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정말 대박이네요. 진짜 2품 저급 단약이에요. 아빠 이제 1급 무왕이 되실 수 있겠어요!”주원애도 기뻤다.이태호는 옅은 미소를 띠며 1품 고급 단약 8알을 꺼내 주계천에게 건넸다.“이 단약들은 원애 씨와 다른 장로들이 내공을 쌓을 수 있게 그들에게 주도록 해. 경지가 안정되면 그때 1급 무왕에 도전해 보는 거지!”“신전 주인님, 이, 이걸 받아도 될까요?”주계천은 이태호가 준 단약을 받아 들더니 감격해서 뭐라고 말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이태호는 덤덤히 웃을 뿐이었다.“안 될 이유가 있나? 우리는 같은 편이잖아! 당신들이 강해져야 우리 드래곤 신전이 더 강해지지, 아닌가?”이튿날 아침, 이태호는 사람을 시켜 장현규와 장효민 두 남매를 공항까지 호송해 그들을 용성연합국으로 돌려보냈다.단약을 얻은 주계천 등 사람들은 하루빨리 내공을 쌓기 위해 집에서 수련했다. 오후가 되자 그들 모두 연거푸 내공을 쌓아 새로운 경지에 다다랐다.구의당 사람들은 내공이 높은 편이 아니었기에 1품 단약이 많이 필요했다. 그리고 마침 이태호에게 1품 영초가 꽤 많았기 때문에 오후쯤에 이태호는 1품 고급 단약을 20알 만들어 전부 주계천에게 건넸다.“신전 주인님, 이 단약들이 있으면 저희 구의당 전체 실력이 올라갈 것 같습니다!”이태호가 준 단약들을 받은 주계천은 흥분돼 보였다.이태호는 덤덤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앞으로 구의당과 마의당은 없어. 앞으로 12개 파벌이 전부 모이면 다 우리 드래곤 신전의 사람들이야. 앞으로 내 주요한 목표는 주계천 씨 실력을 높이는 거야. 그리고 주계천 씨 딸도 내공을 쌓아야 해. 그리고 다들 최대한 빨리 무왕이 되어야 해.”“네, 저 주계천은 주인님의 명령에 따르겠습니다!”주계천이 예를 갖추며 말했다.저녁이 되자 주계천 등 사람들은 이태호를 데리고 외식했다.또 하루가 지나고 아침이 되었다. 천흑당의 도련님이 사람 열댓 명을 데리고 찾아왔다.“주원애, 준비됐어?”문 앞에 선 후지와라 산케이는 거만한 표정으
패기가 느껴지는 말에 옆에 있던 주원애는 가슴이 따뜻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마치 누군가에게 보호받는 느낌이었다. 그녀는 오랫동안 그런 기분을 느껴보지 못했다.신전 주인이 있는 이상 구의당에게도 뒷배가 있었다.“제기랄, 죽고 싶은 거지!”후지와라 산케이는 이태호가 자신에게 이렇게 말할 줄은 몰랐다. 그는 앞을 가리키며 명령을 내렸다.“저 빌어먹을 놈을 때려죽여! 감히 내 사랑을 가로막으려 해? 얼마나 잘났는지 한번 보자고!”후지와라 산케이가 데리고 온 사람들 중 고수가 여럿이었다. 그중 내공이 가장 높은 사람은 남자였는데 3급 무왕이었다. 그 정도면 꽤 강한 편이었다.“정말 죽고 싶은가 보네!”2급 무왕 내공의 남자가 주먹을 쥐고 덤벼들었다. 그는 갑자기 이태호의 앞에 나타나더니 이태호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하하, 누가 죽음을 자초하는 건지 확인해 보자고!”상대방의 공격에도 이태호는 그저 덤덤히 웃을 뿐이었다. 이내 그는 주먹을 꽉 쥐더니 상대방과 주먹을 맞부딪쳤다.“쾅!”’굉음과 함께 다음 순간 2급 무왕 내공의 남자는 곧바로 수십 미터 날아가 바닥에 쿵 쓰러졌다.남자는 안색이 창백했고 바닥에 쓰러진 뒤로는 끊임없이 피를 토했다. 일어나려고 해도 그럴 수가 없었다.“이럴 수가! 구의당에 언제 무왕급 강자가 있었던 거지? 저놈 3급 무왕은 되겠는걸?”다른 사람들은 그 광경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들이 구의당을 무시했던 건 구의당 당주가 겨우 8급 기사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구의당이 안중에도 없었다.그러나 지금 이태호는 한 주먹에 2급 무왕을 중상으로 만들어버렸다. 이는 이태호가 강하다는 걸 의미했다.“다들 같이 덤벼. 저놈 실력이 꽤 있는 것 같으니까. 건방을 떤 이유가 있었어!”후지와라 산케이는 주먹을 꽉 쥐고 큰 소리로 말했다.“죽여!”단숨에 열 명 넘는 사람들이 이태호를 향해 달려들었다.안타깝게도 그들의 내공은 이태호가 보기에는 너무 낮았다. 이태호는 몇 번 움직이는 것으로 상대방을 날려버
