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492화

작가: 나설희
애써 태연한 척하고 있었지만 핸들을 잡은 손이 하얗게 질려가고 있었다.

제멋대로 날뛰는 심장임에도 송문수는 그걸 애써 무시하며 집으로 향했다.

차가 멈추자 하지수는 송승우를 부축하며 차에서 내렸는데 송승우의 몸은 껌딱지처럼 하지수에게 딱 달라붙어 있었다.

그를 차에서 내려 휠체어에 앉히는 모든 과정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웠다.

마치 매일 하던 행동인 것 마냥, 그래서 몸에 배어버린 것마냥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다.

하지수, 송문수, 송승우가 집 안으로 들어가자 허영지와 송기명도 마침 도착해있었다.

나이 드신 분들이라 보름 동안 돌아오지 못했던 집이 그리웠던 허영지와 송기명은 바로 방으로 돌아갔다.

아무리 편한 호텔에서 자도 제집만은 못하기 때문에 그들은 먼저 잠부터 청했다.

그리고 송승우도 피곤해해서 하지수는 휠체어를 밀며 그를 방에 데려다주었다.

순식간에 혼자 남아버린 송문수는 소파에 앉아 하지수를 기다렸다.

원래는 송문수를 데려다주고 나가려 했는데 저에게 할 말이 있다는 하지수 때문에 이렇게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솔직히 하지수가 언제 내려올지는 미지수였기에 송문수는 하지수가 잠에서 깬 다음에 내려올 수도 있다는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렇게 되면 하루를 꼬박 기다려야 할 수도 있었지만 송문수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듯 보였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2층에서 홀로 내려오는 하지수가 보이자 송문수의 심장박동은 저도 모르게 빨라졌다.

몸에 힘이 자꾸만 들어가며 뭐가 그렇게 긴장되는지 몸을 가만둘 수가 없었다.

하지수가 자연스럽게 송문수의 옆에 자리 잡고 앉기는 했지만 둘 사이에는 아직도 어색한 기류가 감돌고 있었다.

부부인데도 부부답지 않았고 가족임에도 가족 같지 않은 둘의 애매모호한 사이 때문이었다.

이렇게 보니 제 인생은 참으로 우습기 짝이 없는 것 같아 송문수는 바로 본론부터 꺼냈다.

“나한테 할 말 있다며, 뭐야?”

송문수는 더 이상의 희망을 품지 않기 위해, 하지수와 한 지붕 아래에서 얼굴을 맞대지 않기 위해,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93화

    이혼 시간까지 다 정하고 나니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진 둘은 가만히 소파에 앉아있었다.그 숨 막힌 정적 속에서 한참을 앉아있던 송문수는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난 이만 가볼게.”말을 마친 송문수는 하지수가 대답하기도 전에 등을 돌려 집을 나서버렸다.서울을 떠날 때처럼 미련 없이 돌아서는 송문수에 하지수의 시야가 흐려졌다.하지수는 뿌얘진 시야에 끝까지 그의 뒷모습을 담았다.이튿날, 하지수는 약속대로 송문수와의 이혼을 위해 법원으로 향했는데 송문수는 먼저 와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는 하지수가 차에서 내리며 안에 앉아있는 또 다른 이와 뭐라고 말하는 걸 지켜보았다.그 안의 있는 사람은 당연히 송승우일 것이기에 송문수는 시선을 돌리며 라이터를 만지작거렸다.공공장소에서는 흡연이 금지된 상태였기에 그는 이런 식으로 담배를 피우고 싶은 욕구를 잠재우고 있는 것이었다.하지수는 대화를 마친 건지 종종걸음으로 송문수에게 다가가 말했다.“오래 기다렸어? 미안해.”“아니야, 내가 빨리 온 거야.”그녀가 제게 다가오자 송문수는 라이터를 주머니에 찔러넣으며 말했다.“들어가자.”“그래.”그렇게 둘은 법원으로 들어가 대기하고 있었는데 그때 송문수가 합의서를 건네며 말했다.“내가 알아서 작성했는데 맘에 안 드는 거 있으면 바로 말해줘, USB 챙겼으니까 여기서 고칠 수 있어.”사실 어젯밤 송문수가 파일을 보내와서 하지수는 이미 확인을 마친 상태였다.둘 사이에는 자녀가 없으니 양육권 싸움도 없었고 이익을 따지는 사이가 아니니 재산분할에도 큰 문제 없었다.그럼에도 제게 40억을 주겠다는 송문수를 하지수는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어차피 큰돈도 아니라서 헤어지는 대가로 주겠다는 그의 말에 공감이 가 그저 받기로 했다.송문수한테는 정말 적은 돈이긴 하니까.그리고 돈으로서 둘 사이를 깔끔히 정리하는 걸 송문수도 원할 것 같아 하지수는 결국 그걸 받는 조건으로 서류에 사인을 한 것이다.이혼서류를 제출하자 직원이 한 달간의 이혼 숙려기간이 있다는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화

