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 가는 조건원경릉은 그다지 믿기지 않는 것이, “걔들이 볼 수 있을까요? 그건 좀 가능성이 없지 않나요? 걔들은 이 쪽 방면 지식을 접한 적이 없어서.”용태후가 느긋하게 웃음을 지으며, “자네는 접한 적이 있지만 볼 수 있던가?”원경릉은 당황했다. 자신을 조롱하는 말이란 생각에 겸연쩍어 하며, “걔들에 비해서 확실히 쓸모가 없죠 아무것도 못 하고.”용태후는, “자네가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것 자체가 이미 썩 괜찮은 거네. 다른 걸 억지로 구할 필요 없어. 그리고 내 말을 믿고 나중에 걔들을 데리고 한 번 가봐. 걔들이 소용돌이 안에 것을 볼 수 있으면 자네에게 큰 도움이 될 거야.”원경릉은 비록 우리 떡들이 알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용태후가 이렇게까지 말하는 걸 보니 아무 근거 없이 대충 하는 말은 아닌 게 틀림없으므로 그러겠다고 했다.용태후는 또, “자네가 한번 돌아가려 한다면 내가 도와줄 수 있어 하지만 딱 이번 한번이야.”원경릉은 마음이 미친듯이 뛰며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용태후를 봤다. “절 한 번 보내주실 수 있으신 가요? 그 시대로?”용태후는 한 줄기 빛이 반짝하고 눈을 스치더니 웃으며, “당연히 가능하지.”저쪽에 묶여 있는 정국후 부인이, “마마를 부처님처럼 생각하면 안돼, 도와주는 데는 조건이 있어, 마마는 그렇게 마음씨 고운 분이 아니야.”용태후가 담담하게 눈을 들어 정국후 부인을 한번 쓸어보더니, “아사, 보는 눈이 없는 거니 아님 가려운 거니?”정국후 부인이 헤헤하고 웃더니, “제가 말씀하시기 좋게 해드렸잖아요?”원경릉은 현대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열망에 휩싸여 가슴이 떨리는데 겨우 평정을 유지하고 정중하게, “태후 마마 만약 한 번 도와 주실 수 있으시면 어떤 조건이든 말씀하세요. 제 능력이 닿는 범위 내에서 다 가능합니다.”용태후가 손을 흔들자 칼자국 밧줄이 돌아와 정국후 부인 아사의 자유를 되돌려 주었다. 그녀와 진근영이 나가고 원경릉만 비봉전에 남았다.두 사람이 모두 나가자 용태후가, “
돌아가는 조건용태후가 의미심장하게, “그래, 주지가 왜 개발해내지 못할까? 자네의 모든 연구자료에 따르면 가능한데 말이야, 하지만 주지는 그렇지 않았어.”“왜 그런지 아시나요?”용태후가 대놓고, “맞아, 내가 사람을 시켜 방해 했어. 주지의 컴퓨터를 해킹해서 데이터를 고쳐 놨지. 하지만 주지는 똑똑한 사람이라 문제를 발견하고 수정 했어. 그래서 자네에게 전부 없애 달라고 하는 거야.”“사람을 시켜 그 사람의 컴퓨터를 해킹할 수 있으면 그 사람에게 데이터를 전부 없애 버리라고 하셔도 되겠어요.”“주지 컴퓨터는 해킹할 수 있고 연구를 포기하게 할 수도 있어. 하지만 자네의 연구는 자네 연구소 아카이브에 파일로 저장되어 있어. 누군가 몰래 연구하고 있고, 내가 말하는 삭제는 자네의 모든 데이터를 삭제하는 것 말고도 쥐도 새도 모르게 아카이브 데이터를 흔적을 남기지 않고 수정해서 연구를 계속 하더라도 성공하지 못하도록 하는 거야. 수정은 할 수 있지만 흔적을 남겨서는 안돼. 자네만 해낼 수 있다고 믿네. 3,5년 후 그들이 성공하지 못하면 자연히 포기하게 될 거야.”그랬던 거군. 원경릉이 고개를 끄덕였으나 한 가지를 아직 잘 모르겠다, “어째서 이런 걸 아시죠? 또 이 연구를 막는 이유가……”“평형을 유지하는 거야!” 용태후는 원경릉이 질문을 마치지 못하게 하고, “내가 어째서 아는지 물을 필요 없어. 사흘 밤낮을 얘기해도 다 말할 수 없으니까. 자네는 두고 보면 돼. 만약 자신의 연구를 아낌없이 삭제해 준다면 자네를 돌려보내 줄 수 있어, 심지어 태자와 자네 아이들까지 전부 한번 보내 줄 수 있지. 하지만 삭제와 수정은 반드시 처리해야 해. 이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북당에도 우환이 미칠 거야.”원경릉이 또 놀라서, “이게 북당과 무슨 관련이 있죠?”용태후가 작게 한숨을 쉬고, “그렇지 않으면 자네는 홍엽이 왜 경호를 찾았다고 생각하나? 왜 자네에게 접근하고? 자네가 돌아가기 전에 주지가 자네에게 말하지 않았나 원숭이가 죽지 않았다고?”원경릉의
