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아는 비록 운기와 알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운기가 좋은 사람이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운기가 죽는 것만큼은 정말 보고 싶지 않았다.“수아 씨, 제가 주씨 가문의 고수를 이길 수 있다면 믿으시겠어요?”운기는 입꼬리를 가볍게 올리며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지었다. 이에 수아는 멍하니 그를 쳐다보기만 했다. 운기는 미소를 띤 얼굴로 계속 말했다.“수아 씨, 절 믿는다면 저한테 베팅을 걸어요. 그럼 방금 잃은 돈을 되찾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엄청난 돈을 벌수 있을 거예요.”운기는 이 말을 마친 후 관중석에서 걸어 나왔다. 수원 지하 권투 시합의 규칙에 따르면 참가자는 자신에게 베팅할 수 없다. 이것은 백운각이 정한 규칙인데 운기는 방금 태블릿을 통해 이 규칙을 알게 되었다.그래서 운기는 자신에게 베팅할 수가 없었다. 몰래 배팅을 했다고 해도 백운각이 절대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운기 씨!”수아는 운기의 뒷모습을 향해 소리쳤다. 운기가 정말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걱정되었던 것이다.“수아 씨, 저 녀석은 분명 미친놈이에요. 저희가 막는다고 포기할 놈이 아니에요.”“맞아요, 수아 씨. 죽으러 가겠다는 놈을 우리가 말려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좀 이따 맞아죽을 때쯤 자신의 행동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지 알게 될 거예요.”수아의 친구들은 모두 수아를 위로했다. 이때 운기는 이미 관중석에서 내려와 성큼성큼 링 위로 걸어갔다. 운기는 자신을 쳐다보는 사람들이 비웃고 손가락질하는 것을 모두 알고 있었다.그중에는 운기더러 빨리 돌아가라고 일깨워주는 사람들도 있었다.하지만 운기는 다른 사람의 시선 따위 신경 쓰지 않았다. 모두 누가 진짜 승자가 될 것인지 곧 알게 될 것이다.공손 가문의 자리.“저, 저놈은 임운기잖아!”우빈은 깜짝 놀란 표정으로 운기를 쳐다보더니 곧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지금 주씨 가문에 도전을 한 거야? 저놈은 정말 죽고 싶어 환장했나 보네.”남궁 가문의 자리.“저 녀석 지금 주씨 가문에 도전을 한 거
“저 녀석은 누구야?”백인철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운기를 쳐다보았다. 그도 누군가가 튀어나와 주씨 가문에게 도전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저도 모르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저분이 주씨 가문에게 도전한다고 해도 시합 결과에 영향을 줄 것 같진 않네요.”옆에 서 있던 집사가 말했다.“그래.”백인철은 고개를 끄덕인 뒤 의자에 기대고 있었는데 이 시합에 전혀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운기가 링에 올라선 후.“선생님은 어느 가문을 대표로 출전하셨나요?”심판이 물었다.“전 임운기라고 합니다. 전 제 자신을 대표하여 주씨 가문과 나머지 8대 가문에게 도전할 것입니다.”운기는 매우 담담한 태도로 말했다.“자, 다음은 임운기 선생님과 주씨 가문의 시합이 시작됩니다. 3분간의 베팅을 시작합니다.”심판이 말을 마치자 모두 태블릿을 들고 배팅하기 시작했다.“저 임운기라는 놈은 딱 봐도 부실하게 생겼는데 어떻게 주씨 가문이 찾아온 고수를 이길 수 있겠어. 이번 판은 분명 주씨 가문이 이길 거야!”“나도 주씨 가문에게 베팅해야겠어. 이번 판에 방금 공손 가문에게 베팅해서 잃은 돈을 모두 되찾아야겠어.”...많은 사람들이 주씨 가문에게 베팅을 할수록 배당률도 점점 낮아졌지만 모두 주씨 가문이 이길 것이라고 확신했다.이때 주씨 가문의 배당률은 1:1.09이고 운기의 배당률은 1:4.4다. 베팅이 진행됨에 따라 운기의 배당률은 계속 높아지고 있었다.수아가 앉은 자리.“수아 씨, 저 녀석이 무슨 권투를 하겠어요. 지금 주씨 가문에 베팅을 걸면 조금이라도 벌 수 있을 것이니 얼른 주씨 가문을 선택해요.”“맞아요, 전 이미 주씨 가문에 베팅을 걸었어요. 저 녀석은 분명 죽으려고 작정한 놈이에요.”수아의 친구들이 잇달아 입을 열었다. 수아는 운기가 떠날 때 자신에게 베팅하라는 말이 떠올랐다.지난 판에 운기가 주씨 가문을 사라고 했는데 그녀는 운기의 말을 믿지 않아 1,000억이나 잃었다.‘도대체 누굴 믿어야 하는 거지?’“운기 씨, 한 번만 믿어볼게요.”