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하던 대머리는 운기가 조수석으로 뛰어들자마자 놀라 급히 브레이크를 밟았다. “너... 혹시 귀신이야?” 대머리와 조석은 공포에 질린 얼굴로 운기를 쳐다보았다. 그들이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경험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지금부터 내가 묻는 말에 대답해. 누가 너희를 보낸 거지?” 운기는 차갑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들을 압박했다. 그는 이 공격의 배후에 있을 여러 인물들을 떠올렸다. S국의 왕자, 독고 가문, 아니면 과거 자신과 갈등을 겪은 수많은 적들 중 누군가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정확히 누구인지 알기 위해선 그들의 입을 열게 해야 했다.“우린 절대 말하지 않을 거야!” 조수석에 앉아 있던 조석이 이를 악물고 대답했다. 그리고는 등 뒤에서 단검을 꺼내 들어 운기를 향해 찔러들었다.“죽고 싶나 보네?” 운기는 그의 손목을 단단히 움켜잡은 뒤, 다른 손으로 그의 이마를 강하게 내리쳤다. 조석은 한순간에 쓰러지며 숨을 거두었다.“이, 이게...” 운전석의 대머리는 그 광경을 목격하고 공포에 질려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의 바지는 이미 축축해져 있었고, 완전히 기가 꺾인 모습이었다. “제발 살려주세요!” 대머리는 두려움에 찬 얼굴로 운기에게 간절히 빌었다. 운기의 막강한 능력을 직접 본 그는 이제 그저 살아남기만을 바랄 뿐이었다.“누가 너희를 보냈는지 말해.” 운기는 여전히 차가운 눈빛으로 대머리를 노려보며 물었다.“민, 민 사장님이요! 저는 그저 지시를 따랐을 뿐입니다.” 대머리는 간절한 목소리로 답했다.“민 사장? 민서준을 말하는 건가?” 운기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네, 맞아요! 민서준 사장님입니다. 제발, 저 좀 살려주십시오!” 대머리는 머리를 조아리며 애원했다.“민서준이라니...” 뜻밖의 결과에 운기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처음엔 S국 왕자가 보낸 것이 아닐까 의심했지만, 이제는 민서준의 속셈을 확실히 이해할 수 있었다. “좋아, 그렇다면 민서준의 계략을 내가 확실히 뒤집어
“민서준이라고요?” 수정이 잠시 놀라더니 곧 화난 표정으로 말했다. “진짜 너무 하네요! 틀림없이 운기 씨가 돌아가서 장 어르신을 구해 내고 공을 가로챌까 봐 저지른 짓이에요.” “그럴 가능성이 크죠. 하지만 걱정 마세요, 민서준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거예요.” 운기가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운기 씨, 민서준은 보통 사람이 아니에요. 우리 진씨 가문이 민서준과 수년간 맞붙었지만 제대로 승산을 가져본 적이 없어요.” 수정이 진지하게 말했다. “그래요? 그럼 이번엔 저한테 제대로 당할 차례네요.” 운기가 미소를 지었다. “혹시 좋은 방법이라도 있나요?” 수정은 의아하면서도 기대에 찬 눈빛으로 물었다. “곧 알게 될 거예요. 이만 장 어르신 댁으로 돌아갑시다.” 운기가 말했다. 차가 부서져서 어쩔 수 없이 두 사람은 걸어서 가야 했지만, 다행히 장호동 댁은 멀지 않았다. ...다른 한편. 장호동의 저택 안.안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지만 기류가 묘하게 침울했다. 운기가 떠난 뒤 실내의 공기가 한층 차가워졌지만, 진수현은 땀을 계속 흘리고 있었다.그는 초조한 표정으로 계속 시계를 보며 입구 쪽을 쳐다보았다. 진수현은 조급한 마음으로 수정과 운기가 무사히 돌아오길 바라고 있었다.진성훈도 속으로는 조금씩 긴장하고 있었으나, 평생을 큰 풍파 속에서 살아온 그였기에 그나마 침착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반면, 민서준은 여유롭게 찻잔을 들어 올리며 천천히 차를 음미하고 있었다. 그 얼굴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운기가 돌아오지 못할 것을 확신한 것처럼. 이때 민서준이 찻잔을 내려놓고 천천히 일어섰다. “장 어르신, 이미 한 시간이 지났습니다만 그 친구는 돌아오지 않았네요. 어르신께서 말씀하신 대로 이제 이 대사가 나서도 되겠지요?” 민서준이 얄미운 미소를 띠며 물었다.“그래. 진씨 가문에서 데려온 분은 안 돌아올 것 같으니 이 대사께서 먼저 나서 주시게. 만약 해결이 안 되면, 그때 가서 내가 아
