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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9화

Author: 나설희
중환자실 안에서 서로의 손을 꼭 잡고 있는 하지수와 송승우를 보니, 관심과 안쓰러움이 가득한 눈으로 송승우를 바라보는 하지수를 보니 이곳에 괜히 온 것만 같았다.

자신이 오지 말아야 할 데를 온 것만 같아 그는 조용히 중환자실 복도를 벗어났지만 그렇다고 떠나진 않고 복도의 끝에서 하지수가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는 그녀가 나올 때 금방 도착한 사람처럼 그녀의 앞에 나타났다.

하지수는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송문수에 아주 기뻐하며 그를 향해 달려갔다.

“문수 씨, 여긴 왜 왔어?”

하지만 하지수의 말을 들은 송문수는 그녀의 기쁨이 불만 같아 보였다, 마치 자신을 불청객 취급하는 것 같았다.

“교대할래?”

“아니.”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하는 하지수에 역시나 자신이 괜한 오지랖을 부렸다고 확신한 송문수는 피식 웃으며 자리를 뜨려 했는데 그 순간 하지수가 해명을 해왔다.

“내 말은 문수 씨랑 같이 있고 싶다는 말이었어. 어머님 아버님이랑 교대하자.”

송문수가 오늘따라 이상한 것 같았지만 하지수는 어제 허영지와 다툰 일로 아직도 마음 상해 있는 거라고 생각하며 자연스레 그의 손을 잡았다.

그녀와 함께 의자에 앉은 송문수는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끝내 아무 말도 못 하고 입을 다물어버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하지수에게 서운했던 마음이 사라지는 건 아니었기에 송문수는 제 옆에 딱 붙어 앉은 하지수의 몸이 본인 쪽으로 기울 때마다 무표정으로 조심스레 거리를 벌리고 있었다.

“어제 술 마신 거 아니었어? 취해서 못 일어날 줄 알았는데 어떻게 이렇게 빨리 온 거야?”

“많이 안 마셔서 안 취했어.”

“그렇구나.”

마음 내키는 대로 일을 처리하던 예전의 송문수와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에 하지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제 네가 이연 씨한테 나 찾아달라고 부탁한 거야?”

천우진이 바에 있는 저를 찾아왔을 때부터 송문수는 핸드폰도 안 가지고 나간 저를 찾기 위해 하지수가 소이연에게 부탁한 것임을 눈치채고 있었다.