“이 자식, 감히 날 죽이려 해? 우리 아버지는 천흑당 당주야!”후지와라 산케이는 입가를 심하게 떨면서 이태호를 협박했다.그러니 이태호는 오히려 웃으며 대꾸했다.“내가 벌써 저렇게 많이 죽였는데 당신 한 명 더 죽여도 상관없지!”“형님, 제, 제가 잘못했습니다.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절 놔주시면 다시는 귀찮게 하지 않을게요!”후지와라 산케이는 이태호가 자비 없는 사람이라는 걸 알고는 눈동자를 굴리더니 이태호의 앞에 무릎을 털썩 꿇으며 애원하기 시작했다.그러나 이태호는 멍청하지 않았다. 이렇게 그를 놔준다면 그는 분명 다시 이태호의 뒤통수를 치려 할 것이었다.“펑!”다음 순간, 둔탁한 소리와 함께 후지와라 산케이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그의 얼굴에서 두려움이 보였다.“신전 주인님, 일이 이렇게 됐으니 이제 곧 그쪽에서 찾아올 겁니다.”주계천 등 사람들은 넋이 나갔다. 그들에게 있어 예전에는 절대 건드리지 못하던 강자를 이태호가 순식간에 죽여버렸으니 말이다. 게다가 이태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아주 단호했다. 이태호는 덤덤히 웃으며 말했다.“괜찮아. 그들이 찾아오기 전에 내가 먼저 찾아갈 생각이거든. 그들이 여기서 전부 죽는다면 뒷처리를 내가 해야 하잖아. 귀찮아.”말을 마친 뒤 이태호는 바닥에 널브러진 시체를 바라보며 말했다.“사람을 시켜 여기 좀 정리해. 잠시 뒤에 천흑당을 없애버린다면 수련 자원도 꽤 많이 얻을 수 있을 거야.”“가주님, 저희는 용성연합국으로 이루어진 세력입니다. 저는 좀 걱정돼요. 우리가 천흑당을 없애버린다면 경운시나 다른 벚꽃 나라 파벌이나 세력들이 언짢아할 수도 있잖아요. 어쩌면 우리를 겨냥할 수도 있잖아요.”주계천은 잠깐 생각한 뒤 걱정스레 말했다.이태호는 그 말을 듣고 싱긋 미소 지으며 말했다.“괜찮아. 난 이 벚꽃 나라 놈들이 예전부터 마음에 안 들었어. 그들이 안 찾아온다면 몰라도 찾아온다면 전부 죽여버릴 거야. 그들이 두려움에 떨 때까지!”“헉!”구의당 사람들은 전부 얼빠졌다. 그들
“기습이다!”안에 있던 사람은 그 상황을 보더니 겁을 먹고 소리쳤다.“슉!”적지 않은 사람들이 그곳을 향해 달려갔다. 이태호가 손을 한 번 휘두르자 검기가 날아갔고 곧이어 열 명 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이 자식, 넌 누구야? 죽고 싶어?”이때 6급 무왕 내공의 장로가 멀리서 분노에 찬 목소리로 고함을 질렀다.그는 순식간에 이태호에게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까지 날아왔다. 곧이어 거대한 영기가 이태호를 향해 덮쳐들었다.“내가 누구냐고? 당신들을 염라대왕에게 보낼 사람이지!”이태호는 차갑게 웃으며 손을 뻗어 검기를 휘날렸다.“쿵!”거대한 영기는 이태호의 일격에 쉽게 막혔다.앞에 서 있던 노인의 표정이 삽시에 심각해졌다. 그는 이태호를 뚫어져라 바라보며 말했다.“이놈, 내 기억이 맞는다면 우리 천흑당은 너와 아무런 원한도 없을 텐데? 왜 우리 천흑당 사람들을 죽이려는 거야?”이때 천흑당의 당주와 부당주를 포함한 다른 강자들도 그곳에 도착해 이태호를 겹겹이 에워쌌다.“하하, 구의당 당주의 딸과 당신들 당주의 아들을 억지로 결혼시키려 했잖아. 그때부터 당신들은 나와 원수가 된 거야!”이태호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흥, 우리 아들이 용성연합국의 여자를 마음에 들어 하는 건 너희 용성연합국 사람들의 체면을 살려준 거지. 주제를 모르네!”천흑당 당주는 차갑게 코웃음 쳤다. 그는 이내 뭔가를 떠올리고 말했다.“참, 내 아들은? 걔 구의당에 가지 않았어?”이태호는 덤덤히 웃으며 말했다.“그래. 그놈은 이미 염라대왕을 만나러 갔어. 하지만 조급해할 필요 없어. 당신도 곧 그곳으로 가게 될 테니까.”“망할 놈!”상대방은 그 말을 듣더니 화를 내며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그는 주먹을 움켜쥐며 분노에 찬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며 말했다.“이 자식, 감히 내 아들을 죽여? 오늘 널 죽여서 내 아들의 복수를 할 거야!”말을 마친 뒤 그는 영기로 주먹을 감싸고 이태호에게 덤볐다.“하하, 겨우 당신이?”이태호는 호탕하게 웃었고 이내 영기