수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운기를 쳐다보았다.모두 운기가 한 수도 버티지 못하고 죽을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과 달리 운기는 단번에 우세를 차지하였다.주씨 가문의 자리.“저, 저게 어떻게 된 일이야...”강철과 주국건은 얼굴이 파랗게 질린 채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공손 가문마저 이겨버린 윤서진이 운기에게 밀린다는 게 말이 안 되었다.공손 가문의 자리.“허, 허단? 저놈이 허단이라니!”우빈은 두 눈을 부릅뜨며 운기를 쳐다보았다. 그도 수사로서 운기가 내뿜은 내력을 통해 그가 허단인 강자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우빈은 자신이 줄곧 무시하던 운기가 허단인 수사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운기를 쳐다보던 그의 눈빛은 전과 달라졌다.남궁 가문의 자리.“역시 운기 오빠야! 난 오빠가 이길 줄 알았어!”진미는 시합에서 우세를 차지한 운기를 보자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 방금 그녀는 운기가 윤서진을 이기지 못할까 봐 손에 땀을 쥐기도 했는데 이젠 모든 걱정이 사라져버렸다.하지만 옆에 있던 남궁 정민과 남궁 정훈은 안색이 보기 흉했다.“저, 저놈은 왜 이렇게 강한 거야! 말도 안 돼!”남궁 정민은 링 위의 운기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남궁 정훈도 큰 충격을 받은 것처럼 멍하니 서있기만 했다.이 시합에 관심이 없었던 백인철도 깜짝 놀란 표정으로 운기를 쳐다보았다.“허단이라니! 시합에 허단인 강자가 나타나다니!”백인철은 놀란 표정을 감출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이 방금까지 업신여겼던 운기가 허단인 강자일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링 위.“당신은 너무 약해요.”운기는 두 손을 짊어지고 조용히 윤서진을 쳐다보았다. 윤서진도 내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완전히 허단에 들어선 것이 아니었기에 매우 약했다.윤서진은 전혀 운기의 상대가 아니었다.“당, 당신이 허단인 수사라니!”윤서진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운기를 쳐다보았다.“항복하세요, 어차피 이번 시합은 제가 이기게 될 겁니다.”운기가 담담한 태도로 말했
“결과를 발표하시죠.”“네, 네! 알겠습니다.”심판은 연신 고개를 끄덕인 후 곧바로 입을 열었다.“이번 시합은 임운기 씨, 승!”심판의 말은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사람들을 일깨워주었다. 한없이 조용했던 권투장 안은 순식간에 떠들썩해졌다.“세상에, 주씨 가문의 고수가 지다니! 정말 임운기라는 놈이 이긴 거야?”“주씨 가문의 고수는 공손 가문의 칠 호위 법사마저 한방에 물리쳤는데 저놈한테 이렇게 쉽게 져버리다니. 저 임운기라는 놈은 도대체 얼마나 강한 거야!”“저놈은 도대체 어디서 나타난 괴물이야!”...시합이 시작되기 전에 운기를 업신여기던 사람들은 지금 모두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운기를 쳐다보았다. 수아가 앉은 곳.“임, 임운기 씨가 이겼어! 정말 이겼어!”정신을 차린 수아의 친구들은 모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 목소리는 매우 날카로웠다. 운기가 링에 오르기 전, 모두 운기가 허풍을 떨고 있다고 확신하고 비웃던 사람들은 이제야 운기가 엄청난 강자이고 운기를 무시한 그들이야말로 바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방금 전 자기들이 운기를 비웃던 모습을 떠올리자 모두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었다.수아의 친구들은 후회하기 시작했다. 방금 운기의 말을 믿고 운기에게 베팅을 했다면 분명 엄청난 돈을 벌었을 것이다.“운, 운기 씨가 이겼어! 운기 씨가 거짓말을 하지 않았어...” 수아는 진지한 표정으로 링 위의 약간 수척해 보이는 운기를 쳐다보았다. 그녀는 운기가 이렇게 강한 실력을 가지고 있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운기의 말을 믿었던 수아는 5,000억을 베팅하여 1조 5,000억을 벌게 되었다. 그것은 그녀의 10년간의 수입에 가까울 정도로 엄청난 거액이었다.주씨 가문의 자리.“우리 주씨 가문이 진 거야?”주국건은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의자에 주저앉았다. 그는 지하 권투 시합에서 우승을 따내기 위해 몇 년이나 준비했다. 이번 시합을 위해 그는 엄청난 심혈을 기울였을 뿐만 아니라 거액의 돈을 투자하기도 했다.공손 가문