“응, 당신이 너무 걱정돼서 이연 언니한테 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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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머리
문수.지수커플 애정이뿌리를 내렸으면합니다.지금까지 쭉 오해하고 어긋나 왔는데 아직도 흔들리는건 너무 질질 끄는것 같이요. 이제는 주변 그어떤 상황에도흔들리지 않고 견고해질때도 됐다고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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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영지의 말에 다들 그녀의 시선을 따라 눈을 돌렸고 그 시선 끝에는 하지수가 서 있었다.하얗게 질린 얼굴로, 멍하니 서 있던 하지수는 송문수를 빤히 쳐다보기만 했다.“지수야, 여긴 어떻게 왔어?”그런 하지수를 본 허영지는 다급히 그녀에게로 달려갔다.하지수가 송문수의 말을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들었다면 둘 사이에 감정이 있든 없든 마음이 아플 것은 당연지사였기에 허영지는 하지수가 안쓰러웠다.하지수는 굳어버린 고개를 힘겹게 돌리며 허영지를 향해 말했다.“일어나보니까 호텔에 아무도 없어서 왔어요.”눈 떠보니 사라져버린 송문수에 빠르게 병원으로 달려온 거지만 혹시나 송문수가 자신의 몸 상태를 걱정하며 오지 말라고 말릴까 봐 연락은 하지 않았었다.하지만 송문수가 또다시 허영지와 싸울까 봐 말도 없이 온 건데, 오자마자 하지수는 송문수가 내뱉는 차가운 말들을 모조리 들어버린 것이다.저를 물건 취급하며 송승우에게 넘겨주겠다는 송문수의 말에 하지수는 가슴이 찢어지는 것만 같았다.이제 좀 달라진 줄 알았는데, 송문수한테 저는 여전히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존재란 걸 이렇게 알게 될 줄은 몰랐는데...모든 게 다 저 혼자만의 착각인 것 같아 하지수는 저도 모르게 눈물이 차올랐다.“아직도 많이 피곤해서 전 이만 호텔로 돌아가 볼게요.”그래서 그녀는 빠르게 고개를 돌리며 병원을 나섰다.자신들에게 우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등을 돌리는 하지수를 보며 허영지 역시 마음이 편치는 않았다.하지수가 친딸은 아니었지만 어릴 때부터 같이 키워왔던 아이였기에 허영지는 그녀를 친딸 이상으로 아껴주었다.부모도 잃은 아이가 저렇게 충격받은 모습으로 자리를 뜨는 게 가슴이 아팠지만 허영지는 끝내 송문수 더러 하지수를 위로하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허영지는 이번에도 이기적이게 송승우를 위해 송문수를 희생시킨 것이다.송승우가 나을 수만 있다면 송문수와 하지수 사이에는 아무 감정도 없다는 그 말을 믿을 수 있을 것 같았다.하지만 송기명은 그런 아이들을 두고 볼 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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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문수가 병실에서 나오자 허영지와 송기명이 의아한 눈빛으로 그를 맞아주었다.아까 분명 난리를 치던 송승우였는데 그걸 어떻게 진정시킨 건지가 궁금해서 나온 눈빛이었다.“걱정 마세요, 송승우 치료에도 협조 잘하고 더 이상 난동도 안 부릴 거에요. 그러니까 이제 마음 좀 놓으세요.”높낮이가 없는 송문수의 말에 허영지와 송기명은 아들의 감정을 도통 보아낼 수가 없었다.“뭐라고 했길래 승우가 네 말을 듣는 거야?”어릴 때부터 집안에서 발언권이 없던 송문수의 말을 그 자존심 강한 송승우가 고분고분 듣는다는 게 믿기지 않았던 허영지가 걱정스레 물었다.하지수의 일은 굳이 언급하고 싶지 않았지만 제가 계속 입을 다물면 허영지가 제 말을 믿지 않을 걸 알기에 입술을 말아 물던 송문수는 할 수 없이 입을 열었다.“지수 그만 놓아주겠다고 했어요.”지수를 송승우에게 보내겠다는 뜻의 말을 들은 허영지는 깜짝 놀라며 소리쳤다.“송문수, 넌 결혼이 애들 장난이야? 어떻게 그런 약속을 함부로 해! 지수한테는 물어봤어? 아니면 승우 속이고 치료받게 하려고 그런 거야? 속이는 거라면 언젠가는 진실을 알게 될 텐데 그때는 어쩌려고 그래! 넌 왜 항상 이렇게 생각이...”“그만 좀 해요!”또 송문수를 타박하는 허영지에 송기명은 참다못해 큰 소리를 내었다.“당신은 왜 문수 말은 안 믿어주는 거예요? 전에 당신이 나한테 우리가 문수한테는 좋은 부모가 돼주지 못했다고 했을 때 난 사실 그게 무슨 소린지 몰랐어요. 그런데 이제야 알겠네, 정말 우리가 애한테 못 할 짓을 하긴 한 것 같아요. 어떻게 당신은 매번 문수를 나쁜 쪽으로만 생각해요?”“나는 그냥...”허영지는 아직 화가 가라앉은 것도 아니고 송기명의 말이 서럽기도 했지만 차마 반박을 할 수가 없었다.송승우와 송문수 사이에 마찰이 있을 때면 그녀는 늘 송승우를 감싸주곤 했다, 그리고 그게 이젠 본능으로 자리 잡아서 허영지는 자신이 잘못했다는 것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더 이상 허영지와 말을 섞고 싶지 않았던 송기명은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85화

