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참을 뒤척이다가 다시 휴대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자정이 넘었고 곧 새벽 1시였다.여전히 잠이 오지 않았다.졸음이 전혀 없었다.그녀는 거의 반사적으로 침대 위쪽의 서랍을 열고 멜라토닌을 꺼냈다.약병을 열고 약을 삼키려고 할 때, 침대 위쪽 서랍의 엽산이 그녀를 일깨웠다!그녀는 즉시 손에 든 약을 쓰레기통에 던졌다.그녀는 자야 했다.배 속의 아이를 위해.다음날 아침 8시.진아연은 두 아이를 유치원에 보낸 후 밖에서 아침을 사 들고 집에 돌아왔다.이때 조지운이 셔츠의 단추를 잠그며 빠른 속도로 마이크의 방에서 나왔다.그는 아마도 그녀가 발견하기 전에 빨리 떠날 생각인 것 같았다."지운 씨, 아침 식사하고 가세요." 진아연이 공손하게 말했다.조지운: "..."마이크는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방에서 나왔다."아연아, 이건..." 마이크는 얼굴을 조금 붉히며 설명하려 했다.진아연은 차분하게 그의 말을 끊었다. "두 사람 관계가 확정된 거면 이제부터 넌 나가서 사는 게 좋을 거 같아. 나랑 애들이 방해될 수 있잖아. 나랑 멀리 떨어지는 게 싫으면 이 동네 별장 하나 사면 되는 거고."마이크: "아니야! 절대로 방해되는 일 없어! 난 이사 안 가... 내가 지운을 데려와도 밤에만 데려오는 거야..."조지운은 이마를 짚었다.마이크: "지운아, 와서 아침 먹어."그렇게 조지운은 억지로 식탁에 앉게 되었다.그는 진아연을 바라보았다.그녀는 오늘 정들여 꾸며서, 눈이 부시게 아름다웠다.흰색 스웨터에 안에는 빨간 드레스, 발에는 플랫슈즈를 신고 있었다.얼굴은 옅은 화장을 하고 있었고, 안색이 좋아 보였다."아연 씨, 오늘 데이트 있으세요?" 조지운이 궁금해서 물었다.마이크: "김세연 알지? 컴백 신곡으로 우리 회사와 계약하기로 했어. 오늘 계약식 할 거거든."조지운은 깜짝 놀라며 진아연을 바라보았다. "정말로 아연 씨가 김세연을 치료해 준 거예요?!"진아연은 바로 화제를 바꿨다. "지운 씨 마이크를 차단하지 않았어요? 또 화해
사무실 문이 열렸다.그가 심하게 기침을 하는 것을 본 성빈은 즉시 다가가 물컵 그에게 주었다."몸도 아직 회복 안됐으면서 출근하다니! 넌 매번 의사의 말을 귓등으로 듣는구나."그는 물컵을 책상 위에 놓고 화장실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성빈은 따라가려 했지만, 곁눈으로 그의 컴퓨터에서 재생되고 있는 생방송 화면이 보였다."세연 씨, 다들 궁금해하던데요. 왜 진명그룹과 계약하게 된 거죠? 거부할 수 없는 조건을 제안받았나요?" 기자가 웃으며 물었다.김세연은 눈웃음을 지으며 진아연을 쳐다보았고, 그가 대답하려고 했을 때 진아연이 먼저 입을 열었다. "아니에요. 세연 씨가 3년이란 공백기가 있어서 지금은 신인과 마찬가지라며 약간의 계약금만 요구하셨어요."아래에서 난리가 났다."진 대표님, 세연 씨와는 어떻게 알게 되신 거예요? 두 분 사이가 좋아 보이시네요. 오늘 두분 다 흰 스웨터를 입으셨고..." 기자는 계속해서 질문을 이어갔다.진아연의 얼굴이 삽 시에 빨개졌다."우연입니다." 김세연이 그녀를 대신해 답했다. "전 위에 갈색 코트를 입고 있었는데, 더워서 벗었어요.""세연 씨, 이번에 컴백하면서 기회들이 많았을 거 같은데요. 진명그룹을 선택한 건, 진 대표님과 개인적으로 사이가 좋아서 그런 건가요? 두 분은 언제 알게 되신 거죠?"김세연: "제가 아플 때 알게 되었어요. 