공손 무일도 어두운 표정으로 우빈을 꾸짖었다.“우빈이 넌 어쩌다가 허단인 강자를 건드린 거야! 허단인 강자를 건드린 게 얼마나 엄중한 일인지 알기나 해? 너 때문에 공손 가문에 큰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마찬가지로 수사인 공손 무일도 허단인 강자가 얼마나 강한 존재인지 잘 알고 있었다.“아버지, 저, 저도 임운기가 허단일 줄은 몰랐어요...”우빈은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로 변명하였다.남궁 가문의 자리.“임운기가 정말 진미 말대로 엄청난 실력을 가지고 있었어. 우리, 우리가 그를 너무 업신여겼던 거야.”남궁 정민은 엄숙한 표정으로 링 위의 운기를 쳐다보았다.“아빠, 제가 운기 오빠가 엄청 강하다고 말했었잖아요. 운기 오빠는 거짓말한 적 없어요. 이제 제 말을 믿으시는 거예요?”진미가 말했다. 남궁 정민은 이를 악물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믿어.”“아빠, 원래 운기 오빠는 저희 남궁 가문을 대신해 시합에 출전하려고 했어요. 아빠가 동의하셨다면 저희 남궁 가문이 이번 시합에서 우승했을 거고 금융 사업도 주씨 가문에게 빼앗기지 않았을 거예요.”진미가 당당하게 말했다. 남궁 정민은 줄곧 운기를 업신여기며 운기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오해하였기에 진미는 이제야 속이 뻥 뚫리는 것 같았다. 그녀는 아빠에게 운기가 엄청 강한 사람이라는 것을 꼭 알려주고 싶었다.남궁 정민은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곧 한숨을 내쉬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진미야, 이번 일은 아빠 잘못이야. 아빠가 네 말을 믿었더라면...”남궁 정민은 당연히 잘 알고 있었다. 만약 그가 운기의 출전을 동의했다면 오늘 정상에 오르게 되는 것은 분명 그들 남궁 가문이었을 것이다. 남궁 정민은 자신이 운기를 믿지 않았기 때문에 남궁 가문이 막대한 손실을 입었고 철호의 기회를 놓쳤다는 것을 깨달았다.진미는 또 고개를 돌려 남궁 정훈을 보며 당당하게 말했다.“큰삼촌, 제가 분명 운기 오빠가 엄청 강하다고 말했었는데 큰삼촌이 제 말을 믿지 않고 계속 운기 오빠를 비웃으셔서 이런 일이 생긴
진실을 알게 된 남궁 정민은 한동안 마음을 가라앉힐 수 없었다.‘내가 정말 아무 잘못도 없는 사람을 오해한 거였어.’남궁 정민은 자신이 엄청난 잘못을 저질렀다는 것을 깨달았다.“아빠, 왜 그러세요?”진미는 남궁 정민이 전화를 받은 후 이상한 모습을 보이자 얼른 다가가 그를 부축하였다. 남궁 정민은 한참이 지나서야 창백한 얼굴로 나지막하게 말했다.“진미야, 교통사고를 낸 범인이 누군지 밝혀졌어.”“정말요? 도대체 누가 한 짓이에요?”진미가 재빨리 물었다. 옆에 있던 남궁 정훈도 서둘러 물었다.“역시 임운기 그놈이 벌인 짓인 거지?”남궁 정민은 의자에 주저앉더니 어두운 눈빛으로 말했다.“아니, 이 일은 임운기 씨와 아무런 상관이 없어. 진미의 말대로 우리가 임운기 씨를 오해했던 거였어. 교통사고를 낸 범인은 조씨 가문의 조영지야. 우리 진미와 공손 우빈의 혼약을 파기시키기 위해 일부러 사람을 찾아 교통사고를 낸 거였어.”“뭐라고?”남궁 정훈도 깜짝 놀랐다.“남궁 정민, 방금 그 말 사실이야? 교통사고를 낸 사람이 조씨 가문의 조영지라고?”남궁 정훈이 큰 소리로 물었다.“장 집사가 이미 정확한 증거를 찾았다고 했으니...”남궁 정민은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곧 진미를 보더니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진미야, 아빠가 미안해. 아빠가 네 말을 믿고 임운기 씨를 오해하지 않았다면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을 텐데, 아빠가 너무 멍청했던 거야.”“아빠, 사과받아야 할 사람은 제가 아니라 운기 오빠예요. 운기 오빠가 저희 남궁 가문을 도와주려고 엄청 애쓰셨는데 아빠는 오히려 운기 오빠를 오해하고 욕하기만 하셨잖아요.”진미가 말했다.“그래, 기회를 찾아 임운기 씨한테 제대로 사과해야겠어.”남궁 정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잠시 생각하더니 자책하듯이 말했다.“우리 딸을 망친 건 아빠였어. 아빠가 너랑 우빈의 혼인을 성사시키지 않았다면 조영지가 교통사고를 냈을 리가 없었을 거야. 모두 아빠가 욕심을 부려서 우리 딸의 얼굴과 미래