    행실이 좋지 않아 평판이 나쁜 장안시(市) ‘왕년’ 최고 미녀의 약혼식.소식이 퍼지자, 상류 사회 전반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여자 화장실.이목구비가 또렷한 소이연은 프랑스식 웨딩드레스를 입고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살짝 미소 지었다.남자친구 문서인과의 3년 연애 끝에 드디어 결실을 맺는다.모두가 뒤에서 그녀를 조롱하고 욕하지만 3년 동안 그녀 곁을 지친 남자친구 문서인은 여전히 소이연을 사랑한다.소이연은 기대 섞인 미소를 지으며, 눈가에 눈물을 머금은 채 턱을 살짝 치켜들고 웨딩드레스를 들고 밖으로 나갔다.그런데 이내 문틈으로 가느다란 연기가 새어 들어오기 시작했다. 연기가 끊임없이 화장실 안으로 들어왔다.‘화재인가?’그녀의 표정이 굳어지더니 바로 코를 막고 나갔다. 시끌벅적했던 연회장은 연기만 가득 찬 채 텅 비어 있었고, 불길은 모든 것을 삼킬 수 있을 것 같았다.그녀는 망설임 없이 기억을 더듬어 출구 쪽으로 다급히 달려갔다.불빛 속에서 짙은 연기가 몰아쳤다.두렵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그녀는 온몸을 떨고 있었다.바로 이때.한 남자가 갑자기 밖에서 뛰어 들어왔는데, 그녀의 약혼자 문서인이었다.그 순간, 그녀는 마치 구원자를 보는 것 같았다."문서인, 나 여기 있어...... 헉, 헉......"그러나 그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초조한 얼굴로 사방을 뒤졌고, 마치 목표를 찾은 것처럼 주저하지 않고 소이연의 반대 방향으로 달려갔다.위급한 상황.문서인은 홀 중간에 주저 앉아있는 여자를 안고 신속하게 밖으로 나갔다."서인 오빠, 날 구하러 올 줄 알았어......"소이연은 그 여자의 목소리를 똑똑히 들었다. 두려움에 가득 차 떨리는 목소리."너무 무서워......"그 순간.소이연은 눈앞이 캄캄해지며 바늘에 콕콕 찔리듯 마음이 쑤셔왔다.왜냐하면 그 목소리는… 그녀의 의붓여동생인 소나은의 목소리였다.문서인이 목숨을 걸고 구하고 싶은 사람은 그녀가 아니었다.심장이 날카로운 칼날에 베인 것 같았다.그녀는 숨이 올라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2화

    소이연은 소리가 나는 방향을 보았다. 그녀와 같이 환자복을 입고 있는 아이는 대여섯 살 된 남자아이다. 정교한 이목구비는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잘 생겼다.소이연은 가슴이 미어졌다.마치 몸속 어딘가가 얽혀 있는 것 같은...... 형용하기 어려운 느낌이었다.남자아이는 재빨리 소이연의 병상 앞으로 달려가 이내 짧은 다리로 재빠르게 그녀의 병상에 올라탔다. 그러고는 말랑한 몸으로 그녀를 덥석 안았다."엄마, 나쁜 사람이 괴롭힌 거야?"그러고는 서투른 작은 손으로 조심스럽게 눈물을 닦아주었다.소이연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아까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화가 났었다.아이의 행동은 정말 소이연의 마음을 녹여주었다......그녀는 눈앞의 아이를 전혀 모른다. 미소를 지으며 아이의 부드러운 곱슬머리를 만졌다."아가야, 사람 잘못 본 거 아니야?""아니야! 우리 엄마야, 나랑 아빠가 앞으로 엄마를 지켜줄게."아이는 그녀가 자기의 엄마라 확신했는지 흥분된 어조로 말했다."아빠는 성격이 더럽고 맨날 표정은 굳어있고 말도 잘 하지 않고… 아침 일찍 나가서 저녁 늦게 돌아오고 항상 위가 아프다면서도 제때 밥도 먹지 않고 담배도 좋아하지만, 우리 아빠는 잘생겼고 돈도 많아. 그니까 엄마 이제 우리를 버리지 마.""......"소이연은 당황스러웠다."귀여운 꼬마야, 어떡하지? 난 네 엄마가 아니야.""아니! 우리 엄마 맞아. 난 다 알고 있어......""육민."병실 입구에서 갑자기 냉담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렸다.아이는 갑자기 몸을 덜덜 떨었다.그는 작은 머리로 뒤를 돌아보았다.소이연도 소리가 나는 방향을 바라보았다.그녀 주변에는 아무리 잘생긴 남자가 많다 해도 지금 눈앞에 서 있는 남자는 확실히 달랐다.하얀 셔츠에 단추가 하나 풀어져 있었는데 그 사이로 비치는 하얀색 살결. 섹시했다.미간에는 날카로움과 여유로움이 배어 있었고, 단정하고 곧은 자세에서는 자신감과 귀티가 흘러나왔다."아빠!"아이는 남자를 불렀다.소이연은 그제야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3화

