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514화

Author: 빛나라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11-24 18:00:15
백인서는 복잡한 눈빛으로 최지용을 바라보며 조용히 입술을 움직였다.

그때 최지용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전화를 건 사람은 표아정이었고 다급한 목소리로 서둘러 돌아오라고 재촉했다.

최지용은 결국 어머니의 말에 따라 백인서를 데리고 최씨 집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넓은 거실에는 최군형과 강소아도 나와 있었고 모두 엄숙한 표정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백인서가 들어서자, 표아정이 백인서를 올려다보며 무언가 말하려는 듯했다.

강소아는 백인서와 눈을 마주치며 단호하게 미소 지었다.

백인서가 의아해하던 찰나, 영미가 천천히 밖에서 걸어 들어왔다.

“아줌마, 지용 오빠. 제가 권온유의 행방을 알아냈어요. 어디에 있는지 알아요!”

“뭐라고?”

최지용이 놀라서 물었다.

“네가 어떻게 아는데?”

영미는 은근한 미소를 지었다.

“지용 오빠, 특수부대 출신이라고 정보가 우리보다 더 빠를 거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최씨 가문은 만능이 아니에요, 최씨 가문도 모르는 정보가 있다고요.”

표아정은 가볍게 기침하며 차분히 상황을 지켜보았다.

최군형과 강소아는 서로를 바라보며 어떤 일이 일어날지 주목하고 있었다.

최지용의 이마에는 점점 깊은 주름이 새겨졌다.

미의 눈에는 한 줄기 교만한 빛이 번졌다.

영미는 오는 길에 이미 모든 계획을 짰다. 정대명의 말이 맞았다. 누구를 훔치든 상관없었다. 인신매매범의 딸인 백인서가 아이들을 해치러 다닌다는 누명을 씌우면 그만이었다. 그렇게 하면 백인서는 모두의 신뢰를 잃게 될 터였다.

영미는 이제 한 아이의 엄마가 된 강소아가 인신매매범을 곁에 둘 리 없다고 믿었고, 최지용 역시 이 사실을 알면 더는 백인서를 소중히 여기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영미는 정대명을 배신하기로 마음먹었다.

영미는 권온유를 넘기고 정대명과 정승우가 백인서와 한패가 되어 권온유를 납치했다고 주장할 계획이었다. 모두가 보는 앞에서 백인서는 변명의 여지도 없이 궁지에 몰릴 것이었다!

“지용 오빠.”

영미는 고개를 돌려 최지용을 바라보며 한 글자씩 천천히 말했다.

“권온유는 정승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515화

    “아줌마, 아직도 모르시겠어요? 그럼, 제가 알아낸 사실을 전부 말씀드릴게요!”영미는 입가에 교만한 미소를 띠며 백인서를 차갑게 한 번 쳐다보았다.“백인서 씨의 친어머니인 백홍은 인신매매범이었다는 사실, 모두 아셨나요? 백인서 씨의 어머니는 백인서를 정대명의 집에 맡겼고... 흥! 정대명의 아내도 백홍이 납치해 왔다는 소문이 있어요.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잖아요. 제 생각엔... 인신매매범의 딸이라면 그런 일쯤은 익숙하지 않을까요? 여러분은 권온유의 실종이 정말로 백인서 씨와 무관하다고 생각하시나요?”“영미!”강소아가 나서며 분노를 가득 담아 소리쳤다.“허위 사실을 퍼뜨리지 마!”“소유 아가씨, 억울하네요!”영미는 강소아를 바라보며 말했다.“제가 이렇게까지 조사한 건 다 아가씨를 위한 거예요! 딸도 있는 사람이 백인서를 곁에 두고도 마음이 놓이세요?”“그만해!”최지용이 크게 소리쳤다.백인서는 몸을 떨며 믿기지 않는 눈으로 최지용을 쳐다보았다.그러나 최지용의 얼굴에는 의심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최지용은 굳건한 눈빛으로 뒤에 있는 백인서를 지키고 있었다.여전히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보물처럼 백인서를 아끼고 있었다.백인서는 코끝이 찡해지며 본능적으로 최지용의 손을 꼭 붙잡았다. 최지용의 따스한 손은 백인서에게 큰 용기를 주었고 그 온기가 어둠의 두려움을 잊게 해주었다.최지용은 백인서에게 부드럽게 미소 지어 보였고 다시 영미를 바라볼 때는 눈빛이 한층 더 깊어졌다.“영미야.”최지용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두 집안의 관계를 생각해서 그저 넘어가는 거야. 더 이상 선을 넘지 마.”최군형도 나서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래요, 백인서가 어떤 사람인지 우리가 모르겠어요? 영미 아가씨, 우리 최씨 가문 사람들을 바보로 생각하는 건 아니죠?”영미는 순간 긴장했다. 최군형의 말 속엔 어딘가 숨은 뜻이 있는 듯했다.최군형의 깊고 복잡한 눈빛을 파악하기 어려웠다.표아정은 천천히 일어나 어깨에 걸친 숄을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화