이 신곡도 제가 아플 때 쓴 거고요."갑자기 아래에서 누군가가 물었다. "세연 씨, 신곡을 지금 현장에서 불러줄 수 있나요?!"이러한 요청이 들어오자 다른 사람들이 맞장구쳤다.진아연은 미소를 지으며 그를 쳐다보더니 옆으로 물러나 그에게 무대를 넘겼다.ST그룹.박시준이 화장실에서 나왔다.성빈은 노트북의 생방송을 껐다.그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헤어진 후에도 여전히 그녀의 뉴스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무엇일까?그녀가 누구와 있든지 그녀가 알아서 할 일이다.왜 신경을 쓰는 거지?지난번에 입은 상처가 덜 깊었던 건가?"시준아, 내가 널 집에 데려다줄게!" 성빈은
"진아연 제법인걸!" 왕은지가 차갑게 말했다.비록 지금은 아니지만 김세연은 예전에 가장 핫했던 남자 아이돌이었다.그리고 오늘 본격으로 컴백하여 연예계는 다시 뜨거운 열풍이 불었다!왕은지는 왜 김세연이 진아연을 이렇게 도와주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전에 페이스북에서 진명그룹을 홍보해 준 것만으로도 진명그룹을 한번 구해준 셈이었다.그런데 이번에는 진명그룹을 위해 노래까지 만들어주다니!터무니없었다!그녀는 심윤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고 전화는 빠르게 연결되었다."심윤아, 김세연이 왜 진아연을 그렇게 많이 도와주는지 알아? 둘이 무슨 사이야?"심윤도 생방송을 보고 있었고, 기분이 썩 좋지 않았던 참이었다.김세연은 실력 있는 가수일 뿐만 아니라 외모 또한 잘생겼기 때문에 여자라면 그의 매력을 물리치기 어려웠다."방금 생방송에서 얘기했잖아요." 심윤의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가웠다. "진아연과는 아팠을 때 만났다고요."왕은지는 그녀의 말에 담긴 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게 뭐가 이상하다는 거야?""김세연은 전에 식물인간 상태였어요! 식물인간이라면 의식이 전혀 없죠. 진아연이 매일 그의 앞에서 서성거려도 진아연을 알아볼 수가 없다고요! 병이 낫고 난 뒤 진아연을 만났다는 얘기죠! 만약 그렇다면, 그의 병이 어떻게 나았는지, 그가 왜 진아연에게 잘해주는지 뻔하잖아요!"왕은지는 놀랐다. "진아연이 치료해 줬다는 말이야?!"심윤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 "네! 진아연이 치료한 게 틀림없어요! 그게 아니고서야 김세연이 이렇게까지 도와줄 리가 없죠!"왕은지가 갑자기 웃었다.심윤은 어리둥절했다. "왜 웃으세요?! 진아연이 이제 김세연이란 비장의 카드를 가지게 되었는데, 빨리 막을 방법을 찾아야 하는 거 아니에요?""진아연은 언제부터 그렇게 훌륭한 의사였던 거지? 왜 나는 전혀 들어 본 적이 없을까? 식물인간도 치료할 수 있다고? 정말로 그런 능력이 있으면 왜 회사를 차리겠어! 의사가 되어서 부자들을 치료해 주면 그만인걸... 너도 시은이를 치료해 주고 박시준한