    송문수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몰랐던 송승우가 당황스러운 기색을 보이자 송문수는 곧바로 입을 열었다.“지금 이러는 거 다 지수 얻으려고 그러는 거잖아.”더 이상 상황을 회피하고만 있을 수는 없었기에 송문수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아무런 여지도 남겨두지 않고 적나라하게 말하는 송문수에 송승우는 잠시 당황했지만 이렇게 앞뒤 재지 않는 게 또 송문수 답긴해서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지수를 얻으려는 게 아니고 네가 지수한테는 어울리는 짝이 아니라서 그러는 거야. 너랑 함께하는 지수만 불쌍하니까.”남의 가정을 파탄 내고 남의 아내를 빼앗으려 하면서도 송승우는 마치 자신이 옳다는 듯 당당하기만 했다.하지만 그 말에 송문수는 어떠한 반박도 하지 않았다.사실은 반박할 필요성을 못 느낀 것이었다.한번 생각을 굳히면 절대 흔들리지 않는 송승우임을 알기에 그한테 저는 언제까지나 하지수에게 한참 못 미치는 인간일 뿐이었다.“난 지수한테 더 안정된 가정을 줄 수 있어. 너처럼 다른 여자들 끼고 다니는 게 아니라 지수만 아껴줄 거라고. 나는 어렸을 때부터 지수만 바라보면서 다른 여자한테는 손도 대지 않았어. 그런데 넌, 너무 더럽잖아.”송승우는 제 동생의 입장 따위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송문수를 무참히 짓밟아버렸다.송승우의 말대로 예전의 송문수는 한없이 더러운 사람이었다.하지만 송문수는 자신이 바뀔 수 있다고 믿었다.하지수를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고 믿었는데 송승우의 말을 들어보니 그 모든 게 저만의 어리석은 생각인 것 같았다.“지금은 지수 찾지 말고 몸 회복하는 데만 집중해. 너 다 낫고 나면 지수는 내가 알아서 놓아줄게.”그래서 송문수는 구질구질한 변명대신 확실한 약속을 했다.그 말을 들은 송승우는 의외라는 듯 송문수를 바라보았다.물론 예전의 송문수는 헤프기 짝이 없는 사람이었지만 송승우도 바보는 아니었기에 하지수를 향한 송문수의 마음이 진심이라는 건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그 마음이 진심이라서 송승우에게는 더 위협적이게 느껴졌던 것이고 그래서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84화

    둘의 대화는 들리지 않았지만 송승우가 흥분하는 모습을 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던 허영지는 바로 들어가서 송문수를 말리려 했다.하지만 송기명은 그런 아내를 붙잡았다.“이거 놔요.”“문수 들여보냈으면 애 좀 믿어봅시다. 문수 말대로 승우도 이젠 현실을 받아들여야죠.”송기명의 단호한 말에 허영지는 며칠 동안 하도 울어 빨갛게 부어오른 눈시울 한 채 그를 올려다봤다.저를 막는 게 분했지만 다 맞는 말이라 허영지는 결국 이를 악물면서 침묵을 지킬 수밖에 없었다.한편 중환자실에서는 송승우가 눈을 시퍼렇게 뜨고 송문수를 향해 소리치고 있었다.“계속 말 반복하게 하지 말고 하지수 데려오라고! 지수 못 만나게 하면 나 치료도 안 받고...”“송승우, 네가 그러고도 남자야?”하지만 송문수도 그에 지지 않고 눈을 똑바로 뜨며 송승우의 망언을 맞받아쳤다.“어디서 그런 같잖은 협박을 해! 네 말 한마디면 가족들 다 전전긍긍해 하는 걸 뻔히 알면서, 다들 너 걱정하는 사람들뿐이라 네 그런 치기 어린 협박이 먹히긴 하겠지. 그런데 너 그 소리 듣고 있는 사람들 심정이 어떨지 한 번이라도 생각해본 적 있어?”송승우는 이번에도 말을 잇지 못했다.“너 하나 때문에 엄마 아빠가 얼마나 힘들어하시는지는 알아? 엄마 며칠 동안 울기만 해서 눈 다 부은 거 아냐고! 꾸미는 걸 그렇게 좋아하시는 분이 본인 몸은 신경도 안 쓰셔, 평생 울지 않던 아빠는 너 때문에 눈물을 다 보이셨다고.”“그만해, 듣기 싫어.”“듣기 싫어도 들어.”송승우가 힘들어했지만 송문수는 이번에야말로 뒤틀린 그의 심보를 바로잡겠다는 생각으로 말을 이었다.“오늘도 너 때문에 부모님 싸우셨어, 지금 너 하나 때문에 온 가족이 고통받고 있다고. 지금 이렇게 가슴앓이하다가 너 낫고 난 다음에 가족들 하나둘씩 쓰러져야 만족할 거야?”“어제 내가 엄마랑 싸워서 지수는 잠도 못 자고 여기서 너 지켰어. 저녁에도 엄마 아빠 몸 걱정된다고 혼자서 밤을 새웠다고. 그러다가 이제 한 시간 잤는데 그런 애를 불러내? 그게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83화