    소이연은 차가운 눈빛으로 문서인을 바라보았다.비록 한심하기 짝이 없지만, 삼 년 동안의 감정 때문에 그녀는 어제까지만 해도 문서인이 자기를 불길 속에 버리고 소나은을 구해준 이유가 듣고 싶었다. 물론 그렇다고 용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하지만 지금, 그녀는 문서인의 어떤 해명도 결국 그녀가 모욕을 자초하는 일이라 판단되었다.문서인은 소이연의 대답을 듣지 못했다. 그는 시선을 돌려 남자를 바라보았다.상대의 정교한 비주얼에 문서인은 눈빛이 멈칫했다. 그러고는 이내 눈앞의 이 남자가 바로 어제 소이연를 구하기 위해 불 속을 뛰어들었던 소방관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당시 그 남자는 구조용 헬멧을 쓰고 있었기에 문서인은 그의 이목구비를 자세히 보지 못했으며 단지 키가 크다는 것만 보아낼 수 있었다."문서인, 우리 그만하자."소이연이 입을 열었다.삼 년의 감정은 이렇게 끝났다.문서인은 갑자기 가슴이 미어지는 듯했다.그는 놀란 눈빛과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소이연을 바라보았다.화가 절정에 달한 그는 남자에게 삿대질하며 큰 소리로 말했다."소이연, 이 남자가 대체 뭔데? 이 남자는 그저 소방관일 뿐이야. 그런데 단지 소방관 때문에 나랑 헤어지겠다고?!"육현경의 동경이 미세하게 흔들렸다.그의 눈빛에는 조소와 음산함이 섞여 있었다.하지만 육현경은 침묵을 택했다.육현경은 무뚝뚝하게 외면하는 표정이지만 전혀 자리를 비켜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우리가 왜 헤어져야 하는지는 네가 더 잘 알 거 아니야?!"소이연의 냉담한 목소리에서 분노가 느껴졌다."어제 네가 소나은을 구하기로 한 순간, 모든 게 끝이라는 걸 생각 못했어?! 문서인, 더 이상 날 바보 취급하지 마!"문서인의 격앙된 표정이 갑자기 굳어졌다. 그는 할 말이 없다.문서인은 한참 동안 침묵을 지켰다.복잡한 눈빛과 뒤죽박죽 한 머릿속, 그렇게 한참 뒤에야 문서인의 눈빛은 다시 석연해졌다."어쩌면, 우리는 처음부터 만나지 말았어야 했어.”문서인은 슬픈 눈으로 소이연을 바라보며 말했다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4화

    문서인은 병원을 떠나 소씨 가문의 별장에 도착했다.소승영이 다급하게 물었다."이영이가 파혼에 찬성한대?"문서인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러고는 얌전한 소나은을 향해 자상하게 말했다."이미 헤어진 이상 파혼은 문제없어요. 다만 한동안은 나은이가 힘들어도 기다려야 해요.""힘들지 않아."소나은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그윽한 눈빛으로 말했다."난 오빠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해."문서인은 소나은의 고분고분한 모습에 마음이 사르르 녹아내렸다.소나은을 택한 게 정확한 선택이다!문서인은 감정을 억누르며 말했다."병원에 갔는데 병실에 남자가 있었어요. 그날 그 소방관이었어요.""개가 똥 먹는 것을 어떻게 고치겠어. 진작에 헤어져야 했어. 그 아이는 자네에게 어울리지 않아!"소승영이 단호하게 말했다.문서인은 고개를 끄덕였다.‘더러운 소이연!’"그 아이 말은 여기까지만 하자고. 마음대로 하라고 해, 나도 그렇게 얼굴이 두꺼운 딸은 없는 거로 칠 테니!"소승영은 소이연에 대한 애정이 전혀 없었다. 소승영은 이내 화제를 돌렸다."듣자 하니 며칠 전 육씨 그룹의 큰 도련님인 육현경이 귀국했다 하던데, 기회가 되면 나은이가 은하 그룹 대표 신분으로 한번 만나봐.""아빠, 나한테 은하 그룹을 주시겠다는 말씀이세요?"소나은이 감격에 겨워 물었다.은하 그룹은 소이연의 어머니가 생전에 설립한 회사이다. 그녀는 소이연이 가장 원하는 것을 마침내 손에 넣었다."아빠, 고마워요. 절대 실망하게 해 드리지 않아요."소나은은 황급히 자기의 결심을 밝혔다."아빠는 당연히 널 믿어."소승영은 소나은을 지극히 애지중지했다."근데 방금 아빠가 얘기한 육현경은 장안시 제일 재벌 맞죠? 해외에서 아이를 낳았는데 생모는 알려지지 않았다는?"소나은은 궁금한 듯 물었다.소승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듣자 하니, 육씨 가문 어르신이 편찮아서 육현경이 기업을 상속받았다지. 최근 몇 년 동안 육현경은 줄곧 해외에서 해외 시장 매출을 수직으로 상승시켰다고 하더라고. 기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5화

    "민이 오늘 소이연 씨 기다리느라 평소보다 한 시간 늦게 잤어요."육현경은 입을 열어 어색함을 풀려고 했다.소이연은 마음이 살짝 떨리더니 입술을 오므리며 말했다."사실 대표님은 민이에게 내가 엄마가 아니라고 충분히 설명할 수 있었어요."육현경의 칠흑 같은 검은 눈동자가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갑작스러운 침묵에, 소이연은 자기가 실수라도 한 줄 알았다.소이연은 별 고민 없이 말했다."화재는 사고일 뿐이에요. 대표님도 괜히 제 식사 신경 쓰실 필요 없고요, 간병인도 필요하지 않아요. 맞다, 휴대폰은 얼마죠? 계좌로 이체해 드릴게요.""난 소이연 씨가 똑똑한 사람인 줄 알았어요.""......"‘그래서 난 대체 뭐가 바보 같다는 거지?!’"민이는 엄마가 필요해요."육현경는 허스키한 목소리로 당연한 듯이 말했다."그래서요?"소이연은 눈썹을 치켜세웠다.육현경은 그녀를 한참 동안 그윽하게 바라보았다.그러고는 천천히 입을 열어 말했다."민이는 소이연 씨를 좋아해요. 이쯤 얘기하면 내가 소이연 씨를 원하고 있다는 걸 눈치채셨겠죠?""......"그녀는 정말 눈치채지 못했다.육현경의 행동은 그녀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소이연 씨, 바로 답해 주지 않아도 돼요. 아무래도 우리는......"육현경은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마치 적당한 표현을 생각해 낸 듯 마지막에 몇 글자를 덧붙였다."아직 친하지 않으니까요."분명히 단지, 우연히 만난 낯선 사람일 뿐이다.소이연은 깊은숨을 내쉬며 애써 평정심을 유지했다."대표님, 사람 감정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거 아닌가요?"육현경은 눈썹을 치켜올렸다.육현경은 쉽게 다가가기 힘든 비주얼이다. 하지만 이 순간 소이연은 그가 더 멀게 느껴졌다."대표님 아이가 절 좋아해서 대표님도 절 원한다고요? 그럼 저는 그저 꼭두각시라는 얘긴가요? 그럼 언젠가 민이가 다른 여자를 좋아하게 된다면 대표님은 또 다른 여자를 원할 건가요?"소이연은 다소 무거운 어조로 마음을 진정시키며 말했다."미안하지만, 대표님의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6화