    "늦었으니 그만 쉬자."남자의 낮고 매력적인 목소리가 강서연의 주의를 끌어당겼다. 그녀가 고개를 돌리자, 그의 깊은 눈동자와 바로 마주쳤는데, 그 안에는 그녀가 종잡을 수 없는 정서가 뒤섞여 있었다.강서연은 긴장한 듯 원피스를 움켜쥐었고, 심장 박동도 빨라지는 것 같았다.그녀는 방에 들어온 후부터 줄곧 침대의 가장 끝자리에 앉아 있었는데, 오랫동안, 이 자세를 유지하다 보니 등줄기가 뻣뻣해졌고, 아직 웨딩드레스 차림 그대로였다. 남자가 샤워하고 욕실에서 나오자, 그녀는 비로소 오늘 밤이 바로 눈앞의 이 남자와의 신혼 첫날밤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하지만 그녀는 새 남편과 어떻게 지내야 할지 전혀 몰랐다. 게다가 언니 대신에 시집온것이니...재벌집 사생아 신분으로 언니를 대신하여 빈털터리 남자에게 시집온 것은, 단지 양가 어른들이 정한 혼약을 완성하고 상당한 액수의 혼수를 얻기 위함이었다.돈이 있어야 엄마의 병이 나을 수 있고, 동생이 학업을 계속할 수도 있으며, 온 가족이 잘 살 수 있을 것이다.강서연은 심호흡을 깊게 하더니 겁먹은 토끼처럼 조마조마한 모습으로 화장실을 향해 갔다."저… 저도 씻고 올게요."남자의 숨소리가 더욱 잠잠해졌다.강서연은 재빨리 화장실로 들어가 문을 잠그려는데, 이 낡은 널빤지 문에 자물쇠 하나 없는 것을 발견했다. 비록 그녀도 어려운 삶을 살아왔지만, 이 정도로 가난한 삶을 경험한 적은 없었다.그녀는 눈시울을 약간 붉히더니 화장실에서 머뭇거리며 한참이나 드레스를 벗지 못했다. 문밖의 남자는 그런 그녀의 마음을 알아채기라도 한 듯 갑자기 입을 열었다."난 밖에 가서 담배 한 대 피우고 올 테니 천천히 씻어."강서연은 가슴을 졸이며 문에 엎드려 바깥의 기척을 엿들었다. 그의 발걸음은 점점 멀어지더니 대문이 삐걱거리는 소리와 함께 더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얼룩덜룩한 벽은 조금 창백해 보였다. 결혼을 하루 앞두고 태풍이 도시를 휩쓸면서 도로 곳곳에 떨어진 광고판과 허리가 잘린 나무들을 남겨뒀다. 강서연은 이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2화

    강서연은 머리가 텅 비는 것만 같았다.뜨거운 가슴이 그녀의 등에 닿아왔고, 그의 뜨거운 심장 박동 소리도 들려왔다. 그녀는 숨을 깊이 들이마셨지만, 여전히 팔다리가 뻣뻣하여 긴장을 풀 수가 없었다.남자의 손이 갑자기 멈춘다."내가 누군지 알아?"강서연은 이 말에 머리가 멍해졌다.그가 말하고 싶은 것은... 내 남편이고, 오늘이 신혼 첫날밤이기도 하니, 부부 사이에 이런 일은 당연하다는 건가?강서연은 떨리는 목소리로 답했다."네, 알고 있어요… 구현수 씨잖아요."그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구현수라...'내가 진짜 구현수는 아니라는 걸 알까? 하지만 뭐 그녀도 진짜 강서연은 아니잖아.'사실 그녀가 들어온 순간부터 그는 그녀가 강서연 본인이 아니라는 것을 발견했다. 어찌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강 씨네 아가씨의 성격으로는 이런 시골뜨기에게 시집올 리가 없다.하지만 상관없었다, 둘 다 사기 결혼인 셈이니..."구현수씨..."그가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숙여보니 사슴같이 무고한 눈동자와 마주쳤다. 그녀의 수줍고 부드러운 표정은 그의 마음속 어딘가를 움켜잡는 듯하였다."죄송해요, 제가 너무 긴장해서..."그녀는 입술을 깨물고, 작고 가는 손을 내밀어 그의 목을 껴안았다."구현수 씨는 이제 제 남편이니… 이런 일은 당연한 거죠, 그럼, 우리 시작해요."그녀의 앙증맞은 코끝에서 땀방울이 스며 나오기 시작했고, 그녀는 서툰 동작으로 그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온몸을 떨면서 말이다.구현수는 살짝 설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가 어쩔 줄 몰라 하며 그의 입술에 키스하려고 할 때, 그는 갑자기 그녀의 작은 손을 잡더니 그녀와 거리를 두었다.강서연은 달아오른 멍한 얼굴로 그를 어리둥절하게 바라보았다."됐어. 오늘 너도 피곤할 텐데 일찍 쉬어.""구현수 씨, 저...""너에게도 좀 적응할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 남편이 있다는 사실에 적응하게 되면 그때 다시 봐."그는 말을 남기고는 몸을 돌려 누웠다.그의 등을 멍하니 바라보던 강서연의 귓가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3화

