한이 그녀의 부드러운 머릿결에 키스하였다“염아, 내가 이전에 많은 잘못을 저질렀어. 하여 감히 네가 날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어. 지금 내가 가장 바라는건 네가 내 곁에 남아 내 사랑을 받아들이고 내 아내가 되어주는 거야. 그리고 아이랑 같이 천천히 늙는 거야.”임불염은 콧방귀를 뀌었다. “그래? 난 아직도 네가 이혼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난 그냥 너에게 자유를 주고 싶었던 거야. 이혼 절차가 늦어 네가 기분 나쁜 줄 알았어.”그때 임불염이 몸을 돌려 주먹으로 그를 사정없이 때렸다.“그럼 백지은과는 어떻게 된 거야. 내 눈으로 네가 백지은이 데이트하는 걸 봤어.”“장한, 넌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감히 나 몰래 백지은과 만나고 있었어? 사실 나한테 미리 다 얘기해주면 우린 이렇게까지 할 필요도 없었어.”그때 장한이 그녀의 주먹을 잡아당기더니 꼭 감쌌다.“염아, 내 말 좀 들어봐. 어젯밤은 백지은이 날 부른 거야. 너에 대해 할 말이 있다고 했어.”“백지은이 뭐라고 했는데?”“네 험담을 해서 화가 나 먼저 돌아온 거야.”그런 걸까?임불염은 자신의 손을 힘껏 내리쳤다.그러자 장한이 조심스레 그녀의 콧대를 만지며 싱긋 웃었다.“염아, 너도 질투할 줄 아네. 처음으로 네가 질투하는 걸 봤어. 게다가 나 때문에 질투하는 거.”질투?임불염은 그제야 자신이 질투한 사실을 알았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는 왜 이렇게 감정기복
한 사람이 차에 치여 바닥에 누워있고 주변이 온통 피범벅이었다. 사람들이 막고 있어 임불염은 그 사람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리고 머리가 혼란스러웠다.장한일까?방금 그가 물건을 가지러 간다고 하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설마 그일까?임불염의 맑은 눈시울은 순간 빨갛게 변하더니 서서히 눈물이 고였다.촘촘한 속눈썹을 깜빡이자 진주알 같은 눈물이 떨어졌다.그녀가 울고 있다.이 순간 그녀는 사고를 당한 사람이 장한일까 봐 너무 무서웠다.“좀 비켜주세요! 좀 비켜주세요!”이때 구급차가 도착하더니 다친 사람을 들것에 실었다.임불염은 마침내 그 사람의 얼굴을 똑똑히 보았다. 그는 장한이 아니다. 아니다!“염아!”이때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임불염이 곧바로 몸을 돌리자 건장한 장한이 그녀의 시선에 들어왔다.그는 성큼성큼 다가와 눈물범벅이 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왜 나온 거야? 왜 울었어? 무슨 일이야?”그는 곧바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임불염은 자신의 다리가 아직도 나른한 것 같았으며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는 지금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앞에 서있다. 그는 아무 일도 없다.“방금 어떤 사람이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난 너인 줄 알았어.”임불염은 목이 메었다.그 순간 장한은 재빨리 상황을 알아차리고는 그녀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바보야, 나 아니야. 무서워하지 마. 난 이렇게 잘 살아있어.”임불염은 손을 내밀어 그의 단단한 허리를 꼭 끌어안았으며 그의 따뜻한 체온이 전해진 뒤에야 실감이 났다.그는 정말 살아있다.그녀는 곧바로 자신의 얼굴에 가득한 눈물을 닦았다.“물건 잘 챙겼어? 그럼 들어가서 이혼하자!”그녀는 아직도 이혼할 생각을 하고 있다.그러자 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염아, 이 상황까지 되었는데 아직도 나랑 이혼하고 싶어?”“무슨 뜻이야?”“염아, 넌 날 사랑하게 되었어. 그렇지?”뭐라고?임불염은 순간 멍하였다.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