    "당연하지."일주일 동안 함께 지내면서 소이연은 육민에 대해 깊은 애정을 갖게 되었다."번호 찍어두었으니 보고 싶으면 전화해. 시간 나면 또 만나러 올게.""꼭 그래야 해. 거짓말하면 멍멍이야."소이연은 힘들게 몸을 낮추었다.옆에 있던 육현경은 눈살을 찌푸렸다.소이연은 자세를 낮추어 육민의 머리를 부드럽게 만지며 말했다."거짓말하면 멍멍이."육민은 귀여운 미소를 지으며 소이연의 볼에 입을 맞추었다.왠지 모르게 육현경의 미간이 더욱 찌푸려지는 것 같았다."먼저 갈게."소이연은 온화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엄마, 넘어지지 않게 조심히 가."육민은 그녀를 향해 달콤하게 말했다.그런데, 아무리 호칭을 바꾸라고 해도 안 바꾼다.엄마가 아니라고 하니 육민은 그녀가 자기를 버린 줄 알고 이내 토끼 같은 눈망울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그녀도 집착하지 않았다.육민이 더 크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이다.소이연은 혼자서 목발을 짚고 병실을 나왔다.육현경은 이렇게 계속 그녀의 뒤를 따랐다.그녀는 몇 번이나 거절하려다가 모른 척 넘어갔다.어느새 병원 앞까지 나오게 된 두 사람."대표님......"육현경은 그녀를 지나쳐 그들 앞에 주차된 검은색 마이바흐 문을 매너 있게 열었다.소이연은 미간을 찌푸렸다."댁까지 모셔다드릴게요.""혼자 돌아갈 수 있어요. 신경 쓰지 마세요.""차 있잖아요."육현경은 간결하고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이것도 어필인 거야?’"신경 쓰여요."육현경이 덧붙였다.소이연은 육현경을 바라보았다.그와는 정말 대화하기 어려웠다.소이연은 어쩔 수 없이 타협했다.육현경에게는 마치 그녀가 거절할 수 없게 하는 마력이 있는 것 같았다.거절하는 것도 시간 낭비다. 아무 소용이 없다.럭셔리한 승용차에서."소이연 씨 어디 살아요?"육현경이 물었다."노스타운요."귀국 후, 그녀는 소씨 집안에 돌아간 적 없었다.소 씨 집안에서도 그녀에게 묻지 않았다."그래요."육현경은 가볍게 답하고 기사에게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7화

    널찍한 회의실에는 은하 그룹의 주요 임원들이 자리하고 있었다.소나은은 연단에 서서 취임 연설을 준비하고 있다.그녀가 입을 열자마자,문뜩 입구에 서 있는 소이연을 발견하고 온몸이 굳어져 버렸다.회의실 맨 앞줄 센터에 앉은 소승영은 소나은의 이상함을 감지하고, 뒤를 돌아봤다.소이연의 모습에 소승영도 얼굴이 시커멓게 굳어졌다.그는 자리에서 일어섰다.은하의 모든 직원은 그를 주시하고 있었다.소승영은 혐오에 가득한 표정으로 소이연에게 다가갔다."네가 어떻게 이곳에?!""우리 엄마가 세운 회사에 제가 오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어요?"소이연이 되물었다.소이연의 포스는 전혀 소승영에게 밀리지 않았다."너랑 다투고 싶지 않으니 당장 나가. 너한테 낭비할 시간 없어. 나중에 다시 얘기하자!"소승영은 짜증을 내며 말했다.소이연은 소승영의 말을 뒤로하고 곧장 회의실로 들어갔다.소이연이 당당하게 걸어 들어오는 모습에 소나은의 눈빛은 악독하게 변했다. 그렇지만 이내 표정 관리를 하며 순진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언니, 어떻게 왔어? 날 축하해 주러 온 거야? 너무 기쁘다."소이연은 소나은이 배우가 되지 않는 것이 정말 아쉽다고 생각했다.소이연은 소나은의 가식적인 말에 대꾸하지 않았고 임원들 앞에서 서류를 꺼내 말했다."안녕하세요, 소이연이에요. 오늘 저는 어머니의 유언대로 은하 그룹을 승계받으러 왔습니다. 제가 돌아올 때까지 은하 그룹을 관리해 주신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그녀의 말이 떨어지자.순식간에 장내가 술렁였다.“뭐라고?!”“은하 그룹이 소이연 거라고?!”“그럼, 회장님과 소나은은 어떻게 된 거야?!”소이연은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놀라움을 개의치 않고 말했다."오늘부터 은하 그룹은 제가 책임집니다. 잘 부탁드립니다."말을 끝내고,소이연은 허리를 굽혀 직접 은하 그룹에 대한 소유권을 선포했다.어색한 표정으로 서 있는 소나은의 손에는 그녀가 정성껏 준비한 인사말이 들려 있었다. 소이연의 말 한마디에 수많은 시선이 그녀에게 쏠렸