나혼자 갈 거야대장군 집에 돌아와서 원경릉은 우문호에게 이 일을 얘기하고, “만약 내가 돌아가면 자기는 나랑 같이 다녀오고 싶어?”우문호가 원경릉의 손을 꽉 잡고 조금 부자연스런 미소를 지으며, “만약 당신이 돌아가면 난 반드시 당신과 같이 있을 거야.”원경릉은 우문호가 억지로 말하는 걸 알아채고, “싫어?”“아냐, 가고 싶어!” 우문호가 지극히 부드러우면서도 여전히 조심스럽게, “하지만 우리 못 돌아오는 건 아니고? 당신도 알잖아, 할머니는 아직 여기 계신데.”“태후가 우리를 돌려보내 준다는 건 다시 데리고 돌아오는 게 확실해.” 원경릉은 이 쪽은 걱정하지 않는 게 오늘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는데 태후는 많은 일을 알고 있었기 때문으로 이런 점으로 볼 때 용태후는 정말 능력자다.“하지만 우리는 또 만아도 구해야 하는데? 할 일이 첩첩 산중인데 돌아갔다가 만아를 구할 시기를 놓칠 수도 있으니 일단 이 일부터 마치고 다시 시간을 잡아서 돌아가자.”“사식이와 서일은 이번에 다녀올 수 있어.” 우문호는 가고 싶지 않고, 심지어 원경릉도 그다지 보내고 싶지 않다는 걸 딱 보니 알겠다. 원경릉이, “그럼 자기는 언제 가는 게 좋을 거 같아?”우문호가 생각해 보더니, “그쪽을 가는 건 어렵게 한 번 다녀오는 거니 가는 김에 오래 묵어야 할 거야. 아이들이 좀 더 큰 다음에 가도 늦지 않아.”“그럼 아이들이 혼인하고 가는 건?” 원경릉이 아무렇지도 않게, “그때는 우리 둘 다 시간도 많고 어디든 갈 수 있잖아. 자기 말 대로 몇 달을 묵을 수도 있고.”우문호가 얼른, “맞아, 그래, 아이들이 혼인하고 가는 거야.”원경릉이 손을 거둬들이더니 차갑게, “그래, 자기는 아이들이 혼인하면 가, 난 지금 다녀올 테니까. 자기 안 따라와도 돼.”우문호는 원경릉이 화난 걸 보고 조금 다급해 져서, “왜 그렇게 서둘러? 기회는 우리 쪽에 있는데 도망 안 가. 태후께는 지금 답할 수도 나중에 대답할 수도 있어, 당신은 왜 지금 돌아가지 않으면 안된다는 거야?”원경릉
우문호의 변명우문호는 술기운이 오른 얼굴을 감싸 쥐고 나지막하게, “보고싶지 않은 게 아니라 이번에 가서 뵙는 건 기뻐, 그런데 돌아올 때는 어떡하려고? 돌아온 뒤에는 또 어떻게 하고? 어쩌면 육친의 정에 이끌려 아이들을 데리고 그쪽에 남겠다고 하면, 나는 따라간다고 치자 그럼 북당은 어떻게 이대로 방치해? 난 원선생을 잘 알아, 요 몇년간 꿈이라도 돌아가고 싶어 했지. 솔직히 말할 테니 어디 한 번 들어봐. 일년에 7,8번은 꿈속에서 미친듯이 통곡하며 엄마 아빠를 불러, 가위 눌린 것처럼 불러도 깨지 않으니 내 마음은 너무 아파. 그래서 아내가 가족과 만나기를 바래. 하지만 난 그들을 여기로 데려올 수 없어, 특히 그 장모님은 원선생때문에 완전 실성하신 적이 있는데 딸을 만난 뒤에 그래 가라 하고 놔 주실 거 같아? 못 그러셔, 원 선생은 그 상황에 돌아올 수 있을까?”진정정은 우문호가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하고 있을 줄 몰랐다. 그리고 우문호의 걱정도 일리가 있는 것이 이번에 보고나서 아마 앞으로 다시 볼 기회가 거의 없을 텐데 헤어질 때 떨치고 올 수 있을까? 게다가 우문호는 북당의 태자로 그쪽에 원경릉과 남아 있을 수는 없다.우문호는 눈이 빨개져서 고통스럽게, “이러면 이기적이고 나쁜 놈인 거 알아, 하지만 내가 뭘 어떻게 할 수 있어?”진정정의 치밀한 머리를 제아무리 굴려봐도 그저 한숨만 나올 뿐, “바깥 세상에서 온 아내를 얻으면 처가에 가고 싶다고 해도 싸워야 하는구나. 나랑 근영인 그런 고민은 없는데.”우문호가 쓴 웃음을 지으며, “원선생이랑 많은 일을 겪고 지금도 평온한 날까지는 아니지만, 솔직히 괜히 평지풍파 일으킬 까봐 두려워.”“하지만 못 가게 하면 못 참을 텐데. 뭔가 임시방편이라도 생각해 봤어?”우문호가 술단지를 끌어 안았다. 우문호 부부는 오랫동안 싸운 적이 없고 기껏해야 말다툼 정도인데 갑자기 단숨에 선을 넘는 바람에 너무 괴롭다, “이 일이 임시방편이 있을 수가 있나? 돌아가든지 말든지 둘 중 하나지.”“자네가 걱정
가기로 결정두 사람은 각자 고민을 안고 밤새 잠이 들지 못한 채 날이 밝을 무렵 원경릉이, “날 돌려보내 줘, 한 번 보는 걸로 족해. 헤어질 때의 고통이야 짊어질 수 있어, 만약 안 가면 앞으로 매일 괴롭고 애가 탈 거야. 그리고 돌아가서 할 일이 있어, 핑계가 아니라 어젯밤 내내 생각했는데 태후 마마 말이 맞아, 내가 연구한 모든 건 이 세계에 심각하게 위협적이야. 전에는 생각해 본 적 없었던 게 마음 속에 연구에 대한 생각만 있었지 나라와 천하에 대한 생각은 없었거든. 하지만 지금은 북당의 태자비고 자기가 북당의 민심을 안정시키기 위해 엄청난 노력과 희생을 치르는 걸 눈 앞에 목도하고 있어. 자기야, 더이상 모른 척 하지 않을 게.”우문호는 조용히 원경릉이 말을 끝까지 듣고 고개를 돌려 사랑과 연민이 가득한 눈으로, “정말 가고 싶으면 돌아 가, 나도 생각해 봤어. 당신이 가족들 보러 가는 걸 막는 건 너무 잔인해.”“정말?” 원경릉이 숨 죽이자 눈물이 터졌다.