그도 알 수 있었다.그녀는 분명히 잘 지내고 있었다....진아연은 차에 탄 후 가방에서 보온병을 꺼내 뚜껑을 열고 따뜻한 물을 한 모금 마셨다.마이크는 그녀가 물을 다 마실 때까지 기다렸다가 차에 시동을 걸고 움직였다."점심 뭐 먹을래?" 그가 물었다.진아연: "점심까지는 아직 시간이 꽤 남았잖아! 아직까진 별로 배고프지 않아."마이크: "미리 생각해 놓는 거지!"진아연은 몇 초간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앞으로 점심은 나 혼자 먹을래."마이크는 끼니마다 고기를 먹지만, 진아연은 현재 고기에 완전히 식욕을 잃은 상태였다.임신하기 전에는 식욕이 좋았었다.그래서 마이크가 고기를 먹지 않는 그녀의 모습을 보게 된다면 의심할 게 분명했다."너 설마 다이어트하려는 건 아니지?" 마이크가 의심스러워하며 물었다. "진아연, 너 그러다 골로 가! 연예계에 진출할 것도 아닌데, 괜히 그런 사람들이랑 경쟁할 필욘 없다고!"진아연은 이마를 짚었다.그녀는 세심한 마이크가 이런저런 생각이 많을 것이라는 걸 예상했다."살 빼려고 그러는 게 아니야. 그냥 너랑 함께 밥 먹고 싶지 않아서 그래."마이크: "왜 나랑 같이 먹고 싶지 않은 건데? 나 아니면 누구랑 먹으려고?"진아연: "우리 거리를 좀 두는 게 좋을 거 같아서. 어젯밤에 네가 조지운에게 했던 말 모두 들었어. 네가 조지운이랑 박시준의 사이가 신경 쓰이는 것처럼, 조지운도 우리 사이가 신경 쓰이지 않을까?"마이크: "..."진아연: "앞으로 우린 각자 밥 먹는 거야. 퇴근 후에 집에 갈 때는 같이 가면 되니까 너무 서운해하지 말고."마이크: "그래... 그러지 뭐!"이때 그의 휴대폰이 울렸다.그는 휴대폰을 꺼내 걸려 온 전화를 흘끗 보고는 운전 속도를 낮춘 뒤 블루투스 이어폰을 꼈다."지금 진아연과 함께 있어?" 전화 너머로 조지운의 목소리가 들렸다.마이크는 진아연을 힐끗 쳐다보았다. "아니... 무슨 일인데?"그는 조지운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고 싶어 거짓말을 했다.조지운: "
하지만 그녀는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조지운, 가서 너희 대표에게 말해. 진아연과 김세연이 사귄다고!" 마이크는 박시준이 완전히 체념하고 진아연과 얽히는 일이 없기를 원했다.진아연은 마이크가 헛소리하는 걸 듣고 즉시 그의 귀에서 이어폰을 뺐다."지운 씨, 얘 말 믿지 마요. 전 김세연과 그냥 협력 관계일 뿐이에요. 그리고 스웨터는 당신 대표가 돌려준 거니까, 제가 원할 때면 언제든지 입을 수 있어요. 나중에 내가 연애를 하게 될 때도 마찬가지예요. 그때도 언제든지 이 스웨터를 입고 데이트할 수도 있다는 얘기에요."조지운: "..."빌어먹을 마이크!진아연과 함께 있지 않다고 거짓말을 하다니.정말 난감한 상황이었다."아연 씨 옷이니까 원한다면 언제든 입을 수 있는 거죠... 전 그냥 마이크에게 불평을 늘어놓은 것뿐이에요. 별다른 뜻 없었어요... 저 또한 대표님이 마냥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부족한 점도 있는 분이라는 걸 깨달았거든요. 앞으로 스스로 조심하도록 할게요." 조지운이 말했다."네... 그 사람 오늘 회사에 나갔나요? 집에서 쉬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진아연이 차분하게 말했다.조지운: "대표님은 여태까지 의사의 말을 제대로 들으신 적 없으세요. 하지만 성빈 형이 이미 대표님을 집에 데려다주셨어요.""네."여기까지 얘기하니 더 이상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조지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제품 매출 대박으로 업계 1위가 되길 바랄게요."진아연: "..."마이크는 이어폰을 다시 받아 어색한 대화에 마침표를 찍었다."진아연, 너 손재주가 좋았구나! 내 것도 언제 짜줄래?" 마이크가 놀렸다.진아연은 그를 노려보았다.마이크는 웃으며 화제를 바꿨다. "박시준, 그 재수 없는 자식! 정말 징글징글하네! 아직도 너한테 미련이 남아있다니! 애초에 네가 찌를 때 더 깊숙이 찔러야 했는데 말이야!"진아연은 그를 시정했다. "내가 찌른 게 아니야.""그래? 그 인간, 정신이 제정신인지 정말 의심스럽다."진아연: "전에 성공에 관한 책을