반면 민서준은 운기를 보자 표정이 굳어지며 손에 들고 있던 찻잔을 놓쳐 바닥에 산산조각이 났다. “저, 저 녀석이 돌아올 리가 없잖아.” 민서준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운기를 쳐다봤다. 이때 진수현은 이미 운기 앞에 도착했다. “운기야, 네가 우리 진씨 가문을 절대 외면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어! 이번엔 꼭 장 어르신을 치료해드려야 해.” 진수현은 얼굴 가득 미소를 띄웠다. “아버님, 제가 돌아온 이상, 당연히 치료를 도와드릴 겁니다.” 운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정말 고마워! 이번 일은 우리 진씨 가문이 큰 은혜를 입은 거야!” 진수현은 고마움에 연신 머리를 숙였다. “수정 씨한테 고마워하세요. 전 수정 씨의 부탁을 들어준 것뿐입니다.” 운기는 차분하게 말했다. 수정은 그 말을 듣고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아빠, 늘 내가 한심하게 군다고 하시더니 이번엔 제가 제대로 공을 세운 거죠?” “알았어, 그래. 이번엔 네가 이겼다.” 진수현이 멋쩍게 웃었다. 이때 진성훈도 다가오더니 활짝 웃으며 말했다. “운기야, 네가 돌아와 줘서 정말 고맙네.” 진성훈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르신, 도중에 일이 생겨서 조금 늦었습니다.” 운기는 상황을 설명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진성훈과 진수현은 의아한 표정으로 운기를 쳐다봤다. “하지만 이제 돌아왔으니 우선 치료부터 하도록 하죠.” 운기는 천천히 말했다. “그래! 이제 모든 건 네 손에 달렸네.” 진수현은 말을 마치고 진성훈과 함께 자리에 물러섰다. 이때 앞쪽 의자에 앉아 있던 장호동이 집사의 부축을 받아 자리에서 일어섰다. “임 대사님, 돌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기 가득한 사악한 기운을 직접 해결해 주실 거죠?” 장호동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물론이지요. 지금 바로 해결에 나서겠습니다. 다만 그 전에 민서준 씨와 이야기를 좀 나누고 싶군요.” 운기는 미소를 지으며 앞으로 걸어 나가 민서준 앞에 섰다. “민서
“길에서 사고가 났다 해도, 그것뿐이라면 단지 사고일 뿐일 수도 있잖아? 그게 나랑 도대체 무슨 상관인 거지? 증거가 있다면 내놓아 보라고! 증거가 없으면 그저 헛소리일 뿐이다. 내가 명예회손죄로 당신들 모두 고소할 거야.” 민서준은 또렷한 목소리로 호통쳤다. 이때 안의 사람들이 소곤거리며 의견을 나누기 시작했다. “조용히 해! 여긴 내 집이지 시장이 아니다.” 장호동의 한마디에 집 안이 삽시간에 고요해졌다. “임 대사님께서 민서준이 당신을 해치려 했다고 주장하셨는데, 혹시 증거라도 있나요? 적어도 증거는 있어야 저희가 그 말을 믿죠.” 장호동이 차분하게 물었다. “아직 증거는 없습니다.” 운기는 천천히 대답했다. 운기의 말을 듣자 민서준은 자리로 돌아가 비웃듯이 말했다. “봐봐 증거가 없잖아? 그럼 더 이야기할 필요조차 없겠네? 그런 비방 따위에 내가 넘어갈 거라 생각했나?” 그러자 운기는 미소를 머금고 민서준을 향해 말했다. “민서준 씨, 증거 여부와 상관없이 당신은 오늘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거예요.” 운기는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 그럼 나도 이 자리에서 말해 두지. 네가 내 명예를 훼손한 그 대가, 반드시 받아낼 테니 각오해!” 민서준도 냉소를 지었다. 운기는 더 이상 민서준을 상대하지 않고 장호동에게 시선을 돌렸다. “장 어르신, 이제 저 괴병을 치료해도 되겠습니까?” 운기가 물었다. “물론이죠. 다만 준비가 필요하지 않겠나요?” 장호동은 기대에 찬 눈으로 물었다. “아니요. 이 병을 해결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운기는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지었다. “정말로 그렇게 쉽단 말인가요?” 장호동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 괴병은 세계 각국의 명의들도 원인을 밝히지 못한 고질병이었기 때문이다. “그럼요. 제가 아까도 말했지만, 이 대사의 모든 말은 잘못됐습니다. 이 방 안의 사악한 기운은 이른바 음기가 강한 해라거나 극음 때문이 아닙니다. 진
저택 안에 있던 경호원들은 한결같이 노련한 베테랑들이었지만, 그들조차 검은 그림자들의 등장에 어찌할 바를 몰라 두려움에 떨었다. 심지어 수많은 풍파를 겪어 온 장호동마저도 얼굴이 창백해졌으며, 간신히 의자 팔걸이를 꽉 붙잡고 앉아 있을 뿐이었다.“가라!” 이 대사는 복잡한 손짓을 하며 주문을 외운 뒤 검은 그림자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으으으...” 검은 그림자들은 곧바로 운기에게로 몰려들었다. 일반인이라면 이 그림자에 닿는 순간 목숨을 잃었겠지만, 운기는 일반인이 아니었다. “이게... 악령을 조종하는 흑마술인가?” 운기는 그림자들의 정체를 단번에 알아차렸다. 그 그림자들은 악령이었다. 이 흑마술은 억울하게 죽은 자들, 원한을 품고 죽어간 자들의 영혼을 사망 직후 강제로 떼어내어 특수한 단지 안에 가두어 악령으로 바꾸는, 그야말로 잔혹하고 비인간적인 술법이었다. 운기는 현무검존이 남긴 책들에서 이 악독한 술법과 그 제련 방식을 접한 적이 있었다. 지구에서도 이런 술법을 쓰는 자가 있을 줄은 몰랐지만, 이 대사가 제어하는 악령들은 운기에게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았다. 검은 그림자들은 순식간에 운기 앞에 닿았다. “고작 이 정도로 날 쓰러뜨리려 한 거야? 