우문호가 원경릉의 얼굴을 매만지며 목 메인 채, “응, 당신이 즐거우면 돼.”원경릉은 우문호 가슴에 안겨 있는데 말할 수 없이 가슴이 아려 왔다. “걱정하지 마, 반드시 돌아올 거야.”“당신이 오지 않아도 내가 당신을 끌어 올 거야.” 우문호가 웃으며 원경릉의 등을 토닥토닥 두드렸다. 그리고 결심한 듯, “나도 당신이랑 같이 갈래, 우리 가족이 전부 처가에 가는 거야.”원경릉이 울며, “좋아, 좋아!”돌아가기로 결정하니 우선 만아 일을 정리해야 해서 원경릉이 입궁해 용태후에게 신내림에 쓴다는 피로 쓴 卍자 부적에 대해 물었다. 사실 이 부적은 알약 한 알로 알약 위에 卍자 기호가 새겨져 있을 뿐 약은 비타민E처럼 전체가 붉은색이고 연한 유광이다.“이 약을 먹이면 몸에 있는 무고술이 전부 없어짐과 동시에 종생술도 없어질 거라 모든 걸 기억하게 될 거야.” 용태후가 원경릉에게 얘기했다.원경릉이 받아 들었을 때 손가락 끝이 약간 떨렸다. 모든 일이 기억난다는 건 만아가 아버지가 살해당
출발 준비“필요 없어, 자기가 최고의 선물인 걸.”“그건 안되지, 처음 방문하는 건데 아무 것도 안 가져 가는 건 실례야.” 우문호가 얼른 뒤를 돌아, “기다려, 가서 사올 게.”용태후가 막는 손짓을 하더니, “나갈 필요 없네, 내 창고에서 하나 골라, 마음에 드는 걸 가져가면 돼.”우문호가 놀라서, “그……그건 좀? 태후 마마 것은 전부 이름난 게 아닙니까.”“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야.” 우문호도 꾸물대지 않고, “그럼 태후 마마 감사합니다.”용태후의 창고는 말 그대로 보물 창고로 각종 이름난 도자기, 보석 장신구, 진귀한 것들이 가득했다.“전하 몇 개 챙기세요.” 곽옥 집사가 같이 들어갔다.우문호는 눈이 돌아가서 뭘 골라야 할지 몰라, “장인 장모님은 뭘 좋아하셔?”“마음이면 돼.” 원경릉이 휙 둘러보고 여기는 전부 이름난 것들이구나 싶다.우문호가 한참을 고르고 골라, 장모님을 위해서는 비취 팔찌 한 쌍과 붉은 산호 목걸이를 골랐는데 태후 물건은 전부 극상품이다. 특히 이 붉은 산호는 불꽃처럼 붉게 빛나는 것이 천금을 줘도 아깝지 않다.우문호가 팔찌를 고른 건 원경릉이 비취를 좋아해서 장모님도 비취를 좋아할 게 틀림없다고 생각해서다.“장인 어르신은 무슨 일을 하시지?”“의원!”“의원이셔? 의원께는 뭘 드려야 하나?”원경릉이 어깨를 으쓱하며, “아무거나.”우문호가 한숨을 쉬며 원선생에 대한 기대를 버리고 이름난 것으로 고르는 수밖에 없어 침향이 든 남자 팔찌 하나와 옥으로 된 엄지 반지를 집었다.“맞다, 형님 무공은 어느 쪽? 검술 아니면 내공?”원경릉이 웃으며, “칼은 좀 쓰지.” 메스라는 얘기를 돌려서 했다.“도법이라……여긴 없네. 대신 검을 하나 고르자!” 우문호의 눈이 정교한 보검에 꽂혔다.칼자루에 루비가 한 알 박혀 있고 검을 꺼내자 칼끝이 차고 깊이가 있는 것이 나르는 머리카락도 자를 만큼 최상의 보검이다.예물을 정하고 용태후에게 감사인사를 드린 뒤에 부부는 용태후를 따라 밀실로 갔다. 바닥에는 전에 정
현대 도착원경릉도 깊이 공감하며 우문호를 보는데 곧 돌아간다는 생각에 가슴이 터질 것 같다. 우문호가 선물을 등에 짊어지는 것을 도와 주며 출발 준비를 했다.칼자국 밧줄은 엷게 빛나더니 어떤 힘이 차오르면서 원경릉 가족을 앞으로 나가게 헀다. 원경릉 가족은 갑자기 눈앞에 캄캄해 지며 몸이 허공에 뜬 기분이 들었다. 우문호가 놀라 소리치며, “원 선생 여기 있지?”“나 여기 있어!” 원경릉 목소리도 약간 당황한 것이 눈앞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쏴하는 강한 빛이 나와 눈을 뜰 수 없는데 빛은 눈을 뚫고 감긴 눈동자에 들어왔다. 강한 빛이 지나간 뒤 오색찬란하게 알록달록한 광경에 안정감이 들지만 이상하다는 생각에 우문호가, “세상에. 눈을 안 떴는데 색을 볼 수 있다니 우리가 날고 있는 건가?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용태후는 신선인가?”“의식제어로 우리를 시공간을 넘어 전송하는 거야.” 원경릉은 심장이 쿵쾅거리며 거의 목구멍으로 튀어나올 지경이라 몸을 살짝 떨고 있다.“알아, 그거 나 알아. 우리 떡들이 알 더라고, 만두야 너 이거 할 수 있나?” 우문호의 목소리도 감격에 차 있다.만두는 축 늘어진 목소리로, “아빠, 그렇게 호들갑 좀 떨지 마세요. 세상 물정 모르는 것처럼. 이게 뭐라고 그래요? 더 엄청난 것도 있어요.”우문호가 말문이 막혔다. 흥분해서 어쩔 줄 몰랐는데 만두의 한 마디에 찬물을 뒤집어 쓴 기분이다. 사람들은 애들이 크면서 천천히 아이들에게 추월 당해, 아버지로서 위엄을 부릴 수가 없게 된다고 했다.하지만 우문호 아이들은 아직 다 크지도 않았는데 아빠는 아는 게 없다고 무시하고 아버지의 위엄은 몇 년 뽐내 보지도 못했고 끝났다.원경릉이 부자의 대화를 듣고 어찌나 웃기던지, 아이고 자기야!빛이 점점 사라지며 귓가에 용태후의 목소리가 들렸다. “곧 도착하네, 땅에 내리면 눈을 뜨게.”우문호는 화들짝 놀라서, “태후 마마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니.”“당연히 가능하죠. 이건 마마의 의식이고 모든 건 마마께서 제어하는 범위 내인