최신 챕터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93화

    이혼 시간까지 다 정하고 나니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진 둘은 가만히 소파에 앉아있었다.그 숨 막힌 정적 속에서 한참을 앉아있던 송문수는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난 이만 가볼게.”말을 마친 송문수는 하지수가 대답하기도 전에 등을 돌려 집을 나서버렸다.서울을 떠날 때처럼 미련 없이 돌아서는 송문수에 하지수의 시야가 흐려졌다.하지수는 뿌얘진 시야에 끝까지 그의 뒷모습을 담았다.이튿날, 하지수는 약속대로 송문수와의 이혼을 위해 법원으로 향했는데 송문수는 먼저 와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는 하지수가 차에서 내리며 안에 앉아있는 또 다른 이와 뭐라고 말하는 걸 지켜보았다.그 안의 있는 사람은 당연히 송승우일 것이기에 송문수는 시선을 돌리며 라이터를 만지작거렸다.공공장소에서는 흡연이 금지된 상태였기에 그는 이런 식으로 담배를 피우고 싶은 욕구를 잠재우고 있는 것이었다.하지수는 대화를 마친 건지 종종걸음으로 송문수에게 다가가 말했다.“오래 기다렸어? 미안해.”“아니야, 내가 빨리 온 거야.”그녀가 제게 다가오자 송문수는 라이터를 주머니에 찔러넣으며 말했다.“들어가자.”“그래.”그렇게 둘은 법원으로 들어가 대기하고 있었는데 그때 송문수가 합의서를 건네며 말했다.“내가 알아서 작성했는데 맘에 안 드는 거 있으면 바로 말해줘, USB 챙겼으니까 여기서 고칠 수 있어.”사실 어젯밤 송문수가 파일을 보내와서 하지수는 이미 확인을 마친 상태였다.둘 사이에는 자녀가 없으니 양육권 싸움도 없었고 이익을 따지는 사이가 아니니 재산분할에도 큰 문제 없었다.그럼에도 제게 40억을 주겠다는 송문수를 하지수는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어차피 큰돈도 아니라서 헤어지는 대가로 주겠다는 그의 말에 공감이 가 그저 받기로 했다.송문수한테는 정말 적은 돈이긴 하니까.그리고 돈으로서 둘 사이를 깔끔히 정리하는 걸 송문수도 원할 것 같아 하지수는 결국 그걸 받는 조건으로 서류에 사인을 한 것이다.이혼서류를 제출하자 직원이 한 달간의 이혼 숙려기간이 있다는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92화

    애써 태연한 척하고 있었지만 핸들을 잡은 손이 하얗게 질려가고 있었다.제멋대로 날뛰는 심장임에도 송문수는 그걸 애써 무시하며 집으로 향했다.차가 멈추자 하지수는 송승우를 부축하며 차에서 내렸는데 송승우의 몸은 껌딱지처럼 하지수에게 딱 달라붙어 있었다.그를 차에서 내려 휠체어에 앉히는 모든 과정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웠다.마치 매일 하던 행동인 것 마냥, 그래서 몸에 배어버린 것마냥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다.하지수, 송문수, 송승우가 집 안으로 들어가자 허영지와 송기명도 마침 도착해있었다. 나이 드신 분들이라 보름 동안 돌아오지 못했던 집이 그리웠던 허영지와 송기명은 바로 방으로 돌아갔다.아무리 편한 호텔에서 자도 제집만은 못하기 때문에 그들은 먼저 잠부터 청했다.그리고 송승우도 피곤해해서 하지수는 휠체어를 밀며 그를 방에 데려다주었다.순식간에 혼자 남아버린 송문수는 소파에 앉아 하지수를 기다렸다.원래는 송문수를 데려다주고 나가려 했는데 저에게 할 말이 있다는 하지수 때문에 이렇게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솔직히 하지수가 언제 내려올지는 미지수였기에 송문수는 하지수가 잠에서 깬 다음에 내려올 수도 있다는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있었다.그렇게 되면 하루를 꼬박 기다려야 할 수도 있었지만 송문수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듯 보였다.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2층에서 홀로 내려오는 하지수가 보이자 송문수의 심장박동은 저도 모르게 빨라졌다.몸에 힘이 자꾸만 들어가며 뭐가 그렇게 긴장되는지 몸을 가만둘 수가 없었다.하지수가 자연스럽게 송문수의 옆에 자리 잡고 앉기는 했지만 둘 사이에는 아직도 어색한 기류가 감돌고 있었다.부부인데도 부부답지 않았고 가족임에도 가족 같지 않은 둘의 애매모호한 사이 때문이었다.이렇게 보니 제 인생은 참으로 우습기 짝이 없는 것 같아 송문수는 바로 본론부터 꺼냈다.“나한테 할 말 있다며, 뭐야?”송문수는 더 이상의 희망을 품지 않기 위해, 하지수와 한 지붕 아래에서 얼굴을 맞대지 않기 위해,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91화

