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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임가영이 억지 미소를 지었다.

“말했으면 뭐. 너도 저 사람들이랑 똑같이 내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있잖아.”

“가영아...”

육지훈은 하염없이 그녀의 이름을 부를 뿐이다.

“우리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든지 네가 내 와이프인 이상 아무도 너를 건드리지 못해!”

고개를 든 임가영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아까 이 한마디에 얼마나 마음이 따뜻해졌는지 모른다.

“누가 좋은 남편인 척하랬어?”

말은 이렇게 해도 애교스러운 말투를 보면 내심 좋은 듯했다.

갑작스러운 애교에 육지훈의 마음이 찌릿해졌다.

그는 임가영의 얼굴에 난 상처를 보면서 말했다.

“할아버지가 보시면 또 무슨 난리를 치실지 모르겠네.”

임가영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할아버지께서 정유안 씨 정체를 알면 난리 날까 봐 그러는 거겠지!”

육지훈이 피식 웃었다.

“이래서 여자는 너무 똑똑해서 안 돼. 똑똑한 척해서도 안 되고.”

임가영도 육정근이 자신을 걱정하는 모습을 보고싶지 않았다.

그녀는 육지훈을 힐끔 보더니 육정근한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할아버지.”

임가영은 아무렇지 않은 척 말했다.

“저랑 지훈이 당분간 본가에 못 갈 것 같아요. 요즘 실습을 다니는 곳이랑 너무 멀어서 아침에 조금이라도 더 자고 싶어서요.”

육정근이 허허 웃었다.

“그래, 편한 대로 해. 실습이 중요하지. 지훈이가 괴롭히면 언제든지 할아버지한테 말해.”

임가영은 일단 육정근을 안심시켰다.

임가영은 온 하루 밥 한 끼도 못 먹어 속이 허했는지 배를 끌어안으면서 말했다.

“배고파. 희숙 아줌마한테 먹을 것 좀 준비하라고 해봐.”

“내가 해고시켰어.”

육지훈이 냉랭하게 말했다.

“그리고 다른 도우미 아줌마들도 다 해고시켰어.”

임가영은 멈칫하더니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으로 육지훈을 쳐다보았다.

그러자 육지훈이 설명했다.

“이제부터 이 집안에는 우리 둘뿐이야. 만약 무슨 소식이 새어머니의 귀에 들어가면 네가 몰래 알려준 거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어.”

임가영은 저번에 이금란이 몰래 고자질한 것 때문에 이 많은 사람들을 해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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