남궁 정훈은 진미의 큰삼촌이지만 진미를 전혀 조카로 생각하지 않았다. 심지어 그는 가주의 자리를 빼앗기 위해 남궁 정민과 진미를 바닥으로 끌어내려고 했기에 진미도 더 이상 남궁 정훈을 가족으로 여기지 않았다.“진미야, 난 네 큰삼촌이야! 너 어른한테 말버릇이 그게 뭐야?”남궁 정훈이 노발대발했다.“어른도 잘못을 했으면 벌을 받아야죠! 안 그러면 집안 꼴이 제대로 돌아가기나 하겠어요?”진미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은 채 반박했다.“너, 너...”남궁 정훈은 화가 나다 못해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이때 남궁 정민도 입을 열었다.“남궁 정훈, 진미의 말대로 이번 일은 네 책임도 있으니 방금 말했던 가주 자리는 너한테 양보하지 않을 거야. 불만이 있다면 가족회의에서 제대로 이야기하도록 해.”“남궁 정민, 너, 너...”남궁 정훈은 화가 나다 못해 당장 뒤 목을 잡고 쓰러질 것 같았다....“임운기 씨는 허단이 확실하니 주씨 가문의 윤 대사 정도는 쉽게 이길 수 있었어요. 오늘 시합의 우승자는 아마 임운기 씨 일 거예요.”집사가 말했다. 백인철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아래쪽의 운기를 쳐다보면서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가장 나를 놀라게 한 것은 임운기의 실력이 아니라 그의 나이야. 그는 앞으로 나보다 더 높은 경지에 도달하게 될 거야. 저렇게 훌륭한 사람이 어느 가문의 자제일지 정말 궁금하네.”백인철도 허단인 수사지만 그의 실제 나이는 이미 100세를 넘었다. 그는 운기와 달리 한 평생을 수련해서 겨우 허단에 도달할 수 있었다. 그가 운기의 나이일 때는 후천 골련 일뿐이었다.‘임운기 씨가 내 나이가 되었을 땐 분명 나보다 훨씬 강할 거야.’집사도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저 나이에 허단이 되는 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백운파의 젊은 제자 중에도 그의 실력을 따라갈만한 자는 아무도 없습니다.”링 위.운기는 두 손을 짊어진 채 링 아래를 힐끗 보더니 큰 소리로 말했다.“저한테 도전하실 분 있나요?”방금 전까지 떠들썩하던 권투장 안은
이때 백인철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이번 시합에는 정말 예상 밖의 일들이 많이 일어났네요. 보아하니 이번 시합의 우승자는 이미...”운기가 갑자기 백인철의 말을 끊었다.“백운각 가주님, 잠시만요.”운기는 위쪽의 백인철을 쳐다보았다.“임운기 씨, 따로 하실 말씀이라도 있으신 가요?”백인철은 의문이 담긴 눈빛으로 운기를 쳐다보았다. 권투장 안의 모든 사람들은 운기가 무슨 말을 꺼낼지 궁금한 마음에 운기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오늘 시합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아직 제가 도전하지 않은 상대가 있거든요.”운기가 담담한 태도로 말했다.“어느 가문에 도전하실 건가요?” 백인철이 물었다.“제가 도전할 상대는 가문이 아니라... 백운각입니다.”운기는 백인철을 가리키며 입가에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운기가 말을 마치자 권투장 안은 순식간에 떠들썩해졌다.“지, 지금 백운각한테 도전한 거야?”“이젠 8대 가문은 물론 백운각 마저 무시하는 거야?”“저 자식 정말 미친 거 아니야?”...모두 놀라는 동시에 이해할 수 없다는 눈빛으로 운기를 쳐다보았다. 그동안 백운각의 지위는 수원 8대 가문을 훨씬 뛰어넘었기에 수원 8대 가문들조차도 백운각 앞에서는 항상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이전에 백운각은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두 가문을 단번에 파멸시켰기에 수원은 10대 가문에서 8대 가문으로 되어버린 것이다.그 후 수원 8대 가문은 아무도 백운각의 지위를 넘보거나 도발하지 못했다.그리고 여태껏 지하 권투 시합에서 백운각에게 도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지하 권투 시합은 백운각이 주최한 것이기에 운기가 백운각에게 도전하는 건 게임 플레이어가 게임 제작자에게 도전하는 것과 마찬가지다.“백, 백운각에게 도전하다니...”수아는 링 위의 운기를 보며 매우 놀란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녀는 운기가 백운각에게 도전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수원 8대 가문도 마찬가지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감히 백운각에게 도전하다니, 저놈은 정말 미친놈이었어!