    “난 충동적인 적 없어요, 그리고...”하지수가 말을 다 하기도 전에 송승우가 대뜸 소리를 질렀다.“그럼 너 나랑 다시 사귈 수 있어?”터무니없는 그의 말에 하지수는 적잖이 당황했는데 송승우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말을 이어나갔다.“네가 내가 아닌 송문수를 좋아한다는 걸 난 못 믿겠어. 난 아직도 네가 그때 내가 말도 떠난 일로 화내는 것 같아. 그러니까 나랑 다시 사귀자. 6개월만 만나보고 그때도 네가 송문수를 선택한다면 나도 깔끔하게 포기할게.”하지수는 자신이 송승우를 다시 좋아할 리 없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가 완벽히 포기해야 끝나는 싸움이었기에 그의 제안을 받아들여 버렸다.하지수는 이제 송승우와의 이 지긋지긋한 인연에서 벗어나고 싶었다.“좋아요.”하지수가 긍정적인 답을 하자 자신만만했던 송승우의 얼굴에는 바로 미소가 번졌다.자신이 한쪽 다리를 잃긴 했지만 송승우는 그래도 하지수의 사랑을 다시 거머쥘 자신이 있었다.송승우는 단 한 번도 송문수를 제 상대로 여겨본 적이 없었다.그리고 하지수도 바보가 아닌 이상 이렇게 완벽한 저를 놔두고 멍청한 송문수를 선택할 리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조건이 하나 더 있어.”“말해요.”“문수랑 이혼부터 해.”“네가 나랑 사귀겠다고 했잖아. 난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서 수군거리는 게 싫으니까 당당하게 너랑 만나고 싶어.”송승우의 말에 하지수는 입술을 말아 물고 생각에 잠겼다.송문수와의 결혼 관계를 유지하며 송승우와 만나는 건 바람피우는 거랑 다를 바가 없는데 그건 서로에 대한 존중을 깨는 거라서 하지수도 썩 내키진 않았다.“알겠어요.”하지수가 이혼만 하면 저와 재결합을 할 가능성이 더 커지는 것이기에 송승우의 미소는 아까보다 더 선명해졌다.“대신 나도 조건이 있어요.”“뭐든 말만 해.”기분이 좋았던 송승우는 하지수가 제시한 조건을 고민도 없이 받아들였다.송승우는 하지수는 어차피 저 아니면 안 된다고 자신을 하고 있었다....일주일 뒤, 송승우가 퇴원하자 드디어 가족들이 전부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90화

    “네.”“회사 일을 이제는 문수가 다 책임지고 있으니까 빨리 가는 것도 맞지, 승우도 많이 좋아졌으니까 이제 매일 간호할 필요도 없잖아.”하지수를 직접 키워온 허영지는 그녀의 기분이 안 좋다는 걸 한눈에 보아낼 수 있었다.그래서 빈말이지만 기분을 조금이라도 풀어주기 위해 애를 썼다.“네.”그런 허영지의 노력을 보아낸 건지 하지수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엄마, 아빠도 그동안 고생 많으셨어요. 저 이제 중환자실에서도 나오고 의사 선생님도 별문제 없다고 했으니까 두 분은 먼저 돌아가서 쉬고 계세요. 며칠만 더 있으면 퇴원도 가능하다고 하잖아요.”“그래.”송승우의 상태가 많이 좋아져서 마음을 놓을 수도 있었고 또 지금 하지수와 단둘이 있고 싶어 하는 아들의 속내가 너무 눈에 훤해서 허영지는 고개를 끄덕여주었다.“우린 그럼 먼저 갈게. 지수야, 승우 잘 부탁해. 네가 고생이 많다.”말이야 친절하기 그지없지만 사실은 하지수의 발을 여기 묶어두는 거나 마찬가지였다.“네.”하지수 역시 제 시어머니의 의도를 알지만 거절하지는 않았다.하지수의 대답을 들은 허영지는 마음이 한결 놓여 송기명을 밀며 병실을 빠져나갔다.송기명은 등 떠밀려 나가면서도 끊임없이 한숨을 내쉬었다.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는 데에 대한 불만이 많아 보였지만 그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허영지와 송기명이 나간 병실에는 하지수와 송승우 둘뿐이었다.“과일 좀 먹을래요?”“응, 고마워.”하지수가 먼저 그 어색한 정적을 깨며 묻자 송승우도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배를 집어 든 하지수는 열심히 깎기 시작했는데 송승우는 그런 그녀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었다.한참 지나 껍질을 다 깎아낸 하지수는 배를 작게 썰어 송승우의 앞에 놓아주었다.“천천히 먹어요.”“넌 안 먹어?”“입맛 없어요.”송승우는 입맛 없다는 하지수에게 굳이 권하지 않고 천천히 과일을 먹기 시작했다.도도하고 자신만만하던 송승우의 모습을 다시 본 하지수는 송승우의 말대로 거기에 자신의 공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89화

    하지수는 송문수를 따라 송승우의 병실을 빠져나왔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앞을 향해 걷기만 했다.병원 입구에 도착하자 송문수를 기다리고 있는 차량이 보였다.그래도 작별인사는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어 차 문도 열지 못하고 망설이던 송문수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결국 그냥 차에 타려 했는데 그 순간 하지수가 그를 불러세웠다.“문수 씨.”“장안시로 돌아가면 서울엔 다시 올 거야?”“안 올 것 같아 아마. 송승우도 많이 나았으니까 얼마 안 있으면 퇴원하겠지. 그럼 엄마 아빠가 송승우 집에 데려가서 보살피려 할 텐데 내가 뭐하러 여기까지 와 힘들게.”“그래서 나 혼자 여기 버려두겠다는 거구나.”하지수가 내뱉은 담담한 한마디에 송문수는 심장박동이 멎는 것만 같았다.숨을 내쉴 수조차도 없이 가슴이 아파와서 그는 이를 악문 채 가만히 서 있기만 했다.여전히 침묵만 유지하는 송문수에 마지막 기대도 사라져버린 하지수는 이제 그만 그를 보내주기로 했다.송문수 말대로 자신은 그저 그가 마음을 다잡을 때 마침 옆에 있었던 여자일 뿐이니, 여기서 뭘 더 바라는 것도 욕심인 것 같았다.아무리 노력해봐도 송문수의 마음은 저를 향하지 않으니 하지수는 이제 그와의 사이를 끝내려 했다.“조심히 가.”이렇게라도 서로의 마음을 제대로 확인했으니 하지수는 그거면 된 것 같았다.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아주 많았지만 저 짤막한 한마디만 내뱉고 웃으며 돌아섰다.그 작은 몸통이 외로이 돌아서는 걸 보던 송문수는 가슴이 아파왔다.정말 제가 하지수를 버린 것만 같아서, 또 하지수를 혼자만 남겨둔 것 같아서 가슴이 아려왔다.주먹을 꽉 말아쥔 채 온몸을 떨어대던 송문수는 당장이라도 그녀에게로 달려가 그녀를 품에 안고 싶었다.하지만 그럴 수 없었기에 그는 제 충동을 잠재우며 무거운 발걸음을 내디뎌 결국 차에 올라탔다.하지수에게는 송승우가 있었으니, 그녀는 한 번도 혼자인 적이 없었으니 이번에도 혼자일 리는 없을 것 같아서 그는 미련 없이 돌아서기로 했다.한편 한참을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88화

