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호의 말이 채 끝나기 전에 우여진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그녀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달아올랐고 벌레를 먹는 것처럼 괴로워했다.“좋아요. 이 도우가 저런 사람을 위해 우리 요족과 척지겠다고 하니 후회하지 않기를 바라요.”그녀는 두 주먹을 불끈 쥐면서 쏘아붙였다. 가슴이 오르내리는 것이 분명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분노를 꾹 참고 있는 것이었다. 다만 이태호의 무서운 전투력 때문에 덤비지 못하고 으름장만 놓을 수밖에 없었다.“우리 요족과 원수가 되면 제명에 죽지 못할 거예요.”말을 마친 우여진은 결인을 하자 크기가 산만 한 성공 거수는 곧바로 멀리 날아갔다.잠시 후에 그녀와 성공 거수는 사람들의 시야에서 사라졌다.우여진이 떠난 것을 보자 얼굴이 백지장처럼 새하얗고 입가에 피를 흐르며 생명이 위태로워진 여경구는 탁한 기운을 내뱉은 후 드디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는 원래 이태호가 자기를 구하기 위해 요족과 같은 대세력과 척지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었다.그와 이태호는 친분이 별로 없는 일반 사형제의 관계였으니까.허무맹랑한 신선으로 될 수 있는 기연이라도 자신이라면 심사숙고했을 것이다.정신을 차린 여경구는 이태호를 향해 공손하게 포권을 취하면서 허리를 굽혔다.“목숨을 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형이 나서지 않았다면 지금 저는 백골로 되었을 겁니다.”여경구는 거짓이 아닌 진심 어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우여진의 내공이 자기보다 두 경지나 높은 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이고 또 두 부하와 성공 거수가 옆에 있어서 이제 내공을 완성한 2급 경지인 그로서는 절대로 반항할 수 없었다.여경구의 감사에 이태호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상대방을 향해 손을 휘젓자 보이지 않는 힘이 허리를 굽힌 여경구를 부축해서 일으켰다.“괜찮소. 같은 동문 사형제 사이에 상부상조해야죠.”이태호는 미소를 머금고 사물 반지에서 상처 치료용 단약 두 알을 꺼내고 여경구에게 던졌다.이태호의 단약을 받은 여경구는 바로 입에 넣었다.순식간에, 순수한 약효가 팽배한 영력으
이태호도 고개를 끄덕이며 채유정의 말에 동의하였다. 그는 미소를 지으면서 담담하게 말하였다.“채 도우의 말에 일리가 있어요. 지금은 요족 수사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돼요.”방금 여경구가 신선으로 비승하는 기연이 있다는 말에 이태호는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물었다.“참,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는 기연이 도대체 무엇이길래 요족 수사의 추격까지 받았어요?”옆에 있는 채유정도 고개를 들고 바라보았다.그녀는 전에도 명씨 가문의 추격을 받았는데 이태호의 도움으로 살아났다.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쯤은 이미 죽었을지 모른다.그녀가 명씨 가문의 추격을 받은 이유는 성공 전장에 들어온 후 우연히 지난번에 성공 전장이 열릴 때 들어온 명씨 가문 제자가 남긴 사물 반지를 발견했고 그중에서 유리선금과 관련된 단서를 얻었기 때문이다.성왕급 대능력자도 눈독을 들이는 유리선금이기에 채유정은 명씨 가문의 추격을 받게 된 것이다. 지금 눈앞의 여경구도 분명히 그때의 자기와 비슷한 상황이었다.그녀는 속으로 여경구가 발견한 기연이 자기가 당시에 얻은 유리선금과 관련된 기연과 크게 뒤지지 않으리라고 추측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요족이 끈질기게 추격하지 않았을 것이니까.더더욱 살신 이태호을 알아보고도 이태호에게 여경구를 내놓으라는 압력을 넣지 않았을 것이다.여경구는 자신을 바라보는 두 사람의 시선을 느끼자 바로 사물 반지에서 옥간 하나를 꺼냈다.그는 공손히 이 자주색 옥간을 이태호에게 주면서 말했다.“태호 사형, 제가 성공 전장에 들어올 때 우연히 뇌택의 땅에서 온 요족 수사를 만났어요. 그 수사는 내공이 높지 않지만 많은 보물을 가지고 있어서...”이태호는 여경구의 이야기를 통해 이 옥간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여경구의 운도 정말 폭발적으로 좋았다.그가 성공 전장에 들어온 후 우연히 우시월이란 요족 수사를 만났는데 뇌택의 땅에 있는 청구 구미호 일족의 소주였다.뇌택의 땅에서 사는 요족은 인간 세계와 완전히 다른 질서를 갖고 있다.그쪽은 혈맥의 힘을 가장 중요시했