오빠에게“무슨 드라마예요? 얘들은 세 쌍둥이? 너무 예쁘다.”“이 남자배우는 누구예요? 잘 생기셨다. 어머, 스타일 짱.”“사극이죠? 무슨 드라마인지 살짝 얘기해 주시면 안되요?”우문호는 이들 손에 들고 있는 게 사람을 찍어서 담을 수 있는 휴대폰이란 걸 안다. 우문호는 약간 두려운 마음이 들었으나 만두를 데려 오길 잘했다. 만두가 미소로 답하고 우문호를 끌고 앞으로 갔다.원경릉은 원래 편의점에서 전화를 빌리려고 했으나 이렇게 많은 사람이 휴대폰을 들고 자기들을 찍고 있으니 아예 멈춰서 그 중 한 남자에게, “오빠, 폰 좀 잠깐 빌려도 될까요? 막 산에서 촬영하느라 폰도 안 가지고 있는데 차가 고장 나서 회사에 데리러 오라고 전화하려고요.”“그럼요, 하세요!” 그 남자는 원경릉을 쳐다봤다.우문호는 그 남자가 원경릉을 똑바로 쳐다보는 걸 보고 울컥해서 한대 패려고 하는데 만두가 잡아 끌며, “여기는 그래요, 말 할 때 상대방을 쳐다보는 게 예의라고요.”“그래?” 우문호는 미심쩍은 눈으로 그 남자를 봤다.원경릉이 오빠에게 전화를 거는데 마음 속으로 수도 없이 걸고 또 걸어서 눌러서 신호가 가는 그 순간 가슴이 떨려왔다.“여보세요?” 오빠 목소리가 들리자 원경릉은 순간 눈가가 빨개지고 목이 메여 말이 나오지 않았다.“누구세요?” 전화 속 목소리는 약간 귀찮다는 듯 아마도 광고 전화인 줄 알고 끊으려는 찰나, 부드럽고 맑은 목소리로, “오빠!”그쪽에서 잠시 침묵하더니 목 멘 소리로, “누구시죠? 누가 장난치는 겁니까?”“오빠, 나야. 나 돌아왔어. 지금 맹그로브 숲인데 와서 나 데려가.” 원경릉이 얼른 이 말을 마쳤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는데 눈물을 흘려서는 안된다.“기다려!” 전화가 툭 끊겼다.오빠는 전화를 끊고 바로 차키를 들고 밖으로 달려나가며 팀장에게 휴가 신청을 하고 주차장에서 폰으로 ‘사랑하는 우리 가족’ 대화창을 찾아 톡을 보냈다. “엄마 아빠, 얼른 집으로 가세요. 동생이 돌아왔어요. 제가 지금 데리러 가요.”차에 타
잔뜩 긴장한 채로 앞으로 몸을 반쯤 내밀고 있었던 주 지부는 우렁찬 상대의 목소리에 깜짝 놀라, 중심을 잃은 듯 비틀거렸다. 그는 이내 팔을 뻗어 망루의 기둥을 붙잡으려 했지만, 허공에서 멈추고 말았고, 그대로 몸이 앞으로 쏠려 떨어져버리고 말았다. 그런데 그때, 누군가가 말에서 빠르게 날아올라, 믿기 힘들 정도로 빠른 속도로 그에게 달려갔다. 상대는 멀리 떨어진 곳에서, 주 지부가 바닥에 떨어지기도 전에 그를 안고 빙 돌아서 바닥에 착지했다.주 지부는 깜짝 놀라서 그만 정신이 혼미해졌다. 그를 구해준 사람은 반짝거리는 눈망울에, 품위 있는 모습의 젊고 잘생긴 사내였다. 주 지부는 그를 황제의 호위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거의 죽을 뻔한 고비를 넘겼기에, 안도의 한숨을 내쉴 새도 없이 그에게 예를 올렸다.“대인,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그때 말들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는데, 서일이 먼저 말에서 내려, 다급히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괜찮으십니까?”우문호도 매우 놀란 듯했다. 조금만 늦었다면, 주 지부는 정말 죽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가슴을 가볍게 두드리며 숨을 들이쉬었다.“괜찮다.”그러고는 주 지부를 보며 물었다.“자네는 누구요?”주 지부는 마차에서 내리는 사람들을 보며, 누가 황제인지 추측했다.황제는 올해 마흔에 가까운 나이로 알려져 있었기에 위엄이 넘쳐 보일 것이었다. 그는 일행 중, 냉 수보와 홍엽을 만난 적 있었기에, 거친 모습을 한 이 인물은 아마도 호위로 추측된다. “묻지 않았소? 자네는 누구요? 어찌 죽으려고 하는 것이오?”서일은 그가 멍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자, 큰 소리로 다시 물었다.주 지부는 울 지경이었다. 냉 수보가 그를 보고 있으니, 예를 올려야 하지만, 황제도 자리에 있으니, 바로 냉 수보에게 예를 올릴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대체 누가 황제란 말인가?그는 황제가 누구인지 알아볼 수 없어, 결국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 그러고는 그들에게만 들릴 정도로 낮은 목소