참 어리석군!” “흩어져라!” 운기는 내력을 끌어내어 한 손으로 강력한 기운을 뿜어냈다. “끼익!” 악령들은 운기의 손길에 닿는 순간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연기처럼 사라졌다. 악령들을 소멸시키는 건 그들을 영원한 고통에서 해방되게 해주는 셈이었다. “이, 이럴 수가...” 이 대사는 자신이 정성들여 만든 악령들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모습을 보고 경악했다. 손에 쥐고 있던 단지도 손에서 미끄러져 바닥에 떨어졌다. 운기가 어느 정도 실력이 있는 자라는 걸 알았지만, 설마 이 정도일 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이다. “이 대사라고 했나? 이제 네 실력은 충분히 봤으니 이번엔 내 실력을 보여줄 차례다.” 운기는 말을 마치며 자신의 강력한 내력을
민서준은 운기의 강렬한 시선에 온몸이 떨리며 공포에 사로잡혔다. 그는 운기의 살기 어린 눈빛에 심장이 쪼그라들고, 등골이 오싹해졌다.“너... 너 대체 뭘 하려는 거야?” 민서준은 의자 팔걸이를 꽉 움켜쥐고 좌불안석인 표정으로 외쳤다.“묻고 싶은 건 나야.” 운기의 눈빛이 예리하게 빛났다.“네가 내 신분을 모를 리 없겠지! 나를 건드리면 네 목숨이 위험해진다는 걸 알고 있을 텐데!” 민서준은 이를 악물고 으르렁댔다. “그래? 내가 겁이라도 먹을 줄 알았어?” “저리 가!”운기는 차갑게 외치며 힘차게 발을 내디뎠다.쿵!운기의 발이 대리석 바닥을 강타하자, 땅은 폭발하듯 금이 가고 강력한 충격파가 민서준을 향해 몰아쳤다. 쾅쾅쾅! 충격파가 지나가는 자리마다 대리석 타일들이 산산조각으로 부서졌고, 바닥은 완전히 만신창이가 되었다.민서준은 눈앞의 광경에 얼굴이 창백해지며 일어날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도망치려 몸을 일으키려는 순간, 충격파가 그의 앞까지 닿아버렸다.쿵! 강력한 충격파에 의해 민서준이 앉아 있던 의자가 산산조각 나며 부서졌다. 의자에서 나뒹군 민서준은 바닥에 쓰러진 채 난처하게 몸을 가누었다. 저택 안에 있던 사람들은 경외감과 두려움 가득한 눈빛으로 운기를 쳐다보았다. 운기가 보여준 강력한 힘은 그야말로 신비로웠다.“민 어르신을 보호해라!” 민서준의 경호원들이 그를 보호하기 위해 몸을 날렸다. 훈련을 받은 이들답게 당황스러웠지만 자신의 임무를 잊지 않았다. 네 명의 검은 정장 차림의 경호원들은 곧장 민서준 앞을 막아섰다. 그리고 일제히 권총을 꺼내어 운기를 겨누었다.“이봐, 어서 머리를 감싸고 앉아! 그렇지 않으면 총을 쏠 거야!” 경호원들은 권총을 들고 운기를 향해 조준했다.“운기 씨!” 진성훈, 진수현, 그리고 수정은 이 장면을 보고 불안해졌다. 운기의 능력을 알고 있지만, 이번에는 총을 마주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진성훈은 크게 소리쳤다. “민서준, 네 경호원이 총을 쏜
갑자기 한 사람이 깜짝 놀라 소리쳤다. 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들어 운기를 쳐다보았다. 그러나 운기는 총에 맞은 흔적조차 없이 멀쩡히 서 있었다. “이, 이럴 수가!” 민서준과 그의 경호원들, 그리고 저택 안의 모든 사람들은 경악과 혼란에 빠져 할 말을 잃었다. 운기는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천천히 손을 펼쳤다. 그의 손바닥에는... 네 발의 총알이 고스란히 놓여 있었다. 순간, 저택 안은 숨죽인 듯 고요해졌다. 운기의 손바닥 위에 있는 총알을 보자 네 명의 경호원들은 어리둥절했고, 민서준은 숨이 막히는 듯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저택 안의 모든 사람들은 그저 멍하니 서 있었다. 사람들은 감히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운기가 맨손으로 총얼을 받아냈다니... 이게 과연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인가?“총으로는 날 다치게 할 수 없어.” 운기는 조용히 말하며 손에 있던 총알을 바닥에 던졌다. 띵- 총알이 바닥에 떨어지며 저택의 고요한 분위기를 깨뜨렸고, 저택 안에 있던 사람들은 그 소리에 몸서리쳤다. “비켜.” 운기가 차가운 시선으로 경호원들을 쏘아보았다. 경호원들은 공포에 질려 뒷걸음질쳤다. 그들은 운기의 강력한 힘 앞에 속수무책이었기에 싸울 의지마저 완전히 꺾인 상태였다. 경호원들이 물러난 뒤, 운기는 다시 민서준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저택 안의 온도가 여전히 낮았지만 민서준은 이마에 땀방울이 맺혀 흐르고 있었고, 등은 이미 식은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난 손 하나 까딱하면 널 바로 끝장낼 수 있어. 내 말 믿지?” 운기의 차가운 시선에 민서준은 더 이상 자신을 지킬 자신조차 없었다. 그는 이미 운기의 힘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제, 제발 살려줘! 네 말 믿으니 제발...” 민서준은 마침내 목숨을 구걸하며 간청했다. 그는 구걸하지 않으면 반드시 죽게 될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더 이상 그 특유의 오만함을 유지할 수 없었다.“그래, 그럼 탄복하는 거야? 탄복하지 않는다면 탄복