    송문수는 무음 모드로 바꿔놓은 핸드폰을 하지수의 머리맡에 놓아두고는 호텔 방을 나섰다.잠귀가 워낙 밝은 탓에 평소 같았으면 벨 소리만 울려도 눈을 떴을 하지수가 아직까지도 곤히 자고 있다는 건 어제 정말 많이 피곤했다는 뜻이기에 송문수는 괜스레 마음이 아파왔다.병원에 도착한 송문수는 잠깐 사이에 많이 늙은 부모님을 마주하게 됐는데 허영지는 여전히 울고 있었고 그녀와 다툰 송기명은 아내를 달래지도 않고 멀찍이 떨어져 있었다.그들에게로 다가간 송문수는 바로 본론부터 말했다.“제가 송승우 만나고 올게요.”그의 말에 고개를 들던 허영지와 송기명은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사실 그들도 송승우가 걸핏하면 하지수를 찾아대는 게 너무하다는 생각은 했지만 아픈 아들을 거절할 수가 없어 그를 맞춰주고 있었던 것이다.그래서 그 악역을 자처하고 나선 송문수를 굳이 막지 않았던 것이다.빠르게 무균복으로 갈아입은 송문수는 중환자실로 들어가기 전 간호사에게 송승우의 상태에 대해 물었다.모든 수치들은 이미 안정된 상태라서 생명에 지장은 없겠지만 정서적으로는 아직도 많이 불안하니 중환자실에서 며칠 더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간호사의 말을 들으며 안으로 들어간 송문수는 마침내 송승우를 맞이하게 됐다.눈을 돌리던 송승우는 제 시야에 들어온 게 송문수인 걸 확인하자마자 표정을 굳혔다.칭칭 감긴 붕대 때문에 얼굴이 잘 보이지도 않았지만 송문수는 그의 표정 변화를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지수 만날 거야.”“지수 네 병실 앞에서 밤까지 새고 좀 전에 호텔로 돌아갔어.”“네 욕심만 채우고 지수는 네 병실 앞에서 죽게 만들 생각이야?”구구절절 다 맞는 말이었기에 송승우는 난감하긴 했지만 자신은 병실에 누워있는 환자이기에 이 정도 특권은 누려도 된다는 생각으로 한 번 더 이기적인 말을 내뱉었다.“지수 보고 싶어.”“안된다고 얘기했어.”“지수 보고 싶다고!”송문수가 한 자 한 자 힘을 주어 거절의 뜻을 전하자 송승우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소리를 지르며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82화

    꼬박 하루를 지새운 하지수는 침대에 눕자마자 잠들었지만 어젯밤 눈이라도 붙였던 송문수는 졸리지 않아 한참을 누워있었음에도 잠에 들 수가 없었다.그래서 송문수는 팔을 베고 누워 곤히 자고 있는 하지수의 얼굴을 빤히 들여다보고 있었다.앞으로 이렇게 가까이에서 하지수를 볼 날이 얼마나 될지 송문수는 알 수 없었다.본인이 원하는 건 뭐든 쟁취하는 송승우에게 자신은 상대조차 되지 않는다는 걸 알기에 그는 언젠가는 하지수도 송승우의 차지가 될 거란 걸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이 순간만큼은 하지수 옆에 있는 사람이 자신이었기에 송문수는 그녀의 이마에 가벼운 입맞춤을 했다.그 짧은 입맞춤에도 심장이 요동을 치자 송문수는 애써 마른 침을 삼켜내며 당장이라도 그녀를 끌어안고 싶은 마음을 잠재웠다.송문수는 할 수만 있다면 정말이지 그녀를 품에 안고 영원히 놓아주고 싶지 않았다.그렇게 송문수가 하지수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을 때, 하지수의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려왔다.다급히 소리를 죽이고 화면을 본 송문수는 허영지에게서 결려온 전화임을 확인하고는 잠시 고민하다가 창문 쪽으로 다가가 나지막하게 말했다.“여보세요.”하지수가 아닌 송문수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허영지는 다급히 물었다.“지수는 어딨어?”“지수 자요.”“승우가 지수 보고 싶대, 병원으로 좀 데리고 와.”당당하게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제 엄마에 송문수는 화를 꾹꾹 눌러 담으며 말했다.“병원에서 나왔을 때 이미 8시 넘었는데 아직 10시밖에 안 됐어요. 지수도 한 시간밖에 못 잤다고요.”“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아빠도 아까 쓰러지는 사람 없게 각자 몸 잘 챙겨야 한다고 하셨잖아요. 지수 어제 온종일 잠도 못 잤는데 어떻게 지금 병원으로 보내요? 얘도 사람이에요, 무리하면 아픈 사람이라고요.”“승우가 꼭 지수를 봐야겠다는데 어떡해 그럼.”송문수의 말에 허영지도 답답하다는 듯 대꾸했다.사실 그녀도 하지수가 걱정되긴 했지만 지금은 송승우를 진정시키는 게 우선이었기에 그의 부탁을 차마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81화