    강서연이 옷을 걸치고 마당에 나오자, 아침 운동을 하는 구현수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그는 상의를 벗고 두 손으로 아령을 번갈아 가며 들고 있었다. 탄탄한 근육질 몸매는 아침 햇살 아래에서 마치 태양신이 하늘에서 내려온 듯했다. 강서연은 얼굴을 붉히며 작은 목소리로 인사를 하였다."일찍이네요."구현수는 고개를 돌려 표정 없이 그녀를 힐끗 보았다.강서연이 주위를 둘러보니, 그다지 크지 않은 마당에는 샌드백, 권투 장갑, 야구 방망이, 아령 등이 어수선하게 널려 있는 것이 보였다. 그 소문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구현수는 평소에 싸움을 많이 하는 것이 분명하다.이 남자의 성격은 어떨까?듣자니 이곳 사람들은 술에 취해 아내를 때리는 일이 드물다고 한다.강서연은 입술을 깨물더니 작은 걸음으로 다가가 긴장한 듯 물었다."저기… 아침 식사는 하였나요?""아직이야."남자가 차갑게 몇 마디 내뱉었다."네가 가서 차려봐."강서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부엌으로 뛰어 들어갔다.그녀는 평소 일을 많이 하던 탓이라 손이 빨랐다. 얼마 지나지 않아 좁쌀죽 한 가마에 계란전도 부쳤고, 장조림도 한 그릇 담아 구현수 앞에 차려놓았다.구현수가 고개를 들어보니 그녀의 활짝 웃는 모습이 보였다. 그는 마음속 어딘가가 부드러워지는 것 같았다. 구현수는 소고기 한 조각을 집어 그녀의 그릇에 가져다 놓았다.강서연은 어리둥절하며 사양하려다가 남자의 나지막한 목소리에 말을 멈췄다."많이 먹어, 너무 말랐어!""네..."그녀는 입술을 살며시 깨물었다. 사실 그녀는 구현수와 하고 싶은 말이 많았다. 예를 들어, 어젯밤 일에 대하여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었다. 신혼부부 사이에 당연한 일을 가지고 마치 그가 강요라도 한 것처럼 행동한 것에 대하여 말이다.또한, 그녀는 그에게 앞으로의 계획에 관하여 묻고 싶었다. 이제 부부가 된 이상 함께 앞날을 계획하는 것은 응당하다. 그리고 그녀는 아직 그의 직업이 무엇인지, 무슨 수입으로 생활을 이어 나가고 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다..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4화

    "이거 깨끗이 세탁하였으니 절대 문제없을 거예요!""아이고, 세탁했다고요?"점원은 차갑게 비웃었다."하루만 빌리고 왜 세탁했어요? 결혼용으로 빌린 거 아니에요? 설마 입고 농사지으러 간 건 아니겠죠?"낯가죽이 얇은 강서연은 점원의 말에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그녀가 결혼하던 날의 상황은 농사짓는 것보다 별로 더 낫지는 않았다. 큰비를 맞으며 진흙탕 시골길을 걸었고, 새하얀 웨딩드레스도, 웨딩 신발도 모두 더러워졌으며 발도 다 까지고 말았다.점원은 웨딩드레스의 치맛자락을 이리저리 뒤적이며, 이따금 그녀에게 불쾌하다는 눈길을 보냈다."서연 씨, 이런 웨딩드레스는 세탁하더라도 손빨래가 아닌 드라이클리닝을 해야 해요! 드라이클리닝이 무슨 뜻인지 아시죠?"점원은 강서연의 성격이 만만한 것을 보고 일부러 그녀를 조롱했다. "어휴, 우리가 이 가게를 연 이후로 웨딩드레스를 팔기만 하였지 이렇게 임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네요…. 쯧쯧, 웨딩드레스 한 벌도 못 사면서 무슨 결혼을 해요?""웨딩드레스를 사지 못하면 결혼을 못 한다... 이게 어느 법률에라도 적혀있어?"갑자기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강서연은 어리둥절하여 돌아섰는데, 구현수가 들어오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의 표정은 얼음처럼 차가웠다.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강서연에게 다가가 자연스럽게 그녀를 껴안으며 점원을 바라보았다."저렇게 '웨딩드레스 대여' 라고 크게 써놓고서, 모두를 눈먼 사람 취급하는 거야?""아니...""게다가 이렇게 스타일도 별로고, 품질도 그저 그런 웨딩드레스를 집에 사 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점원은 그들을 바라보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못 사면 못 산다고 그냥 솔직하게 말하지 그래요? 이렇게 허물 잡는 게 아니라... 저희 가게에는 특별히 디자인된 고급 드레스도 있다고요!"구현수는 홀 정중앙에 있는 웨딩드레스에 눈길이 갔다. 머메이드 핏으로 몸매를 잘 드러내고 은은한 금실로 포인트를 주었으며 가슴 부위에는 작은 다이아몬드들이 박혀 있었다.비교적 뛰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5화

    가게 안은 순식간에 쥐 죽은 듯이 조용해져 바닥에 바늘이 떨어지는 소리까지 똑똑히 들릴 정도였다.다른 사람들은 그 점원에게 동정 어린 눈길을 보냈다. 점원의 안색은 이미 보기 나쁘게 변해있었다. 이때 매니저가 다가와 그녀에게 눈짓하였는데, 비싼 웨딩드레스이니 손님의 뜻에 따르라는 뜻이었다.이를 지켜보는 구현수는 기색 하나 변하지 않았다.강서연은 자신도 모르게 구현수의 손을 꼭 쥐었다."괜찮아요, 사지 않는 편이 좋을 것 같은데..."그녀는 나지막이 그에게 속삭였다."이 드레스는 가격이 너무 비싼 것 같아요, 앞으로 따로 입을 기회도 없을 것 같은데...""이 카드로 결제해."구현수의 목소리는 차갑기 그지없었다.결국 매니저와 디자이너가 함께 나서서 오해를 풀어주려 노력했다.구현수은 입구에서 담배를 피우며 안에서 사이즈를 재고 있는 강서연을 기다렸다. 이번에는 아무도 감히 그녀에게 빈정거리지 못했고, 전에 그 점원은 매니저에게 호통 받고 옆에 서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디자이너는 강서연의 몸매가 좋다고 연달아 칭찬했고, 매니저도 그녀를 귀빈으로 모시며 차를 대접하고 물을 따라주며 조심스럽게 시중들었다.한참 뒤에서야 웨딩숍을 나선 강서연은 집으로 돌아가는 내내 시무룩했다.그 웨딩드레스는 600만 원이 넘었다...강서연은 입술을 깨물며 옆에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현수 씨."그녀는 오랫동안 참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저 현수 씨하고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구현수는 걸음을 멈췄다.어린 여인은 검은 포도처럼 검고 큰 두 눈을 반짝이며 그를 진지하게 바라보고 있었다."아까… 현수 씨가 너무 충동한 것 같아요.""뭐?""그러니까 아까 웨딩숍에서 말인데요,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되는데... 왜 그 비싼 웨딩드레스를 샀어요? 600만 원이면 우리 둘이 얼마나 오래 먹고 살 수 있을지 생각해 봐요."구현수는 확실히 이 금액의 가치에 대하여 잘 모르고 있다. 예전의 그에게 이 금액은 아마 한 끼의 밥값으로도 부족했을 것이다.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6화