진성훈, 진수현, 수정, 그리고 저택 안의 모든 사람들은 장호동과 같은 의문을 품고 있었다. 운기가 괴병의 원인을 설명할 때, 왜 갑자기 민서준이 화를 내며 운기를 죽이려 했는지, 심지어 이 대사와 경호원까지 동원하여 운기를 제거하려 한 이유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모두 병의 진짜 이유에 대해 알지 못했기에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다.장호동이 운기에게 묻자, 모두가 그의 답변을 듣고자 운기에게 시선을 고정했다.“장 어르신, 괴병의 원인부터 설명하겠습니다. 원인을 아시면 방금 벌어진 일도 이해가 가실 겁니다.” 운기는 천천히 말을 시작하며 다시 돌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는 다채로운 색깔을 띤 그 돌을 집어 들었다.“어르신의 괴병의 근원은 바로 이 돌에 있습니다.” 운기는 돌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이 돌 때문이라고?” 장호동은 놀란 표정으로 운기를 쳐다보았다.“네, 이 돌은 보통 돌이 아닙니다. 외견상으로는 화려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엄청 사악한 기운을 품고 있습니다. 이 돌이 여기 있으면 사악한 기운이 서서히 집 전체에 퍼져 나가면서 집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운기는 처음 이 방에 들어섰을 때부터 느껴진 음산한 기운이 이 돌에서 비롯된 것임을 설명했다.운기가 이어 말했다. “제가 드린 신약이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이 돌을 제거하지 않는 한, 이 사악한 기운이 어르신을 계속 해칠 것이기 때문입니다. 국내외 명의들이 병의 원인을 찾지 못한 이유도 이 때문이죠.”잠시 멈춘 뒤 운기는 덧붙였다. “이곳은 어르신께서 오래 머무는 곳이기도 하고, 어르신께서 나이가 있으셔서 사악한 기운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으신 겁니다. 아마 저택 안에 계신 다른 분들도 최근 건강이 좋지 않으셨을 겁니다.” “맞습니다. 맞아요!” 집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저택의 다른 사람들 역시 건강이 나빠졌지만 이유를 알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운기는 잠시 장호동을 쳐다보며 말했다. “제 생각이 맞다면
운기가 정말로 S국 왕자를 죽인다면, 운기는 앞으로 평생 도망치게 될 거다. 결국엔 죽음이 닥친다 해도 운기에게는 두려울 것이 없었다. 하지만 운기에게는 남겨진 가족, 친구, 그리고 연인이 있었다. 만약 자신이 평생 도망쳐야 할 신세가 된다면, 그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자신이 죽으면 그들은 또 어떤 상황에 놓일 것인가?이러한 생각에 운기는 손을 풀고, 즉시 계약서를 수정하여 금액을 10조로 고친 후 서명했다.계약서에 서명이 완료되자, S국 왕자는 곧바로 운기의 계좌로 10조를 송금했다. 곧이어 입금 문자가 도착했다.“가자.” 운기는 울프에게 말하며 밖으로 걸어 나갔다.S국 왕자는 운기가 떠나는 모습을 보며 옆에 있던 경호원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는 운기를 이대로 보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경호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권총을 꺼내어 운기의 등을 겨누었다.탕! 총성이 울려 퍼졌다.그러나 다시 운기를 바라보았을 때, 그는 총에 맞지 않은 듯 멀쩡한 모습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S국 왕자와 경호원들은 놀란 나머지 눈을 비볐다. 방금 발사한 총알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은 거지?“총알 찾고 있나? 여기 내 손에 있어.” 운기는 차갑게 웃으며 손가락 사이에 낀 총알을 들어 보였다.“뭐, 뭐라고?” 그들은 운기의 손에 들린 총알을 보고 마치 머릿속이 폭발하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곧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눈 앞에서 벌어졌다는 사실에 온몸이 얼어붙는 기분이었다.“죽어!”운기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들을 쳐다보며, 손가락 사이의 총알을 가볍게 던졌다.푹! 총알은 그대로 총을 쏜 경호원의 이마에 박혔고, 그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너, 너!” S국 왕자는 얼굴이 창백해지며 경악했다. 경호원의 시체가 그의 발밑에 놓여 있는 것을 보고 그의 몸이 떨렸다.“임운기, 네가 감히 내 사람을 죽이다니! 넌 이제 끝장났어!” S국 왕자는 이를 악물며 소리쳤다.운기는 차가운