    소이연과 육현경이 떠나니 송씨 일가 사이에는 어색한 기류가 흘렀다.송문수를 한번 보던 허영지와 송기명은 하지수를 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지수 아침 안 먹었지? 이것 좀 먹어봐.”“감사합니다.”시어머니를 향해 웃어 보인 하지수는 송문수의 손을 잡아끌며 말했다.“문수 씨도 일찍 오느라 못 먹었을 텐데 같이 먹어.”하지만 들려오는 건 차가운 거절뿐이었다.“난 배 안 고파.”“배 안 고파도 먹어야지, 안 그러면 속 다 상해.”송문수의 거절에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물어보는 하지수였지만 송문수는 끝내 고개를 저어버렸다.“밥 생각 없어.”그때 음식들을 의자에 내려놓은 허영지가 고개도 들지 않고 담담히 말했다.“많이 사서 지수 혼자 다 못 먹어. 너도 같이 먹어.”갑작스러운 제 어머니의 말에 잠시 당황하며 눈을 돌리던 송문수는 이번에는 차마 거절하지 못했다.제가 몇 번이나 말해도 꿈쩍 않던 사람이 어머니의 말에는 고분고분한 걸 보며 하지수는 화가 나기는커녕 그런 송문수가 안쓰러워 보였다.송문수를 알면 알수록 그의 외로움이 너무 적나라하게 보여서 마음이 아팠다.어제도 잘못한 건 허영지인데 아무런 사과도 없이 그저 밥을 먹으라는 말 한마디 했다고 다시 순한 양으로 돌아오는 걸 보면 송문수는 참 아직까지도 가족의 사랑을 고파하는 것 같았다.송문수와 하지수가 밥을 먹느라 의자에 앉아있을 때, 옆에서 보던 송기명이 문득 입을 열었다.“밥 먹고 얼른 호텔가서 좀 쉬어, 낮에는 우리 둘이 승우 옆에 있을게. 우리도 나이가 드니까 밤은 못 새겠다, 고생했어 둘 다.”“괜찮아요 아버님, 고비만 잘 넘기면 되는데요 뭘.”“호텔가면 병원 일은 신경 쓰지 말고 푹 자. 몸부터 챙겨야지, 이런 상황에 쓰러지면 큰일이잖아.”“네.”계속 웃으며 대답하는 하지수와 달리 송문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그렇게 밥을 다 먹은 둘은 바로 병원을 나서서 택시를 타고 호텔로 향했다.마침내 둘만 있게 되자 하지수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어머님 아버님도 어제 일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80화