“하하, 장미꽃비!”넋이 나간 사람들을 뒤로한 채 이태호는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그러나 천흑당 강자들이 보기에 그의 옅은 미소는 섬뜩했다.이태호가 검을 한 번 휘두르자 장미꽃잎들이 갑자기 나타나 내공이 높은 자들을 향해 덮쳐들었다.그의 무기는 동시에 여러 명을 공격할 수 있었다.“큰일이네, 다들 조심해. 저 장미꽃잎들은 겉보기에는 강해 보이지 않지만 안의 파동이 강렬해! 절대 얕봐서는 안 돼!”누군가 장미꽃잎의 강대함을 눈치채고는 새된 소리를 내질렀다.“얼른 도망쳐요. 이건 9급 무왕의 공격이에요. 우리는 상대할 수 없어요!”“시간이 없어요. 도망칠 틈이 없는걸요!”천흑당의 사람들은 완전히 패닉에 빠졌다. 내공이 좀 높은 사람들은 반항할 생각이 있었지만 내공이 낮은 자들은 이미 겁을 먹고 넋이 나가서 곧장 몸을 돌려 도망치려 했다.“쿵쿵쿵!”그러나 이태호는 내공이 낮은 사람들은 안중에도 없었다. 내공이 높은 자들은 그의 공격 범위 안에 있었고 장미꽃잎들은 곧장 내공이 높은 자들을 에워쌌다.“망할, 도망칠 새가 없어!”5급 무왕 내공의 한 노인은 도망치려고 준비했지만 이미 장미꽃잎 몇 개가 자신을 둘러싼 걸 발견했다.“펑펑펑!”여러 차례 폭발음과 함께 그 노인은 몸이 터져 나가 고깃덩이가 되어 하늘에서 떨어져 내렸다.“말, 말도 안 돼!”천흑당 당주는 자기 종문의 무왕급 강자들이 손쉽게 이태호에게 죽임당하는 걸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지켜보며 주먹을 움켜쥐었다.“가만두지 않겠어!”그는 이를 악물고 이태호를 향해 덤벼들었다.그러나 이태호는 그에게 자신의 앞까지 당도할 기회를 줄 생각이 없었다. 장미꽃잎들이 날아들어 천흑당 당주를 감쌌고 이내 폭발음과 함께 천흑당의 당주는 숨을 거뒀다.잠시 뒤 그곳에서 수백 명이 죽었다. 다른 사람들은 혼비백산해서 도망쳤다.그때가 되어서야 주계천 등 사람들이 다가와 이태호의 앞에 섰다.“신전 주인님, 정말 너무 강하시네요. 정말 홀로 이 많은 사람을 상대하셨네요!”구의당의 대장로는 충
사람들은 말문이 막혔다. 그들이 출발한 지 얼마 안 되어 구의당의 사람들이 그곳으로 와서 그들을 도와 전장을 수습했다. 그리고 그들은 이곳 전투가 이렇게 빨리 끝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지금 구의당의 다른 형제들은 아마 그곳으로 오는 길일 것이다.“경운시의 다른 세력들이 우리에게 시비를 걸까?”이태호는 주계천이 걱정하던 걸 떠올리고는 덤덤히 웃으며 물었다.대장로가 바로 대답했다.“불가능해요. 조금 전에 도망친 사람들은 주인님이 9급 무왕이라는 걸 알고 있으니 경운시의 다른 가문이나 파벌들은 주인님이 9급 무왕 강자라는 걸 알고는 숨기 급급할 거예요. 그런데 시비를 건다는 건 말도 안 되죠.”이태호는 담배 한 대를 꺼내 불을 붙인 뒤 천천히 한 모금 들이마시고 말했다.“그럼 됐네. 성가신 일은 없겠어.”그는 웃으며 말했다.“이번에 영초를 꽤 많이 얻을 수 있겠어. 이 수련 자원을 전부 모아둬. 난 연단에 필요한 영초들만 선택해서 단약을 만들 거야. 다른 공법이라든가 무기 같은 건 구의당에서 알아서 나누도록 해. 그렇게 하면 전투력을 좀 더 높일 수 있을 거야.”“감사합니다, 주인님!”주계천 등 사람들은 서로 시선을 주고받으며 내심 기뻐했다. 그들은 줄곧 수련 자원이 부족했기 때문에 이번에 크게 이득을 본 셈이다.“주인님, 저희는 언제쯤 용성연합국으로 가면 될까요?”주원애는 잠깐 생각한 뒤 이태호에게 물었다.이태호는 한참을 고민하다가 대답했다.“오늘 일부 산업들을 싼값에 처리해. 그리고 내일 티켓을 사서 모레 용성연합국으로 돌아가자고. 우리는 일단 백산시에 이틀 정도 머무르면서 쉬는 게 좋겠어. 가족들이 있으면 한 번 만나고 남운시로 가지!”남운시라는 말에 주계천은 저도 모르게 감개하며 말했다.“남운시는 큰 성지잖아요. 아주 번화하다고 알고 있어요. 남군의 군주 저택도 남운시에 있죠?”이태호는 담배를 한 모금 더 빨아들인 뒤 대답했다.“내가 지금 남군의 군주야. 앞으로 날 찾을 생각이라면 군주 저택에 찾아오면 돼. 남운시에
이내 이태호 등 사람들은 백산시의 한 별장 밖에 도착했다.그곳은 원래 도산당의 산업이었는데 이젠 전부 이태호의 것이 되었고 구의당 사람들의 임시 거처가 되었다.대문 앞에 서자 이태호는 이준표와 방지혁 등 사람들이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는 걸 발견했다.“하하, 이태호 씨. 효율이 참 높네요. 겨우 며칠 사이 사람들을 찾앗으니 말이에요.”방지혁은 이태호 등 사람들이 오자 크게 웃으며 말했다.이태호는 덤덤히 웃으며 대꾸했다.“운이 좋은 덕분이죠. 그렇지 않았으면 이렇게 순조롭지 못했을 거예요.”말을 마친 뒤 이태호는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수십 명의 사람들을 바라보았다.그는 순간 미간을 구겼다.“방지혁 가주, 저 사람들은 누구죠?”