    구현수는 머리가 아픈 듯 이마를 문지르더니 심호흡하고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오성에 다녀오기는 해야겠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지금 돌아가면, 구현수가 비행기 사고로 죽은 줄로만 알았던 사람들이 다시 말썽을 일으키며 더 악랄한 방법을 생각해 내 그를 해칠 것이다!"캐러멜과 바닐라 중 어느 쪽이에요?"생각에 잠겨있다가 고개를 돌려 보니 반짝이는 큰 눈과 마주쳤다. 그녀는 그를 향해 웃고 있었는데, 그 웃음은 그녀의 손에 든 밀크티처럼 달콤했다."왜 그래요? 안색이 안 좋아요...""괜찮아."다른 사람에게 들통나는 느낌은 정말 좋지 않았다.구현수은 딱딱하고 차가운 목소리로 그녀에게 뒷모습을 보이며 말했다."혼자 먹어, 난 이런 단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강서연은 밀크티 두 잔을 손에 들고 그 자리에 한창이나 우두커니 서 있다가 입술을 깨물며 쫓아갔다.그녀는 그의 뒤에서 일정한 거리를 두며 따라갔다. 그의 넓은 등은 차가운 벽과 같았다. 그 벽 너머에는 그만의 세계였고, 그녀는 비록 그의 가까이에 있지만, 도저히 그 벽을 넘어갈 수 없었다....신혼 다음 날은 평소와 다름없었다.구현수는 강서연에게 침대를 내주고 자신은 밖에 있는 소파에서 잤다. 이불도 하나뿐이어서 강서연에게 양보한 뒤 낡은 시트로 몸을 감쌌다. 강서연은 미안한 마음에 침실 문 앞에서 한참이나 서성거렸다."어서 가서 쉬어!"구현수의 말에 그녀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침대로 돌아갔다.구현수의 말이 맞았다, 그녀는 아직 자신에게 남편이 있다는 사실에 적응하지 못하였다.강서연은 고개를 약간 숙이고는 가볍게 웃었다.소문에 따르면 구현수는 성격이 차갑고 사람들과 잘 소통하지 않으며 싸움에 매우 익숙하다고 한다. 하지만 강서연은 그가 그렇게 나쁘지 않다고 느껴졌다. 적어도 그녀를 충분히 존중하고 배려해 주고 있다.현지 습속에 따르면 셋째 날에는 신부 쪽 집을 방문해야 한다.강서연은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가슴이 두근거렸다.셋째 날에는 보통 남편과 함께 떡 같은 걸 준비하여 친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7화

    구현수는 짐작이 갔지만 내색하지 않고 말했다."방에 가서 서랍장을 열면, 안에 상자가 있을 거야. 그걸 가져와."강서연은 응하며 방으로 갔다. 그의 말대로 서랍을 열자, 가장 깊은 곳에 꽃이 조각된 나무 상자가 있었다. 상자의 꽃무늬는 정교하게 조각되어 있었는데 아주 아름다웠고, 상자에서 그윽하고 맑은 향기가 났다.구현수가 그 상자를 받아서 여니, 안에는 금빛 찬란한 장신구들이 담겨있었다. 목걸이와 귀걸이, 반지, 특히 금과 옥으로 만들어진 팔찌는 매우 특별했다. 금에 박힌 양지옥은 부드럽고 투명하며 색이 풍부하였는데 정말 아름다웠다.강서연은 어리둥절한 눈을 크게 뜬 채 그를 쳐다봤다."이건…""결혼할 때 제대로 된 예물 하나 못 갖춰줬잖아."구현수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으로 장신구들을 하나하나 손으로 꺼내 보며 말했다."이것들은 너에게 보충하여 주는 거니 또 뭐가 부족한 것이 있다면 말해.”강서연은 긴장한 듯 손을 쥐었다 폈다 하였다. 그녀는 구현수의 표정 없는 얼굴을 바라보며, 어쩐지 가슴속에서 약간의 달콤함이 흘러났다.이 장신구들은 하나하나 정교하고 아름다워서 그 어떤 흠도 잡을 수 없었다.다만 그는 어떻게 이런 정교한 물건들을 가지고 있는 거지?구현수는 그녀의 속심을 알아차리기도 한 듯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훔친 것도 아니고 빼앗아 온 것도 아니니 안심해."강서연은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어떻게 자기 남편을 이렇게 의심할 수 있어...'"자."구현수는 상자를 덮어 그녀 앞으로 밀었다. 그는 깊은 눈동자로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았다."이것들은 내가 꺼낼 수 있는 전부이자 이 집의 전부야. 우린 이미 결혼했으니, 너에게 이 집을 맡기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해.""구현수 씨, 전...""그리고 하나 더 말할 게 있어."그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오늘 친정에 함께 가지 못할 것 같으니 나 대신 가족에게 사과 좀 부탁할게."강서연은 어리둥절해 있다가 갑자기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긴장된 몸을 풀었다."네,