원경릉의 말은 그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고, 자리에 있던 관리들은 기쁨과 동시에 두려움에 휩싸였다. 이 대인은 땅에 엎드려 온몸을 바르르 떨고 있었다. 그는 살아생전에 자신이 황제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은 단 한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평소 차분하고 신중한 주 지부도, 그도 감정이 격해져 아무 말도 할 수 없었고, 눈가에는 눈물이 가득했다.황후를 만난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라 생각했는데, 황제까지 오신다는 소식에 그의 마음은 흥분으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원경릉은 평생을 경성에서 다섯째와 함께 있었기에, 그녀는 그저 그가 온다는 사실을 간단히 전했을 뿐이었는데 말이다. 그녀는 다들 걱정 없이 역병을 치료하고, 언제나 황제가 그들의 뒤를 든든히 지켜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들의 반응을 보니, 황제가 직접 오는 것이, 지방 관리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달았다.원경릉이 급히 말을 덧붙였다.“폐하게서는 그저 역병 때문에 온 것이니, 모두 각자 맡은 일에만 최선을 다하면 되네.”“예, 예, 마마의 명을 따르겠습니다.”주 지부가 눈물을 닦으며 답했다.그렇게 관아와 의서가 협력하여, 오계부를 조사하기 시작했다.원 할머니는 역병을 치료할 수 있는 처방을 몇 가지 내렸다. 경증 환자는 약차를 계속 마시고, 증상이 악화하거나 중증 환자는 그녀의 처방을 사용하도록 했다.전에 이미 근처 주부에 연락해 약을 보내라 명했고, 오계부에서 구비한 약까지 있으니, 이번 역병을 대처할 수 있었다.오계부 의서는 이번 역병을 과거의 역병과 동일하게 생각하고, 소홀히 한 것 외에는 준비가 충분했다.원경릉은 황제 일행이 저녁 무렵 오계부에 도착할 것이라 예상했다.주 지부는 원래 여러 관리와 함께 황제를 맞이할 예정이었지만, 원경릉이 이를 단호히 거부했다. 그녀는 황제가 미복 순행 중이니, 과하게 맞이하여 백성들에게 알리지 말라고 했다.그 말에 주 지부는 당황했다.황제가 오계부에 도착했는데, 아무도 맞이하지 않는다니, 어찌 그럴 수 있다는 말인가?그러나 그는 황
약을 쓰자, 주 지부의 열이 단번에 내려갔다.열이 내려가니 정신이 맑아져, 그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그는 애써 자리에서 일어나 황후마마에게 예를 올리겠다고 고집 피웠다.원경릉은 그에게 누워 있으라고 말한 후, 역병에 관해 이야기하며 주 지부에게 이를 중시할 것을 당부했다.주 지부는 이를 듣고 깜짝 놀라 말했다.“소신은 매일 의서에 사람을 보내, 역병의 상황을 보고받고 있사옵니다. 매일 보고된 상황은 그다지 심각하지 않았습니다. 비록 역병이 발생했지만, 작년과 비슷한 정도였고, 약재도 충분한데, 어찌 이렇게 심각해진 것입니까?”“매년 역병이 발생했으나, 대대적으로 퍼지지 않아,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네.”원경릉이 답했다.“의서의 이 대인을 불러, 상황을 확인하겠습니다.”주 지부는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다.“어제 이미 그를 찾아가, 환자 수와 사망자 수를 조사하라 명했네. 하지만 그는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모를 것이네. 자네가 사람을 보내, 관아에 와서 상황을 보고하도록 하게.”“예!”주 지부는 곧바로 사람을 보냈다.푸른 옷을 입은 남자는 관아에서 일하는 관리였기에, 그는 반 시진도 채 되지 않아, 관아 내에서 병에 걸린 자가 얼마나 되는지 통계해냈다.관아 내에서 역병 증상을 보인 사람은 총 열여덟 명이었고, 그중 두 명은 병세가 심각하여 이미 집에서 쉬고 있는 상태였다. 주 지부는 관아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병에 걸린 줄 몰랐고, 관리의 보고를 들은 후, 큰 충격을 받았다.의서의 이 대인은 하루 종일 쉬지도 않고, 바삐 움직였다. 서관 대인이 직접 오셨으니, 어떻게든 시키는 일을 완성해내야 했다.그는 사실 역병이 그다지 심각하지 않고, 그저 작년과 비슷하다고 여겼었다.하지만 여러 지역과 의원을 돌아보고 나서야, 이번 역병이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처음엔 그저 서관 대인에게 보고만 하려고 했지만, 병세가 심각해지자 그도 조급해지기 시작했다.하지만 짧은 시간 안에 인원수를 통계하