방지혁은 웃으며 말했다.“하하, 이분들은 구의당의 살아남은 형제들과 그들의 친구나 가족이에요. 오늘 가족이 돌아온다는 걸 알게 되어 제가 오라고 했어요. 이렇게 하면 가족들과 만날 수 있잖아요.”이태호는 그 말을 듣고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방지혁 성주, 참 세심하네요!”“제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인데요, 뭘!”방지혁은 사람 좋게 웃으며 말했다.백진희는 이내 부모님을 발견했다. 두 노인은 그들이 서 있는 곳을 보며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백진희는 이내 눈가가 촉촉해졌다.“아버지, 어머니, 제가 돌아왔어요!”백진희는 곧바로 그들에게 달려가 두 노인을 끌어안았다.“잘 됐다. 정말 우리 진희네. 우리 진희가 돌아왔어!”노인은 감격해서 말했다.“아버지, 어머니, 고생시켜서 죄송해요.”백진희 역시 무척 감격스러웠다.“당분간은 아버지, 어머니랑 같이 있을 수 있어요.”“좋지, 좋아. 우리가 살아있을 때 너를 다시 만날 수 있게 되다니, 우리는 충분히 만족스러워. 그 이태호라는 사람 정말 좋은 사람이더라. 우리에게 돈을 아주 많이 줬어. 평생 써도 다 못 쓸 것 같아. 꼭 그 사람에게 보답해야 해. 알겠니?”백진희의 어머니가 그녀를 향해 말했다.백진희는 고개를 끄덕였다.“어머니, 알고 있어요
이태호는 고개를 끄덕였다.“음, 그래도 돼. 스스로 선택하게 놔둬. 어차피 벚꽃 나라에 있을 땐 대부분의 사람이 도움이 필요해 어쩔 수 없이 구의당에 가입했을 테니까. 하지만 이젠 용성연합국으로 돌아왔고 형세도 달라졌으니 구의당에 더 남아있을 생각이 없다면 정착할 수 있게 돈을 좀 줘. 그들이 백산시에서 편안하게 살 수 있다면 그것도 좋지.”저녁이 되자 방지혁은 이태호 등 사람들을 환영하기 위해 성대한 식사를 마련했다.그렇게 하루 더 쉬고 나서야 이태호는 먼저 홀로 남운시로 돌아갔다.“심심하네. 태호 오빠가 떠난 지 이제 열흘은 될 텐데 왜 더 힘든 것 같지?”마당에서 산책하던 이지연은 기지개를 켜면서 감개했다.“휴, 수민 언니는 좋겠어. 수련 재능이 생기니까 열심히 수련해서 이젠 1급 기사가 되었잖아. 언니는 할 일이 있지만 난 없어서 너무 심심해.”그런데 말을 끝맺기 무섭게 익숙한 누군가가 밖에서 걸어들어왔다.“내가 잘못 본 건 아니겠지? 태오 오빠네!”백지연은 눈을 비볐다. 진짜 이태호란 걸 확인한 그녀는 흥분하며 곧장 그곳으로 달려갔다.“세상에, 정말 오빠네요. 진짜 돌아왔네요!”백지연은 곧장 그의 품 안으로 달려들면서 이태호를 끌어안았다.이태호는 순간 마음이 따뜻해져서 백지연에게 말했다.“지연아, 나 떠난 지 며칠 되지 않았잖아? 이렇게 반가워할 필요가 있어?”백지연은 고개를 들더니 쑥스러운 듯 이태호를 힐끗 바라봤다.“당연히 반갑죠. 하루가 일 년 같다는 말 못 들어봤어요? 수민 언니는 태오 오빠가 준 공법 덕분에 지금 기사가 되었어요. 아주 열심히 수련하면서 내공을 쌓고 있다고요. 하지만 난 수련 재능이 없으니 힘들어요.”이태호는 그 말을 듣고 화색을 드러냈다.“뭐라고? 수민이가 이젠 기사라고? 너무 좋아. 수민이가 수련한 공법이 꽤 좋은 건가 봐. 수련 속도가 빠른 편인 걸 보면 말이야.”백지연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사흘 전에 1급 기사가 되었어요. 정말 부러워요.”“하하, 우리 사위 돌아왔네!”뜻밖에서
조시환의 말을 들은 비행선에 있는 조씨 가문의 수사들은 모두 차오르는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외쳤다.“대장로님, 걱정하지 마세요. 오늘 이 백수산맥의 땅을 세 자 깊이로 파서라도 그놈을 꼭 찾아내겠습니다!”“감히 우리 조씨 가문의 천교를 죽이다니, 우리 가문을 만만하게 여기는 거야?!”“빌어먹을 이태호! 지난번에 태일종 종주가 제때 오지 않았다면 벌써 대장로님의 손에 죽었을 겁니다.”“...”조씨 가문의 수사들은 공동의 적개심을 가지고 눈빛이 살기로 이글이글 타올랐다.대부분 사람은 이태호를 본 적이 없었지만 모두 그에 대한 소문을 들었다.지난번에 창망산맥에서 가문의 천교 조광학은 이태호에 의해 팔이 잘렸고 황급하게 꽁무니를 빼고 달아났다.이건 제자 간의 정상적인 대결로 볼 수 있기에 각 문파는 어느 정도 받아들일 수 있었다.조광학이 대결에서 졌고 한쪽 팔이 잘렸지만 목숨은 유지하였다.게다가 선우정혁이 제때 도착해서 조시환은 할 수 없이 이태호를 놓아줄 수밖에 없었다.이 일 때문에 천남 지역에서 조씨 가문의 위신이 많이 떨어졌다. 