S국 왕자는 계약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하하, 임운기, 전혀 예상 못 했지? 결국 최후의 승자는 나야. 아침에 네게 팔라고 했을 때 기회를 주었건만, 결국 벌 받는 길을 택했네.”“S국 왕자, 고작 이 카지노 몇 개 얻었다고 진짜 승리했다고 생각한 거야? 우리 사이의 싸움은 이제 시작일 뿐이야.” 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갑게 말했다.“뭐라고? 너 따위가 나와 맞서 싸우겠다고?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S국 왕자는 비웃으며 한 글자 한 글자 강조해 말했다.“바로 이걸로!” 운기는 가볍게 주먹을 들어 보였다. 그의 힘, 그것이야말로 운기의 진짜 무기였다.“주먹? 하하하! 네가 아직도 조선시대인 줄 아나 보네. 주먹 하나 믿고 싸우겠다니, 정말 웃겨서 말이 안 나오네!” S국 왕자는 큰소리로 웃음을 터트렸다.“말은 됐고, 계약서에 서명이나 해.” 운기는 냉소를 지었다.S국 왕자는 계약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임운기, 여기에 아직도 200조가 적혀 있네.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냐?”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그럼 얼마 낼 생각인데?”S국 왕자는 손가락 하나를 들어 보이며 미소를 지었다.“10조?” 운기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아니, 100원. 그거면 충분하지.” S국 왕자는 조롱하듯 웃었다.“뭐? 100원? S국 왕자, 너무 하는 거 아니야?” 옆에 있던 울프가 화를 터뜨렸다.운기 역시 얼굴에 분노의 기색이 어렸다. 운기는 이 카지노들을 사기 위해 가진 돈을 모두 쏟아부었고, 빚까지 지고 있었다. 그런데 단돈 100원을 주겠다고?“지나치다니, 주도권은 내게 있잖아? 내가 100원이라도 주겠다고 하는 게 어디야?” S국 왕자는 거만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렇다면, 얘기할 필요도 없겠군.” 운기는 차갑게 말했다.“임운기, 나와 거래하지 않으면 더 이상 살아남기 어려울 거야. 내 손에 네 생사가 달려 있거든!” S국 왕자는 비웃으며 경고했다.“그래?” 운기는 앞에 놓인 강철로
운기는 이번 사건을 또렷이 마음에 새겼다.“이번 일은 나와 진 어르신이 전력을 다해 자네 목숨을 지켜낸 셈이야. 하지만 A국의 카지노들은 어쩔 수 없이 넘겨야 할 거야. 이 문제는 S국과의 석유 자원 협력에 관한 일이라 양보할 수가 없네.” 장호동이 말했다.“알고 있습니다.” 운기는 고개를 끄덕였다.“장 어르신, 정말 감사드립니다.” 운기가 고마움을 전했다.“내가 자네에게 은혜를 입었으니 당연히 도와야지. 그리고 민서준에 대해서는 걱정 말게. 나와 진 어르신이 힘을 합쳐 천천히 처리할 테니 오래 버티진 못할 걸세.” 장호동이 말했다.“알겠습니다.” 운기는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민서준은 운기가 혼자 상대하기에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그러니 그를 장호동과 진성훈에게 맡기는 편이 더 나았다....장호동의 집을 떠난 운기는 곧장 공항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그는 울프에게 전화를 걸어 모든 사항을 지시했다.운기가 A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해가 지고 있었다. 울프가 그를 공항에서 맞이했다.두 사람이 만난 후.“울프, 계약서는 준비됐어?” 운기가 물었다.출발하기 전에 이미 울프에게 준비를 지시해 둔 상태였다.“걱정 마세요, 운이 형. 계약서는 전부 준비해 두었습니다.” 울프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잠시 후, 울프는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런데 이렇게 그냥 카지노를 S국 왕자에게 넘기는 게 맞나요?”“나도 아쉽긴 하지만 지금은 이 방법밖에 없어.” 운기는 고개를 저었다.잠시 침묵을 지킨 뒤, 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이번은 단지 작은 승리일 뿐이야. 최후의 승자가 진정한 승자라는 걸 잊지 마. S국 왕자는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울프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요. 전쟁에서의 승패는 늘 왔다 갔다 하는 법이니까요. 이번 작은 승리는 크게 문제될 게 없죠.”“참, 울프야, 내가 S국 왕자 집안 상황을 조사해보라고 했지?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