Latest chapter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515화

    “아줌마, 아직도 모르시겠어요? 그럼, 제가 알아낸 사실을 전부 말씀드릴게요!”영미는 입가에 교만한 미소를 띠며 백인서를 차갑게 한 번 쳐다보았다.“백인서 씨의 친어머니인 백홍은 인신매매범이었다는 사실, 모두 아셨나요? 백인서 씨의 어머니는 백인서를 정대명의 집에 맡겼고... 흥! 정대명의 아내도 백홍이 납치해 왔다는 소문이 있어요.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잖아요. 제 생각엔... 인신매매범의 딸이라면 그런 일쯤은 익숙하지 않을까요? 여러분은 권온유의 실종이 정말로 백인서 씨와 무관하다고 생각하시나요?”“영미!”강소아가 나서며 분노를 가득 담아 소리쳤다.“허위 사실을 퍼뜨리지 마!”“소유 아가씨, 억울하네요!”영미는 강소아를 바라보며 말했다.“제가 이렇게까지 조사한 건 다 아가씨를 위한 거예요! 딸도 있는 사람이 백인서를 곁에 두고도 마음이 놓이세요?”“그만해!”최지용이 크게 소리쳤다.백인서는 몸을 떨며 믿기지 않는 눈으로 최지용을 쳐다보았다.그러나 최지용의 얼굴에는 의심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최지용은 굳건한 눈빛으로 뒤에 있는 백인서를 지키고 있었다.여전히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보물처럼 백인서를 아끼고 있었다.백인서는 코끝이 찡해지며 본능적으로 최지용의 손을 꼭 붙잡았다. 최지용의 따스한 손은 백인서에게 큰 용기를 주었고 그 온기가 어둠의 두려움을 잊게 해주었다.최지용은 백인서에게 부드럽게 미소 지어 보였고 다시 영미를 바라볼 때는 눈빛이 한층 더 깊어졌다.“영미야.”최지용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두 집안의 관계를 생각해서 그저 넘어가는 거야. 더 이상 선을 넘지 마.”최군형도 나서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래요, 백인서가 어떤 사람인지 우리가 모르겠어요? 영미 아가씨, 우리 최씨 가문 사람들을 바보로 생각하는 건 아니죠?”영미는 순간 긴장했다. 최군형의 말 속엔 어딘가 숨은 뜻이 있는 듯했다.최군형의 깊고 복잡한 눈빛을 파악하기 어려웠다.표아정은 천천히 일어나 어깨에 걸친 숄을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514화

    백인서는 복잡한 눈빛으로 최지용을 바라보며 조용히 입술을 움직였다.그때 최지용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전화를 건 사람은 표아정이었고 다급한 목소리로 서둘러 돌아오라고 재촉했다.최지용은 결국 어머니의 말에 따라 백인서를 데리고 최씨 집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넓은 거실에는 최군형과 강소아도 나와 있었고 모두 엄숙한 표정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백인서가 들어서자, 표아정이 백인서를 올려다보며 무언가 말하려는 듯했다.강소아는 백인서와 눈을 마주치며 단호하게 미소 지었다.백인서가 의아해하던 찰나, 영미가 천천히 밖에서 걸어 들어왔다.“아줌마, 지용 오빠. 제가 권온유의 행방을 알아냈어요. 어디에 있는지 알아요!”“뭐라고?”최지용이 놀라서 물었다.“네가 어떻게 아는데?”영미는 은근한 미소를 지었다.“지용 오빠, 특수부대 출신이라고 정보가 우리보다 더 빠를 거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최씨 가문은 만능이 아니에요, 최씨 가문도 모르는 정보가 있다고요.”표아정은 가볍게 기침하며 차분히 상황을 지켜보았다.최군형과 강소아는 서로를 바라보며 어떤 일이 일어날지 주목하고 있었다.최지용의 이마에는 점점 깊은 주름이 새겨졌다.미의 눈에는 한 줄기 교만한 빛이 번졌다.영미는 오는 길에 이미 모든 계획을 짰다. 정대명의 말이 맞았다. 누구를 훔치든 상관없었다. 인신매매범의 딸인 백인서가 아이들을 해치러 다닌다는 누명을 씌우면 그만이었다. 그렇게 하면 백인서는 모두의 신뢰를 잃게 될 터였다.영미는 이제 한 아이의 엄마가 된 강소아가 인신매매범을 곁에 둘 리 없다고 믿었고, 최지용 역시 이 사실을 알면 더는 백인서를 소중히 여기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래서 영미는 정대명을 배신하기로 마음먹었다.영미는 권온유를 넘기고 정대명과 정승우가 백인서와 한패가 되어 권온유를 납치했다고 주장할 계획이었다. 모두가 보는 앞에서 백인서는 변명의 여지도 없이 궁지에 몰릴 것이었다!“지용 오빠.”영미는 고개를 돌려 최지용을 바라보며 한 글자씩 천천히 말했다.“권온유는 정승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513화