그러나 이번에 예상 밖으로 이태호는 조씨 가문의 천교뿐만 아니라 성자급 장로 두 명을 격살하였다. 천교 한 명, 장로 두 명이 목숨을 잃었다.이는 조씨 가문에게 막대한 손실을 입혀주었다.이태호를 징벌하지 않으면 조씨 가문 수사들의 분노를 가라앉힐 수 없을 것이다.주변에 있는 10여 명 성자급 장로들이 적개심에 불타오르는 모습을 본 조시환은 고개를 끄덕였다.이번에 조광학은 혼돈 마수를 찾기 위해 백수산맥에 온 것이었고 남아 있는 흔적을 통해 산맥의 깊숙한 곳에서 전투가 일어났음을 알 수 있었다. 이로부터 조시환은 이태호가 산맥의 깊숙한 곳에서 멀리 가지 않았다고 추측하였다.여기까지 생각한 그는 지시를 내렸다.“따로따로 움직여. 이곳을 중심으로 백 리 범위 내에서 찾아. 백수산맥을 샅샅이 뒤져서 꼭 그놈을 찾아내야 해!”“네!!”조씨 가문의 장로들이 하나둘씩 무지갯빛으로 변해서 날아갔다. 그들은 전투의
물론 조씨 가문의 사람을 만나지 못하면 가장 좋은 상황이었다.이태호는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바로 가부좌 자세로 앉았다. 그는 옥부를 쥐고 자신의 몸에 있는 천지의 힘을 천천히 옥부에 주입해서 단련하기 시작했다.수많은 천지의 힘이 들어가면서 대허공전송부는 점차 초록색 빛을 발산하기 시작했다.이 빛 속에 마치 기이한 힘이 들어있는 것처럼 주변의 공간이 뒤틀어졌고 부서졌다. ...이와 동시에.백수산맥 외곽의 상공에 어느새 거대한 비행선 한 척이 나타났다.비행선 위에서 조씨 가문의 대장로 조시환이 지금 어두운 표정으로 초록색 독장에 뒤덮인 백수산맥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그의 옆에 있는 3급 성자 경지의 중년 남자가 그에게 물었다.“형님, 명곤과 소주는 혼돈 마수를 찾기 위해 백수산맥에 왔다가 봉변을 당했소.”조시환은 그의 말을 듣고 미간이 더욱 좁아졌다.조시환은 속으로 끊임없이 추측했다. 그들은 수왕의 습격을 받았는지 아니면 다른 수사의 격살을 당했을까?조광학 등이 사고를 당했을 때 조씨 가문에서 2천여 리 떨어져 있었다.조씨 가문의 성왕급 수사가 나서도 조광학 등을 죽인 것이 인간인지 흉수인지 구분해 낼 수가 없었다.여기까지 생각한 조시환은 비행선을 몰고 백수산맥을 향해 빠르게 날아갔다. 산골짜기에서 백 리쯤 떨어진 곳에서 그의 미간이 더욱 찌푸려졌다.왜냐하면 그는 공기에 남아 있는 조광학 등의 기운을 느꼈기 때문이다.아니나 다를까.비행선이 산골짜기에서 50리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조시환은 드디어 무언가를 발견했다.그는 이곳의 땅이 갈아엎은 것처럼 여기저기 돌이 나뒹굴었고 나무가 쓰러져 있었다.특히 수십 장이나 깊은 구덩이 같은 것이 가로놓여 있었다.이 구덩이에서 조시환은 조광학의 기운을 느꼈을 뿐만 아니라 공포스러운 검의도 감지했다.이 남아 있는 검기는 지극히 날카로웠다. 비행선이 수 리나 떨어져 있어도 조씨 가문의 수사들은 여전히 피부가 바늘에 콕콕 찔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심지어 조시환의 신식마저 오래
대허공전송부의 가격은 외부 시장에서 천정부지로 솟아올랐다.지금 이태호가 들고 있는 옥부를 밖에서 판다면 필연코 수많은 사람이 앞다투어 뺏으려고 할 것이다.완전한 대허공전송부를 깨뜨리면 순식간에 천리 밖으로 보낼 수 있는 목숨을 부지하는 신기(神器)라고 할 수 있다.그러나 이 물건을 만들기가 까다로웠다. 구천의 청기(淸氣)를 채집해야 할 뿐만 아니라 성왕급 수사가 자신의 도운을 융합해서 공간계의 전송 부문(符文)을 새겨야 한다. 전후로 수년의 시간이 소요되어 매우 어려웠다. 그래서 지금 창란 세계에서 여러 성지와 상고 세가(世家) 외에 다른 곳에서 이런 전송부를 보기가 어려웠다.태일종은 천남 지역의 우두머리라 할 수 있고 선우정혁 같은 7급 성왕 경지의 강자가 있더라도 이런 전송부가 없었다.대허공전송부에서 시선을 거둔 후 이태호는 옆에 있는 약간 마르고 짙은 살기와 검은 기운을 내뿜은 혼돈 마수를 바라보았다.그가 신식으로 자세히 살펴본 후, 눈앞의 혼돈 마수에 팽배한 생명력이 내포되어 있으며 부패하고 피비린내 나는 날카로운 살기도 느낄 수 있었다.이태호는 만여 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이 혼돈 마수에 아직 이렇게 강한 위력이 있는 사실에 놀랐다.어떻게 이런 일이!“아쉽지만 난 마공을 수련하지 않아. 나에게 쓸모가 없는 물건이야!”마도 수사가 이 혼돈 마수를 가지게 된다면 그의 자질을 순식간에 향상시킬 수 있고 앞으로 각종 마구를 수련해도 수련 속도를 빠르게 높일 수 있다.