방금 샤워를 마친 박시준의 머리에서는 물방울이 머리카락을 타고 떨어지고 있었다.그는 한 손에는 수건을, 다른 한 손에는 휴대폰을 들고 있었다.화면에 뜬 뉴스를 본 그는 조금 떨리는 손가락으로 뉴스를 터치했다.뉴스를 읽은 그의 눈에서는 매서운 한기가 돌고 있었다!진아연은 언제 김세연의 정표를 받은 거지?어젯밤에 자신을 찾아온 이유가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있다고 알려주려던 거였나?그럴 필요까지 있었나?'쾅'!그는 휴대폰을 캐비닛에 던졌다.호화로운 유럽풍 빌라 내.왕은지는 손에 와인잔을 들고 있었고, 잔 속에는 와인이 찰랑이고 있었다.그녀는 득의양양한 얼굴로 인터넷에 올라온 기사들을 읽은 뒤 와인을 한 모금 마셨다."아이돌이 가장 무서워하는 게 뭔지 알아?" 그녀는 심윤 쪽을 향해 말하고 있었다. "팬이 단체로 탈덕하는 거야. 팬들이 탈덕하게 만들 수 있는 건 뭘까? 바로 연애 공개지. 김세연이 아무리 인기가 많아도 결국은 아이돌 스타일뿐이야!"심윤은 왕은지의 수단에 탄복했다."이번 건으로 김세연은 크게 다칠 거야. 어떻게 해명하든 수많은 팬을 잃을 게 분명하지." 왕은지는 기고만장하게 웃고 있었다. "시대가 많이 변했어. 잘생기고 실력 있는 아이돌은 널리고 널렸으니까."심윤: "아직 너무 기뻐하긴 일러요. 현재 인기 있는 남자 연예인 중 김세연보다 더 뛰어난 사람은 없으니까요.""김세연을 그렇게 높이 평가하는 이유가 뭐야? 너도 김세연 팬이야?" 왕은지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심윤을 바라보았다."제가 그 사람 팬인 게 이상한가요? 우리의 목적은 김세연을 끌어내리는 게 아니에요. 진아연이야말로 우리의 목표잖아요. 그러니까 너무 선 넘지 말자고요." 심윤은 말을 마친 후 가방을 들고일어나 저택을 떠났다.왕은지는 지금 심윤의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었다.그래서 심윤은 종종 식사하러 오곤 했다.심윤이 떠난 후 그녀의 아버지가 왕은지에게 말했다. "심윤은 상관 말고, 당신 계획대로 하면 돼. 당신은 사업가잖아. 고려해야 할 건 이익뿐이
"그 자식 역시나 잔머리 잘 굴리네! 내가 말했지, 너한테 관심이 있다고?" 마이크는 옆에서 두 사람의 통화 내용을 듣고 있었다. "너도 김세연한테 관심 있었으면 그냥 오늘부터 사귀는 건데!""아직 어리잖아. 한창 충동적일 때지." 진아연이 설명했다. "나도 그랬던 적이 있으니까."마이크: "알아! 너도 어렸을 때 충동적으로 박시준을 좋아해서 지금 그 벌을 받고 있는 거고."진아연: "...""아연아, 페이스북 보지 마." 마이크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요즘 네티즌들 너무 싸가지 없어! 악플도 정도껏 해야지! 그 사람들 말 신경 쓰지 마.""안 봤어." 진아연은 덤덤하게 말했다. "봤어도 별로 신경 안 써. 그 정도의 깡다구는 있으니까.""그럼 됐고!" 마이크는 시간을 확인했다. "조지운이 야식 먹자고 불러서 가봐야겠어! 일 있으면 나한테 전화해.""빨리 가봐! 술은 마시지 말고!""