운기가 정말로 S국 왕자를 죽인다면, 운기는 앞으로 평생 도망치게 될 거다. 결국엔 죽음이 닥친다 해도 운기에게는 두려울 것이 없었다. 하지만 운기에게는 남겨진 가족, 친구, 그리고 연인이 있었다. 만약 자신이 평생 도망쳐야 할 신세가 된다면, 그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자신이 죽으면 그들은 또 어떤 상황에 놓일 것인가?이러한 생각에 운기는 손을 풀고, 즉시 계약서를 수정하여 금액을 10조로 고친 후 서명했다.계약서에 서명이 완료되자, S국 왕자는 곧바로 운기의 계좌로 10조를 송금했다. 곧이어 입금 문자가 도착했다.“가자.” 운기는 울프에게 말하며 밖으로 걸어 나갔다.S국 왕자는 운기가 떠나는 모습을 보며 옆에 있던 경호원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는 운기를 이대로 보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경호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권총을 꺼내어 운기의 등을 겨누었다.탕! 총성이 울려 퍼졌다.그러나 다시 운기를 바라보았을 때, 그는 총에 맞지 않은 듯 멀쩡한 모습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S국 왕자와 경호원들은 놀란 나머지 눈을 비볐다. 방금 발사한 총알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은 거지?“총알 찾고 있나? 여기 내 손에 있어.” 운기는 차갑게 웃으며 손가락 사이에 낀 총알을 들어 보였다.“뭐, 뭐라고?” 그들은 운기의 손에 들린 총알을 보고 마치 머릿속이 폭발하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곧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눈 앞에서 벌어졌다는 사실에 온몸이 얼어붙는 기분이었다.“죽어!”운기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들을 쳐다보며, 손가락 사이의 총알을 가볍게 던졌다.푹! 총알은 그대로 총을 쏜 경호원의 이마에 박혔고, 그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너, 너!” S국 왕자는 얼굴이 창백해지며 경악했다. 경호원의 시체가 그의 발밑에 놓여 있는 것을 보고 그의 몸이 떨렸다.“임운기, 네가 감히 내 사람을 죽이다니! 넌 이제 끝장났어!” S국 왕자는 이를 악물며 소리쳤다.운기는 차가운
S국 왕자는 계약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하하, 임운기, 전혀 예상 못 했지? 결국 최후의 승자는 나야. 아침에 네게 팔라고 했을 때 기회를 주었건만, 결국 벌 받는 길을 택했네.”“S국 왕자, 고작 이 카지노 몇 개 얻었다고 진짜 승리했다고 생각한 거야? 우리 사이의 싸움은 이제 시작일 뿐이야.” 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갑게 말했다.“뭐라고? 너 따위가 나와 맞서 싸우겠다고?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S국 왕자는 비웃으며 한 글자 한 글자 강조해 말했다.“바로 이걸로!” 운기는 가볍게 주먹을 들어 보였다. 그의 힘, 그것이야말로 운기의 진짜 무기였다.“주먹? 하하하! 네가 아직도 조선시대인 줄 아나 보네. 주먹 하나 믿고 싸우겠다니, 정말 웃겨서 말이 안 나오네!” S국 왕자는 큰소리로 웃음을 터트렸다.“말은 됐고, 계약서에 서명이나 해.” 운기는 냉소를 지었다.S국 왕자는 계약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임운기, 여기에 아직도 200조가 적혀 있네.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냐?”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그럼 얼마 낼 생각인데?”S국 왕자는 손가락 하나를 들어 보이며 미소를 지었다.“10조?” 운기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아니, 100원. 그거면 충분하지.” S국 왕자는 조롱하듯 웃었다.“뭐? 100원? S국 왕자, 너무 하는 거 아니야?” 옆에 있던 울프가 화를 터뜨렸다.운기 역시 얼굴에 분노의 기색이 어렸다. 운기는 이 카지노들을 사기 위해 가진 돈을 모두 쏟아부었고, 빚까지 지고 있었다. 그런데 단돈 100원을 주겠다고?“지나치다니, 주도권은 내게 있잖아? 내가 100원이라도 주겠다고 하는 게 어디야?” S국 왕자는 거만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렇다면, 얘기할 필요도 없겠군.” 운기는 차갑게 말했다.“임운기, 나와 거래하지 않으면 더 이상 살아남기 어려울 거야. 내 손에 네 생사가 달려 있거든!” S국 왕자는 비웃으며 경고했다.“그래?” 운기는 앞에 놓인 강철로
운기는 이번 사건을 또렷이 마음에 새겼다.“이번 일은 나와 진 어르신이 전력을 다해 자네 목숨을 지켜낸 셈이야. 하지만 A국의 카지노들은 어쩔 수 없이 넘겨야 할 거야. 이 문제는 S국과의 석유 자원 협력에 관한 일이라 양보할 수가 없네.” 장호동이 말했다.“알고 있습니다.” 운기는 고개를 끄덕였다.“장 어르신, 정말 감사드립니다.” 운기가 고마움을 전했다.“내가 자네에게 은혜를 입었으니 당연히 도와야지. 그리고 민서준에 대해서는 걱정 말게. 나와 진 어르신이 힘을 합쳐 천천히 처리할 테니 오래 버티진 못할 걸세.” 장호동이 말했다.“알겠습니다.” 운기는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민서준은 운기가 혼자 상대하기에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그러니 그를 장호동과 진성훈에게 맡기는 편이 더 나았다....