    송승우가 병실을 옮기고 나니 가족들은 그제야 한숨 돌릴 수 있었다.“엄마, 아빠 고생 많으셨어요. 저 걱정하느라 제대로 쉬지도 못하셨죠.”“너만 괜찮을 수 있다면 우린 뭐든 다 할 수 있어.”병원 침대에 누운 채 감성 어린 말을 하는 송승우를 향해 허영지는 감격에 겨워 말했다.허영지는 송승우가 중환자실에서 나온 뒤 정말 많이 변한 것 같았다.더 이상 나쁜 생각은 하지 않고 전과 다름없이 씩씩하게 본인의 생활을 이어나가는 것 같았다.“제가 하루빨리 마음 다잡아서 이제 엄마 아빠 실망시켜 드리지 않을게요.”“넌 한 번도 우릴 실망시킨 적이 없는 애야, 넌 계속 우리의 자랑이었어.”제 손을 잡은 채 저와 눈을 맞추며 말하는 엄마를 향해 송승우도 웃음을 지어 보였다.정말 눈물 나도록 다정한 모자지간이었다.송승우가 병실을 옮긴다는 소식에 병원으로 달려온 송문수도 병실 한쪽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하지만 그들의 대화에는 끼지 못하고 고개를 숙인 채 라이터만 만지작거리는 그는 어쩐지 제 가족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것 같았다.한편 허영지와 대화를 나누던 송승우는 하지수에게로 시선을 돌렸다.그녀는 아직까지도 간호사에게 자신의 상태를 물어가며 앞으로는 어떻게 재활 치료를 진행해야 하는지에 대해 자세히 묻고 있었다.자신의 일에 이렇게 신경을 써주는 하지수를 보며 송승우는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고마워, 지수야.”“아니에요, 당연한 일인데요 뭘.”“네 덕분에 내가 이렇게 빨리 마음 다잡을 수 있었어. 너 아니었으면 현실을 이렇게 빨리 받아들이진 못했을 거야.”“나 응원해줘서 정말 고마워.”하지수는 결국 그 감사 인사를 받아들인다는 듯 웃어 보이고는 다시 간호사를 보며 디테일하게 보호자로서 해야 할 일들을 물었다.다들 제 자리를 잡은 듯한 모습에 송문수는 그만 병실을 나가려고 몸을 일으켰는데 그때 송기명이 그를 불러세웠다.“문수야, 어디 가?”“장안시로 돌아가야죠 이제.”담담히 말하는 송문수에 송기명은 놀란 기색을 내비쳤다.“지금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87화

    허영지의 말에 다들 그녀의 시선을 따라 눈을 돌렸고 그 시선 끝에는 하지수가 서 있었다.하얗게 질린 얼굴로, 멍하니 서 있던 하지수는 송문수를 빤히 쳐다보기만 했다.“지수야, 여긴 어떻게 왔어?”그런 하지수를 본 허영지는 다급히 그녀에게로 달려갔다.하지수가 송문수의 말을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들었다면 둘 사이에 감정이 있든 없든 마음이 아플 것은 당연지사였기에 허영지는 하지수가 안쓰러웠다.하지수는 굳어버린 고개를 힘겹게 돌리며 허영지를 향해 말했다.“일어나보니까 호텔에 아무도 없어서 왔어요.”눈 떠보니 사라져버린 송문수에 빠르게 병원으로 달려온 거지만 혹시나 송문수가 자신의 몸 상태를 걱정하며 오지 말라고 말릴까 봐 연락은 하지 않았었다.하지만 송문수가 또다시 허영지와 싸울까 봐 말도 없이 온 건데, 오자마자 하지수는 송문수가 내뱉는 차가운 말들을 모조리 들어버린 것이다.저를 물건 취급하며 송승우에게 넘겨주겠다는 송문수의 말에 하지수는 가슴이 찢어지는 것만 같았다.이제 좀 달라진 줄 알았는데, 송문수한테 저는 여전히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존재란 걸 이렇게 알게 될 줄은 몰랐는데...모든 게 다 저 혼자만의 착각인 것 같아 하지수는 저도 모르게 눈물이 차올랐다.“아직도 많이 피곤해서 전 이만 호텔로 돌아가 볼게요.”그래서 그녀는 빠르게 고개를 돌리며 병원을 나섰다.자신들에게 우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등을 돌리는 하지수를 보며 허영지 역시 마음이 편치는 않았다.하지수가 친딸은 아니었지만 어릴 때부터 같이 키워왔던 아이였기에 허영지는 그녀를 친딸 이상으로 아껴주었다.부모도 잃은 아이가 저렇게 충격받은 모습으로 자리를 뜨는 게 가슴이 아팠지만 허영지는 끝내 송문수 더러 하지수를 위로하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허영지는 이번에도 이기적이게 송승우를 위해 송문수를 희생시킨 것이다.송승우가 나을 수만 있다면 송문수와 하지수 사이에는 아무 감정도 없다는 그 말을 믿을 수 있을 것 같았다.하지만 송기명은 그런 아이들을 두고 볼 수만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86화