호족은 이번에 성공 전장에 들어온 후 몰래 그 지도를 통해 기연을 찾으려고 했는데 성공 전장에 들어서자마자 여경구를 만났고 그에게 빼앗겼다.여경구는 지도를 얻은 후 3대 성역에 들어가서 찾으려고 했지만 청구 호족의 추격을 받게 되었다.여경구의 말을 들은 후 이태호는 여경구의 폭발적으로 좋은 운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아무나 만난 요족 수사에게서 이런 기연을 얻을 수 있으니.그를 더욱 흥분하게 만든 것은 여경구의 말에 따르면, 이 기연은 수백 년 전에 창란 세계를 뒤흔든 신비로운 산수가 남긴 것이라는 것이었다.그는 태일종에서 나봉과 얘기할 때 수백 년 전에 창란 세계를 뒤흔든 신비로운 산수가 바로 그의 스승인 미친 어르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리고 그는 자신과 대장로 등을 데리고 창란 세계에 온 소흑초도 아마 이 성공 전장에서 나온 것이고 심지어 선계와 관련이 있을 것이고 의심했다.이런 생각에 이태호는 지체할세라 이 자주색 옥간을 이마에 바짝 대고 지도에 있는 정보를 확인하였다.잠시 후에 이태호의 입술을 타고 짙은 숨결이 흘러나왔다.옥간 위에 새겨진 글씨체를 보자, 그는 단번에 이 옥간은 확실히 어르신이 남긴 필기라는 것을 알아챘다.옥간의 기록에 따르면 어르신은 북두 고성(北斗古星)에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는 기연을 찾을 수 있는 물건을 두었다고 한다. 당시에 그는 바로 이 물건을 빌어 기연을 얻고 신선으로 비승했다는 것이다.“북두 고성, 성공 고전... 보아하니 성공 전장에 많은 비밀이 숨어 있군.”이태호는 머리를 흔들고 사색을 멈춘 후 정중하게 옥간을 사물 반지에 넣었다.그는 고개를 돌려 상처를 치료 중인 여경구를 보면서 차분하게 말했다.“확실히 큰 기연이네요. 여 사제, 빨리 상처를 치료하고 같이 북두 고성으로 갑시다. 보물을 발견하면 한몫 챙겨줄게요.”이태호는 절대로 탐욕스러운 사람이 아니었다. 천재지보를 발견하면 자기는 큰 몫을 챙기고 채유정과 여경구에게는 작은 몫이라도 챙겨줄 것이다.이 기연은 여경구가 발견한 것이고 자
북두 성역. 어느 캄캄한 허공의 틈새 앞에서 무수한 구천강풍과 공간 난류가 부서진 공간에서 쏟아져 나왔고 주변에 무시무시한 지수풍화(地水風火)로 구성된 장막을 형성하였다.지금 허공의 틈새 앞에서 우여진이 땅에 엎드려 있었다. 그녀는 사시나무처럼 벌벌 떨었고 지극히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주변에 10여 명의 짙은 요기를 내뿜은 요족 수사들이 태연스러운 표정으로 무릎을 꿇고 있는 우여진을 훑어보았다.이 중에 무표정으로 바라보는 자가 있고 조소와 멸시로 찬 눈빛으로 바라보는 자도 있었다.하지만 예외 없이 나서서 그녀를 도와주는 자가 없었다.일시에 현장의 분위기기가 아주 기괴하였다.우여진이 무릎을 꿇은 지 얼마나 지났는지 모르고 있을 때 매력적이면서도 굵은 목소리가 허공 틈새에서 전해왔다.“실패했어?”이어서 준수한 외모에 이마에 뿔이 달린 남성이 허공 틈새에서 난폭하게 휘몰아친 구천강풍과 공간 난류를 무시하고 느긋느긋하게 걸어 나왔다.이자는 키가 8척이고 체구가 건장하며 얼굴의 윤곽이 뚜렷하고 날카로운 눈썹과 별처럼 밝은 눈을 가지고 있었다. 그의 눈빛은 마치 사람의 마음을 꿰뚫을 수 있는 것처럼 예리했다.그는 황금빛 장포를 휘둘렀고 구름이 수놓은 장화를 신었으며 금발은 비취 비녀로 가볍게 올렸고 몇 오리의 머리카락은 이마 앞에 드리워졌는데 바람에 가볍게 흩날렸다. 진중하고 의젓한 걸음걸이에서 지위가 높은 권력자의 기세를 느낄 수 있었다.우여진의 앞에 도착한 후, 오수혁은 앉아서 그녀의 턱을 살짝 잡으면서 실망스러운 듯한 말투로 말했다.“정말 실망이군. 고작 2급 성자 경지의 수사도 잡아 올 수 없다니. 네가 정말 청구 호족의 천교라는 것이 믿기 어렵군.”“이태자, 저의 잘못이 아닙니다. 중간에 이태호가 갑자기 나타나서 간섭을 한 바람에 저희 청구 호족의 두 자제도 죽었습니다...”우여진은 얼굴에 공포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그녀는 눈앞의 오수혁이 얼마나 냉혹한지 알고 있었다.지금 뇌택의 땅에서 젊은 세대, 심지어 윗세대도 오수혁을 따랐다.