장호동의 집을 떠난 운기는 곧장 공항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그는 울프에게 전화를 걸어 모든 사항을 지시했다.운기가 A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해가 지고 있었다. 울프가 그를 공항에서 맞이했다.두 사람이 만난 후.“울프, 계약서는 준비됐어?” 운기가 물었다.출발하기 전에 이미 울프에게 준비를 지시해 둔 상태였다.“걱정 마세요, 운이 형. 계약서는 전부 준비해 두었습니다.” 울프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잠시 후, 울프는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런데 이렇게 그냥 카지노를 S국 왕자에게 넘기는 게 맞나요?”“나도 아쉽긴 하지만 지금은 이 방법밖에 없어.” 운기는 고개를 저었다.잠시 침묵을 지킨 뒤, 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이번은 단지 작은 승리일 뿐이야. 최후의 승자가 진정한 승자라는 걸 잊지 마. S국 왕자는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울프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요. 전쟁에서의 승패는 늘 왔다 갔다 하는 법이니까요. 이번 작은 승리는 크게 문제될 게 없죠.”“참, 울프야, 내가 S국 왕자 집안 상황을 조사해보라고 했지?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
전화를 끊은 후, 운기는 이번 일에 대해 깊이 생각에 잠겼다.운기는 지금 H국과 M국이 심각하게 대립 중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S국과 H국 간의 협력은 매우 중요했다. H국은 S국의 석유 자원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이는 두 나라의 깊은 협력 관계에 기반하고 있다. S국이 지닌 석유 매장량은 세계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며, 원래는 M국과 긴밀하게 협력했으나 최근 몇 년 사이 H국과 손을 잡게 된 것이다.단순히 S국 하나가 문제가 되는 건 아니었다. 이 문제는 H국과 M국의 갈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H국이 S국과의 협력 관계를 잃게 된다면 석유 자원 측면에서 약점을 잡히게 되는 상황이었다.반면 운기는, 수사라는 신분을 제외하면 아무런 배경이 없는 상인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선택이 명확했다.비록 운기가 수사라 해도 지금은 실단에 불과했다. 현대의 무기들은 여전히 그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아무리 운기가 빨리 달릴 수 있다 해도 미사일은 피할 수 없다. 초음속 전투기조차도 피할 수 없는 이 미사일을 피하기는 불가능한 일이다.게다가 운기에게는 친구, 가족, 연인이 있다. 그들 역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운기 혼자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 해도, 그들을 어떻게 지키겠는가?이런 생각에 잠기자 운기는 한없이 무력감을 느꼈다.“아직... 너무 부족해.” 운기는 자신의 두 손을 보며 중얼거렸다.만약 자신이 신단 이상의 강자였다면, 혹은 그 이상의 실력에 도달한 존재였다면, 이러한 상황을 쉽게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절대적인 힘 앞에서는 이런 문제들은 문제조차 되지 않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의 운기에게 있어선 너무나 먼 이야기였다.이 일은 오히려 운기의 마음속에 강해지고 싶은 열망을 더욱 불태우게 했다.“좋아, 나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S국의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A국의 카지노들은 포기하지.” 운기는 속삭이듯 말했다.운기는 H국이 이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를 진심으로 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당장 나랑 가자!” 진수현이 얼굴을 굳히며 호통쳤다.“아버지!” 수정은 발을 구르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한쪽은 운기, 한쪽은 진수현이었기 그녀는 그 사이에서 난감한 상황이었다.운기는 힘겹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수정 씨, 아버님 말씀 들으세요. 전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그, 그럼 어쩔 수 없네요.” 수정은 운기의 말에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수정은 진수현을 따라 집을 나섰다.그들이 떠난 후.“운기 오빠, 무슨 큰일이 생긴 거예요? 얼굴이 너무 안 좋아 보여요.” 태나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운기의 손을 잡았다.“별일 아니에요.” 운기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그때, 운기의 핸드폰이 울렸다.발신자를 확인하니, 이름이 저장되어 있지 않았지만 아침에 전화가 왔던 S국 왕자의 번호임을 기억해냈다. 그가 운기에게 A국의 카지노를 팔라고 부탁했던 그 번호였다.운기는 잠시 고민한 끝에 전화를 받았다.[임운기, 내가 아침에 말했지? 순순히 팔면 큰돈을 벌 기회라고. 하지만 네가 내 경고를 무시하고 내 실력을 무시했으니 기회를 놓치게 된 거야. 