알았어. 오늘 밤은 죽어도 안 마실게." 마이크는 거듭 다짐한 후 차 키를 들고나갔다.저녁 9시, 진아연은 아이 방의 불을 껐다.그녀의 발소리가 사라지자, 라엘은 오빠의 팔을 잡아당겼다."오빠, 난 엄마가 세연 아저씨를 거절해서 조금 슬퍼. 어째서 엄마는 세연 아저씨를 좋아하지 않는 걸까? 난 세연 아저씨가 너무 좋은데. 진짜 잘생겼잖아... 세연 아저씨가 우리 아빠였으면 좋겠어."라엘은 너무 아쉬워서 투덜거렸다.녀석은 엄마 앞에서는 감히 이런 말을 하지도 못했다.자신의 생각이 엄마의 선택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이에 대한 한이의 반응은 매우 차가웠다.김세연은 잘생긴 데다 엄마를 많이 도와줬지만, 이 세상에 엄마와 진정으로 어울릴만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네가 노력해봐."라엘의 머릿속에는 수많은 물음표가 지나갔다. "그게 무슨 말이야, 오빠? 난 왜 이해할 수 없지?""네가 노력해서 빨리 어른이 되어 김세연과 결혼하면 되잖아." 한이가 설명했다.라엘은 어리둥절했다: "오빠 진심이야?""너도 그 사람을
진아연은 그의 메시지를 바로 읽지 못했다.김세연의 페이스북에 올린 해명 글을 본 뒤 바로 잠들었기 때문이다.임신 초기에는 메스꺼움과 졸음 등 반응이 생기기 마련이다.그녀는 최근 이틀 동안 평소보다 더 쉽게 잠들었다.예전에는 가끔 불면증이 있어 멜라토닌에 의존해야 했었다.그러나 오늘 밤 그녀는 눕자마자 잠들었다.그리고 다음 날 아침 5시까지 계속 잤다.화장실만 급하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더 잘 수도 있었다.그녀는 눈을 뜬 뒤 시간 확인을 위해 먼저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그 결과 박시준의 메시지가 눈에 들어왔다.그녀는 대경실색하며 폰을 손에 들고 화장실을 향해 재빨리 걸어갔다.박시준이 보낸 메시지는 이랬다. "어제는 무슨 일로 날 찾아왔어?"어제?그녀는 머릿속으로 어제의 일들을 자세히 회상했다.어제 박시준을 찾아간 적 없는데!잠깐!메시지의 발송 시간에 시선을 고정했다.어젯밤 10시 반?!뒤에서 오싹한 한기가 느껴졌다.그녀는 잠이 완전히 깼다.화장실에서 나온 후 그녀는 폰을 들고 다시 침대에 누웠다.그의 메시지를 보며 어떻게 답장을 보내야 할지 망설였다.내가 임신했다고 알려줘야 하나?하지만 그는 지금 안정을 취해야 했다.그에게 자극을 주는 말은 하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거짓말을 하기도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게다가 그는 너무 노련해서 속이기 쉬운 사람도 아니었다.침대에서 곰곰이 생각하며 한참을 괴로워하다 답장을 보냈다. "그저께 우연히 당신 집 근처를 지나가다가 들렀을 뿐이에요."메시지를 보낸 후 그녀는 전혀 졸리지 않았다.그녀는 전화기를 붙잡고 눈을 뜬 채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그냥 그에게서 문자 한 통 온 것뿐인데, 왜 그렇게 긴장하는 거지?왜 다른 남자를 마주할 때는 침착하고 냉정할 수 있지만, 그를 대할 때는 항상 쉽게 혼란스러워지는 걸까?그녀의 핸드폰은 무음으로 설정되어 있었다.지금 이 시각 그는 자고 있을 거고, 답장을 언제 받을지 모른다고 생각했기에, 그녀는 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