요족에서 지위의 격차가 바로 이렇게 분명하게 나타났다.강대한 실력이 있으면 모든 요족을 통치하는 요황으로 될 수 있다.하지만 실력이 없다면 요황의 발밑에 엎드려야 하고 고개를 들 자격조차 없을 수 있다.우여진이 놀란 토끼처럼 벌벌 떨고 있는 것을 보자 오수혁은 입꼬리를 올리면서 상대방의 매끈한 턱을 가볍게 어루만지면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응? 이태호? 어디서 들어본 듯한 이름이네.”그의 말이 끝나자 옆에서 우람한 체구에 산처럼 건장한 남자가 나서서 말했다.“이태자, 얼마전에 황천성지의 주용수와 명씨 가문의 소주 명해성을 죽인 수사입니다. 이 인간이 3급 성자 경지의 내공으로 5급 성자급 수사를 죽여서 성공 전장에서 큰 파문을 일으켰다고 합니다.”이 말을 듣자 오수혁은 그제야 생각났다는 표정을 지었다.“그 사람이었어?”그래서 다시 고개를 돌려 우여진을 바라보면서 싱긋 웃으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그렇다면 오늘 네 요골을 뽑지는 않을게.”요골을 뽑는 것은 요족 수사에 대한 가장 가혹한 형벌과 다름없었다. 이런 혹형을 감당할 수 있는 요족 수사가 없을 것이다. 요골을 뽑은 요족 수사는 내공이 정체되고 영원히 정진할 수 없게 된다.참혹한 형벌을 피한 우여진은 드디어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되었다. 그녀는 작은 입을 벌리면서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셨다.그러나 오수혁의 목소리가 우여진의 귓가에 울려 퍼졌을 때 그녀는 상고 시대의 빙원에 있는 것처럼 아름다운 얼굴이 순식간에 백지장처럼 하얗게 질렸고 이마에서 콩알만 한 식은땀이 맺혔다.“그러나 호족은 성공 고전에 관한 단서가 있으면서 보고하지 않았어. 청구 호족이 딴마음을 품고 있으니, 내가 어찌 안심할 수 있겠는가?”오수혁은 담담한 말투로 말하면서 우여진을 내려다보았다. 그의 황금색 눈동자는 뱀처럼 지극히 차가운 빛을 발산했고 7급 성자 경지의 기운은 난폭한 태풍처럼 무자비하게 우여진을 향해 덮쳤고 짓눌렀다.아연실색한 우여진은 공포에 질려 사시나무처럼 벌벌 떨면서 빌었다.“이, 이
현장의 사람들이 백 장이나 된 흑룡이 허공을 뚫고 사라진 모습을 보고 나서 모두 오수혁을 바라보았다.이때 누군가 물었다.“태자 전하, 오현 혼자 가도 괜찮을까요?”이에 오수혁은 이태호가 3급 성자 경지의 내공으로 5급 성자 경지인 명씨 가문의 소주 명해성과 황천성지의 주용수를 죽인 것을 떠올리면서 이태호는 어느 정도 실력이 가졌기에 자기보다 경지가 높은 수사들을 죽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비록 그는 6급 성자 경지의 내공을 가진 오현의 실력에 자신이 있지만 그래도 무슨 일을 하든 충분한 준비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우리 요족의 물건을 쉽사리 가져가게 할 수 없지. 그렇다면 자네들은 제자 몇 명을 더 보내서 오현을 도와주고 동시에 3대 성역에 수배령을 내려.”3대 성역에 수배령을 내리면 성공 전장에 들어온 각 성지, 동황 세가 등 대세력은 요족과 이태호가 원수를 지은 것을 알고 이태호가 도망갈 길을 막을 수 있다.“네!”주변의 요족 수사들은 오수혁의 말을 듣고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이번에 호족이 빼앗긴 지도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그들도 잘 알고 있었다. 이것은 최근 수백 년 동안 유일하게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는 기연을 얻은 신비로운 산수가 남긴 전승과 관련된 단서이기 때문이었다.오수혁은 현재 요족의 천교로서 3급 성자급 수사 따위가 이 기연을 가져가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그것은 신선으로 될 수 있는 기연이니까.오수혁이 용족에서 가장 고귀한 금룡 혈맥을 가지고 있더라도 신선으로 되려면 수많은 시련을 겪어야 했다. 지금 지름길이 눈앞에 있는데 어떻게 마음이 동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그는 오현이 사라진 방향에서 시선을 돌린 후 무릎을 꿇고 있는 우여진을 내려다보면서 눈을 가늘게 뜨고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잠시 후에 그는 눈을 꼭 감고 중얼거렸다.“수백 년 전에 명성이 자자한 산수가 남긴 것이 성공 고전의 영패인지 모르겠네.”성공 고전은 바로 성공 전장의 가장 큰 기연이었다.3대 성역 내부의 환경이 열악하고 공간 난류
지금 별하늘에서 빠르게 날아가고 있는 이태호는 아직 위험이 다가오고 있는 것을 모르고 있다.그와 여경구, 채유정은 짧은 휴식을 취한 후 지도의 안내에 따라 곧바로 북두 고성을 향해 날아갔다.북두 성역의 범위는 넓지만 진정한 고성(古星)은 천추(天樞), 천선(天璇), 천기(天璣), 천권(天權), 옥형(玉衡), 개양(開陽)과 요광(搖光) 등 7개만 있다.이 7개 큰 별은 북두 성역 내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웅장하고 아름다운 별이었다.이태호 일행의 목적지는 바로 북두 고성인 7개 별 중의 두 번째, 천선성이었다.천선성에서 멀지 않은 곳에 이른 이태호는 허공에 멈춰 섰다. 그는 시야에 나타난 이 커다란 별을 바라보면서 자주색 옥간을 꺼내고 안내 경로를 대조하고 나서 기쁜 표정으로 여경구와 채유정에게 말했다.“이곳이 맞을 겁니다.”이에 채유정은 호기심으로 가득 찬 푸른 눈으로 겉보기에 평범한 천선성을 살펴보았다.잠시 지켜본 후 그녀는 물었다.“이 도우, 정말 이곳이 맞아요?”그녀가 보기에 천선성은 기연이 존재할 것 같지 않았다. 지극히 평범하고 황폐한 기운이 가득한 별에 불과했다.이태호는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내려가 보면 알겠죠.”말을 마치자 그가 먼저 내려갔다. 그는 하늘에서 떨어진 별똥별처럼 공기를 가르고 귀가에 스쳐 지나가는 맹렬한 바람 소리를 들으면서 천선성에 도착했다.천선성의 표면은 모두 황사로 뒤덮지 않았지만 황량한 사막 고비였고 소량의 녹색 식물만 자라고 있었다.천선성에 이른 이태호는 지극히 빠른 속도로 신식을 방출해서 이 별의 곳곳을 수색했다.이윽고 그는 이 별의 다른 쪽에 공간 파동을 발산한 큰 산을 발견했다.이에 이태호는 기쁨을 금치 못했다. 그는 이곳이 바로 지도에서 표시한 기연이 숨어 있는 곳이라고 추측했다.그는 곧바로 그 산을 향해 날아갔다.잠시 후, 그는 큰 산의 앞에 도착했다. 고개를 들어 보니 산 중턱에 각진 동굴 하나가 보였는데, 그 위에 진법 금제로 뒤덮였다. 이를 보고 그는 만면에 희색을 띠었다.