이제 알겠지 내 힘이 어떤지?] S국 왕자는 전화를 받자마자 거만하게 말했다.“어차피 내 손에 있는 카지노를 원하는 거잖아? 네가 원한 대로 카지노를 넘길테니, 내가 보낸 사람들과 직접 서류 교환하면 되겠지.” 운기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아니, 난 네가 직접 A국에 와서 나와 거래를 했으면 좋겠는데? 난 네 울상인 표정을 직접 보고 싶거든.] S국 왕자는 웃으며 말했다.“이, 이쯤에서 그만두는 게 어때?”운기의 눈에 분노의 불길이 일어났다.[왜? 화났어? 하하, 네가 화를 내면 나는 오히려 더 기쁘거든!] S국 왕자는 조롱하듯 웃음을 터트렸다.S국 왕자의 웃음소리에 운기는 두 손을 꽉 쥐며 분노로 손이 떨렸다. S국 왕자는 웃음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말했다. [너는 지금 나한테 따질 자격조차 없어. 순순히 A국으로 와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운기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약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진수현은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 “S국이 H국에 위협을 주기 시작했어. 목표는 바로 너야!”“뭐라고요?” 운기는 깜짝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최근 H국과 S국은 좋은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니 H국이 S국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 그럴 경우 너는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어.” 진수현이 설명했다.운기는 상황의 심각성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진수현의 말을 들으며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진수현은 계속해서 말했다. “운기야, 우리 아버님과 장호동 어르신께서 너를 지키기 위해 힘을 다하고 있지만, 지금으로선 네 안전을 보장할 수밖에 없어. 물론, 네가 A국의 카지노 사업을 S국 왕자에게 넘긴다는 조건이 붙어야 하고, 그게 아니라면... 정말로 위험할 거다.”“빌어먹을!” 운기는 주먹으로 식탁을 내리쳤다. 밥그릇이 덩달아 흔들리며 떨어졌다.S국 왕자가 이런 수를 쓸 줄은 예상하지 못했기에 운기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옆에서 수정이 운기의 팔을 살짝 잡으며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이번 일은 운기 씨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절대 무리하지 마세요. 이건 운기 씨가 이길 수 있는 싸움이 아니에요. 우선은 목숨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해요.”운기는 잠시 침묵하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 마세요, 수정 씨. 절대 무리하지 않을게요.”진수현도 다시 입을 열었다. “운기야, 네가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도 S국 왕자와 비교하면 신분이나 배경 차이가 어마어마해. 이건 네가 아무리 애써도 메울 수 없는 격차야. 이 점을 명확히 알아차려야 해.”운기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진수현의 말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신분과 S국 왕자의 신분을 비교하면 차이가 하늘과 땅 차이였다. S국 왕자의 아버지 한마디면, 먼 곳에서도 운기를 완전히 억누를 수 있었다.“운기야,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지?” 진수현이 물었다.
운기는 A국의 카지노 사업을 S국 왕자에게 파는 것은 그를 돕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S국 왕자가 자신에게 신세를 진 거라며 아첨을 해도, 운기는 그 말을 믿을 리가 없었다.운기는 자리에서 일어나 아래층으로 내려가 식사를 하러 갔다.다른 한편, A국.S국 왕자가 머무는 호텔 스위트름.쾅! S국 왕자는 테이블 위에 있던 찻잔을 바닥에 내리치고, 테이블을 발로 걷어차며 방 안에 있던 꽃병과 장식품을 닥치는 대로 부수기 시작했다.“빌어먹을! 이 망할 놈!” S국 왕자는 욕설을 퍼부으며 마음속의 울분을 터뜨렸다.그가 이미 낮은 자세로 운기에게 부탁까지 했지만, 운기는 여전히 거래에 동의하지 않았기에 그는 더욱 화가 났다. 그리고 200조 달러라는 말도 안 되는 금액은 애초에 감당할 수도 없는 수준이었다.“이런 엉터리 같은 조언을 해준 게 문제야! 네가 내 체면만 구겨놓은 거라고!” S국 왕자는 검은 슈트를 입은 경호원을 향해 소리쳤다.“죄송합니다, 왕자님. 보통 사업가는 이익이 우선일 텐데, 설마 그 녀석이 200조를 제안해도 거절할 줄은 몰랐습니다.” 경호원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당장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 안 그러면 네 놈을 가만 두지 않을 거야!” S국 왕자는 경호원을 향해 소리치며 위협했다.경호원은 그 말을 듣자 더더욱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왕자님, 그 녀석은 끝까지 팔지 않을 태세이니 협상은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제 마지막 방법으로 왕자님께서 어르신께 연락을 드려 H국을 상대로 위협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임운기는 결국 평범한 사람이고 특별한 배경도 없으니, H국은 S국과의 협력 관계를 위해 저희를 도와줄 가능성이 높습니다.”“어쩔 수 없지, 결국 아버지께 부탁을 드리는 수밖에 없겠군.” S국 왕자는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사실 이번 일로 아버지께 도움을 청하는 것은 매우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분명 아버지는 S국 왕자를 무능하다며 호되게 꾸짖을 것이기 때문이
