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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화 시간을 늘려주다

윤기태는 곧장 구석에 있는 사람들에게로 걸어가 권재민이 한 말을 그대로 전했다.

“대표님이 이번 한 번만 용서해 주겠다고 하십니다.”

“감사합니다! 윤 비서님, 권 대표님, 정말 감사합니다!”

단비 같은 한마디에 그들은 잔뜩 흥분한 눈빛으로 당장이라도 윤기태의 다리를 잡고 절할 기세로 연신 인사했다.

그런데 그때.

“하지만…….”

때마침 말머리를 돌리는 윤기태의 행동에 그들은 따라서 숨을 죽였다. 다음에 뭔 말이 튀어나올지 몰라 잔뜩 긴장한 모습들이었다.

그리고 역시나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그들의 표정을 굳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대표님께서 7억 6천만 원을 배상하라고 하셨습니다. 그 와인은 유럽에서 경매로 낙찰받은 거라 이 가격이 확실합니다. 다들 협조해 주리라 믿겠습니다.”

심지어 세 남자는 식은땀을 줄줄 흘리며 말까지 더듬었다.

“저기…… 권 대표님께서 혹시 저희한테 시간을 좀 더 늘려줄 수는 없으신지?”

“시간을 늘려달라고요?”

윤기태는 눈살을 찌푸렸다.

“가격대로만 배상하라고 한 것도 이미 많이 봐준 겁니다. 구하기 어려워 부르는 게 값인 술을 깼는데, 만약 진짜로 따지고 든다면 그 가격만 배상하라고 하지 않았을 겁니다. 오늘 시간도 넉넉한데 바로 지불하시죠.”

세 남자는 한참 동안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 모습에 윤기태는 더 이상 좋은 태도로 말하지 않았다.

“왜 아무 대답없죠?”

한참 이어진 침묵 끝에 세 남자는 결국 낮은 소리로 자기들 아내를 불렀다.

“아까 그 여자가 동창이라며? 권 대표님이 그 여자 남편이니 얼른 가서 사정해 봐.”

세 여자는 그 말에 얼른 강윤아 쪽으로 달려가 그녀 앞에 “털썩” 무릎 꿇었다.

강윤아는 그녀들을 못마땅하게 생각했지만 솔직히 이렇게까지 저자세로 나오는 모습에 살짝 멍해졌다.

하지만 그녀가 말하기도 전에 송인애가 먼저 입을 열었다.

“윤아야, 아까는 우리가 미안했어. 우리 한 번만 봐주라.”

“그래, 윤아야. 우리도 그 와인이 그렇게 비싼 건 줄 몰랐어. 게다가 일부러 그런 거 아니니 제발 권 대표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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