“콰르릉!”진법이 해제되면서 동굴이 드디어 진모습을 드러냈다.이태호는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바로 동굴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갔다.동굴 내부에 들어온 후 그는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고 환하게 밝은 곳이라는 것을 발견했다.동굴의 중앙부에 다섯 개의 축대가 놓여 있고 각 축대는 금제로 봉쇄되어 있었다.강력한 신식 덕분에 이태호는 축대 내부의 물건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첫 번째 축대 위에는 여경구가 준 것과 똑같은 옥간이 있다.두 번째 축대 위에는 손바닥만 한 소책자가 있는데 공법이나 무기 신통인 것 같다.세 번째 축대 위에는 손바닥만 하고 온통 검은색이며 가장자리는 투각 기법으로 깎은 도금으로 장식된 매우 질박하고 평범한 영패 하나가 조용히 놓여 있다. 네 번째 축대 위에는 엄지손가락만 한 노란 단약이었다. 단약 위의 문양과 도운의 금실을 보면 최상급 7급 단약 천령단인 것 같았다. 성자급 수사가 먹으면 한두 개의 작은 경지를 돌파할 수 있다.다섯 번째 축대 위에는 작은 흰 도자기 병이 있는데 병 입구에서 짙은 별빛이 은은하게 뿜어져 나왔다.이태호의 뒤를 따라서 들어온 채유정과 여경구는 동굴 내의 다섯 개 보물을 보자 너무 기쁜 나머지 호흡이 가빠졌다.흥분이 가라앉은 후 여경구는 기쁜 표정을 지었지만 심란한 기색도 드러냈다.이를 본 이태호는 입꼬리를 올리면서 말했다.“당신들의 몫도 있어요.”그는 혼자 독식하려는 생각은 없었다.물론 독식하면 좋겠지만 마지막에 외톨이가 될지도 모른다.더군다나 이 천선성의 지도는 여경구가 준 것인데 아무래도 국물 정도라도 챙겨줘야 하지 않는가? 아무것도 안 주면 나중에 불화반목하고 배신을 당할 수 있다.채유정은 이런 일을 겪었기 때문에 이미 마음의 준비를 했다.여경구는 처음으로 이태호와 합작한 것이라 이태호의 말을 듣자 원래 조마조마했던 마음이 바로 안정되었다.그는 이태호를 향해 멋쩍게 웃는 모습이 다소 어수룩해 보였다.이태호는 망설이지 않고 다섯 개의 축대를 향해 손을 뻗자 4급 성자 경지의
선우정혁은 이태호에게 많은 심혈을 기울였고 큰 기대를 걸었다.이태호가 겨루기 대회에서 1위를 한 후 이미 중주 태일성지의 예비 제자로 되었으며 머지않아 중주 태일성지로 갈 수 있었다.그래서 이태호는 더 이상 작은 천남 지역에 있을 필요가 없었고 머지않아 ‘미꾸라지가 용으로' 될 수 있었다.그러나 이태호가 아직 성공 전장에서 나오지 않자, 그의 속이 쿵 내려앉았고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지 않을 수 없었다.이와 동시에 육무겸, 풍씨 가문의 가주 풍석천, 그리고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청허파 문주 맹호식, 묘음문 문주 송현아 등도 이 사실을 눈치챘다.“선우 도우, 태일종의 그 대단한 천교가 왜 아직 나타나지 않았소? 설마 성공 전장에서 죽은 건 아니오?”육무겸은 눈을 가늘게 뜨면서 입꼬리를 올렸다.이태호가 아직 나오지 않는 것을 보면 십중팔구는 좋지 않은 결과를 맞이했을 것이었다.육무겸은 육성훈과 풍민국 두 사람이 성공적으로 이태호를 성공 전장에서 제거했다고 추측했다.그렇지 않는다면 어찌 아직 나오지 않을 수 있겠는가?그의 옆에 있는 풍씨 가문의 가주 풍석천도 웃으면서 수염을 어루만졌고 눈에는 원수를 갚은 듯한 통쾌한 기색을 띠었다.풍씨 가문과 이태호의 원한이 깊지는 않았지만 이번에 육무겸이 풍민국에게 7급 파경단을 주지 않았다면 풍씨 가문은 성공 전장에 들어갈 자격조차 없었다.풍석천은 이태호의 죽음을 기쁘게 생각했다.어쨌든 전에 이태호는 자신의 타고난 자질을 믿고 건방지게 굴었으며 조씨 가문의 소주를 죽였고 천남 수행계의 안정과 평화를 뒤흔들었다.이태호를 일찍이 처치하지 않고 그가 대능력자로 되면 풍씨 가문이 무사하지 못할 것이었다.이렇게 생각한 풍석천은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말했다.“선우 도우, 이태호가 아직 나타나지 않는 걸 보니 다른 천교의 손에 죽었을 가능성이 높구려.”이에 선우정혁은 냉랭한 표정으로 차분하게 말했다.“허공 통로가 아직 닫히기 전에 섣불리 그런 말을 하지 마시오.”주변에 있는 성왕급 수사들은 선우정혁의 말을 듣고