심지어 각종 사악한 공법을 수련할 때도 혼돈 마수의 도움을 받으면 위력을 많이 높일 수 있다.그러나 이태호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는 할 수 없이 혼돈 마수를 사물 반지에 넣고 이후에 판매하기로 결정했다.대전을 둘러본 후 다른 물건을 발견하지 못하자 이태호는 궁전 밖으로 나가서 기타 미지의 곳을 탐색하였다.반나절의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이 폐허가 된 동부, 그리고 주변의 궁전을 모두 자세히 탐색한 이태호는 만면에 희색을 띠고 다시 제단이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그
진법은 이태호의 주먹 한 방을 먹었지만 끄덕하지도 않았다.표정이 어두워진 그는 바로 단전에서 적소검을 꺼냈다.장검이 칼집에서 나오자 어두운 공간에서 검빛이 번쩍 빛났고 날카로운 검빛이 공간을 갈기갈기 찢었다.검빛이 번쩍이면서 싸늘한 기운을 발산했고 마치 불꽃이 타오르는 듯한 검기가 적소검에서 뿜어져 나오면서 광막에 매섭게 내리쳤다.“콰르릉!”격렬한 폭발음이 천둥처럼 울렸고 거친 충격파는 땅에 있는 황사와 먼지를 일으켜서 사방으로 날렸다.불빛이 사라지자 이태호는 그 광막 위에 드디어 구멍이 뚫린 것을 보았다.이에 이태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손을 빠르게 놀렸다.“촤악! 최악! 촤악!...”여러 가닥의 검기가 날아와서 광막을 산산조각으로 깨뜨렸다. 결국 대전 밖의 진법은 이태호의 공격을 감당할 수 없어서 붕괴하였고 폭파하였다.진법을 해결한 후 이태호는 다급히 신식을 방출해서 대전 내부의 상황을 살펴보았다.그의 신식이 대전에 들어간 후 대전의 중앙에 높은 단상 두 개가 놓여 있는 것을 보았다.단상 위에는 금제가 있는데 연한 푸른색의 광막은 그 위에 놓인 물품이 세월의 침식을 받지 않도록 잘 보관하고 있었다.이태호는 첫 번째 단상 위에 놓인 먹물처럼 새까만 팔뚝을 보았다. 팔뚝에서 주변의 공간마저 뒤틀어지게 만들 수 있는 짙은 살기(煞氣)를 내뿜었다.혼돈 마수가 정말 존재한 것을 보자 이태호는 무척 기뻐했다.그러고 나서 그는 신식으로 다른 단상에 놓인 물건을 살펴보았다.다른 단상에는 손바닥만 한 청록색 옥부(玉符)가 놓여 있었다.옥부 위에 고대 전서(篆文)이 새겨져 있다. 마치 상고 시대에 있는 천지의 이치처럼 짙은 도운을 발산하였고 범상치 않아 보였다.이태호는 신식으로 한바퀴 둘러보고 나서 대전에서 아무런 위험도 발견하지 않자 성큼성큼 대전 내로 들어갔다.그는 두 단상 앞에 다가가서 손바닥에 많은 영기를 내뿜고 허공에서 큰 손을 형성하였다. 그러고 나서 보물을 보호한 방어 금제를 부수고 두 물건을 꺼냈다.손바닥만 한 옥부를
이태호가 구유이화를 정복한 후 제자리에서 잠시 쉬었다.정력을 회복하고 정신을 가다듬은 후, 그는 공중으로 솟아올라서 동부의 다른 곳을 계속 살펴보았다.조광학의 설명에 따르면 이 동부에 이태호가 알고 있는 구유이화 외에 혼돈 마수도 있다.이태호에게 이 혼돈 마수는 소용이 없지만 가치가 높은 물건이었다. 유명과 황천 두 성지의 천교 제자들이 마구(魔軀)를 수련해 내야만 혼돈 마수를 형성할 수 있었다.이것을 가질 수 있다면 나중에 팔아도 일부 7급 영약, 심지어 8급 영약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이태호는 당연히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그가 하늘로 올라간 후 신식을 방출해서 주변을 샅샅이 살펴보았다.동시에 그는 손바닥을 뒤집고 다섯 손가락을 오므리자 크기가 머리만 한 불덩어리가 손바닥에 나타났다.밝은 불빛을 빌어서 주변의 어두움을 천천히 몰아냈고 이태호는 동부를 점점 똑똑하게 볼 수 있었다.이 동부는 웅장하고 거대하며 약 수 리나 되는 공간을 차지했다.그의 발밑에 있는 검은 제단 외에 주변에 10여 개의 대전이 있는데 ‘품(品)’ 자 모양으로 제단을 겹겹이 감싸고 있었다.이태호는 신식으로 이 대전들을 차례대로 탐색하였다.이윽고 그의 신식은 수 리 밖에 떨어진 한 대전 앞에서 방해를 받았다.금제 진법의 존재를 느낀 이태호는 속으로 기뻐했다.대전에 진법의 방어가 있다는 것은 필연코 무슨 보물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니까.여기에 매장한 마수 구상수는 나주 마문 성지인 유명 성지의 천교 성자(聖子)로서 죽을 때 7급이나 8급의 성자 경지에 이르는 내공을 갖고 있었다.이런 성자급 천교가 죽은 후에 사물 반지에 보관한 보물들은 일반 수사들이 눈독을 들이기에 충분했다.방금 이태호가 구상수의 유골 옆에서 살펴보았을 때 사물 반지와 같은 공간 영보를 발견하지 못했다.다시 말하면, 구상수가 죽기 전에 가치 있는 보물과 영물들을 다른 곳에 보관했다는 것이다.이태호는 정신을 가다듬고 그 대전을 향해 빠르게 날아갔다.그 대전의 문 앞에 이르자 문득 연한 파