다음 날 아침이 되어서도, 다섯째 일행은 여전히 도착하지 않았다.그래서 원경릉과 할머니는 다른 의관을 더 둘러보기로 하고, 몇 군데 더 돌아본 뒤 관아에도 갈 계획을 했다.그런데 한 의관에 들어서자마자, 푸른 옷을 입은 중년 남자가 다급히 뛰어오며 말을 걸었다. “수 의원, 대인께서 병세가 위중합니다. 어서 봐주셔야 합니다.”의원은 그 말을 듣자마자, 약상자를 집어 들고 다른 환자들을 그냥 남겨둔 채, 푸른 옷의 중년 남자와 함께 나가려 했다.원경릉이 그를 막아 세우며 말했다.“의관에 있는 환자들을 돌봐야 하지 않소? 우리 할머님께서도 의원이니, 지부 대인의 병은 할머님께서 봐 드릴 것이오.”푸른 옷의 사내는 초조한 듯 원경릉을 향해 소리쳤다.“말도 안 되는 소리 마시오!““대인의 병세가 급박한데, 혹여라도 지체되면 당신들이 책임질 수나 있겠소?”바로 그때, 원 할머니가 호패를 꺼내, 그의 눈앞에 들이밀며 단호하게 말했다.“길을 안내하거라!”조급한 표정을 짓던 푸른 옷의 사내는 호패를 보자마자 표정이 얼어붙었다. 이내 정신을 차린 그는 곧장 허리를 굽혀 예를 올리며 말했다.“서관 대인께서 오셨을 줄은 몰랐습니다. 무례를 범해 송구하옵니다.”“그만 사과하고 길 안내나 하시오.”원경릉이 말했다.“예, 예!”사내는 급히 물러서서, 예를 갖춰서 길을 가리켰다.“마차가 밖에서 대기 중입니다. 서관 대인, 이쪽으로 오시지요.”원경릉은 할머니를 부축해 마차에 올랐고, 곧장 관아로 향했다.지부 대인은 따로 사저가 없어 관아의 뒷마당에서 거주 중이었다. 혼자 지내는 데다 관아가 워낙 가까워 편리했기 때문이다.관아에 도착하자마자, 그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안으로 들어갔다.주 지부는 병세가 꽤 심각해져 있었다. 그는 어지럼증과 흉통에 시달려, 침대에 누운 채 말을 꺼낼 힘도 없었다.원경릉은 직접 치료에 나섰고, 약상자를 열어 체온 측정기와 청진기를 꺼냈다.푸른 옷의 사내가 의아해하며 물었다.“아가씨께서도 의원이십니까?”그러자 곁에 서
이 대인이 원경릉에게 의학을 잘 모른다고 반박할 틈도 없이, 원 할머니가 먼저 입을 열었다. "말대로 하게. 하루만 줄 테니, 그 안에 역병에 관한 모든 자료를 가져오게. 사망자 수도 포함되어야 하네." 이 말까지 듣자, 이 대인은 더 이상 반박할 수 없었다. 비록 조사가 필요 없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서관 대인이 멀리서 오계부까지 왔으니, 시키는 일은 해야지 대인의 마음에 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국 사람들을 보내 조사를 명한 후, 이 대인은 거처를 마련해 드리겠다고 했다. 하지만 원경릉이 말했다. "괜찮습니다. 의서에 의원이 많지 않으니, 대인도 바쁘실 텐데요. 저희가 직접 오계부를 돌아보겠습니다." 이 대인은 그녀가 원 할머니의 힘을 빌려 위세를 부린다고 생각해, 대꾸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그녀의 말에 답도 하지 않고, 원 할머니에게 예를 올렸다. "어르신께서 머무실 계획이 있으시면, 부디 저에게 알려주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밤 대인을 잘 대접하라, 명을 내리겠습니다." "그럴 필요 없네. 일이나 보게." 원 할머니는 말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 원경릉에게 말했다. "먼저 좀 돌아보다, 객사를 찾아 머물자꾸나." "예!" 두 사람은 역병을 조사하기 위해 다급히 이곳을 찾아왔기에, 먼저 각지의 의원을 직접 돌아보려 했다. 아마 다섯째 일행은 빨라야 내일이나 모레쯤 도착할 것이었다. 두 사람이 의서를 나서자, 이 대인은 뒤따라 나오려다 원 할머니의 날카로운 눈빛에 움찔하며 발길을 멈췄다. 두 사람은 오계부의 거리로 향했다. 거리가 꽤 번화했고, 사람들도 제법 많아, 대낮에는 조금 붐볐다. 그들은 곧장 의원으로 향했다. 의원 앞에는 약차가 많이 진열되어 있었지만, 환자는 얼마 없었다. 겉보기엔 역병이 퍼졌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원경릉은 안으로 들어가 의원에게 상황을 물었다. 그러자 의원은 요즘 들어 약차가 잘 팔리고 있고, 하루에 천 봉지가 넘게 팔린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도 역병