육성훈과 고준서는 아직 이태호가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는 선연(仙緣)을 얻었다는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옆에 있는 선우정혁은 태일종의 천교들이 성공 전장에서 죽지 않고 무사히 나온 것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태일종 종주로서 그는 성공 전장이 얼마나 위험한지 잘 알고 있었다.성공 전장에 보물과 기연이 많지만 들어간 사람들은 모두 창란 세계의 천교들이었다.예로부터 성공 전장이 열릴 때마다 적지 않은 천교들이 목숨을 잃지 않았는가?사실 성장하지 못한 천교는 천교라 할 수 없었다.선우정혁은 이런 일을 너무 많이 겪었다.그래서 고준서가 무사히 돌아온 것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된 것이었다.자기 종문에서 나간 세 천교 중에서 실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두 명이 돌아왔다.태일종은 옆에서 각각 두 제자를 파견했는데 한 명만 돌아온 청허파와 묘음문에 비해 좀 더 강했다.신소문의 문주 육무겸도 똑같은 생각이었다.육성훈은 그의 외동아들이고 젊은 나이에 2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 만약 성공 전장에서 죽게 된다면 누가 신소문을 계승하겠는가?지금 아들이 무사히 돌아온 것을 보자 그는 드디어 마음이 놓였다.육무겸은 빠르게 육성훈의 곁에 다가가서 원래 2급 성자 경지였던 아들이 지금 내공을 완성한 3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고 곧 4급 경지로 돌파할 것을 보자 만면에 희색을 띠었다.“좋아. 잘했어.”육무겸은 육성훈의 어깨를 힘껏 두드리면서 칭찬하였다.한편으로 선우정혁은 고준서도 성공 전장에서 나온 후 내공이 증가한 것을 보고 희끗희끗한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웃었다.“준서도 잘했어. 이제 곧 3급 성자 경지로 돌파하겠군. 이번에 성공 전장에서 다들 많은 수확을 얻은 모양이야.”태일종에서 고준서, 이태호와 여경구 등 총 세 명의 제자가 성공 전장에 들어갔다.지금 여경구와 고준서가 나왔고 두 사람의 내공은 모두 성공 전장에 들어가기 전보다 한 경지가 높았다.내공이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성공 전장에서 무슨 보물이나 기연이라도 얻었다면 두 사람은 장차
이태호는 진선 정혈을 수복한 후, 이 정혈의 힘을 빌어 허공에서 질서신련(秩序神鏈)을 소환하였고 천지의 이치와 규칙의 힘에 직면했다.지금 그의 내공 경지로 직접 자신의 도를 깨달을 수 없지만 천지의 규칙을 깨달을 수 있는 것만으로 그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으며 나중에 수련할 때도 많은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게 한다.물론 이런 깨달음의 과정은 그리 길지 않았다. 이태호와 진선 정혈이 서로 감응한 후 정혈은 허공을 가르고 그의 몸에 들어갔으며 질서신련을 소환할 수 있었다.게다가 지금 그는 불과 4급 성자 경지라 질서신련 위에 있는 규칙의 힘을 깨닫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조용한 허공에서 한 시간 정도 있고 난 뒤, 그는 자신의 한계에 이르렀다는 것을 알았다.여기서 계속 머물면 필연코 끝없이 휘몰아친 구천강풍과 난류에 휩쓸려 허공의 틈새에 말려들어 가게 된다.그래서 그는 즉시 체내의 정혈을 발동시켜서 별빛의 힘이 온몸을 감싸게 하였다.다음 순간, 그는 보이지 않는 힘에 이끌어 허공 통로에 끌려갔고 제자리에서 사라졌다....천남 지역에 하늘을 찌를 듯이 우뚝 솟은 산봉우리가 날카로운 검처럼 대지에 꽂혀 있었다.이 산봉우리의 산허리에 갑자기 천지가 변색하였고 하늘이 먹장구름으로 뒤덮었다.곧이어 은백색의 밝은 별빛이 하늘에서 떨어지더니 지극히 빠른 속도로 산꼭대기에서 허공 통로를 형성했다.지금 이 순간, 통로 주변에 한 달 넘게 머문 선우정혁 등은 잇달아 일어났다.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은 곧 형성된 허공 통로를 보면서 너무 긴장해서 심장이 목구멍으로 튀어 오를 듯하였다. 청색 장포를 입은 선우정혁은 속으로 중얼거렸다.‘허공 통로가 열린다는 것은 성공 전장이 끝났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우리 태일종의 천교들이 모두 무사히 빠져나올지 모르겠네.’성공 전장은 얼마나 위험한 곳인지 말할 필요도 없었다.창란 세계에 있는 각 대세력의 천교들이 모두 성공 전장에 모였고 기연들을 쟁탈하기 위해 필연코 참혹한 전쟁을 치를 것이었다.성공 전장이 열릴