진선(眞仙)이 인간계에 내려와서 천마 해체를 직접 시전해서 몸이 10억의 혈자(血子)로 변하면 환생해서 다시 수련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이태호가 수련한 태허진해보전이나 태일보서는 이 유명마경에 비하면 크게 뒤떨어졌다.그리고 유명마경의 기록에 따르면 자질이 없는 일반인이라도 소성에 이르면 영체 등급에 도달할 수 있고, 대성에 이르면 신체(神體) 체질을 가진 천교에 필적할 수 있다.이태호는 유명마경의 내용을 다 읽은 후 다급히 옥간을 사물 반지에 넣었다.너무나 기괴하고 사악한 공법이었다.입문이 간단하고 수련 속도가 빠르며 목숨을 구할 방법도 많으며 적을 상대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사악한 신통들도 많이 있다.이태호는 읽다가 저도 모르게 수련하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다행히 그의 신혼이 강대해서 이 충동적인 느낌을 가까스로 억제할 수 있었다.마공이 좋지만 이태호는 그 속에 빠지면 필연코 주화입마(走火入魔)하게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정신을 차리고 나서 그는 황급히 검은 대전에서 물러 나왔고 멀리 있는 제단 쪽으로 걸어갔다.미션궁에서 그 제자가 보고한 정보에 따르면 구유이화가 바로 제단의 중심부에 있었다.아니나 다를까.그가 제단에 올라간 후 엄지손가락만 하고 연한 파란색의 불꽃이 반짝이면서 타오르고 있었다. 구유이화가 바로 코앞에 있는 것을 본 이태호는 만면에 희색을 띠었다.불꽃이 엄지손가락만 하지만 오직 천지 유명의 기운이 그윽한 곳에서만 탄생할 수 있고 신혼에 대해 강력한 억제 효과가 있다.일반 수사의 신혼, 특히 아직 성자 경지에 이르지 못한 수사들의 원신은 아직 양신으로 탈바꿈하지 못했기에 신혼은 공격받기 매우 쉬웠다.구유이화가 신혼에 대한 억제 효과는 풍씨 가문의 천교 풍민국의 서혼정보다 더욱 뛰어났다.이태호는 천천히 제단에 올라갔고 손을 살며시 휘젓자 온몸에서 천지의 힘을 뿜어냈다.그의 온몸에 있는 세포들은 순식간에 모두 성스러운 빛을 내뿜었고 천지의 힘을 삼키고 내쉬었다.그가 손을 들자 수많은 영기는 손바닥 형태를
검은 대전 문 앞.이태호는 발걸음을 멈추고 신식을 방출해서 조심스레 탐색하였다.그는 대전 안에 해골 한 구만 있고 다른 위험한 요소를 발견하지 못하였다.아무런 잠재적 위험이 없음을 발견한 이태호는 바로 문을 밀고 들어갔다.대전 안에 자금색 줄이 있는 검은 장포를 입은 해골이 가부좌 자세로 방석에 앉아 있었다.오랜 시간이 흘러서 그런지 황금색 해골은 이미 부패되어 있었다.“성자, 성왕 경지 등 강대한 수사의 죽은 육신일지라도 세월의 침식을 이길 수 없군.”이태호는 탄식하면서 앞으로 걸어갔다.그는 신식으로 해골의 구석구석을 훑어보았다. 드디어 그의 허리춤에서 현금색의 영패를 발견했다.영패는 손바닥만 하고 정면에는 해골 머리가 새겨져 있으며 뒷면에는 웅건한 필체로 ‘유명(幽冥)’이라는 두 글자가 쓰여 있다.이에 이태호는 속으로 매우 놀랐다.‘아... 유명 성지의 사람이었군!’유명 성지는 나주의 마도 성지로써 삼만 가지의 술법이 있다고 한다.유명 성지는 나주의 황천과 함께 마도의 양대 성지로 불렸다.이 성지의 제자들은 모두 마수(魔修)이다. 천지의 영기를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요상한 사술들을 수련하였다.일반 수사들이 연시(煉尸), 연혼(煉魂) 등 사술들을 연마한 마수들을 만나면 거의 막을 수 없다고 할 수 있다.마수의 수행은 자질을 안 본다. 자질이 가장 낮은 수사라도 수천수만 명의 제자 중에서 두각을 드러내기만 하면 천교 성자로 될 수 있다.이 두 성지는 주로 이단적인 공법을 수련하고 또 제자들에 대해 방목식 관리를 진행해서 기타 지역의 수사들은 이 두 성지 출신 수사들을 배척하였다.만 년 전에 천남에서 정도 수사와 마수 간에 대전이 일어났는데 태일종은 바로 이 대전을 통해 천남 지역에 우뚝 설 수 있게 되었다.이태호는 이 해골에서 시선을 거둔 후 그 검은 그림자의 괴물이 무엇인지 뒤늦게 알았다.동부 밖에 있는 수사들의 해골을 떠올리며 그는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마도 수사들은 정말 악독하군. 수사의 신