전화를 끊은 후, 운기는 이번 일에 대해 깊이 생각에 잠겼다.운기는 지금 H국과 M국이 심각하게 대립 중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S국과 H국 간의 협력은 매우 중요했다. H국은 S국의 석유 자원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이는 두 나라의 깊은 협력 관계에 기반하고 있다. S국이 지닌 석유 매장량은 세계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며, 원래는 M국과 긴밀하게 협력했으나 최근 몇 년 사이 H국과 손을 잡게 된 것이다.단순히 S국 하나가 문제가 되는 건 아니었다. 이 문제는 H국과 M국의 갈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H국이 S국과의 협력 관계를 잃게 된다면 석유 자원 측면에서 약점을 잡히게 되는 상황이었다.반면 운기는, 수사라는 신분을 제외하면 아무런 배경이 없는 상인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선택이 명확했다.비록 운기가 수사라 해도 지금은 실단에 불과했다. 현대의 무기들은 여전히 그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아무리 운기가 빨리 달릴 수 있다 해도 미사일은 피할 수 없다. 초음속 전투기조차도 피할 수 없는 이 미사일을 피하기는 불가능한 일이다.게다가 운기에게는 친구, 가족, 연인이 있다. 그들 역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운기 혼자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 해도, 그들을 어떻게 지키겠는가?이런 생각에 잠기자 운기는 한없이 무력감을 느꼈다.“아직... 너무 부족해.” 운기는 자신의 두 손을 보며 중얼거렸다.만약 자신이 신단 이상의 강자였다면, 혹은 그 이상의 실력에 도달한 존재였다면, 이러한 상황을 쉽게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절대적인 힘 앞에서는 이런 문제들은 문제조차 되지 않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의 운기에게 있어선 너무나 먼 이야기였다.이 일은 오히려 운기의 마음속에 강해지고 싶은 열망을 더욱 불태우게 했다.“좋아, 나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S국의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A국의 카지노들은 포기하지.” 운기는 속삭이듯 말했다.운기는 H국이 이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를 진심으로 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당장 나랑 가자!” 진수현이 얼굴을 굳히며 호통쳤다.“아버지!” 수정은 발을 구르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한쪽은 운기, 한쪽은 진수현이었기 그녀는 그 사이에서 난감한 상황이었다.운기는 힘겹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수정 씨, 아버님 말씀 들으세요. 전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그, 그럼 어쩔 수 없네요.” 수정은 운기의 말에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수정은 진수현을 따라 집을 나섰다.그들이 떠난 후.“운기 오빠, 무슨 큰일이 생긴 거예요? 얼굴이 너무 안 좋아 보여요.” 태나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운기의 손을 잡았다.“별일 아니에요.” 운기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그때, 운기의 핸드폰이 울렸다.발신자를 확인하니, 이름이 저장되어 있지 않았지만 아침에 전화가 왔던 S국 왕자의 번호임을 기억해냈다. 그가 운기에게 A국의 카지노를 팔라고 부탁했던 그 번호였다.운기는 잠시 고민한 끝에 전화를 받았다.[임운기, 내가 아침에 말했지? 순순히 팔면 큰돈을 벌 기회라고. 하지만 네가 내 경고를 무시하고 내 실력을 무시했으니 기회를 놓치게 된 거야. 이제 알겠지 내 힘이 어떤지?] S국 왕자는 전화를 받자마자 거만하게 말했다.“어차피 내 손에 있는 카지노를 원하는 거잖아? 네가 원한 대로 카지노를 넘길테니, 내가 보낸 사람들과 직접 서류 교환하면 되겠지.” 운기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아니, 난 네가 직접 A국에 와서 나와 거래를 했으면 좋겠는데? 난 네 울상인 표정을 직접 보고 싶거든.] S국 왕자는 웃으며 말했다.“이, 이쯤에서 그만두는 게 어때?”운기의 눈에 분노의 불길이 일어났다.[왜? 화났어? 하하, 네가 화를 내면 나는 오히려 더 기쁘거든!] S국 왕자는 조롱하듯 웃음을 터트렸다.S국 왕자의 웃음소리에 운기는 두 손을 꽉 쥐며 분노로 손이 떨렸다. S국 왕자는 웃음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말했다. [너는 지금 나한테 따질 자격조차 없어. 순순히 A국으로 와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운기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약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진수현은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 “S국이 H국에 위협을 주기 시작했어. 