이 순간, 팽배한 별빛의 힘에 감싼 수사들의 안색이 확 변했다.이는 성공 전장이 곧 끝난다는 것을 뜻하며 모든 사람은 별빛의 힘에 의해 밖으로 전송되어 나가게 된다.다음에 다시 성공 전장에 들어오려면 아마 수백 년을 더 기다려야 했다.온몸에서 무한한 성스러운 빛을 발산한 이태호를 보면서 예진기는 험상궂은 표정으로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이태호, 내 선연을 뺏어간 놈아, 죽을 때까지 가만두지 않을 거야!”“안 돼!!”이런 절규 속에 별빛의 힘이 예진기의 몸을 감싸자 그는 눈 깜짝할 사이에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 밖으로 전송된 것이 분명했다.예진기가 떠나자 주변의 수사들도 하나둘씩 별빛의 힘에 의해 밖으로 전송되기 시작했다.태일성지의 전성민은 팽배한 허공의 힘이 그의 몸을 감싸기 시작하자 그는 아쉬운 듯이 이태호를 바라보다가 마지막에 온화하게 웃으면서 이태호에게 말했다.“이 사제, 태일성지에서 기다릴게.”이에 이태호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포권을 취했다.“알겠습니다.”그의 말이 마치자 전성민은 한 장 높이의 허공 통로에 잠식되어 순식간에 제자리에서 사라졌다.한편으로, 별빛의 힘과 대항하는 용족 천교 오수혁은 살벌한 눈빛으로 이태호를 노려보았다.그는 신선으로 비승할 기연이 이태호가 가질 줄은 상상하지도 못했다.쟁탈전에 참여하지 않는 이태호가 이런 기연을 얻자, 목숨 걸고 싸웠던 오수혁은 분통 터져서 죽을 것 같았다.이태호가 족인 오현을 죽였고 지금은 자신의 기연까지 빼앗아 갔으니 그는 끝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화를 주체하지 못하였다.그가 내뿜은 살기는 천지를 뒤덮을 기세로 물밀듯이 이태호를 향해 달려갔다.“이태호, 너와 나는 이제 불구대천의 원수이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허공에서 떨어진 힘이 순식간에 오수혁의 몸을 감싸서 허공 통로로 끌어당겼고 그는 바로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멀지 않은 곳에 있는 명씨 가문의 신자 명운택은 이태호가 정혈을 얻은 것을 보자 안색이 음침하기 그지없었다. 오수혁과 예진기에 비해 명씨 가문과 이태호
성공 전장에 들어온 풍민국은 당연히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는 기연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었다.수백 년 전에 그 신비로운 산수가 이 기연을 얻은 후 수십 년 만에 비승하였다.지금 이태호도 진선 정혈을 얻었으니 100년 내에 비승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풍민국은 자신이 이태호와 갈등이 있었던 과거를 떠올리자 마음이 납덩이처럼 무거워졌고 얼굴에 핏기마저 사라져서 매우 창백해졌다....다른 쪽의 허공에 있는 채유정과 여경구는 믿기지 않다는 표정으로 멍하니 이태호를 쳐다보았다.그들은 이태호가 신선으로 비승할 기연을 획득할 줄은 상상조차 못 했다.잠시 멍을 때린 후 이태호를 향해 황급히 날아가는 예진기 등 10여 명의 성자, 신자들을 보자 채유정과 여경구는 비로소 제정신으로 돌아왔다.이태호를 바라보는 채유정의 맑은 눈동자에 경악의 빛이 서렸고 옆에 있는 여경구는 호흡이 가빠져서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그는 아직도 이태호가 이 기연을 획득했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다.그것은 진선의 정혈이었다. 진선의 도운과 법칙의 힘으로 가득 찼고 깨달을 수만 있다면 수련할 때 지름길을 갈 수 있으며 자신의 도를 터득할 수 있고 100년도 되기 전에 천겁을 거쳐서 진선으로 비승할 수 있다.이태호가 이런 귀중한 보물을 얻었다고 하니 여경구는 꿈인지 생시인지 구별이 안 되었다.마음을 가다듬은 후 옆에 있는 채유정과 시선을 맞추고 나서 두 사람은 빠르게 하늘로 솟아올라 쏜살같이 날아갔다....궁전 내에서 이태호는 선경을 운행하였고 체내의 무시무시한 힘은 단전을 휩쓸었으며 무한한 성스러운 빛을 발하는 정혈을 뒤덮었다.정혈이 체내로 들어왔지만 아직 수복되지 않았다. 그리고 예진기 등이 옆에서 호시탐탐 노리고 있어서 이태호는 더 이상 지체하지 않고 최대한 빨리 정혈을 단련하고자 하였다.정혈을 단련하기만 하면 이번 성공 전장의 여정이 완전히 끝나게 되고 그때 되면 모든 사람이 원래 왔던 길로 되돌아가게 된다.오직 이래야 그는 일시적으로 안전할 수 있었다.여기까