“왕자님, 물론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왕자님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습니다. 우선 임운기에게서 A국의 카지노를 사들인 후에야 임운기와 등을 돌리고 천천히 처리하시면 됩니다.” 경호원이 조언했다.S국 왕자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좋아, 내 미래를 위해서 잠시 참아주지.”...한편, 수원.점심 무렵, 운기가 다시 눈을 떴을 때 태나는 이미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운기는 침대 옆에 남겨진 쪽지를 발견했다. 쪽지를 집어 들어 읽어보니, 거기에는 귀여운 메시지와 함께 작은 하트가 그려져 있었다. 태나가 남긴 것이 분명했다.[자기야, 나 점심 준비하러 내려가 볼게요. 일어나면 꼭 내려와서 밥 먹어요!]운기는 쪽지를 보며 중얼거렸다. “아영 씨는 정말 착한 분이야. 절대 실망시키지 말아야지.”하지만 머릿속에 떠오르는 또 다른 문제는 설아, 정문, 서연, 그리고 조영에게 이 일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였다. 그녀들이 자신의 상황을 이해해 줄 거라 믿고 있었지만, 그래도 스스로도 조금 부끄러웠다.그때, 운기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화면을 보니 A국에서 걸려온 낯선 번호였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운기가 전화를 받자 S국 왕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임운기씨죠? 전 S국 왕자입니다. 직접 만나서 할 이야기가 있어서 연락드렸습니다.]“할 이야기라니? A국 카지노를 사고 싶어서 연락한 거죠?” 운기가 웃으며 물었다. 사실 운기는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A국 카지노를 통합하는 문제는 S국 왕자의 명성과 미래가 걸린 중요한 일이었다. 비록 그가 울프를 통해 답을 전했더라도, 이렇게 다시 연락해 올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맞습니다, 전 운기 씨가 가지고 계신 카지노 전부를 사고 싶습니다. 가격은 원하시는 대로 부르시면 됩니다. 저희 사이에 안 좋은 일이 있었다 해도,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영원한 적이란 없는 법이잖아요, 어쨌든 이익이 우선인 법 아니겠어요?]S국 왕자가 말했다.“일리가 있네요. 음... 그럼 이 정도로 하죠. 200조
게다가 태나가 정말로 목적이 있어서 자신에게 접근한 것인지 아닌지는, 함께 지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밝혀질 것이다. 그런 목적이 있었다 해도, 운기는 손해를 본 게 아니었다. 오히려 그녀의 첫 경험을 빼앗아 간 셈이니 말이다.“정말이에요?” 태나는 눈물을 닦은 채 밝게 웃으며 맑고 반짝이는 눈으로 운기를 쳐다봤다. 그녀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가득했다.“물론이죠. 다만... 저를 싫어하거나 원망하진 않으시죠?” 운기가 조심스레 물었다.“제가 왜 운기 오빠를 싫어하겠어요. 오히려 제가 더 걱정이었어요. 오빠는 대단한 분인데, 저는 그저 평범한 여자일 뿐이라서...” 태나는 스스로가 초라하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그런 생각은 하지 마요. 앞으로 아영 씨는 제 여자이고 제가 끝까지 책임질 거예요.” 운기는 그렇게 말하고 태나를 부드럽게 품에 안았다.“네... 정말 고마워요.” 태나는 운기의 품속에 얼굴을 파묻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피어올랐다.태나는 자신이 써먹은 이 ‘밀당’이 위험한 한 수였지만, 결국 성공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이제 운기의 여자가 되어 그의 신뢰를 얻기만 하면, 언젠가 YJ신약의 제조법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태나는 그 제조법을 가지고 D국으로 돌아가 자신의 회사를 차리고, YJ신약을 D국 전역에 판매해 큰돈을 벌 생각이었다. 태나는 그 돈으로 천씨 가문을 인수해, 자신을 무시했던 천태성에게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고 싶었다. 그녀는 천태성과 천씨 가문 모두에게 자신이 실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걸 알리고 싶었다. “참, 아영 씨에게 솔직히 말할 게 있어요. 사실 저에겐 이미 네 명의 여자친구가 있어요.” 운기는 고백하듯 말했다.“운기 오빠, 저는 오빠의 여자로서 오빠 곁에만 있으면 돼요. 오빠 마음에 제가 조금이라도 자리 잡고 있다면 그걸로 만족해요. 저는 그냥 오빠와의 집을 돌보는 데 최선을 다할게요.” 태나는 상냥하게 말했다.목적을 가지고 있는 태나로선 운기에게 거부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