    “그... 괜찮아!”정승우는 억지로 미소 지으며 권온유에게 말했다. 정승우는 이곳에서 권온유를 반드시 데리고 나가겠다고 결심했다.그런데 이때, 공장 문이 “쾅” 하고 열리더니 곧바로 하이힐 소리가 들려왔다.정승우는 재빨리 권온유에게 눈짓했고 권온유도 알아채고는 즉시 땅바닥에 쓰러져 의식이 없는 척했다.정승우는 벽에 기대어 눈을 반쯤 감았다.“이 아이인가요?”영미의 목소리에는 차가운 위압감이 서려 있었다.“맞아.”정대명은 영미를 흘깃 노려보며 묵묵히 대답했다.영미는 두 걸음 앞으로 다가서서 희미한 빛 속에 있는 아이를 살펴보더니, 곧 얼굴빛이 확 변했다.“이 아이... 혹시 권씨 집안의 막내딸 아니에요?”정대명은 멍하니 고개를 들었다. 애초에 아이를 훔쳐 올 때 이 아이가 누구의 자식인지 알 리가 없었다.“정대명 씨.”영미가 차갑게 웃으며 돌아보았다.“제가 최씨 가문 집안 아이를 훔쳐 오라고 했지, 권씨 집안 아이를 훔치라고 했나요? 이러고도 저를 속이지 않았다고요?”“그게...”정대명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영미 아가씨, 어차피 목적은 백인서를 곤경에 빠뜨리는 거잖아? 그러니 누구를 훔쳐 오든 상관없지 않아? 아이를 훔치기만 하면 유괴범이 되는 거니까.”이 말은 영미에게만 충격을 준 게 아니었다. 정승우의 귀에도 또렷이 들어왔다.“좋아요.”영미는 깊은숨을 들이마신 뒤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이 아이는 잘 지키고 있어요, 제가 다시 연락할 테니까.”...한편, 권씨 집안은 완전히 뒤집혀 있었다.권욱은 조순영을 탓하며 아이 하나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고 했고, 조순영은 오열하며 남편을 원망했다. 조순영은 권욱이 바깥에서 여자와 부적절하게 얽히지 않았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거라고 했다.“헛소리하지 마! 사람들이 나한테 어떤 소문을 퍼뜨렸는지 잘 알잖아. 결혼 생활 내내 너한테 부끄러운 일 한 적 없어.”“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 정말 떳떳하게 행동했다면 왜 사람들이 당신만 가만두지 않는 건데?”며칠 전까지만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512화

    권온유의 질문에 정승우는 당황했다.권온유는 커다란 눈망울로 정승우를 애처롭게 바라보고 있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자신만만했던 슈퍼맨 같은 오빠가, 이제는 먹을 것 하나 구하지 못하는 모습이 되어버린 것이다.정승우는 어색하게 입가를 씰룩이며 권온유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이야기를 이어갔다.“너, 정말 배고파?”“네!”권온유는 금방이라도 눈물을 터뜨릴 듯 작은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원래는 엄마랑 식당에서 밥을 먹으려 했어요. 엄마가 특별히 고등어조림을 준비해달라고 부탁하셨거든요... 엉엉... 엉엉...”“울지 마, 울지 마! 그냥 생선 하나 가지고...”“나 배고파!”정승우는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정말이지 아이와 대화하는 건 그에게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겨우 권온유를 달래고 나서 정승우는 잠시 고민하다가 팔을 걷어붙이며 권온유에게 내밀었다.“너 정말 참을 수 없을 만큼 배고프면, 여기 한번 물어볼래?”권온유는 커다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믿기지 않는다는 듯 정승우를 바라보았다.“우리 집은 가난해서 늘 먹을 게 부족했거든. 그래서 어릴 때 너무 배가 고프면 이렇게 배고픔을 달랠 만한 걸 물곤 했어.”권온유는 무슨 말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특히 ‘배고픔을 달랠 만한 것'이라는 게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다.정승우는 웃으며 계속 설명했다.“예를 들어 쌀통 같은 거야. 한때 쌀이 들어 있던 쌀통은 비어 있어도 쌀 냄새가 남아 있거든. 그래서 쌀통 가장자리를 살짝 물면서 하얀 쌀밥을 먹는 상상하는 거야. 그러면 배가 덜 고파져.”“그리고 이웃집에서 밥하는 냄새를 맡으며 그 밥을 먹는 상상을 하는 거야. 그러면 그렇게 배고프지 않더라고.”권온유는 정승우의 이야기에 넋을 잃고 입을 벌린 채 있었다. 정승우는 웃음을 터뜨렸다.지금은 웃으며 말할 수 있지만, 한때 정대명이 도박과 술에 빠져 정승우를 굶겼던 시절은 그야말로 비참한 순간들이었다.잠시 후, 권온유의 눈에 다시 눈물이 맺히는 것을 보고 정승우는 속으로 ‘큰일이다'라고 생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511화

    영미는 걸음을 멈추고 조용히 최지용을 지켜보았다.최지용은 다소 초조한 기색으로 구석에 앉아 휴대전화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가끔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곳으로 가 전화를 걸기도 했다.영미는 바로 뒤를 따라갔고 최지용의 낮고 다급한 목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왔다.“찾았습니까?”“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하세요... 만약 납치범의 목적이 돈이었다면 분명 전화를 걸어올 겁니다!”영미의 가슴이 철렁하며 내려앉았다.납치범이라니? 대체 뭘 찾는다는 거지?백인서와 통화한 걸까?그때, 최군성이 큰 소리로 외쳤다.“지용이 형, 여기서 뭐 해요?”영미는 얼른 몸을 숨겼고 최군성은 최지용에게 다가가 최지용을 끌고 안으로 들어갔다.“우리 형이 찾고 있었는데 여기서 뭐 하고 있었던 거예요? 어서 와서 먹고 즐기자고요!”최지용은 최군성을 따라 안으로 들어가며 영미와 눈이 마주쳤다. 둘은 동시에 잠시 멈칫했다.영미는 급히 시선을 피하며 억지 미소로 인사했다.“지용 오빠...”“어, 영미?”최군성도 배윤아처럼 물었다.“여기 웬일이야? 형님이 널 초대한 것 같지 않은데?”“그게...”영미는 속에서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최군성은 영미의 표정을 아랑곳하지 않고 최지용을 끌고 가 먹고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최지용은 점점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영미가 도대체 여기 왜 있는 거지? 평소에는 볼 수 없던 사람이, 왜 하필 오늘 온유가 사라진 날에 나타난 걸까?그때, 최군형과 강소아가 가원이를 품에 안고 나타났다.강소아는 아이를 보행기에 앉혔고 아이는 보행기 가장자리를 잡고 작은 발을 내디뎠다. 이 모습에 방 안의 모든 사람이 환호성을 질렀다.영미는 멍하니 그 장면을 바라보다가 황급히 자리를 떠 교외의 버려진 공장으로 향했다.그 시각, 정대명은 영미의 지시에 따라 승합차를 몰고 공장에 도착해 있었고 영미가 도착했을 때 그는 공장 문 앞에서 술을 홀짝이고 있었다.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영미는 핸드백을 휘둘러 정대명에게 던졌다.“정대명 씨, 감히 날 속여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510화