    송문수가 병실에서 나오자 허영지와 송기명이 의아한 눈빛으로 그를 맞아주었다.아까 분명 난리를 치던 송승우였는데 그걸 어떻게 진정시킨 건지가 궁금해서 나온 눈빛이었다.“걱정 마세요, 송승우 치료에도 협조 잘하고 더 이상 난동도 안 부릴 거에요. 그러니까 이제 마음 좀 놓으세요.”높낮이가 없는 송문수의 말에 허영지와 송기명은 아들의 감정을 도통 보아낼 수가 없었다.“뭐라고 했길래 승우가 네 말을 듣는 거야?”어릴 때부터 집안에서 발언권이 없던 송문수의 말을 그 자존심 강한 송승우가 고분고분 듣는다는 게 믿기지 않았던 허영지가 걱정스레 물었다.하지수의 일은 굳이 언급하고 싶지 않았지만 제가 계속 입을 다물면 허영지가 제 말을 믿지 않을 걸 알기에 입술을 말아 물던 송문수는 할 수 없이 입을 열었다.“지수 그만 놓아주겠다고 했어요.”지수를 송승우에게 보내겠다는 뜻의 말을 들은 허영지는 깜짝 놀라며 소리쳤다.“송문수, 넌 결혼이 애들 장난이야? 어떻게 그런 약속을 함부로 해! 지수한테는 물어봤어? 아니면 승우 속이고 치료받게 하려고 그런 거야? 속이는 거라면 언젠가는 진실을 알게 될 텐데 그때는 어쩌려고 그래! 넌 왜 항상 이렇게 생각이...”“그만 좀 해요!”또 송문수를 타박하는 허영지에 송기명은 참다못해 큰 소리를 내었다.“당신은 왜 문수 말은 안 믿어주는 거예요? 전에 당신이 나한테 우리가 문수한테는 좋은 부모가 돼주지 못했다고 했을 때 난 사실 그게 무슨 소린지 몰랐어요. 그런데 이제야 알겠네, 정말 우리가 애한테 못 할 짓을 하긴 한 것 같아요. 어떻게 당신은 매번 문수를 나쁜 쪽으로만 생각해요?”“나는 그냥...”허영지는 아직 화가 가라앉은 것도 아니고 송기명의 말이 서럽기도 했지만 차마 반박을 할 수가 없었다.송승우와 송문수 사이에 마찰이 있을 때면 그녀는 늘 송승우를 감싸주곤 했다, 그리고 그게 이젠 본능으로 자리 잡아서 허영지는 자신이 잘못했다는 것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더 이상 허영지와 말을 섞고 싶지 않았던 송기명은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85화

    송문수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몰랐던 송승우가 당황스러운 기색을 보이자 송문수는 곧바로 입을 열었다.“지금 이러는 거 다 지수 얻으려고 그러는 거잖아.”더 이상 상황을 회피하고만 있을 수는 없었기에 송문수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아무런 여지도 남겨두지 않고 적나라하게 말하는 송문수에 송승우는 잠시 당황했지만 이렇게 앞뒤 재지 않는 게 또 송문수 답긴해서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지수를 얻으려는 게 아니고 네가 지수한테는 어울리는 짝이 아니라서 그러는 거야. 너랑 함께하는 지수만 불쌍하니까.”남의 가정을 파탄 내고 남의 아내를 빼앗으려 하면서도 송승우는 마치 자신이 옳다는 듯 당당하기만 했다.하지만 그 말에 송문수는 어떠한 반박도 하지 않았다.사실은 반박할 필요성을 못 느낀 것이었다.한번 생각을 굳히면 절대 흔들리지 않는 송승우임을 알기에 그한테 저는 언제까지나 하지수에게 한참 못 미치는 인간일 뿐이었다.“난 지수한테 더 안정된 가정을 줄 수 있어. 너처럼 다른 여자들 끼고 다니는 게 아니라 지수만 아껴줄 거라고. 나는 어렸을 때부터 지수만 바라보면서 다른 여자한테는 손도 대지 않았어. 그런데 넌, 너무 더럽잖아.”송승우는 제 동생의 입장 따위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송문수를 무참히 짓밟아버렸다.송승우의 말대로 예전의 송문수는 한없이 더러운 사람이었다.하지만 송문수는 자신이 바뀔 수 있다고 믿었다.하지수를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고 믿었는데 송승우의 말을 들어보니 그 모든 게 저만의 어리석은 생각인 것 같았다.“지금은 지수 찾지 말고 몸 회복하는 데만 집중해. 너 다 낫고 나면 지수는 내가 알아서 놓아줄게.”그래서 송문수는 구질구질한 변명대신 확실한 약속을 했다.그 말을 들은 송승우는 의외라는 듯 송문수를 바라보았다.물론 예전의 송문수는 헤프기 짝이 없는 사람이었지만 송승우도 바보는 아니었기에 하지수를 향한 송문수의 마음이 진심이라는 건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그 마음이 진심이라서 송승우에게는 더 위협적이게 느껴졌던 것이고 그래서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