늦게 출발한 원경릉은 신속하게 오계부로 향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오계부 근처 주현에 도착하자마자, 할머니가 현지 혜민서로 가야 한다며 잠깐 멈추자고 했다. 그러고는 혜민서에 오계부로 약을 공급할 준비를 하게 했고, 명을 받으면 바로 오계부로 보낼 수 있도록 미리 준비를 당부했다. 혜민서 산하의 의료기관들은 지난 몇 년간 개혁을 통해 뚜렷한 성과를 거두었고, 지역 간의 연결도 긴밀해졌다. 특히 역병을 상대하는 체계가 가동되면 상부에서는 전력을 다해 의원과 약을 지원해줄 수 있었다. 신신당부한 뒤에야 원경릉과 할머니는 오계부로 재빨리 향했다. 곧이어 오계부에 도착했는데, 우문호 일행은 아직 도착하지 않은 상태였다. 오계부는 인구가 500만 명에 이르는 곳으로, 두 개의 주부가 통합된 지역이었다. 열대에 있어, 경작지가 많고 산이 많아 농업을 위주로 삼고 있었다. 그래서 조정은 이곳을 서부의 주요 곡창지대로 삼고 있었던 것이었다. 농업이 발달한 지역은 상대적으로 경제도 번화했고, 현지 백성들은 벼 외에도 감, 자두, 리치 등을 대량으로 재배하고 있었다. 리치는 신선할 때 먹을 수도 있고, 말려서 건과로 만들어 팔 수도 있기에, 어느 정도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었다. 오계부는 백월국과 인접해 있었는데, 백월국은 북당의 속국으로 사이가 우호적이며 경제 교류도 활발했다. 이는 양국의 번영을 촉진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오계부의 지부는 장씨 성을 가진 오계부 출신이었다. 장 지부는 훌륭한 관리이며 지역 백성들로부터 존경받고 있었다. 원경릉과 원 할머니는 오계부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지역 혜민서를 찾았다. 할머니는 혜민서의 서관(署館) 신분을 밝혔다. 그녀는 북당 각 주부의 의서를 총괄하는 인물이고, 총책임자이기도 했다. 혜민서의 이 의원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두 사람을 안으로 청한 후, 바로 예를 올렸는데, 마치 신선이라도 본 것처럼 목소리까지 떨고 있었다. "소인은 이자옥이라 합니다. 어르신께서 친히 오신 줄도
그녀는 일단 깊이 생각하지 않기로 하고, 냉 대인이 자세한 상황을 묻는 사이에 제 대인의 피를 뽑았다. 약상자는 기능이 꽤 다양하기에, 바이러스 검사도 문제없었고, 안에는 양여혜가 준 소형 현미경도 있었다. 하지만 바이러스 관찰이나 세균 배양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지체할 수 없었다. 그녀는 다른 사람들이 먼저 오계부로 향하고, 그녀는 이곳에 남아 제 대인을 치료하고 검사 결과를 기다리기로 했다. 그러면 바이러스든, 세균 감염이든, 결과가 나와야 제대로 된 치료 방안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미색이 말했다. "저도 이곳에 함께 남겠습니다. 제가 환자를 돌보는 것 정도는 도울 수 있지 않겠습니까?" "괜찮으니 먼저 가거라. 어쩌면 내가 더 일찍 도착할 수도 있으니깐." 원경릉이 말했다. 그녀는 혼자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지만, 미색까지 데리고 가는 건 무리였다. "우리가 먼저 출발하는데, 어찌 더 일찍 도착할 수 있다는 것입니까?" 미색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가능한 일이다. 원 선생은 늘 기적을 만들어내니." 우문호가 말했다. 그는 더 이상 설명하지 않고, 원경릉에게 다가가 조심하라고 몇 마디 당부했다. "알았소. 지체하지 말고, 어서 떠나시오. 오계부에 도착하면 곧바로 관아를 찾아가, 의원의 빠른 대처를 명하라 하시오. 만약 내가 먼저 도착한다면, 내가 관아를 찾아가겠소." "알겠소. 그럼, 먼저 가겠소!" 우문호는 그녀와 입을 맞추고 싶었지만, 보는 이가 많으니 그저 참을 수밖에 없었다. 서일은 황후를 홀로 두고 가는 것이 걱정되어, 우문호를 따라나서며 계속 물었다. "정말 황후를 이곳에 혼자 남겨도 되는 것입니까?" "그럼, 네가 남을 것이냐?" 우문호가 그를 흘겨보며 말했다. "너도 원 선생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알고 있지 않느냐?" 회왕 부부도 걱정은 되었지만, 다섯째의 여유로운 모습에 자신이 있을 것이라 믿었다. 다섯째 부부는 늘 비밀이 많은 사람들이라, 그들은 더 이상 신경