    “너 따위가 신경 쓸 일이 아니야!”정대명은 못마땅한 표정으로 말했다.하지만 결국엔 자기 아들이었기에 정승우에게 감출 생각은 없었다. 아무리 때리고 꾸짖어도 떠날 수 없는 존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정대명은 서랍에서 가위를 꺼내 들고는 권온유의 양 갈래머리를 단칼에 잘라냈다. 머리카락이 천천히 바닥에 떨어졌다.정승우는 입을 벌린 채 멍하니 있다가 막아서려는 순간, 자신과 정대명 사이에 힘의 격차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 무작정 나섰다가는 역부족일 터였다.정승우는 이를 악물고 정대명에게 다가가 물었다.“아빠, 정말 이 아이를 팔 생각이에요?”“내가 원하는 게 아니야, 영미라는 그 여자가 원하는 거야!”정대명은 불만스레 대꾸하며 정승우에게 옷장에 있는 헌 옷을 가져오라고 지시했다.정승우가 옷을 가져오자, 정대명은 손을 뻗어 권온유의 예쁜 드레스를 찢으려 했다. 정승우는 급히 소리쳤다.“뭐 하는 거예요!”“이 자식이!”정대명은 정승우를 노려보며 소리쳤다.“조용히 해! 죽고 싶어?”“아빠, 이건...”“이 애한테 옷을 갈아입히려는 거야! 이렇게 좋은 옷을 입고 있으면 바로 눈에 띄잖아.”정승우는 다가가 정대명을 옆으로 밀치며 말했다.“제가 갈아입힐게요!”“이놈이...”정대명은 하려던 말을 멈추고 피식 웃었다. 그는 정승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아하, 아빠를 도와주고 싶구나? 역시 아들은 아들밖에 없지! 그래, 네가 손이 빠르니까 빨리 옷을 갈아입혀. 둘이 함께 가자고!”정승우는 속으로 혐오감이 치밀었지만, 지금은 그저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하는 수밖에 없었다.정승우는 권온유의 드레스를 벗기지 않고, 정대명의 헌 옷을 위에 입혀 단단히 감쌌다. 그런 다음 모자를 씌워 얼핏 보면 남자아이처럼 보이게 했다.“좋아, 이 정도면 되겠어!”정대명은 정승우에게 눈짓을 보내며 말했다.“뒷문에 승합차가 준비돼 있대. 어서 출발하자!”“아빠, 이 소녀는 어디로 데려가려는 거예요?”“교외지!”정대명은 귀찮다는 듯 말했다.“빨리 움직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509화

    권온유는 깜짝 놀라며 정대명을 멍하니 쳐다보았다.“아저씨가 맛있는 걸 가지고 왔단다. 배고프지 않니?”권온유는 천천히 고개를 저으며 달아나려 했다. 정대명은 급히 권온유 앞을 가로막았다.“아니, 가지 마!”정대명은 두 손으로 권온유를 꼭 붙들며 말했다.“그게... 네 엄마가 나한테 너를 데려오라고 부탁했어!”엄마라는 말을 듣고 권온유는 잠시 멈칫했다.“정말이야, 네 엄마가 부탁한 거라니까!”정대명은 거짓말을 이어갔다.“방금 네 엄마가 갑자기 어디론가 가버렸지? 너 보고 기다리라고 했잖아?”“네... 맞아요.”“그래!”정대명은 웃으며 말했다.“그런데 네가 여기저기 막 돌아다녀서 엄마가 널 못 찾게 되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엄마는 내가 여기 있는 걸 알 거예요. 저는 여기서 조금 놀다가 다시 휴게실로 돌아갈 거예요!”“오... 그렇구나.”정대명은 잠시 생각을 굴렸다.“아저씨가 휴게실이 어딘지 아니까, 내가 데려다줄게!”권온유는 경계하며 정대명에게서 몸을 빼내고 두 걸음 물러났다.“얘가! 난 정말로 네 엄마 친구라니까. 네가 여기저기 돌아다녀서 엄마가 널 못 찾게 되면 걱정하지 않겠어? 맞지?”“자, 자! 아저씨가 데려다줄게. 착하지!”정대명은 권온유를 갑자기 붙들어 어깨에 둘러맸다. 권온유는 본능적으로 소리치려 했지만, 정대명의 손이 입을 단단히 막고 있어 소리를 낼 수 없었다.어린 소녀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어른 남자를 이길 수는 없었다. 정대명은 권온유의 머리 뒤쪽을 세게 내리쳐 기절시켰고, 온유가 들고 있던 인형은 땅에 떨어졌다....정승우는 익숙하게 호텔로 와서 지난번 일을 핑계로 다시 정대명에게 돈을 뜯어낼 생각이었는데, 방 안에 기절한 어린 소녀가 누워 있는 걸 발견했다.“이… 이게 대체 무슨 일이에요?”“어른 일에 참견하지 말고 신경 꺼!”정대명은 땀을 뻘뻘 흘리며 말했다.방금 정대명은 온유를 데려오며 보안과 호텔 직원의 눈을 피하고자 아이를 어깨에 메고 가지 않고, 자신의 아이인 것처럼 속여서 안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508화