목표는 바로 너야!”“뭐라고요?” 운기는 깜짝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최근 H국과 S국은 좋은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니 H국이 S국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 그럴 경우 너는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어.” 진수현이 설명했다.운기는 상황의 심각성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진수현의 말을 들으며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진수현은 계속해서 말했다. “운기야, 우리 아버님과 장호동 어르신께서 너를 지키기 위해 힘을 다하고 있지만, 지금으로선 네 안전을 보장할 수밖에 없어. 물론, 네가 A국의 카지노 사업을 S국 왕자에게 넘긴다는 조건이 붙어야 하고, 그게 아니라면... 정말로 위험할 거다.”“빌어먹을!” 운기는 주먹으로 식탁을 내리쳤다. 밥그릇이 덩달아 흔들리며 떨어졌다.S국 왕자가 이런 수를 쓸 줄은 예상하지 못했기에 운기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옆에서 수정이 운기의 팔을 살짝 잡으며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이번 일은 운기 씨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절대 무리하지 마세요. 이건 운기 씨가 이길 수 있는 싸움이 아니에요. 우선은 목숨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해요.”운기는 잠시 침묵하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 마세요, 수정 씨. 절대 무리하지 않을게요.”진수현도 다시 입을 열었다. “운기야, 네가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도 S국 왕자와 비교하면 신분이나 배경 차이가 어마어마해. 이건 네가 아무리 애써도 메울 수 없는 격차야. 이 점을 명확히 알아차려야 해.”운기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진수현의 말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신분과 S국 왕자의 신분을 비교하면 차이가 하늘과 땅 차이였다. S국 왕자의 아버지 한마디면, 먼 곳에서도 운기를 완전히 억누를 수 있었다.“운기야,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지?” 진수현이 물었다.
운기는 A국의 카지노 사업을 S국 왕자에게 파는 것은 그를 돕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S국 왕자가 자신에게 신세를 진 거라며 아첨을 해도, 운기는 그 말을 믿을 리가 없었다.운기는 자리에서 일어나 아래층으로 내려가 식사를 하러 갔다.다른 한편, A국.S국 왕자가 머무는 호텔 스위트름.쾅! S국 왕자는 테이블 위에 있던 찻잔을 바닥에 내리치고, 테이블을 발로 걷어차며 방 안에 있던 꽃병과 장식품을 닥치는 대로 부수기 시작했다.“빌어먹을! 이 망할 놈!” S국 왕자는 욕설을 퍼부으며 마음속의 울분을 터뜨렸다.그가 이미 낮은 자세로 운기에게 부탁까지 했지만, 운기는 여전히 거래에 동의하지 않았기에 그는 더욱 화가 났다. 그리고 200조 달러라는 말도 안 되는 금액은 애초에 감당할 수도 없는 수준이었다.“이런 엉터리 같은 조언을 해준 게 문제야! 네가 내 체면만 구겨놓은 거라고!” S국 왕자는 검은 슈트를 입은 경호원을 향해 소리쳤다.“죄송합니다, 왕자님. 보통 사업가는 이익이 우선일 텐데, 설마 그 녀석이 200조를 제안해도 거절할 줄은 몰랐습니다.” 경호원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당장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 안 그러면 네 놈을 가만 두지 않을 거야!” S국 왕자는 경호원을 향해 소리치며 위협했다.경호원은 그 말을 듣자 더더욱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왕자님, 그 녀석은 끝까지 팔지 않을 태세이니 협상은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제 마지막 방법으로 왕자님께서 어르신께 연락을 드려 H국을 상대로 위협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임운기는 결국 평범한 사람이고 특별한 배경도 없으니, H국은 S국과의 협력 관계를 위해 저희를 도와줄 가능성이 높습니다.”“어쩔 수 없지, 결국 아버지께 부탁을 드리는 수밖에 없겠군.” S국 왕자는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사실 이번 일로 아버지께 도움을 청하는 것은 매우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분명 아버지는 S국 왕자를 무능하다며 호되게 꾸짖을 것이기 때문이