이 해골들의 입에서 귀에 거슬리고 등골이 오싹오싹할 만 기괴망측한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낄낄낄...”적소검의 검기는 곧바로 괴물의 몸을 꿰뚫고 뒤에 있는 벽에 부딪혔다.적소검의 공격이 소용이 없는 것을 본 이태호의 안색이 굳어졌다.‘역시 수상한 곳이야!’이렇게 생각한 그는 영보 현황종을 꺼내고 머리 위로 띄우면서 방어를 진행했다.괴물들은 이태호를 본 순간 입에서 듣기 싫은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면서 이태호를 향해 몰려왔다.부패한 시신이 썩은 냄새는 공기를 따라서 이태호의 콧속으로 파고들어 그는 토할 뻔했다.기괴한 괴물들이 모여오자 이태호는 성자급 기운을 뿜어냈고 주먹을 날렸다.그의 주먹은 한순간에 태양처럼 눈부신 금빛을 발산하였다.그가 사용한 무기(武技)가 바로 대일진권(大日眞拳)이었다. 이태호가 매섭게 주먹을 날리자 공간이 산산조각으로 부서졌고 음폭을 터뜨리면서 엄청나게 강한 힘을 지니고 날아갔다.“우르릉!”대지가 뒤흔들면서 대일진권에 맞은 기괴한 괴물들은 갑자기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면서 녹아버렸다.대일진권이 효과가 있는 것을 보자 이태호는 속으로 무척 기뻤다.그는 눈앞에 있는 이 무리의 괴물들이 햇빛을 두려워한다는 것을 추측했다.자신의 대일진권은 마침 아침노을의 자주색 기운을 흡수하였고 대일진화(大日眞火)를 삼켜서 수련한 것이었다.여기까지 생각한 이태호는 다시 주먹을 던졌다. 대일진권은 햇빛처럼 눈부시게 빛났고 온 동부의 공간을 밝게 비추었다.“으아악...”대일진권에 맞은 괴물의 검은 그림자는 극히 고통스러운 소리를 내면서 마지막에 녹아서 사라졌다.기타 괴물의 검은 그림자도 겁에 질려 바로 옆에 있는 해골 속으로 들어갔다.순식간에 거대한 해골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이태호를 향해 덤볐다.“어? 영지(靈智)가 생긴 건가?”검은 그림자가 피할 줄 아는 것을 보자 이태호는 깜짝 놀랐다.그러나 그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천지의 힘을 손에 들고 있는 적소검에 주입한 다음 해골들을 향해 달려들었다.날카로운 검빛이 번쩍이더니 예
산골짜기로 돌아온 이태호는 조광학 등의 죽음으로 조씨 가문이 아수라장이 될 줄은 몰랐다.그는 푸른색과 파란색이 섞인 독장을 지나서 조심스레 산골짜기의 깊숙한 곳으로 날아갔다.산골짜기는 아주 광활했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주변의 독장도 점점 많아졌다.산골짜기의 밑에 내려온 후 이태호는 절벽에서 1장 높은 입구를 발견했다.입구는 누가 뚫어놓은 것처럼 생겼고, 겉에는 풍화된 후 생긴 울퉁불퉁한 흔적으로 가득 찼다.이를 본 이태호는 바로 신식을 방출해서 입구를 통해 안으로 들어가서 살펴보았다.그의 신식이 수십 장 거리까지 간 후 뜻밖에 금제 진법에 가로막혔다.이태호는 눈썹을 찌푸리면서 속으로 생각했다.‘안에 뭔가 있는 것 같군.’그는 팔을 들고 영기를 운행하자 손바닥에서 주먹만 한 불덩어리가 나타났다.그러고 나서 그는 조심스레 안으로 들어가니 통로 양쪽에 여러 구의 인간 해골이 놓여 있었고 불빛 아래서 반짝 빛나고 있었다.여러 구의 해골은 산화되어 수정처럼 투명해졌다.심지어 이태호는 그중에서 온통 황금빛을 발산한 해골 두 구를 발견했다.이것은 틀림없이 성자급 수사의 해골이었다. 성자급 수사는 육신을 단련할 때 온몸의 혈액을 수은처럼 제련했고 육신을 금신무구(金身無垢)로 전환한다. 온몸의 뼈와 혈액이 범인의 영역을 벗어나 성인의 경지로 들어간 후에야 이런 특별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었다. 이태호는 뼈의 풍화 흔적을 통해 이 해골들은 적어도 수천 년 전에 생긴 것으로 추정했다.그는 감히 소홀히 하지 않고 다급히 경계 자세를 취하고 신식을 방출해서 주변을 살펴보았다.수십 걸음을 걸은 후 이태호는 한 금제 진법 앞에 도착했다. 그가 자세히 관찰하니 해제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이 금제는 이미 만년 이상 운행했기에 위력이 많이 약해졌다.순식간에 이태호는 몸에서 성자급의 내공을 뿜어내면서 손을 들고 금제를 향해 내리쳤다.“쾅!”금제가 흔들리면서 얼마 후에 영광의 조각으로 되어 흩어졌으며 어두컴컴한 동부를 드러냈다.눈앞의 동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