주변에서 구경하고 있던 수사들은 예진기의 노기 어린 고함소리에 고개를 들고 바라보았다.“무슨 일이지?”“예진기 성자가 왜 이렇게 화났어?”“젠장, 10여 명의 성자와 신자들이 왜 우리 쪽으로 날아오고 있어?”“헉. 진선 정혈이 도망갔다가 이태호의 손에 들어갔대. ”“뭐? 이태호가 수십 리 밖에 떨어진 궁전에서 수련하고 있었잖아? 어떻게 진선 정혈을 가졌지?”“누가 알겠어? 10여 명의 성자들이 목숨을 걸고 싸웠는데 마지막에 이태호가 가져갔으니 나라도 미쳐서 돌아버릴 거야.”“...”이 소식은 기름 냄비 안에 물방울을 떨군 것처럼 현장이 불시에 와글와글 시끌벅적해졌다. 이 중에 감탄한 자가 있고 어리둥절한 자도 있었다. 또한, 탐욕스러운 눈빛을 내뿜으면서 성자들을 따라서 수십 리 밖에 떨어진 이태호를 향해 날아가는 자도 있었다.육성훈은 이태호가 진선의 정혈을 가졌다는 소식을 들은 후 눈이 휘둥그레졌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말도 안 돼. 이태호는 분명 성공 고전에 들어가지도 않았어...”육성훈의 벌벌 떤 목소리에 두려움과 당황함이 묻어 있었다. 그는 상황이 어찌 이렇게 됐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그의 옆에 있는 고준서는 이태호가 진선 정혈을 가졌다는 소식을 듣고 자신의 감정을 필사적으로 억누르고 있는 듯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다음 순간, 그는 몸을 떨면서 엉겁결에 소리를 질렀다.“말도 안 돼. 10여 명의 성자와 신자도 그런 자격이 없는데 이태호는 무슨 자격으로?”이태호가 진선 정혈을 가진 것은 고준서가 가장 보고 싶지 않은 상황이었다.그가 더욱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이태호는 쟁탈전에 참여하지 않고 밖에서 수련하고 있었다. 이것은 다른 사람들이 기연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는데 마지막에 기연이 이태호를 선택했으니 누가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고준서는 정혈이 이태호의 몸속으로 들어간 것을 본 후 얼굴이 백지장처럼 하얗게 질렸고 괴로워했다.그는 일단 정혈이 몸에 들어가면 누구도 더 이상 뺏을 수 없으며 모든 사람은 곧
“내 일을 망친 놈이 대체 누구냐?!”이 순간, 예진기는 격노한 사자처럼 눈이 빨갛게 충혈되어 분노를 가누지 못했다.신선으로 비승할 기연이 코 앞에 있었는데 진선 정혈은 그에게 수복되기는커녕 허공으로 사라졌다.이때,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정균과 변청하도 드디어 수상한 점을 발견했다.그들은 정혈이 갑자기 사라져서 노발대발한 예진기를 보자 덩달아 웃음을 터뜨렸으며 기를 펼 수 있었다.“하하, 보아하니 너도 진선 정혈과 인연이 없구나.”예진기가 진선 정혈을 얻지 못했다면 아직 쟁탈할 기회가 있으니 정균이 어찌 기쁘지 않을 수 있겠는가?밖에서 상처를 치료 중인 천교들도 뒤늦게 알아챘다.“어떻게 된 거야? 예진기가 진선 정혈을 수복하지 못했다고?”“허허. 저자는 선연의 눈에 들지 않은 모양이군. 우리에게도 기회가 있어.”“어서 쫓아가자. 정혈은 은 내 거야!”“...”그래서 10여 명의 성자와 신자들은 모두 흥분해서 온몸의 내공을 폭발적으로 내뿜으며 진선 정혈의 종적을 찾으려고 나섰다.진선 정혈은 허공에 숨었지만 그것의 기운은 가려지지 않았다. 세심하게 찾고 신식이 충분히 강하다면 그것이 날아가는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이윽고 진선 정혈이 밖으로 날아가는 흔적을 발견한 사람이 있었다.“어서 쫓아. 정혈이 백 리 밖으로 날아갔어. 이미 진법까지 뚫었어!” 이 고함소리에 천교들은 즉시 움직였다.맨 앞에 있는 예진기는 노기등등한 황소처럼 지극히 빠른 속도로 좌충우돌하면서 순식간에 백 리 밖으로 날아갔고 진법을 통과해서 정혈을 따라잡으려고 하였다.정균과 변청하 등 실력이 강한 천교들이 그의 뒤를 따랐다.한편으로 작은 궁전 안에서 태을도령선경의 성자편을 모두 수련한 후 이태호는 자기와 정혈 사이의 연결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정혈이 점점 가까워진 것을 느낀 그의 호흡이 가빠지기 시작했다.몇 호흡 할 시간이 지나자, 크기가 물방울만 하고 팽배한 규칙의 힘으로 가득 찼으며 찬란한 자주색 핏방울이 순식간에 허공을 가르며 그의 앞에 나타났다.