    “그래요 그럼.”소이연과 대화를 나누던 하지수는 그들을 데리고 중환자실로 향했다.유리창을 통해 침대에 누워있는 송승우를 보던 소이연은 자연스레 안쓰러운 표정을 지었다.물론 그녀가 송승우와 이렇다 할 친분이 있는 것도 아니고 워낙 친구를 사귀기 싫어하는 송승우 때문에 육현경이 송승우와 친한 것도 아니었지만 사람 대 사람으로 안쓰럽긴 했다.다들 송승우보다는 어렸기에 송승우는 어릴 적부터 그들을 꼬맹이라 칭하며 거들떠보지도 않았었다.그래서 좋은 감정이랄 것도 없었지만 송승우가 그들의 가장 친한 친구인 송문수의 친형이라 육현경은 도의상 아내와 함께 여기까지 온 것이었다.“승우 씨는 지금 어떤 상태에요?”“많이 좋아졌어요. 전에는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는데 가족들이 기다리는 거 알고 이젠 조금씩 마음 추스르더라고요. 그래도 아직은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 같아요.”누구라도 그럴 것 같아 소이연은 침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래도 난 승우 오빠 믿어요, 어릴 때부터 강한 사람이었으니까 마음 추스르고 나면 다시 잘 지낼 거에요.”육현경 옆에서 송승우를 긍정하는 하지수의 말을 듣던 송문수는 또다시 씁쓸해졌다.하지수를 포함한 모두가 송승우는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에 반해 저는 그저 생겼으니 낳은 존재 같았다.“그럼 다행이죠. 그래도 본인 마음이 가장 중요하니까 지수 씨도 너무 급해 하진 말고 송승우 씨한테 믿고 맡겨봐요. 누구나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거 아니겠어요?”직설적으로 말하진 않았지만 소이연이 전하고자 하는 건 아무리 송승우가 중요하다 해도 그와 너무 가깝게 지내면 불필요한 오해가 만들어질 테니 조심하라는 뜻이었다.“그래야죠.”그녀의 말을 제대로 이해한 하지수도 깊은 공감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하지수가 사실 송승우가 중환자실에서 나가면 그에게 혼자만의 시간을 주려고 마음먹고 있었다.옆에서 아무리 응원을 한다고 한들 본인이 결심이 서지 않으면 모든 건 다 헛수고였기 때문이다.그들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있을 때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79화

    중환자실 안에서 서로의 손을 꼭 잡고 있는 하지수와 송승우를 보니, 관심과 안쓰러움이 가득한 눈으로 송승우를 바라보는 하지수를 보니 이곳에 괜히 온 것만 같았다.자신이 오지 말아야 할 데를 온 것만 같아 그는 조용히 중환자실 복도를 벗어났지만 그렇다고 떠나진 않고 복도의 끝에서 하지수가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그리고는 그녀가 나올 때 금방 도착한 사람처럼 그녀의 앞에 나타났다.하지수는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송문수에 아주 기뻐하며 그를 향해 달려갔다.“문수 씨, 여긴 왜 왔어?”하지만 하지수의 말을 들은 송문수는 그녀의 기쁨이 불만 같아 보였다, 마치 자신을 불청객 취급하는 것 같았다.“교대할래?”“아니.”1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하는 하지수에 역시나 자신이 괜한 오지랖을 부렸다고 확신한 송문수는 피식 웃으며 자리를 뜨려 했는데 그 순간 하지수가 해명을 해왔다.“내 말은 문수 씨랑 같이 있고 싶다는 말이었어. 어머님 아버님이랑 교대하자.”송문수가 오늘따라 이상한 것 같았지만 하지수는 어제 허영지와 다툰 일로 아직도 마음 상해 있는 거라고 생각하며 자연스레 그의 손을 잡았다.그녀와 함께 의자에 앉은 송문수는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끝내 아무 말도 못 하고 입을 다물어버렸다.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하지수에게 서운했던 마음이 사라지는 건 아니었기에 송문수는 제 옆에 딱 붙어 앉은 하지수의 몸이 본인 쪽으로 기울 때마다 무표정으로 조심스레 거리를 벌리고 있었다.“어제 술 마신 거 아니었어? 취해서 못 일어날 줄 알았는데 어떻게 이렇게 빨리 온 거야?”“많이 안 마셔서 안 취했어.”“그렇구나.”마음 내키는 대로 일을 처리하던 예전의 송문수와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에 하지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어제 네가 이연 씨한테 나 찾아달라고 부탁한 거야?”천우진이 바에 있는 저를 찾아왔을 때부터 송문수는 핸드폰도 안 가지고 나간 저를 찾기 위해 하지수가 소이연에게 부탁한 것임을 눈치채고 있었다.“응, 당신이 너무 걱정돼서 이연 언니한테 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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