“왕자님, 물론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왕자님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습니다. 우선 임운기에게서 A국의 카지노를 사들인 후에야 임운기와 등을 돌리고 천천히 처리하시면 됩니다.” 경호원이 조언했다.S국 왕자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좋아, 내 미래를 위해서 잠시 참아주지.”...한편, 수원.점심 무렵, 운기가 다시 눈을 떴을 때 태나는 이미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운기는 침대 옆에 남겨진 쪽지를 발견했다. 쪽지를 집어 들어 읽어보니, 거기에는 귀여운 메시지와 함께 작은 하트가 그려져 있었다. 태나가 남긴 것이 분명했다.[자기야, 나 점심 준비하러 내려가 볼게요. 일어나면 꼭 내려와서 밥 먹어요!]운기는 쪽지를 보며 중얼거렸다. “아영 씨는 정말 착한 분이야. 절대 실망시키지 말아야지.”하지만 머릿속에 떠오르는 또 다른 문제는 설아, 정문, 서연, 그리고 조영에게 이 일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였다. 그녀들이 자신의 상황을 이해해 줄 거라 믿고 있었지만, 그래도 스스로도 조금 부끄러웠다.그때, 운기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화면을 보니 A국에서 걸려온 낯선 번호였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운기가 전화를 받자 S국 왕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임운기씨죠? 전 S국 왕자입니다. 직접 만나서 할 이야기가 있어서 연락드렸습니다.]“할 이야기라니? A국 카지노를 사고 싶어서 연락한 거죠?” 운기가 웃으며 물었다. 사실 운기는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A국 카지노를 통합하는 문제는 S국 왕자의 명성과 미래가 걸린 중요한 일이었다. 비록 그가 울프를 통해 답을 전했더라도, 이렇게 다시 연락해 올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맞습니다, 전 운기 씨가 가지고 계신 카지노 전부를 사고 싶습니다. 가격은 원하시는 대로 부르시면 됩니다. 저희 사이에 안 좋은 일이 있었다 해도,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영원한 적이란 없는 법이잖아요, 어쨌든 이익이 우선인 법 아니겠어요?]S국 왕자가 말했다.“일리가 있네요. 음... 그럼 이 정도로 하죠. 200조
게다가 태나가 정말로 목적이 있어서 자신에게 접근한 것인지 아닌지는, 함께 지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밝혀질 것이다. 그런 목적이 있었다 해도, 운기는 손해를 본 게 아니었다. 오히려 그녀의 첫 경험을 빼앗아 간 셈이니 말이다.“정말이에요?” 태나는 눈물을 닦은 채 밝게 웃으며 맑고 반짝이는 눈으로 운기를 쳐다봤다. 그녀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가득했다.“물론이죠. 다만... 저를 싫어하거나 원망하진 않으시죠?” 운기가 조심스레 물었다.“제가 왜 운기 오빠를 싫어하겠어요. 오히려 제가 더 걱정이었어요. 오빠는 대단한 분인데, 저는 그저 평범한 여자일 뿐이라서...” 태나는 스스로가 초라하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그런 생각은 하지 마요. 앞으로 아영 씨는 제 여자이고 제가 끝까지 책임질 거예요.” 운기는 그렇게 말하고 태나를 부드럽게 품에 안았다.“네... 정말 고마워요.” 태나는 운기의 품속에 얼굴을 파묻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피어올랐다.태나는 자신이 써먹은 이 ‘밀당’이 위험한 한 수였지만, 결국 성공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이제 운기의 여자가 되어 그의 신뢰를 얻기만 하면, 언젠가 YJ신약의 제조법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태나는 그 제조법을 가지고 D국으로 돌아가 자신의 회사를 차리고, YJ신약을 D국 전역에 판매해 큰돈을 벌 생각이었다. 태나는 그 돈으로 천씨 가문을 인수해, 자신을 무시했던 천태성에게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고 싶었다. 그녀는 천태성과 천씨 가문 모두에게 자신이 실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걸 알리고 싶었다. “참, 아영 씨에게 솔직히 말할 게 있어요. 사실 저에겐 이미 네 명의 여자친구가 있어요.” 운기는 고백하듯 말했다.“운기 오빠, 저는 오빠의 여자로서 오빠 곁에만 있으면 돼요. 오빠 마음에 제가 조금이라도 자리 잡고 있다면 그걸로 만족해요. 저는 그냥 오빠와의 집을 돌보는 데 최선을 다할게요.” 태나는 상냥하게 말했다.목적을 가지고 있는 태나로선 운기에게 거부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