    “엄마, 우리 오늘도 여기서 밥 먹어요?”“그래. 네가 제일 좋아하는 게 고등어조림 요리잖아.”“그런데...”권온유는 입을 꾹 다물고 말을 삼켰다. 사실 권온유는 집에서 밥을 먹고 싶었다.어린 권온유도 느낄 만큼 엄마는 요즘 기분이 좋지 않았다.방금 대답조차 어딘가 건성으로 들렸다.권온유는 어른들의 세계가 어떤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엄마는 왜 이렇게 기분이 좋았다가 나빴다가 하는 걸까? 누군가 아빠와 다른 여자가 함께 찍힌 사진을 보내기만 하면, 엄마는 이렇게 변해버렸다.“엄마...”권온유는 엄마의 손을 조심스레 잡아당겼다. 그러나 조순영은 갑자기 권온유의 손을 놓고는 시선이 어느 한 곳에 고정되더니 초조한 표정으로 그곳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권온유는 깜짝 놀라 인형을 떨어뜨렸다.“엄마!”“온유야, 여기서 움직이지 말고 있어!”조순영은 급히 돌아보며 외쳤다.“엄마 금방 올게!”권온유는 엄마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며 홀로 서 있었다. 시야에서 점점 사라져가는 엄마의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엄마는 아빠가 다른 여자가 친밀하게 지내는 모습을 발견할 때마다 엄마는 통제력을 잃고 온유를 혼자 내버려두곤 했다. 그러고 한참 후에야 멍한 표정으로 다시 돌아오곤 했다.어두운 구석에 숨어 있던 정대명은 눈을 가늘게 뜨고 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다. 요 며칠 동안 몇 번이나 이 모녀를 본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이 여자는 자주 아이와 함께 식사하러 왔는데 가끔 혼자 올 때도 있었다...남편의 외도를 잡으려는 걸까?맞아, 틀림없이 그런 거다!정대명은 매일 호텔에 살면서 듣는 소문도 적지 않았다. 한 회장이라는 사람은 아내와 자식이 있음에도 바람이 잦았다고 하는데 그 회장은 차기 시장의 사위가 될 인물이라는 말도 있었다.정대명은 피식 웃음을 지었다.이런 소문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아무도 모른다. 어차피 남자가 바깥에서 다른 여자를 만나는 건 흔한 일이니까.정대명은 다시 어린 소녀를 주시했다. 소녀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507화

    정대명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는 얼른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 구석으로 몸을 숨겼다.며칠을 기다린 결과가 고작 최가원의 얼굴조차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이었다.그럼에도 영미는 끊임없이 전화를 걸어왔다.“정대명 씨, 대체 뭐 하고 있는 겁니까? 대단한 것도 아니고 아이 하나 훔쳐 오는 게 그렇게 어렵나요?”젠장! 정대명은 속으로 욕설을 내뱉었다. 차라리 보석을 훔치는 게 더 쉬울 것 같다고 생각했다.“하하... 영미 아가씨.”마음속으로는 욕하고 있었지만, 얼굴엔 여전히 웃음이 서려 있었다.“이게, 그렇게 쉽지 않네요! 제가 며칠 동안 지켜본 결과, 그 경호원들이 전부 총을 들고 있더라고요. 제가 무턱대고 나서면 안 되지 않겠습니까?”“정말 쓸모없네요.”영미의 목소리는 차가웠다.“내가 사람들까지 매수해 놨는데, 일을 이따위로 하다니!”정대명은 억눌린 분노를 꾹 참고 입을 다물었다.“말해 두겠는데요!”영미는 한발 더 나아가 말했다.“이 일 못 해내면, 화려한 호텔 스위트룸도 더 이상 못 쓰게 될 테고 돈 한 푼도 못 받는 줄 아세요! 다시 그 작은 산골 마을로 돌아가서 평생 가난하게 살고 싶지 않으면 똑바로 하세요!”정대명은 이 말을 듣고 가슴이 철렁했다.호사에 길든 사람이 다시 가난으로 돌아가는 것은 어려운 법이다. 최근 정대명은 오성에서 살아가며 화려한 삶에 이미 익숙해져 있었다. 영미는 정대명이 잘 먹고 살게 도와줬고 돈까지도 넉넉히 주니 점점 체면이 생기기 시작했다.호텔에서 정대명이 매일 스위트룸에서 지내는 것을 본 사람들은 그를 대단한 부자로 착각했고 그에게 예의를 갖추며 인사했다.이런 삶은 초라했던 지난날에선 꿈도 꾸지 못한 것이었다.고작 아이 하나 때문에 이 모든 걸 잃기엔 너무 아까웠다.정대명은 급히 전화기를 붙잡고 외쳤다.“영미 아가씨, 너무 흥분하지 마!”영미는 냉소적인 웃음을 흘렸다.“내가... 내가 방법을 찾아볼게.”정대명은 어영부영 답했다.“겨우 아이 하나 가지고, 뭐 대단한 일도 아니지! 내가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