원경릉은 밖으로 나가, 오계부에 역병이 생긴 것 같다고 전했다. 오계부는 서쪽에 자리 잡고 있어, 기후가 더운 탓에 가끔 역병이 생기긴 했었지만 백성들은 고뿔 치료에 쓰이는 약초로 끓인 차를 즐겨 마시기에, 대규모로 역병이 돈 적은 없었다. 냉 대인이 말했다. "오계부에서는 이 상황을 조정에 알리지 않았습니다. 비록 해마다 역병이 생기긴 하지만, 빠르게 통제해 왔으니, 이번에도 예전과 같은 상황이지 않겠습니까?" 원경릉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런데 이번엔 더 심각할 수도 있습니다. 제 대인의 형도 역병으로 돌아가셨고, 그와 가까이 지낸 사람들도 병에 걸렸습니다. 이렇게 관아에만 역병에 걸린 자들이 많으니, 예전보다 더 심각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해마다 역병이 생겼으니, 그에 대한 대응책도 이미 있을 것입니다." 원경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해마다 역병이 생겼지만, 대대적으로 유행하지 않았기에, 현지 관리들이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겨 쉽게 통제될 것이라 생각하고, 방심할 수도 있으니깐요." 우문호가 물었다. "원 선생, 역병을 어떻게 통제해야 한다고 생각하오?" "역병 상황이 안 좋을 것이라 추측할 뿐, 정말 오계부의 상황이 어떠한지는 아직 모르네. 제 대인은 여전히 고열에 시달리고 있어, 수액을 맞히고 해열제를 먹였소. 냉 대인과 함께 들어가 상황을 자세히 물어봐야겠소. 하지만 꼭 마스크를 끼고, 병을 막아야 하오." 원경릉은 유행성 독감이나 변이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일 것이라 의심하고 있었다. 그녀가 살던 세계에서는 A형 독감의 대규모 변이가 십수 년마다 한 번씩 발생했는데, 그런 변이 독감은 현대에서도 의료 체계에 큰 부담이 되곤 했다. 그러니 지금 이곳에서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 만약 역병이 다시 시작한다면, 가능한 한 빨리 통제해야만 했다. 원경릉의 말을 우문호와 냉 대인은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도
원경릉은 청진기를 꺼내 그의 폐를 확인해 보았는데, 남녀가 가까이 접촉하는 것이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한 제 대인은 이내 손을 뻗어 그녀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병세가 심해 아픈 데다가,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묘한 위압감을 풍기는 의원의 단호한 눈빛과 기운에 그만 압도당하고 말았다. 원경릉은 앞쪽을 청진한 뒤, 그에게 옆으로 돌라고 한 다음에 꼼꼼히 살피고 미간을 살짝 찡그렸다. "며칠을 아프신 것입니까?" 제 대인은 꽉 막힌 코 때문에 콧소리를 내며 천천히 몸을 돌리고 답했다. "며칠 사이의 일입니다. 오계부를 떠날 때도 멀쩡했는데, 밤새 달리고, 말을 오래 타다 보니 고뿔에 걸렸나 봅니다." "기침 말고, 가슴 통증도 있습니까?" "예. 이곳이 아픕니다!" 제 대인은 가슴 근처를 손으로 누르며 말했다가, 숨쉬기가 어려운 듯 손바닥을 움직이며 한숨을 내쉬었다. "여기도 아프고, 온몸 뼈마디도 다 아픕니다." 그러자 원경릉은 더 자세히 증상을 확인한 뒤 말했다. "약을 준비할게요. 수액을 좀 맞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수액이요?" 제 대인은 멍하니 원경릉을 바라보았다. "예. 질문은 하지 마시고, 그저 치료에 협조만 해주십시오. 병세가 꽤 심각한 편입니다." 원경릉은 제 대인이 폐렴이라 확신했고, 중증 폐렴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제 대인은 병이 심하다는 말에 초조한 표정을 지으며 다급히 말했다. "의원 나리, 제발 최선을 다해 치료해 주십시오… 저에게는 아직 모셔야 할 노모가 있습니다. 지난달 병으로 형님께서 세상을 떠난 터라, 형님의 자식들도 제가 돌봐야 하니, 절대 이대로 목숨을 잃을 수는 없습니다." 원경릉이 답했다. "최선을 다할 테니, 걱정하지 마시고 치료에만 집중하시지요!" 제 대인은 감동을 받은 듯 감사 인사를 올렸다. "정말… 감사합니다." 원경릉은 곧바로 약을 지어 수액을 준비했다. 수액을 맞는 동안, 제 대인은 여전히 놀란 모습을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