예진기는 정균과 변청하의 못마땅한 표정을 보고 담담하게 말했다.“그건 자네들이 걱정할 일이 아니야.”말을 마친 그는 곧장 고전 내로 들어갔다.이번에 성공 고전에서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다는 기연, 즉 진선 정혈을 얻기 위해 예진기와 혼원성지는 충분한 준비를 하였다. 심지어 예진기는 성지의 진파 지보인 호도신병까지 꺼냈다.바로 이 순간을 위해 준비한 것이었다.예진기는 허공에 떠있는 진선 정혈과 점점 가까워지면서 그 속에서 발산한 팽배한 기운과 도운 규칙의 힘에서 전해오는 파동을 느낀 후 얼굴은 점차 흥분으로 붉게 달아올랐다.그가 한 걸음 한 걸음 고전 내에 들어가면서 주변 허공에 있는 무시무시한 규칙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이제 신선으로 비승할 기연은 내 것이야! 하하하!”진선 정혈의 앞에 다가온 예진기는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두 손을 뻗으면서 체내에 있는 방대한 천지의 영기를 발동해서 허공에 있는 정혈을 뒤덮었다.그러나 그가 만면에 희색을 띠면서 진선 정혈을 보관하려고 할 때, 아무리 힘을 써도 정혈을 움직일 수가 없자 웃고 있었던 표정이 한순간에 일그러졌다.그가 발동한 천지의 영기는 정혈에 닿은 순간, 정혈 위에 덮여 있는 무서운 규칙의 힘에 의해 소멸하였다. 정혈을 단련시키기는커녕 수복한다는 것은 더욱 불가능했다.“어떻게 된 거지?”예진기는 눈이 휘둥그레졌고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었다.“내 영기의 조작방식이 틀렸나?” 여기까지 생각한 예진기는 몸이 움찔하더니 내공을 완성한 7급 성자 경지의 기운을 발산해서 주변 수십 리의 허공을 가득 채웠다.그의 단전에서 지극히 팽배한 천지의 영기를 내뿜자 마치 태양처럼 온 고전을 환하게 밝혔다.하지만 예진기를 어안이 벙벙하게 만든 일이 벌어졌다.그의 눈앞에 있는 진선 정혈은 꿈쩍하지도 않았고 마치 이 세계에 아무것도 그것을 움직일 수 없는 것 같았다.이 광경을 본 예진기는 속으로 미칠 것 같았다.“이,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이지?”그가 진선 정혈을 단련시키고 수복할 수 없다
그들은 숨이 턱 막히는 느낌이 들면서 체내의 영기가 정체되어 운행하기 힘들게 되었고 머리털이 곤두섰으며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제길! 저건 혼원성지의 호도신병이야.”“쳇. 예진기 저 망할 놈이 치사하게 혼원성지의 호도신병을 꺼낼 줄이야.”“흥. 천교 쟁탈전이라면서 결국은 영보의 힘을 빌리다니.”“...”주변에 패배한 성자나 신자들은 예진기가 검붉은색 긴 창을 꺼낸 것을 보고 발칵 뒤집어졌고 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모두 이 비범한 긴 창의 내력을 알아본 것이었다.이 긴 창은 혼원성지의 진파 지보(鎭派至寶) 멸세창(滅世枪)인데 호도신병이었다.상식적으로 말하면 현장에 있는 천교들은 각 대세력의 성자와 신자로서 기껏해야 최상급 영보 한두 개를 가질 수 있었다. 더 많이 가져도 시전하기 힘들어서 오히려 그들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최상급 영보의 막강함 힘은 의심할 나위가 없었다. 성왕급 수사들도 최상급 영보를 사용했다.창란 세계에 호도신병의 수가 너무 적어서 대부분 각 대성지의 진파 지보로 되어 있으며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라면 절대 사용하지 않았다.그리고 호도신병을 사용하려면 성황급 장문이나 종주가 있어야 했다.천지의 본원(本源)을 알고 자신의 도를 가진 성황급 대능력자만이 호도신병의 진정한 위력을 발동시킬 수 있었으니까. 이것은 창란 세계의 공통된 인식이었다.성자나 신자들은 성왕급에 해당하기에 최상급 영보만 사용할 수 있었다.그러나 지금 혼원 성자 예진기는 혼원성지의 진파 지보 호도신병을 꺼냈다.이 호도신병의 위력으로만 막 성왕 경지로 돌파한 수사들을 절망에 빠뜨릴 수 있었다.그러니 아직 7급 성자 경지인 천교들이 어찌 맞설 수 있겠는가?예진기도 주변에 있는 천교들이 욕하는 것을 들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고 차가운 눈빛으로 변청하와 정균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이번에 신선으로 될 기연을 얻기 위해 혼원성지는 그에게 매우 많은 공을 들였다.그가 호도신병을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종문의 장로와 종주가 치열한 설전을 거친 후 내린 결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